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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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시]욕실안에서 1 댓글:  조회:2650  추천:10  2014-07-02
욕실안에서 1   때를 벗긴다! 욕실안에서 너나없이 이것 저것 다 벗고 열심히 때를 벗긴다   굴원이 때를 벗긴다 두보가 때를 벗긴다 리백이 때를 벗긴다 단떼가 때를 벗긴다 헤세가 때를 벗긴다 밀컨이 때를 벗긴다 랭보가 때를 벗긴다   니사와끼 준자부르 슬픈 노래를 다 잊고 천상병 하늘로 돌아가련다를 다 잊고 아폴리네르 개구리를 다 잊고 보들레르 보석을 다 잊고 샌더버그 우리의 지옥을 다 잊고 발레리 해변의 묘지에서 벗어나   때를 벗긴다 허울을 벗는다 고대인 근대인 현대인 위인 소인 인력거꾼 지어 심성이 너무 고와 남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못하는 료녕조선문보 덕권이형마저 마지막 한장 남은 지옥같은 자존심따위를 주저없이 팽개치고 열심히 때를 벗긴다   여기에는 더 이상의 남과 북 리산가족도 없다 살벌한 아귀다툼도 국경도 없고 노천명의 사슴같은 슬픔은 더욱 없다 다무라류이찌 4000의 날과 밤 너는 항상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도 아는가 욕실안에서 모두가 허울을 벗고 때를 벗기면 너와 나의 고운 심성 푸른 아침 푸른 이슬처럼 더욱 빛나는것을   다 벗고 다 내려놓고 욕실안에서는 항상 인류의 가장 진솔하고 참된 넋들이 반짝반짝 보석처럼 진주처럼 빛나고 있다         2012년7월 18일       욕실안에서 2   작디 작은 우주의 희고 큰 고기덩이를 이리 저리 이쪽 저쪽 빈ㅡ틈 하나없이 빈구석 하나없이 열심히 딲고 또 딲는다   령혼의 아픈 피 아픈 살 아픈 뼈 기적처럼 살아서 팔딱팔딱 뛰는 일조팔천억의 향기 그윽한 생명 유기체   우주의 귀며 코며 눈이며 입이며 손 발 팔 다리 얼굴ㅡ 그리고   힘의 자궁을 꼭 빼 닮은 진리며 량심이며 뻔한 거짓말처럼 너무나도 진실한 현실을 수건으로 열심히 딲고 또 딲는다   이 몸이 비록 작고 작아도 우주의 작은 박물관이기에 지금 욕실안에서 어젯날 게을렀던 시간들이 열심히 재수업 중이다       2012년7월22일
90    [시]명상 32 댓글:  조회:2338  추천:5  2014-06-29
[시]명상 32 ㅡ무승자박ㅡ   보이지 않는 사슬로 자신을 꽁꽁 묶는다   팔 다리 목 이 구석 저 구석 어느 한곳 빠짐없이 꽁꽁 묶는다   숨이 차다 숨이 마렵다 숨이 가쁘다 숨 쉬기조차 어렵다   세상이 온통 빨간 색이다 세상이 온통 파란 색이다 세상이 온통 노란 색이다 세상이 온통 하얀 색이다   날이 선 집게로 한가닥 한가닥씩 서슴없이 끊어낸다 깨닫고 나서야 비로소 천하의 공자님마저 결국 어울려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쳤음을 비로소 깨닫는다   이 세상의 미련한 곰처럼ㅡ 겁 많은 사슴처럼ㅡ
89    [시]지금 천당에는(외 3 수) 댓글:  조회:2334  추천:10  2014-06-25
지금 천당에는   삶이 한결같이 거지같은 날이면 나는 여직 본적조차 없는 아담 이브와 더불어 어젯날 살기좋은 에덴동산과 바꿔온 사과 한알을 스낵에 치즈며 싸라 뿌려 료리해놓고 뱀의 혀가 날름거리는 향긋한 커피를 셋이서 맛있게 홀짝거린다   생음악이 통곡처럼 흐느끼는 어떤 이상한 초대석에서는 누군가의 얼 빠진듯한 피아노곡조가 신구 창세기를 한창 연주 중이고 저 시원한 바다를 통채로 들이 마시는 장쾌한 장면 하나없이 어떤 목사님의 천당, 지옥같은 설교가 아무런 박수갈채 없이 또 무한정 길어지고 있다   철철 피 끓는 소리 피 흐르는 소리 우리네 여린 살갗처럼 아픈 이브의 시간 파는 광고가 어느 신문사 어느 한면을 대문짝만하게 골똑 장식하던 날 그 날 이상하게도 우리들에게는 아무것도 남아있지를 않았다 와르레스의 도 로르까의 비장한 도 밀턴의 같은건 아예 찾아볼수조차 없었다   삶이 한결같이 거지같은 날이면 나는 아예 단떼의 을 벗어나 발레리의 를 벗어나 아담 이브와 더불어 그젯날 살기 좋았던 에덴동산을 맞바꿔온 한알의 사과를 스낵에 치즈며 싸라 뿌려 료리해놓고 뱀의 혀가 날름거리는 향긋한 커피를 셋이서 홀짝홀짝 나눠 마신다   그러다 셋이서 아무런 미련도 없이 아무런 유감도 없이 천당이든 지옥이든 주저없이 찾아 떠나간다 지금 천당에는 아무도 우리를 부르는 이 없고 지금 지옥에는 아무도 우리를 찾는 이 없다   지금 지옥에는   생각이 굳어 옥같은 말씀을 말씀이 굳어 보석같은 논리를 논리가 굳어 얼음장같은 진실 하나를 하느님이 쑹얼쑹얼 공자님이 중얼중얼   세상 모두가 하나같이 쉐라쉘쉘 뭐라고 외우고 또 외운다   이제 저 하늘에서 와르르 눈물단지 쏟아져내리면 개근상 특별상 노벨상마저 없는 저 지옥문을 내가 가서 두드리리!   가서 누군가의 못 다 부른 노래 이야기로 엮어주고 익숙했던 누군가의 옷깃 부여잡고 슬픈 인사도 건네고   지금 지옥에는 생쥐같은 인간들이 모여앉아 또 누구를 잡을가 한창 회의중이다     시인 1   바이탈을 잡으라 바이탈을 지키라 바이탈이 짚히면 바리탈을 유지하라   발렌스를 맞추라 발렌스를 찾으라 발렌스가 잡히면 발렌스를 계속 유지하라   요즘 정말 같잖은것들이 정말 별 볼일 없는것들이 시집 내고 시인 되고 수핍집 묶어 수필가 되고   이 세상에 돈이 못하는 일이 하나도 없다 말세에 시인이 두눈을 꾸욱 감고  죽어서라도 그렇게 웃으며 산다! 걱정거리   아무렇게나 잘 씌여진 누군가의 4권 5권도 넘는 시집을 밤 늦도록 아무런 수확없이 아무런 감동없이 읽고 또 읽다가 찐한 하품끝에 눈물이 피잉 몹슬 놈의 조건반사ㅡ 문득 나역시 아무렇게나 써볼가 번개치는 생각 이거 큰 일났다 요즘 일용품들이 죄다 가격이 올랐는데 내 괜한 짓에 종이며 볼펜값마저 배로 훌쩍 뛰여오를가봐 걱정에 또 걱정ㅡ
88    갈 대 2 (외 1 수) 댓글:  조회:2970  추천:13  2014-06-20
갈   대 2  (외 1 수) ㅡ반금을 지나면서ㅡ   바람앞에 고개 숙이는것이 아니라   하늘에 정중히 인사를 건네는것뿐이다   오구작작  떠들어대는 개구리 울음소리에 손짓하는것이 아니라   먼 산의 부름소리에 아련한 눈빛으로 추파를 보내는것뿐이다   비록 그 기개 사시장철 푸른 소나무에 비길바는 못되지만   수렁이며 불모지 땅 그 어디에라도 깊숙히 뿌리 내려 눈물로 큰다   오호,갈대는 하루종일 서걱서걱하여도 통통 뼈마디 여문 소리 피리로 낸다 芦苇 2 -路过盘锦-   不是 低头与风前   而是 郑重向天打招呼   不是依恋于 青蛙们的欢歌笑声中   而是对那远山的呼唤 淡然目送秋波   虽然 不如青松那么庄严气派   但扎根于沼泽和不毛之地 一生成长于热泪之中   呜呼 芦苇之声 来自于颤骨的鸣笛之中     시인 강효삼   머나 먼 북방 완달산기슭에 버섯같이 아담한 초가집 짓고 한일평생 흰 저고리에 흰 고무신 신고 백발이 성성한 시인 한분이 해마다 봄마다 민들레를 읊고 있습니다 그가 바로 입니다 그가 바로 입니다 그가 바로 조선민족시인 강효삼입니다 시인은 오늘도 노래를 부르네     诗人 姜孝三   在那遥远的北方完达山脚下 盖着蘑菇般的草屋 一生只穿白衣白鞋 已满头白发的一位老诗人 每年每春都吟蒲公英 他-就是蒲公英 他-就是金达莱 他就是朝鲜民族诗人姜孝三   而今诗人依然哼着自创的小调 2014년6월18일
87    [시]진리 댓글:  조회:2596  추천:15  2014-06-18
  진리   만ㅡ약 ㅡ죽은 사람이 말을 한다면 산 사람은 아예 입을 다물어야 하리   아ㅡ니ㅡ저마다 입에 큼직한 자물쇠를 하나 둘씩 걸어두면 더욱 좋으리   우리들의 령혼은 너무 ㅡ착한걸가? 까칠한 무덤을 마주서면  죽은 사람은 아무런 말이 없는데 왜 자꾸 나 혼자 으스스  너스레같은 오열을 토해놓고   그리웁다는 말 한마디 없이 보고싶다는 말 한마디 없이   술 한잔에 원망 한바구니 늘어놓는걸가? 이승과 저승간은 엎어지면 코 닿을듯이 멀고도 가까운 곳   오늘도 나는 분명 명암이 뚜렷한 큰 울타리에 갇혀 아닌 보살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2014년6월16일 .
