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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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살 꽃(외1수)
2016년 01월 21일 23시 20분  조회:2050  추천:1  작성자: 허창렬
 닭 살 꽃 (외 1 수 )
 
하늘이 왜 저리
텅 비여
눈동자같이 맑고 깊고
그윽한지를
그대는 아십니까?
 
바람이 왜 저다지도
산 넘어 바다 건너
어디론가 하염없이 줄레줄레
떠나가는지를
그대는 아십니까?
 
인생이 왜 이다지도
가슴이 무너져 내리도록
허전하고 허무한지를
그대는 아십니까?
 
사랑을 닭살같이 하라
사랑하고 사랑하다
어느날 문득
그대가 내 눈에 다시금
눈에 든 가시처럼
미워질지라도
 
고마워서 차라리
내가 죽고싶도록
미워서 차라리
너를 죽이고싶도록이
그렇게 사랑을 하라

백년을 사랑하다
천년이 훌쩍 지나가버리면
 만년을 부처님앞에
두 무릎 꿇고 앉아

억년을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또 빌지라도
사랑을 귀신같이 하라 
사랑은 닭살같이 하라

와와 소리 내지르며
벌판을 흘러가는 저 강물처럼
산을 마주서면 잠깐 목이 꽈악 메이더라도
론 하루 죽은듯이 그렇게 사랑하라
 
사랑할때면 그대는
밤하늘의
저 밝은 새별보다
더욱 눈이 부시고
 
사랑마저 먼 옛날이
되여버리는 그 어느 날
나는 우울한 먼지속에
보얗게 흩날리는
아득한 미소가 되리
 
사랑을 할려거든 닭살같이 하라
사랑을 할려거든 귀신같이 하라
차라리 그 모든것이 너무 미워서
차라리 그 모든것이 너무 고마워서
죽고싶도록 죽이고 싶도록이 그렇게 하라
 
단 한순간ㅡㅡ
단 한번만이라도
잊은적조차 없었던듯이
그렇게 하라
 
너 없이는 결코
나 혼자 이 세상을
살아갈 용기조차 없을듯이
아프고 외롭게 하라
 
슬픔이 없고서는 도저히 그 고독을
참을수조차 없을만큼 그렇게 비장하게 하라
실수였다고 말하지 마라
호기심이였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지를 마라
 
종기였다면 약을 바르라
피고름이 아물면 비로소
상처는 아름다운
닭살꽃으로 활짝 핀다


겨울의 하오
 
내 삶이 하도 고달파
웃음마저 새까아만 모래밭에
한무리 물새떼 살짝 내려앉아
축축히 젖은 날개ㅡㅡ
다시 말리운다
 
흰 종아리 살짝 걷고
멀리로 도망 가는 바다
때 지난 잔 근심이
갯벌을 알뜰히 뒤져
늦은 점심을 장만한다
 
한 바구니 또 한 바구니의
삼장십삼부를 손에 나눠들고
얼굴마저 없는
스님들을 따라 줄ㅡ줄ㅡ
법글을 내리 외우는 구름
 
팔뚝을 불쑥 걷고 어리석은 바람이
꽁꽁 얼어붙은 하늘에서
아직 싱싱하게 살아서 팔딱거리는
빨간 심장을 불쑥 꺼내든다
 
까맣게 그려놓은 풀밭
노랗게 색칠해 놓은 나무숲
이상하게 활활 불타오르는
황홀한 저녁노을을 겨울이
여윈 겨드랑이에서 펄펄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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