허창렬
http://www.zoglo.net/blog/xql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작품

흥개호기슭에서
2015년 12월 31일 15시 09분  조회:2210  추천:2  작성자: 허창렬
흥개호기슭에서

(외 2 )

여기에
모이려고 너희들은
몇십리
몇백리
몇천리 길을
단숨에 달려왔구나

조금만 쉬였다 가자,
갈대는 눈물로
하염없이 손 흔들어주고
흰 갈매기
동해의 섬 아씨들
동백꽃 이야기
아코뎅 낡은 숨소리로
끊임없이 전해주는데

하늘 우러러
누워서 크는구나 흥개호야ㅡ
반갑구나
내 고향 동구밖
수양버들,
목릉하 발목에서

찰랑이는 고향의
부름소리

죽어선들 잊히리오
헤설픈 햇살에
햇병아리 미역 감고

게으른 황소들의
영각소리에 동년의 그 추억
살풋이 깨여나는 곳

흥개호는 내 동년의
새까만 두 눈,
흥개호기슭에 서면
나는 비로소 이방인이 아닌
고향 사람이 되고
어디에 살든
흥개호 푸른 파도소리
내 가슴속의 바다가 된다…
 


운명이라는 이름앞에

운명이라는 이름앞에
우리는 아직
초라하게 맨손, 맨발로 서있다.
파르르 파르르
누나의 속 눈섭처럼
가슴이 떨리는 저기 저 낡은 창호지사이로
인연이라는 패쪽 하나씩 나눠 들고,
봉두란발 그채로
내곁에 더가서는 너무 아름다운 꽃이여ㅡ
앞산의 진달래
뒷산의 할미꽃 마디마디
입술 깨물고 돌틈에 곱게 피여난
오실래 가실래 구슬래꽃,
저 꽃 한송이만 꺾어주세요
논개의 절개는 아니더라도,
풍류남아 서경덕과 황진이,
박연폭포, 그 이야기에 저무는 해빛 ㅡ
고스란히 바구니에 담아보게
인생이라는 네모밥상
두리 두리 도리 밥상에
삼천리 무궁화꽃처럼 서럽게 모여앉아
너 한잔 나 한잔씩
따라주던 리별주,
래생엔 헤여져 살지 말고
한 집안에 모여 살아요
애꿎은 행주로 딲아보는 우리네 과거ㅡ
아아, 인생은 강물따라 흘러가는
저기 저 락엽같은것,
촛불 하나 밝혀들고
오늘밤은 기어이 예수님
오시려나?


서울야경

우씨ㅡ덥다ㅡ드럽게ㅡ
나는 처음부터
이름모를 한 녀자를
사랑했다.그녀의
D호 브래지어에는
황금빛 명브랜드마크가
거미처럼
악착스레 매달려 있었고
재미가 쏠쏠한
가랭이 사이에서는
바람개비가
고단한 하루를
하품하고 있었다
서울 지하철 3호차칸
흔들리는
사람들속에 중국산 오또기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며, 나도
그렇게 남자로 서있다.
조금만 더 아래로ㅡ
조금만이라도 더 위로ㅡ
나의 눈은 그것을 간절히
원한다. 아니
여자의 라체를 세상은
예술품이라고
이름 지어 부른다
우씨ㅡ아저씨ㅡ
조선족이죠?
ㅡ아니ㅡ
ㅡ우씨ㅡ짝퉁 가게
짬뽕같이 생겨갖고ㅡ
누군가 뒤통수에
찬물을 끼얹은 기분이다.
나는 언짢게
전봇대에 다닥다닥 붙은
색정광고를 보듯이
그녀를 다시 본다
마치 서울의 야경을 보듯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71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31 가을 3 2014-11-04 8 2245
130 걱정거리 2014-11-03 3 2329
129 사랑은 꽃물결우에 2014-11-03 4 2075
128 3월, 춘하도(春夏图) 2014-10-22 5 2306
127 부실한데 약이 없다 2014-10-19 5 2629
126 명상 32 2014-10-18 6 2091
125 해탈 6 2014-10-10 5 2330
124 인생 3 2014-10-05 9 2707
123 산이 나를 먹고 노래 부르네 2014-09-29 8 2988
122 언어의 달 2014-09-25 12 2676
121 감자2 2014-09-23 10 2756
120 [가사] 오직 너만을ㅡ 2014-09-18 3 2287
119 나는 도리깨 아들인가? 2014-09-15 18 3239
118 내 이름엔 차가운 내 가슴 따뜻이 어루만져 줄 손발이 아직 없다 2014-09-13 13 3081
117 세한략도(世寒略图) 3 2014-09-08 8 3758
116 하늘을 마시자 2014-09-01 13 3104
115 조선 2014-08-29 15 3312
114 된장국 2014-08-27 12 2988
113 긴 하루 2014-08-27 9 2851
112 어혈(淤血) 2014-08-25 6 2723
111 가을 2 2014-08-23 11 2811
110 헐렁채 2014-08-17 8 2688
109 우리들의 별 2014-08-14 12 2653
108 산다는건 얼마나 아름다운 고독인가 2014-08-12 8 2678
107 손톱우에 먼지 1 2014-08-12 7 2639
106 고독한 날이면 2014-08-10 12 2806
105 [시] 고향의 강 (외1 수) 2014-08-10 7 2129
104 9월 2014-08-06 5 2527
103 나는 서러운 내 인생을 잠시 세 들어 산다(외2수) 2014-08-02 18 3154
102 춤 추는 왜긍하 《倭肯河》2 2014-07-28 12 2594
101 [시]너무 아름다운 행복이여(허창렬) 2014-07-24 8 3199
100 8월이면 2014-07-23 13 2800
99 [조선민족] 2014-07-20 12 2873
98 행복 2014-07-18 13 2907
97 [평론]북방의 <<시혼>>, 사실주의 창작거장 강효삼 2014-07-17 33 4527
96 [시] 조각상(雕刻像)(외4수) 2014-07-15 8 2668
95 거짓의 세계 2014-07-11 3 2289
94 [시]어떤 세상 2 (외 1 수) 2014-07-09 2 2421
93 [시]네 앞에 서면 2014-07-05 6 2395
92 [시]춤 추는 왜긍하《倭肯河》 1 2014-07-03 11 2462
‹처음  이전 1 2 3 4 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