86    [시]백두산에 오를때면(외 3 수) 댓글:  조회:2428  추천:6  2014-06-14
백두산에 오를때면(외 3 수)   백두산에 오를때면 겨레여 ㅡ 꿋꿋이 허리를 펴자 그리고 떳떳이 고개를 들자   우리들의 기개 비록 저 푸른 미인송처럼 곧지 못할망정 겨레가 된 자랑으로 마음 다시 끓이자   천지물을 마주서면 겨레여 ㅡ 주저없이 가슴을 열자 그리고 떳떳이 노래 부르자   오천년 서러운 눈석임물에 옷자락이야 젖건 말건 정성의 큰 그릇으로 천지물을 떠 마시자   그래도 회한의 여운이 남거들랑 겨레여 ㅡ 백두산을 내리며 설설 끓는 온천물을 생각하자   그리고 절절한 념원들을 가슴깊이 간직하자 백두산은 꽃중의 꽃 나는 향기 찾는 호랑나비   봄    딛고 선 땅우에 파아란 봄 강 건너 산기슭도 초목 푸르다   신작로 멀리 멀리 아득한 숲 바람도 잠시 저 곳에서 멈춰 가다   하얗게 숨 쉬는 머리위 꽃구름이 급히 가고 급히 오면   가는 봄일가 그냥 오는 봄일가?     추억   잠든이 불러내여 달구경 함께 떠나던 추억의 이 한 밤 뽀오얀 번거로움이여   마음은 연고없이 동구밖 나섰어라   이슬을 바늘로 꿰여 본 허사 가지마다 파아랗게 봄빛이 물 들었구나   점도록 바라보면 멍이 든 고향하늘 저 하늘 저 끝에는 감미로운 은하수   달은 지면 저 곳에서 미역을 감고 해는 지면 저 곳에서 지친 몸도 담그련만   흰 구름이 도응 동 련민 싣고 헤여오는 동구밖 그 동구밖 그 언덕아래 강물이 눈물로 사품치며 흐르누나   바람아 그예 가느냐   바람아 그예 가느냐 바람아 그예 가느냐 그 옛날 아득한 그 곳에 마음 안 두고서   솔개의 푸덕이는 억센 날개소리에 잠간 귀 한번 귀울이면서 안타까운 몸짓 그것 하나로 바람아 그예 가느냐 바람아 그예 가느냐   어젯날 아빠와 엄마와 함께 살았던 정이 든 오두막 고삵은 사립문에 녹슬은 추억이 데롱데롱 매달려 있고 자글자글 땡볕속에 쟁글쟁글 귀뚜라미울음소리 요란하던   그예 그것 하나에 마음이 꽈악 사로잡혀 그예 그것 하나에 목이 콰악 메여 바람아 너 나 먼저 달려가느냐 바람아 너 나 먼저 달려가느냐   휑하니 내곁을 스쳐 개울 건너 고개 넘어 내 고향 완달산으로 떠나가는 바람을 보면   내 마음은 섧다 그냥 섧다 너무 너무 섧다... 섧다…  
85    시]솔로몬(所罗门) 댓글:  조회:2441  추천:12  2014-06-11
[시]솔로몬(所罗门) (허창렬) 에드리카(埃德加) 미더운 그대ㅡ 날마다 궁색하게 실실 웃으며 세기적인 평화를 치약과 치솔같이 사랑하는 솔로몬(所罗门)을 아십니까? 빵빵 옆꾸리 터지는 즐거운 웃음 솔솔 김이 새는 한심한 무신론변증법들 맨하탄이 어느새 에메랄드 껍질을 깡그리 벗고 싯누런 금이발을 해변가에 드러냅니다 자정이 훨씬 지나서서야 도쿄 신간센이 앵앵거리던 가냘픈 파리울음소리를 잠시 딱 그칩니다 별이 줄줄 내려 앉은 서울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북한산 철조망에 걸려있던 먼 옛날 해골바가지와 함께 훈민정음을 또랑또랑 다시 외웁니다 스모그에 북경은 마스크 끼고 황사바람을 매일 즐겁게 먹습니다 네 팔 가진 두바이가 통통 살찐 바다를 메워 통졸임 통채로 일궈 낸 부의 궁전을 살짝 빵조각우에 올려놓습니다 도요타 벤쯔 그리고 오디 제프 ㅡ 이 세상은 이제는 바퀴없이는 모두가 앉으뱅이일뿐입니다 지긋이 두눈을 감으시고 법당이 아닌 휠체어에 앉으셔서 명상에 드신 우리 부처님 안녕하세요ㅡ 닌호오ㅡ 곤니찌와ㅡ 드디여 짧은 하루해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소음으로 뒤범벅이 됩니다 과부의 점토 1 남자들의 젊은 로망 2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생각 3 구리빛단추 솔로몬 10 남자 더하기 녀자 같기로 0.1#? 부와 가난이 칩거 아닌 동거중 100% 오늘은ㅡ 우리들의 긴 세월이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금 꿀 먹은 벙어리가 됩니다…     2014년5월31일  
84    [시]먼 우뢰소리 댓글:  조회:2699  추천:13  2014-06-08
먼 우뢰소리 시퍼런 칼날이 하늘 쭈욱 그으면 뭇별이 오싹 소름으로 돋아난다 한낮 쟁글쟁글한 그리움에 낯 간지러웠던 분노는 이제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알수조차 없다                                이승과 저승간 우리들의 즐거운 함성은 어느새 까칠한 여드름이 되여 멍이 든 밤 하늘의   먼 우뢰소리를 두 손으로 조심스레 어루만지고 있다…     2014년6월5일
83    [시]고향집 (외 1 수) 댓글:  조회:2871  추천:10  2014-06-04
[시]고향집(허창렬) 외 1 수   저승사자가 싱글벙글 하루종일 웃는다! 마주서서 시퍼렇게 낫을 갈다 덥썩 문고리 잡는 바람 섬찟하게 손을 베고 불쑥 마당에 들어서는 달빛 내가 무슨 죄를 그리도 많이 지었길래 기어이 당신을 따라 가야만 합니까   우왁스레 백양나무 우듬지   부여잡고 한사코 다시금 일어서려고 안깐 힘 쓰는 오두막집 한채   그속에  깔려 질펀히 몸부림치는 까아만 추억 한장ㅡ 뭇별도 서러워 똘랑똘랑 바자굽에 이슬로 떨어지고… 빌딩   남근이 서있다 요란스레 서있다 쑥스러운듯이 잠간 손채양으로 살짝 얼굴을 가리우고 팔자에도 없는 행복에 내내 감격하며 그렇게 하루종일  어정쩡히 서있다 이제 한낮의 우람찬 땡볕이 줄 지어 몰려들면 어김없이 창문마다 후줄근히 내걸릴 삶의 요란할 흔적들, 지진이며 해일의 먼 문안에 오르가즘으로 부들부들 몸을 떨며 싯누런 녹물 눈물로 뚝뚝 흘리며 못 박힌듯이 한자리에 어두커니 서있다 아침이면 밀물같이 몰려들었다가 저녁이면 썰물같이 빠져나가는 인파 엘리베이터 초만원 경보소리는 날이 갈수록 웬일인지 후렴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2014년5월30일
82    우리 문학수준 이대로 과연 좋은가? 댓글:  조회:3975  추천:9  2014-06-03
우리 이대로 과연 좋은가?     지난 5월15일, 한국 포항에서 제1차 중국조선족시인 본상 심사평의가 있은줄로 안다. 여기서 우선먼저 이번 심사평의에서 본상, 작가상에 당선된 남영전선배님과 리성비선배님께 축하의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필자가 알건대 이번 공모에 참석한 국내 조선족시인은 도합 53명, 250여수 시작품, 그 참석자 명단을 자세히 살펴보면 하나같이 내노라하는, 제법 이름깨나 있는 시인들이 대부분, 허나 그 심사평을 읽어보면 그야말로 크나 큰 충격이 아닐수가 없다. 그럼 아래에 우리 다 함께 이번 심사평의를 잠깐 읽어보도록 하자.   [제1회 호미 조선족문학상문학상 심사평] 조선민족의 긍지를 보여준 민족과 전통의 맥을 잇는 두드러진 작품들   전중국 조선족 시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선족문학상 심사가 지난 5월 15일 포항 영일호미예술제 사무실에서 있었다. 한국에서는 수필 로 유명한 한흑구선생의 문학의 얼을 기리는 흑구수필문학상을 해마다 시상해 오기에 전중국 조선족을 대상으로는 장르를 시부문으로 정했던 것이다.   추천 및 투고로 들어온 인원 및 작품수효는 총 53명의 작품 250여편이었다. 이는 대단한 열의로 여겨졌으며 그만큼 우리말(조선어)로 시를 쓰는 조선족시인들의 열정을 한눈에 보는 듯하여 기뻤다.   추천 및 투고된 작품은 1인 5편 정도의 분량이었는데 주최측에서 이름과 약력 등 모두 배제한 채 작품만 5편씩을 한 묶음으로 해서 심사대상에 내놓았다.  위촉된 4명의 심사위원들이 작품을 골고루 나누어 예심을 해 본 결과 기대밖에 눈에 끄는 작품들이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4등분으로 해서 4명의 심사위원들이 나누어 좋은 작품을 고른다고 심사숙고히 해 돌아가며 탐독했는데 심사위원 한 사람마다 올린 작품이 두 명도 되지 않았다.   우선, 우수하다고 생각되는 작품은 동그라미(○)로 표시하고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작품은 꼽표(×)로 하고 보통수준의 작품은 세모(△) 표시로 했는데 동그라미 표시한 시인은 3명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였다. 4인의 심사위원이 올린 동그라미 표시와 세모 표시가 된 시인도 1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최측에서는 총 53명의 시인들 작품 가운데 10명 정도를 최종심에서 거론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어 10명 정도로 맞추어 보려 했으나 미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최종심에 오른 무기명 시인은 7명 정도였는데 여기서 심사위원 4인이 함께 토의를 했다. 주최측에 의하면 수상자를 3명을 내어야 하니 3명으로 압축하는 일이었다. 2명의 작품을 두고는 심사위원 4인 전원의 일치로 무사통과 되었는데 나머지 5명의 작품 가운데 1명의 수상자를 내는 일이 쉽지 않았다. 5명의 작품 5편씩은 차등을 매기기에 애매할 정도로 비슷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 명의 수상자를 더 뽑아야 하기에 5명의 작품 가운데 한 명을 뽑았던 것이다.   중국조선족문학상을 주관하시는 서상은회장님께서 10명 정도 최종심에 올려서 거론하자 하셨을 때, 문학상 공모기간에 제보해 온 전언에 의하면 조선족시인들이 말이 너무 많고 온갖 별별 해괴망측한 소리 많이 들어서 다시는 그들 상대하기가 너무나 피곤하다 하시며 순전히 작품을 가지고 수상자를 선정해 달라는 주문이 그것이었다.   그래서 끝까지 투고된 작품의 시인들 이름과 인적사항마저 전혀 배제된 채 본심에 오른 7명의 시인의 작품 가운데 3명을 선정하여 공모 기준대로 하면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으로 자리매김된 것이다. 여기서 한국에서도 예전과 달리 다른 이름으로 정해 시상을 하기에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을 대상, 작가상, 젊은시인상으로 명칭을 바꾸기로 했다.     최종심에서 대상, 작가상, 젊은시인상을 선정해 놓고 주최측이 가지고 온 명단의 번호를 대조했는데 대상은 남영전시인, 작가상은 리성비시인이었다. 남영전의 시 , , 와 리성비 시 , , 가 4인의 심사위원 전원으로부터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여기서 대단한 호평이란 한국 시인들이 잘 쓰지 않는 민족과 전통에 대한 애착과 맥을 지키며 보전해 나가고 있는 그게 우리 민족의 얼이 잘 반영된 작품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남영전의 시 , , , 등은 우리 민족 시원의 혼과 역사의 얼을 잘 반영시킨 작품들이었다. 남영전시인의 작품들은 가장 서사적이었다. 그의 시는 신화시대와 역사시대를 아우르고 있는데, 특히 전자(,)의 경우는 두만강 물줄기처럼 호흡이 유장할 뿐만 아니라, 그 목소리는 우리의 귀를 울릴 정도로 우렁우렁하다. 한 마디로 웅숭깊다. ‘바람과 눈보라의 채찍질에 살가죽 갈라 터져도’ 쓰러지지 않는 자작나무를 우리 겨레에 비유한 작품 조차도 그 기상이 하늘을 찌를 듯해, 이육사의 구절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가 연상될 정도이며 또한 한민족 역사의 현실 앞에서 숙연해짐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필자(이유경)와 서지월 박남일씨가 더욱 선호했음을 밝힌다.   리성비 시 , , . 등은 만주땅에서 살아가는 조선족의 삶과 풍토를 서정적으로 잘 반영시킨 작품으로 평가되었다. 의 경우 ‘잦은 걸음에 하얀 옷고름 / 평강벌 세전벌 굽이굽이 적시며 / 어머님 손때 묻은 / 숙명의 가야금줄 더듬어 조이나이다 / 진달래꽃 연분홍유산으로 피는 산야 / 들국화 흰옷 입고 웃는 산야 / 안개너울 벗고 그 기슭 감도는 녀인 / 해달무리 쾌지나칭칭 나아나이다’에서 보듯 이주민족인 조선족들의 삶의 터전이 명징하게 와 닿았는가 하면, 에서는 ‘강 이쪽에서 강 저쪽에서 / 목 아프게 우는 사연 / 산 썰고 바위 썰며 넘어온 백년고개 / 해살도 눈에 아픈 새봄 맞아서 / 목메여 울며는 나도 서러워’ 등 누구나 읊을 수 있는 것이 아닌 그 회한의 가락이 서정시의 백미를 이룬다.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르겠다던’()에서 보여준 가난의 삶 또한 조선민족의 삶이 그대로 배어있어 실감을 더했다. 필자(이유경), 서지월 진용숙시인이 더욱 선호했음을 밝힌다.     심사가 끝난 후 수상작품과 수상시인의 약력을 보게 되었는데 보아하니 만주땅을 포함한 전중국 산재구역에서 다들 열심히 살아오신 조선족시인들이라는 점에서 놀라기도 했지만 대단한 자긍심과 꺼지지 않는 조선민족의 시혼을 가진 시인들임이 입증되었다고 할까.    나머지, 우수상 즉 젊은시인상에 오른 작품이 있었는데 차등이라는 이유로 수상을 거부한 것으로 주최측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다. 심사위원 모두에게 이 사실이 통보되었는데 기분이 줗을 리 없었다. 문학은 정당한 평가를 받았을 때 수긍할 줄 아는 예의도 필요한 것이기에 해 두는 말이다. 자신이 최고라는 관념은 털어버려야 할 줄로 안다.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같은 과거의 관례를 깨고 대상 작가상, 젊은시인상으로 명칭을 바꾸었는데도 말이다. 서지월시인은 아깝다며 사장시키지 말고 최종심에 오른 다른 시인을 선정하자고 제의해 왔으나 주최측에서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심사위원들이 서울 대구 포항 등지에 흩어져 있기에 젊은시인상은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수상권에는 들지 못해 심사위원들도 아쉬웠지만 최종심에 거론되었던 시인들을 소개하면 리홍규 허창렬, 김정권,  김철호, 김기덕  이런 분들이었음을 밝힌다..   그 결과, 첫번째로 중국 조선족문학상을 시행해 보니 우수한 작품이 별로 없는데 상을 대상, 작가상, 젊은시인상 이렇게 3개 부문으로까지 나누어 시상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주최측의 제의가 있어 있어서 아예 상이름을 다시 중국조선족문학상 시인상, 작품상 2개 부문으로 확정했다. 처음 중국 조선족문학상을 제정할 때 3개 부문의 하나로 조선족 대학생문학상이 거론된 바 있었다고 하는데 내년에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제1회 조선족문학상인 만큼 수상하신 분들께는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다른 분들께는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한국시단의 작품 수준에 오르기는 쉽지 않겠지만 더욱 분발하시어 우리말(조선어)을 더욱 잘 갈고닦아 한민족공동체의 정신문화를 한껏 높여주시길 바란다. **심사위원장:이유경(시인) 심사위원:박남일(문학평론가), 서지월(시인), 진용숙(시인),     문을 닫고 우리끼리 매일 이곳 저곳에서 아웅다웅하기보다는 타인의 정확한 평가에 마음을 가다듬고 진솔하게 잠간 귀를 기울릴줄도 알아야 한다. 중국특색 사회주의 과 더불어 우리 조선족문단이 성장 하여온지도 어언 몇십년, 허나 그 성과는 타인의 눈에는 미미하다못해 조금 초라해 보이기까지 한다. 우리 이대로 과연 좋은가? 조금 더 지성적인 사유와 반성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기가 아닐가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81    시]6월이 온다(외 2 수) 댓글:  조회:2343  추천:6  2014-05-30
[시]6월이 온다(외 2 수) 5월   한철 지난 줄, 이젠 알고ㅡ   포플러 씨앗 우러러 휘파람 불던 씀바귀꽃이   바람에 볼륨 높여 리별가를 부른다   겁 먹은 잠자리의 가느다란 손발 물녘 찾는 커다란 눈   무엇인가 자꾸 나에게 말을 하려고 다가서는 무더위   2014년5월28일 6월 1   6 월이 온다 성큼성큼 걸어 온다   늘 그러하듯이 가는듯이 다시금 달려 온다   달동네 사랑채 문 화알짝 열고   순이랑 옥이랑 손에 손을 꼬옥 잡고   엿가락 웃음 한토막씩 입에 물고   토끼랑 거부기랑 경주하며 달랑 달랑 뛰여서 온다   아슴찮게 시내물에 손발을 깨끗이 씻고   딱딱한 콩크리트 바닥에 딸깍달깍 구두소리 내며   꽃 본듯이 방긋 방긋 웃으며 온다   왔다가 어김없이   떠나가야 할 길손이기에   꽃가지 흔들며 울먹해서 다시 온다   2014년5월28일 6월 2 6월은 생각이 무거운 달 손수레 끌고 덜컹덜컹 산으로 올라간다 날 좀 보소ㅡ 날 좀 보소ㅡ 어깨위의 먼지 톡톡 쓸어내리며 강인한척 우짖는 저 숲속의 뻐꾸기울음소리는 누굴 위한 애수곡이련가 눈망울이 맑은 해당화 부처님 닮아 하루종일 울어도 웃는다   하얗게 잔 시름이 깔린 하늘아래 꽃대궐 받쳐 든 퍼렇게 멍이 든 심장 6월이 인사말이나 전하려고 성큼성큼 걸어서 내게로 다가 온다…   2014년5월27일
80    [시] 몽유(梦游) (허창렬) 댓글:  조회:2388  추천:3  2014-05-25
[시] 몽유(梦游) (허창렬)   아마 인생 절반을 나는 계속 꿈속을 헤매면서 그렇게 살지어다   자루 부러진 곡괭이 안경 건 가새 다리 하늘이 찢어지게 하품던  나날 바위돌우에 널어 말리우던 하아얀 령혼   배꼽이 투명한 시간이 대청을 돌돌 구을다가 줄지어 봄나들이 떠나간다 1+1=3 3-1=0 아이도 웃고 어른도 슬쩍 웃고   다빈치의 미소는 수음(秀吟)후의 황홀한 독백 아비뇽처녀들의 가시밭 잔 정에 보기좋게 허리 끊어진 무지개   더러는 자물쇠 열고 더러는 자물쇠 잠그고 웬일인지 오늘하루 지렁이는 밟아도 꿈틀하지 않는다     2014년4월16일
79    에밀도 11 댓글:  조회:2095  추천:5  2014-05-22
  에밀도 11   8=1 8=2 8=3 8=4 8=5 8=6 8=7 8=8 8=9 8=10 8=0 낮잠 자는 시간   오른쪽 눈= 천국 왼쪽 눈= 지옥 오른쪽 눈 왼쪽 눈 왼쪽 눈 오른 쪽 눈 보는것만으로는 모자라 듣고 느끼고 다시금 생각하며 그렇게 나는 이 세상에 있는듯이 없다   니코스 폴란차스, 골드만 롤랑 바르트, 루이 알투세 그리고 위대한 무당 자크 라캉 아인슈탄, 맑스, 엥겍스, 레닌 예수 그기스도 부처ㅡ 엄마의 빨강 파랑 부름소리
78    [시]연변(허창렬) 댓글:  조회:2315  추천:3  2014-05-16
연변   Tv는 몸둘바 모르고 하루종일 어두운 구석을 찾아 마른 행주로 꾹꾹 눈굽을 찍어대고 있다   1+1=100 100-100=3000 할머니+할아버지=긴 한숨 누가 이들을 또 울게 하였는가?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주르륵 흐르는 생각 ㅡ   연변인민 충심으로 모주석을 노래하네…
77    시] 편지 댓글:  조회:1971  추천:2  2014-05-15
[시] 편지   수송가옥을 벗어나 연길이라는 감방에 갇혔다가 봉천의 어둑스레한 창고에서 다시 잠을 깬다 삼천자였던가 사천자였던가 낱말을 인용한 안절부절한 문안들이 어머님의 허름한 코신을 꿰질러 신고 내 어깨를 톡톡 치며 또 떠날 차비 서두른다 그럼 ,이제 함께 가자 내 속의 희뽀얀 살,쑥대밭을 갈아엎고 출렁거리는 뼈들의 하얀 춤을 이빨이 싯누런 강보에 조심스레 싸들고 그림자가 납작하게 껌을 질근질근 씹으며 물밀듯이 시끄러운 거리를 한마리 비둘기 뒤뚱뒤뚱 걸어갑시다 주소없는 세월의 어리숙한 표정속을 꽁다리 연필이 줄 지어 행진하다가 당신앞에 무릍을 뚝 꿇고 페퍼보그를 톡 쏘고 삼천자였던가 사천자였던가 이제는 우표도 봉투도 심장이 낡은 집 담장너머 붉은 혀들이 무지렁이 꿈틀꿈틀거리는 홈과 컴, 그리고 블로그와 사이트사이에서 키보드가 손가락을 펄펄 날리면서 아련한 꿈속에 추억이라는 낱말을 문안으로 전하는 하오의 걸음걸이ㅡ 2014.5.15
76    [시] 지랄을 하세요 (외2수) 댓글:  조회:2370  추천:5  2014-05-14
[시] 지랄을 하세요 (외2수)   지랄하세요 한치앞의 희망마저 또 앗아가네요 KBS,SBS,mBS 프로그램보다 더 고화질의 온갖 추태 아예 벌건 대낮에   대놓고 지랄들을 하세요 얌전한 암고양이며  저 살찐 수캐들의 옆꾸리 몽둥이로 사정없이 후려치세요 당신의 고약한 그 입버릇 ㅡ제미랄 은ㅡ ㅡ결국ㅡ ㅡ제 에미를 할 ㅡ 춤 추고 노래 부른다고 태평성대이던가요 바지 벗고 방귀 뀐다고 웬 감투끈이 저절로 굵어져 가던가요 좋아하네 좋아들 하네 삶은 소대가리 제풀에 또 슬슬 물러나겠네... 2014.5.14. 인생 눈물의 마차 고독의 은방울꽃 찰나에 피고 찰나에 진다   줄레줄레 긴 한숨 마디마디 뼈파도 순간에 웃고 순간에 또 운다   불의에 눈을 뜨는 부처 정의에 돌아 앉는 악마 력설에 마주 서는 번뇌 독백에 뒤짐 지는 참회   한번쯤 누구나 웃으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지만 오늘은 해볕에 속이 까맣게 탄다 2014.5.13. 우담바라 종점으로 다가서는 발걸음은 쓸쓸하다   천년을 웃고 천년을 울고 천년을 고독에 더 기다려 하얗게 창문에 피여난 사리꽃   만년을 절 올리고 만년을 불경 외우고 만년을 손발이 다슬도록 빌고 빌어서야 아담과 이브로 태여난 이 세상   한 천년 더 살고픈데 백년도 못 다 살고 끝이 훤히 보이는 려정 그래도 웃으면서 혼자 터벅터벅 걸어간다   이제 천만년을 앞발을 싹싹 비벼 빌고 빌어 래생엔 기어이 행복할수만 있다면 손발이 다 다슨들 그게 또 어떠하리     속절없이 왔기에 속절없이 눈을 감고 속절없이 다시금 눈을 뜬다… 2014.5.11.
75    [시]꽃잎은 벌써 시들어 (외 2 수) 댓글:  조회:2139  추천:3  2014-05-13
[시]꽃잎은 벌써 시들어 (외 2 수)   5월인데 벌써 꽃잎이 지 네 요 펄 | 펄 | 입술우에 떨어지네요! …   서러워 마세요 괴로워 마세요 모두가 지나간 일들뿐인데 해 저문 저 황토길우의 휘우듬한 달 그림자 사랑 찾다 사랑마저 잃고 님을 찾는 하얀 나비ㅡ   털보숭이 잔 열매 비바람에 내맡기고 꽃잎은 펄펄 입술우에 떨어지네요 때가 되면 함박꽃은 하아얗게 두손 흔들며 내 꿈속에 아련히 다시금 곱게 곱게 피여날가요?   슬퍼도 하지 마세요 아파도 하지 마세요 해살이 퐁퐁 어깨에 내려앉아도 참대는 속이 텅 비여 허전하네요 인생은 무상한것 인생은 허무한것 꽃잎으로 왔다가 꽃잎으로 사라져 가리   아아 쓸쓸하네요 외로웁네요 6월이면 술을 담그리 두번 다시 울지 않을 망각의 독한 술을 담아 그렇게 그윽한 꽃향기 엽서로 훨훨 날리리… 2014.5.12 퉁소소리                    추억은 «잔인한» 메스$ 빨간# 심장을→ 살ㅡ살ㅡ 웃음으로 (도) (려) (낸) (다... )   1,세월은 가물치 2,시간은 미꾸라지 3,인생은→ 넓고 깊은 늪@-@-   통ㅡ통ㅡ 살찐 ⌒해살이⌒☼⌒ 참나무끝에 살짝 내려앉아도 {참나무는} 하루종일 속이 텅 비여 더욱 +허전하다+   찬 바람이 휘휘 손을 내 저으며 내곁으로 왔다가 쯥쯔레한 배고동소리 따라 줄레↗↗줄레↗↗ ≈휘파람≈ 불며≈ 멀리로⌒ ¼/떠나가는 소리※   부뚜막에서 어머님이   슬며시 돌아앉아 옷고름에 꾹꾹 눈굽 찍어대는 별 ◘◘◘ 흐르는소리... 꽃 아 하늘이시여 마침내 神이 나에게로 내려주신   천사의 달콤한 숨결이여 새벽마다 뭇별들이 马粪纸우에 뚝뚝 흘리는 빨간 피방울이여 두번 다시 펴지지 않을 내 삶의 노오란 입술위에 점잖게 포개여놓은 세월의 알뜰한 沉默이여 이렇게 내내 평생을 유감없이 사랑하기만 하다가 아찔한 흉터며 상처마저도 아름다울 오늘도 산등성이 호올로 넘어가는   긴 노래소리여ㅡ   2014년5월7일
74    지렁이 댓글:  조회:2025  추천:2  2014-05-10
지렁이   땅을 뚜져 땅을 먹고 온몸을 튼튼히 살찌운다 한치 앞도 내다 볼수 없는 삶 소경처럼 사는게 다행이여서 더운 눈물 손에 쥐여 찬바람에 휘뿌리지 않으리 이제 골백번 넘어지고 또 자빠져 이 내 코등이 산산히 깨여진다 해도 세상이 언제 우리들에게 관대하였던가 세월이 언제 우리들에게 손 내밀어 준적이 있었던가 짓밟히고  시퍼런 삽날에 때로는 가는 허리 뭉청 끊기여가도 그것은 오히려 인과응보이려니 아픔에 바들바들 전률하는 삶 다시금 낚시에 꿰여 이리비틀 저리비틀 또다른 생명 유인하는 비릿한 미끼 나는 지렁이였던가 눈물은  락수물 오늘도 마음은 시퍼렇게 멍 들어 있고...
73    [시]바람 (외1수) 댓글:  조회:2458  추천:8  2014-05-06
[시]바람 (외1수)     바람이 바람을 마시고 거부기의 하얀 알을 낳는다 목이 짧아 하루종일 바둥거리는 거부기의 빨간 피를 하얀 피를 노란 피를 까만 피를 바람이 그예 사랑으로 빨아 마시고   다시금 잠 든 상어의 하얀 이발을 깨운다 속절없이 소박맞은 바위 흔들리는 어깨우에 널어놓은 하얀 빨래들 그리고 볼수록 현기증 나는 빨간,파란, 노란, 하얀, 까만 호랑 나비떼ㅡ   바람은… 바람은… 하루종일 그렇게 쉴 곳 이 없다 ...     2014년4월16일 나팔꽃 무거운 짐 머리에 이고 당신은 오늘도 먼길을 떠납니다 락엽이 우수수 발목 잠글때 나는 어두커니 바자굽에 기대 섭니다 눈이 시리옵니다 등에 젖은 소금을 톡톡 뿌려봅니다 손발이 가려워 저절로 소름이 쫘악 끼칩니다 우리들에게 남은 행복이란 언제나 이렇게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놓이는 단념의 련서 한장 그렇게 고뿔에 신열이 쌓여가듯이 자꾸만 커져만 가는 생명의 우수 람루한 내 삶의 초라한 한구석을 비오듯이 주저하며 당신은 오늘도 한마리의 벌레 울음소리로 나를 또 울립니다 나에게 있어 당신은 끝없이 밀려오는 저 먹장구름입니다. 그러나 당신과 함께 받들여야 할 하루 또 하루의 무거운 하늘 이제는 찢어진 흰 셔츠를 깁기엔 바늘마저 없습니다 돌아오세요 고향으로 철이의 울음이 통채로 소금으로 녹아있습니다           2014년3월22일
72    [시]명상 5 외 8 수 댓글:  조회:2350  추천:4  2014-05-05
명상 5   웡 와시 버러머니 쒀하 (嗡 哇西 波罗牟尼 嗦哈) 웅 반자 아미다 군자리 하나하나 훙 페이 (唵 班杂 啊密达 滚扎利 哈那哈那 哄呸) 아픈 너의 병을 고쳐주는 약이 있다 아픈 내 마음 고쳐주는 약이 있다   하늘이 무심히 쥐여뿌린 찬비에도 저 보살같은 님들의 념원에 주문이 귀를 열면 방울방울 정성이 새록새록 새 살로 돋아난다   한컵의 물에 팔만사천 생명이 있다 한방울의 물에 너와 나의 인생이  있다   중생은 나 같고 보살은 너 같고 대천세계에 오늘 하루 비는 성수나게 내린다 항상 맑고 그윽한 그 큰 은혜여   명상 6   세상은 오직 하나다 모든것이 둥그스럼 그렇게 열려 있다 보라ㅡ 두 눈을 펀히 뜨고서도 안 보이면 두 눈 을 꼬옥 감고 다시 보라   세상은 오직 하나인데 인간 스스로 둘을 선택했고 간교한 이들이 셋을 더 보태 우리의 혜안 흐리웠구나   유럽에서 예수는 천당을 선택했고 동양에선 지장왕보살님이 지옥을 선택하셨고 이렇게 분명 하나인것을 부처님은 아무런 말없이 우리를 깨우치고 계신다   무거운 십자가를  누가 지금 짊어지고 있는가? 가야산 보리수나무아래 빛발치는 삶의 무게 하늘우에 또 하늘이 있고 땅아래 또 땅이 있고 나도 원래 부처였음을 억만겁 비로소 희미하게  깨달아간다     명상 7  보리밭 식혜에서 별이 나풀나풀 춤을 춘다 아리랑도 없이 누군가의 심장에서 풀어내는 한오리 긴 휘파람소리로 쪼각달이 밤이슬을 바늘에 꿰여보다가 벌떡벌떡 일어서는 갈증을 새벽에 줄느런히 줄 세운다   산속에 산이 있고 탑우에 탑이 있고 하늘옆에 하늘이 있고 그늘아래 또 그늘이 있다 너는 나를 잊은지도 오래지만 나는 너를 한시도 잊은적이 없노라고 원죄의 업이 또 혼자말처럼 중얼거린다   보도중생은 결국 나를 위한 방편 깨우치고나면 더욱 소름 끼치는 정진 인생의 갈림길엔 감로수마저 무의미하기에 사랑도 국경도 민족도 행복도 모두 버리고 지혜 한줄기만 선뜻이 뽑아든다   서천에 련꽃이 무소의 뿔인양 활 짝 피여 있다   명상 8  나무법계장신 아미ㅡ타불을 만난다 나무대자대비 관세음보살을 만난다 나무대력대선 대세지보살을 만난다 나무문수보살님을 만난다 나무지장왕보살을 만난다 나무보현보살님을 만난다 나무일광보살님을 만난다 나무월광보살님을 만난다   만나고 만나도 끝이 없다! 결국 마음이 하늘보다 크고 우주보다 더욱 넓고 깊은것을 비로소 깨달아 간다…    명상 9    이 세상에 총명한 자들 의심에 의심을 품어 의심이 너무 많고 그 의심의 사슬을 끊고 호흡이 자유로운 자 비로소 밝은 지혜를 얻는다   너는 도대체 누구이며 나는 또 한 누구인가? 네 행위를 살펴보면 너는 누구인지 금방 알수 있고 스스로 자신의 행위를 살펴보면 또 한 나는 누구인지를 알수가 있다   가만히 앉아서도 세상이 다 보인다 가만히 앉아서도 세상을 다 읽는다 겨드랑이 사타구니로 어지러운 가쁜 숨 몰아쉬며 우리는 잡지도 못할 봉황의 깃털을 월계관인양 머리에 꽂고 살아왔구나   네가 한번 움직이면 세상이 꿈틀 한번 놀라고 내가 한번 움직이면 뭇짐승이 꿈틀 또 한번 더 놀란다 너에게 나는 동무이자 적이며 나에게 너는 벗이자 원쑤이다 그것도 모르고 우리는 너무 쉽게 제 멋대로 이 세상을 살아 왔구나   향기로운 말씀에 다시 눈을 뜬다 결국 자신을 전승하는 일이 이 세상에서 가장 힘이 들고 어려운 일임을 한수 더 배워가며 산다 창밖에는 록파만경 문을 나서면 청산이 어김없이 다시 마중 나오네…     명상 10  부처님께 명함 한장 건넨다 보살님께 명함 한장 건넨다   공자님에게도 명함 한장 건넨다 옥황상제님께 명함 한장 건넨다   염라대왕님께 명함 한장 건넨다 중생들에게 명함 한장씩 건넨다   아무도 아무런 말이 없다 오직 아수라계의 아수라들과   저승세계의 잡귀신들이 만나서 반갑다고 야단들이다   명 상 11   어느 날 문득 하늘을 닮아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어느 날 문득 하늘을 떠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하늘에는 귀가 있다 하늘에는 눈이 있다 하늘에는 팔이 있다 하늘에는 발이 있다 하늘에는 다리가 있다 하늘에는 자궁이 있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아무리 발버둥쳐도 아무리 생억지를 써도 아무리 즐거워도 아무리 서러워도 아무리 외로워도 아무리 괴로워도 결국 벗어날수 없는 이 세상   이제 나는 다시한번 탈변을 꿈 꾼다 벗어나지 못할바엔 차라리 담담히 즐기고 벗어나지 못할바엔 차라리 담담히 웃어주고 벗어나지 못할바엔 차라리 과감히 마주서리 이제 이 세상에 나는 항상 있는듯이 없고 이제 이 세상에 나는 항상 없는듯이 또 있다       2013년10월6일    명상 12   네가 나를 한번 부정할때 나는 너를 백번도 더 부정하고   내가 너를 한번 부정할때 너는 나를 천번도 더 부정한다   가까워질래야 가까워질수조차 없고   멀어질래야 또한 멀어질수조차 없는   하나의 별은 하나의 너 또 하나의 별은 하나의 나   마주서서 바라만 봐야 하는 너와 나는   운명인가? 숙명인가?   머루같같이 까아만 두눈 차츰 바람에 파르르 떨리는 두 입술   오늘도 뭇별은  바람에 흔들린다 명상 13   저 새빨간 거짓말에도 한계가 있듯이 저 미욱한 깨달음에도 한계가 있다   깨달은듯 령리한 너는 세속명리에 더욱 밝고 깨달은듯 아둔한 나는 명상이 더욱 길다   좁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그 울타리속을 다시 들여다보면   세상은 온통 어지러운 가난이 행복의 진한 피 나눠 마시며   무지가 춤을 추고 허영이 통곡끝에 살을 저미는 구슬픈 노래 부르고 있을뿐인데   명리며 사욕에만 눈이 먼 자들이 하루 또 하루 살아가는 지혜며 제 나름대로의 섭리를 순리로   사명인양 천직인양 그렇게 진부하고 리얼하게 살아가고 있다   차라리 두 눈을 감고 도(道)와 도(度)의 함의를 가슴 깊이 되새겨본다   문득 내 눈에 보이는것만이 이 세상 전부가 아님을 다시 깨닫는다   깨닫는다는것은 마음이 거울처럼 밝고 깨끗하다는것이다 마음이 깨끗하다는것은 마음이 날마다 새롭다는것이다   마음이 새롭다는것은 마음이 곧 세계고 우주임을 이제 진실하게 느끼며 살아간다는것이다 2013.11.15
71    [시]꽃 1(허창렬)외2수 댓글:  조회:2238  추천:6  2014-05-02
꽃 1   오월 손발이 바쁜 계절 나무는 새옷을 입고 나는 한겹 두겹 허울을 벗는다 너는 웃고 나는 울고 톡- 토도독-그렇게  터져라 무혈의 상처 아름다운 자연의 선률이여   너는 부처님 신전에 울려 퍼지는 녀인의 줄기찬 오르가즘 천국의 계단에 새하얗게 피여나 잘 썪어 문드러진 이름 모를 질투의 향기여   해마다 눈부신 5월이 오면 나는 한겹 두겹 옷을 벗고 너는 한겹 두겹 옷을 더 껴입고   긍혈이 뭉치여 아픔 간지럽히는 통한의 새빨간 여드름이여 톡톡- 터져라 툭툭- 터져라   오늘도 나는 울고 너는 웃고 피는 마르고 살은 마냥 아리고 쓰리고…     2014년5월 꽃 2 어쩐지 허접해보이는 플래시모브 포샵한 여름의 하늘같은 알레르기 끈질긴 개나리 향기 끌어안고 통곡하는 페이퍼페이스 이제 단 한번만이라도 함께 죽고픈 저주의 텀길 오호 저기 힘없이 걸어오는 잇힝 ㅡ 길섶위에 떨어져버린 비호감의 웰니스족(wellness) 차츰 엇갈리는 피속의 젊은 십장생 마침내 오열로 터져오르는 별들의 서툰 향연 ㅡ 하루종일 목이 쉬고 발목이 통통 무르튼 새벽의 긴 태클ㅡ   2014년5월1일 [시]나의 길(허창렬)   사람의 길을 짐승들이 흔들먼들 뛰여가고 짐승의 길을 사람이 허우적 허우적 기여 간다 지렁이에게 길을 내여주고 반나절씩 이렇게 사는게 사는게 아니다 바람을 피해 높다란 담벽을 마주서면 아츠랗게 높은 담벽이 어느새 내 어깨를 밟고 달빛에 불쑥 올라 선다 잘 썪은 메주덩이 퀘퀘한 곰팡이냄새에 벌써 취해버린 무지렁이 세월 인정의 해일속에서 손발을 허우적거리는 순진한 사슴떼 드디여 쓰나미에 지친 몸을 깨끗이 씻고 싯누런 황금이 되여 모래밭에 노숙자처럼 끼리끼리 드러눕는다 너를 미친듯이 사랑했고 오늘도 미친듯이 사랑하고픈 래일도 미친듯이 사랑해야 하기에 거지도 황제도 모두 기억에서 지워버린 이제는 한적한 내 고향 아카시아 돌담길 내가 가야 할 길 ㅡ내가 다가가야 할 길ㅡ ㅡ눈꺼풀이 시원한 파란 잔디밭ㅡ
70    [시] 칼1(허창렬) (외4수) 댓글:  조회:2008  추천:6  2014-04-29
[시] 칼 1 (허창렬) 외4수  칼이 운다 달빛에 운다 아마도 하루종일 울고ㅡ 또 울것이다 칼은 울수록 시퍼렇게 날이 서고 나는ㅡ 울수록 가슴이 더욱 섬찟하다 칼날이 매섭게 아픈 살을 파고든다 령혼은  혼비백산하여 어느새 저 멀리 도망가고 썪은 나무토막 넘어지듯 여기 저기서 휘청ㅡ휘청ㅡ 쓰러져 가는 갈대…갈대…   칼  2   손을 벤다 불쑥 심장과는 너무 거리가 멀지만 아픔이 벌써 가슴에 골똑 모여든다 사정없이 머리를 자른다 후줄근히 마주서서 허리 굵은 나무들 그렇게 칼자루는 자신이 나무인것조차   모른다    칼  3   물새가 울지 않으면 바람이 외롭다   내가 없는 바다 하루종일 눈물로 곬을 이룬 깊은 파도   뭍에 올라서서야   번뜩이는 생각   아직 녹 슬은 심장 파랗게 칼을 가는 달빛 ㅡ    칼  4   옥좌에 올라 앉기까지 수박 짜개듯이 베여낸 수급이 얼마였으랴? 력사는 아무런 말이 없지만 산 사람은 기어이 말을 하려 한다 속죄하는 들 몸둘바 모르고 어두운 구석 찾는 긴 칼   칼  5   약소민족이 칼춤을 춘다 항쟁의 기발아래 행주에 돌을 담았던 그 허름한 돌멩이들을 짤깍짤깍 가위질하며 너풀너풀 넋을 찾아 산으로 톺아 오른다 길게 종렬을 지어 함성을 지르다가 다시금 원을 지어 손발이 어울려 잘도  돌아간다 어느새 흥타령에 여깨춤이 덩실덩실 절로 난다 허나 칼자루는 의연히 남이 쥐고 있다
69    [시]시와 시 사이에서(허창렬) 댓글:  조회:2588  추천:7  2014-04-25
[시]시와 시 사이에서(허창렬)   화내지 말라 새삼스레 닫혀있는 내 삶의 서랍 열어보면 안팎이 젖어 있는 작은 입술 두엄향기 잘 썪어 문드러진 내 삶의 중심에 태양, 그 싱싱한 젖꼭지가 푸름한 오뉴월 오이처럼 잔뜩 열려 있다 아방가르다  데리다 퍼컨스는 아마 너같은 애와는 만난적조차 없으리라 어제도 그러했고 오늘도 그러했고 래일도 그러할것이다 이제 베이지색 몸통에서 아직 멀건 피나마 다시  뽑자 그리고ㅡ 썪은 창자라도 다시 끓이자 애삵는 트위스트, 탯줄에 매달려 가물거리는 한숨 인성을 잃어가는 시대의 희미한 목소리 거미줄에 흔들리는 내 삶의 중심...     2014년4월20일
68    [시세월의 무게(허창렬) 외 1 수 댓글:  조회:2264  추천:5  2014-04-22
[시세월의 무게(허창렬) 외 1 수   1 도시의 색깔   도시의 색깔에는 유혹이 짙다 도시의 광란에는 거짓이 더욱 리얼하다 어젯날ㅡ 우리들의 순진함은 어지럽고 시큰둥한 저 시궁창 오염속에서 신나게 미역을 감고 겉과 속이 다르게 확연히 날로 화려하게 변해가는 도시의 꿈은 지금  호스티스의 랩과도 같은 자지러진 류행속에서 입안의 사탕을 살살 녹여가며 차거운 입술에 새빨갛게 립스틱을 칠하고 있다   덧없이 잃어버린 세월 덧없이 잃어버린 이름 덧없이 잃어버린 꿈 덧없이 일어버린 명예 덧없이 잃어버린 추구 덧없이 잃어버린 신념 덧없이 잃어버린 삶 풍만한 도시는 지금 키브리해의 무서운 악마가 되여 카멜레온의 잔인한 미소로 그 큰눈을 뙤록뙤록이며 류행에 골병이 든 우리들의 령혼을 어느 잔치집 떡 주무르듯이 아주 제멋대로 유린하고 있다   2 도시의 언어   도시의 언어에는 거품이 너무 많다 도시의 파도에는 손발이 높다 무수한 현관등 무수한 네온싸인 무수한 씨나리오 무수한 시작 무수한 결말이 지금 우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호시탐탐 굶주린 야수가 되여 하이에나처럼 노려보고 있다 진실은 간음직전 순수는 언녕 통행금지ㅡ   말을 해도 우물쭈물 알면서도 모르는척 보고서도 못본척 들었어도 아예 못들은척 가장 진실한것과 가장 절실한것에는 언제나 벙어리 삼촌이 제격 시대는 지금 재치있고 총명한 자들보다 바보가 아닌 유치한 이데올리기식 천재들을 오늘도 손벽치며 선호하고 있다 거짓이 휘두르는 몽둥이에 진실은 언녕 혼비백산하여 멀리 도망간지 오래고 허영의 새하얀 탁상보에 량심이 오물로 얼룩진 시대   도시의 언어는 지금 갈곳조차 잃고 사람들이 미여질듯이 꽉 찼어도 마음이 텅텅 비여버린 비좁은 십자거리 소음으로 꽉 찬 어떤 공간에서 하루종일 귀청이 따갑도록 시끌벅적한 하루 또 하루를 가난한 랑만으로 장식해가고 있다   3 도시에 던지는  질문   그동안 나는 진정 너에게 무엇이였니? 먹다가 싫증나면 언제든지 버릴수 있는 개뼉다구였니? 아니면 ㅡ 끈적끈적한 시골의 순정처럼 아무나 아무곳에서 아무렇치도 않게 아무렇게 씹다가 서슴없이 내버릴수있는 껌이였니? 아니면 ㅡ 누군가 근심없이 태우다가 무심히 던져버리는 담배꽁초였니?   이웃에 사촌이 사는줄도 모르고 가슴 시린 안위에 꾸역꾸역 사설을 토해놓으며 오늘도 구질구질하게 야박한 도시인심ㅡ 서리발치는 친절속에 날카로운 비수 등뒤에 감추고 서로 그렇게 마주서서 틈만 나면 상대방의 팔 다리 가슴살을 서슴없이 베여가며 공존을 웨치는 이 시대의 구호이니?   4 도시의 풍경   아침거리에는 사람대신 강아지가 번듯이 양복을 차려입고 인행보도에서 주인을 끌고 점잖게 거닐고   공원의 정자에는 허리 잘록한 숱한 개미떼들이 나무잎으로 간신히 부끄러운데만 살짝 가리고서   인간에게서 배운 뜨거운 사랑을 시도 없이 때도 아무런 예고도 없이 열심히 열연하고 있다   어느 아파트단지 동네입구에는 머리가 허연 웬 늑대 한마리가 사람의 옷을 입고 사람의 말을 하며 사람의 손짓, 사람의 발짓으로 뻔질나게 인정의 숲을  드나들고 있고   고색이 찬연한 쇼핑거리에는 머리에ㅡ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물감을 들인 간이 큰 여우들이 아이러니하게 현대인의 온갖 흉내를 다 내며 커피숖이며 백화상점을 뻔질나게 드나들고 있다   5 도시의 비애   언제부터인가 이 도시의 봄가을은 분별없이 무덥고 차는 갈수록 녹슬은 수도물처럼 자주 막히고 출근길은 너나없이 파김치가 되여야 하고 로임은 아메리카난민 국제지원금만큼 쥐꼬리만하고 물가는 뉴욕 맨하탄보다 더 높고 남새값은 기우절처럼 하늘이 높은줄도 모르고 매일 치솟고 술집아가씨가 시골소녀보다도 더욱 순진한 시대ㅡ 술은 물처럼 마셔야 하고 백화상점 물건은 부자처럼 사들여야 체면이 조금 서고 주머니의 신용카드는 마치 주어온것처럼 마구 긁어대고 있다 택시 부르려면 마치 할배에게 사정하듯 해야 하고 크고 작은 병원마다 환자는 시장바닥 난전꾼들보다도 더욱 많고 참한 의사 찾기란 또한 로또에 당선될 확률이나 다름이 없다   6 도시의 조건   이 세상엔 하느님의 특별초대받고 태여난 인간은 없다 이 세상엔 알수없는 미래를 부처님께 미리 예약받고 태여난 인간도 아직 없다   똑같은 피 똑같은 살 똑같은 뼈 똑같은 눈 똑같은 귀 똑같은 코 똑같은 발 똑같은 삶의 울타리ㅡ   이 세상엔 신의 특별한 입장권을 갖고 바위틈에서 태여난 인간은 없다 이 세상엔 보살님의 자비로운 허락을 받고 금궤 안고 태여난 인간도 하나도 없다   무엇이 문제인가? 알수 없는 미래에 조심스레 근심이 눈을 뜬다     7 도시의 꿈   과거는 생각하는 피ㅡ 아픔을 막기 위해 우리들은 벌써 래일을 앞당겨 쓰고있다 오늘은 그나마 뼈있는 말들이 좌우명으로 줄 지어 서있고   아직 살아서 팔딱팔딱 뛰고있는 부끄러운 심장 가난한 현실속에서 시나브로 꿈꾸는 엄청난 눈빛 하나가 갈증으로 불타오르고 있다   정녕 다 가질수가 없기에 크나 큰 설움이여 정녕 다 버릴수가 없기에 또한 가꾸고 쌓고 다시금 허물어가는 삶의 크나 큰 비극이여   8 도시의 무게   이제 내 삶의 무게 저울로 달아보면 몇천근 몇만근이나 될가?   이제 내 삶의 리유 아픈 뼈와 아픈 살로 갈라 천평우에 올려놓으면   그 사연 또한 몇천가지 몇만가지나 될가?   9 도시의 사색   새소리 바람소리 개 짖는 소리ㅡ 이 세상 벼라별 시시껄렁한 잡소리 다 듣다가 마침내 천주산 관음각에 조용히 올라 종성스님 경읊는소리에 조심스레 귀 기울린다   두눈을 아무리 크게 뜨고 이 세상을 그 어디인가를 열심히 살펴봐도 삼천대천세계 그 어데에서도 나의 얼굴 나의 몸뚱이 나의 형체는 아예 찾아볼수조차 없고   참다운 언행(정情) 참다운 말씀(지知) 참다운 배려(정正) 참다운 너와(진真) 참다운 나만이 있을뿐   탑아래 천년 묵은 돌거부기 산아래 수만갈래 길을 넋없이 지켜보며 오늘도 어디론가 정처없이 분주하게 오고가는 사람들을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라는 이상한 렌즈속에 계속 담고 있다   10 도시의 욕망   우리 이제 이렇게 살자 아픈 날은 기억에서 빼고 좋은 날만 생각하면서   우리 이제 이렇게 살자 어둡고 침침했던 지난 날들은 깜빡 잊고 희열의 에네지로 젊음을 만끽해가면서   돌이켜보면 인생은 온통 수렁길, 가시밭길ㅡ 가장 절망스러울때가 가장 희망적일수도 있고   또한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나날들이 가장 가슴 따뜻한 추억으로도 될수도 있기에   우리 이제 이렇게 살자 서러웁고 가슴아픈 날들은 아예 기억에서 빼고 산과 들에 씨앗뿌려 노래 심으며   청산에 높은 뜻을 키우면서 다시 살자   11 도시의 새 아침   세월의 무게에는 가슴이 있다 세월의 부름에는 추억이 있다 세월의 기억에는 아픔이 있다 세월의 상처에는 거울이 있다   도시의 푸른 종소리 마침내 저녁노을에 우뚝우뚝 일어서고 있다… 밤벌레 울음소리   밤마다 벌레들이 수음하는 소리 너는 나와 함께 살아 행복을 마끽하고 나는 너의 긴 몸뚱이에서 생의 진실한 언어를 건져 올린다   박자에 맞춰 너풀거리는 그리스도의 도포자락 가난한 부처님의 현란한 손짓ㅡ   내 무덤속의 등불은 꿈결에도 달빛이 새하얗게 밝다...       2014년4월21일  
67    [시]파파라치(허창렬) 외1수 댓글:  조회:2046  추천:3  2014-04-20
파파라치   산속에  묻힌 인류 최초의 마을을 배경으로 숨결이 고르로운 울바자가 서있다 잡초와 함께 무성하게 서있다 어깨에 어깨겯고 줄느런히 서있다 담장밖으로 슬며시 손발을 내민 심장이 붉은 능금 한알 또 한알이   개구리의 눈 먼 독설에 입맛이 시다 부엉이의 두눈에는 눈물대신 항상 죽음이 골똑 고여 있다 까마아득한 력사의 뒤울안 길 시원한 장독사이에서 꺼내 든 굵직한 뼈 한토막 푸른 소금이 하얗게 눈을 뜬다     걸레   어지러운 이 세상을 깨끗이 딲기 위하여 태여난 우리 너도 걸레 나는 걸레 젖은 걸레 마른 걸레 생각이 너무 쉬운 걸레들   까맣게 웃는다 하얗게 웃는다 노랗게 웃는다 광이 나는 시간 차츰 키를 넘어서는 행복   허전하다 동안(童颜)이 점점 쓸쓸해진다 시나브로 보기좋게 구겨져가는 자존심 마침내 돌아앉아 구정물에 헹구는 추억   눈물의 고스톱 쓰리 고ㅡ 아리고ㅡ 아프고ㅡ 그리고ㅡ 삼베적삼처럼 쭉쭉 미여지는 가슴 가슴     2014년 4월18일
66    [시]두만강(허창렬) 외 1 수 댓글:  조회:2289  추천:11  2014-04-18
두만강(허창렬) 흰뼈 한토막 찾아들고 와ㅡ 와 ㅡ 소리 지르는 추억        높은데서 낮은데로 흘러가는 자연의 긴 섭리 아직도 녹슬지 않는 아버지의 옛사랑 고백 눈물로 얼룩진 어머님의 짧은 행주치마 마디마디 울음울음                                                 구비구비 뼈파도 마침내 썪을줄 모르는 파아란 눈 세한략도(世寒略图) 19   이상한 날이면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꿈을 이상한 곳에서 이상하게 꾼다   새가 모이 대신 수라상에 마주앉아 배불리 밥을 먹고 소가 풀 대신 메뚜기나 하루살이ㅡ 들쥐들을 잡아먹고 강아지가 세라양복에 반짝구두 살짝 받쳐신고 사람이 쇠사슬에 묶이여 세월의 빈 허청간에서 개죽그릇을 쩝쩝 핥고 있다   너무나도 익숙하고 질서정연하던것이 점차 반대로 흐른다 강이 거꾸로 하늘로 흐르고 하늘이 구름보다 발뒤축이 낮고 수치가 량심을 사생아라고 비웃고 여우가 깜찍하게 사람의 말을 하고 사람은 하루종일 벙어리 랭가슴을 끙끙 앓고 있다   이 모든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나는 이상한 곳에서 이상한 사람취급 받으며 이상하리만치 이상하게도 잘못된 생각에 차츰 이상하게 적응해가고 있다   요즘은 참 살기 좋은 시절이라며 뻐꾸기 저혼자 껄껄껄 박수치고 노래부르며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신나게 맨발로 분주하게 뛰여다니고 있다
65    [시]태양의 눈동자(허창렬)외 2 수 댓글:  조회:2255  추천:7  2014-04-15
[시]태양의 눈동자(허창렬)   빨간 웃음 썪은 허벅지   하얀 바람 소금기둥에 깔려 깔깔대는 계란의 노란향기ㅡ   아직도 잠자리 사전에는 메뚜기가 버젓이 우상이 되여있고 족보없는 까마귀울음소리 소방차 끌고 다시 산으로 올라간다   피 없는 엽서   살 없는 고백 뼈 없는 거절 말 없는 질투 태양은 물 먹은 솜 하루종일 게나른 생각에 몸뚱이 시끄럽다   석냥짜리 인생에 닷냥되는 깨소금 뿌려 멀겋게 희떠운 환희   그저 바라보기만 하여도   기억이 아릿한 어젯밤 별들의 파아란 숨결     2014년4월13일 명상 51   더 이상의 고민은 아무런 가치조차 없다 더 이상의 긍정은 아무런 의미조차 없다 더 이상의 시련은 아무런 위안조차 없다 더 이상의 미련은 아무런 련민조차 없다 오로지 두 눈에 보이는것만 가지고서는 이 세상을 혼자 다 아는것처럼 떠들어대지도 말자 두 귀로 똑똑히 들은 풍월만 가지고서는 이 세상을 혼자 다 읽은것처럼 시끄럽게 떠들어대지도 말자 은인(恩人)은 언제나 나에게 배움을 주고 친인(亲人)은 언제나 나에게 두손을 내밀어주고 귀인(贵人)은 언제나 나에게 힘이 되여 주고 능인(能人)은 언제나 나에게 깨달음을 주고 애인(爱人)은 언제나 나에게 활력소가 되여 주고 소인(小人)은 언제나 나에게 조신성을 가르쳐주고 중인(众人)은 언제나 나에게 성공을 준다   부처가 되기전에 먼저 사람부터 되라고 관세음보살님이 조심스레 나를 일깨워주신다…    2013년11월17일    명상 52   위대한 신화의 탄생을 갈릴레이는 망원경 하나로 간결히 부정했고   제단에 랭수 뿌려 수거라디*는 마침내 이 세상 모든 신들을 죽게 하였다   신앙은 생명의 견증(信仰是生命的见证) 신앙은 마음의 자각(信仰是心灵的自觉)   불법대해(佛法大海) 신위능입(信为能入) 지위능도(智为能渡)*   이렇듯 고   탕인비*(汤因比)가 오늘도 혼자 껄껄껄 웃고 있다     주해: 1,수거라디(苏格拉底)무종교론자, 2400여년전 교수형을 당함 2,불교 대지도론(大智度论)중의 한마디 3,력사학가 탕인비의 명언;
64    [시]세월앞에 무릎을 꿇고(허창렬) 외 4 수 댓글:  조회:2257  추천:5  2014-04-14
[시]세월앞에 무릎을 꿇고(허창렬) 외 4 수 흰수건에 무명모시 하얀 코신 살짝 받쳐신고 무거운 세월 무거운 방아 두발로 엇갈아 스리슬쩍 들어 올리며   쿵더쿵 쿵더쿵 살을 찧던 엄마의 이야기가 쿵더쿵 쿵더쿵 뼈를 갈던 아버지의 이야기가   이제는 너무 그립습니다 이제는 뼈저리게 너무 너무 아쉽습니다 그때가 그리워 방아간 참새는 오늘도 구슬피 울고   살아온것만큼 깨달아가는 진부한 사실앞에 고개를 숙입니다 주저없이 털썩 무릎을 꿇습니다   묻노니 강산에 저 빈뜰에 하얀 그림자는 어느 시절 어느 누구 살다 간 흔적인가?   어머니 이야기는 오늘도 나의 슬픈 시가 되고 아버지 이야기는 나의 소설이 되여 강처럼 출렁출렁 하염없이 먼곳으로 흘러 흘러 갑니다             2013년3월15일 쓰레기는 제멋에 쓰레기가 된다   빚이라곤 져본적이 없던 내가 덜컥 빚을 진다 세상빚 인정빚 자식빚 마음빚   술이라곤 입에 대지도 않던 내가 가끔 술도 마신다 한잔 두잔 석잔 그리도 또 한잔   도박이라곤 모르던 내가 가끔 도박도 시작한다 어차피 인생은 한판 승이라던가ㅡ 세상빚 인정빚 자식빚 마음빚   갚아야겠는데 도무지 갚을 방도가 생각이 나질 않고 마음은 아프고 가슴은 쓰리고 어깨는 무겁고   이런 나를 남의 눈알 한개쯤 제꺽 빼먹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이 제법 늠름한 이들이 비웃고 있다 말세다! 조금 남은 기억마저 휴지통에 주저없이 던져버린다 쓰레기는 그렇게 항상 제멋에 쓰레기가 된다… 마음 1   마음 하나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마음이 너무 무겁고 마음이 너무 울적하고 마음이 쓰라린 날이면 나는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 서슴없이 마음이 부르는 곳을 찾아 나선다   거기ㅡ 청청한 가을하늘이 거울보다 맑고 산과 들과 숲이 아직 파아랗게 살아서 숨을 쉬고 조리졸졸 시내물이 시원하게 발목 적셔주는 곳 그곳에서 나는 마침내ㅡ   마음의 무거운 짐을 풀어 강물에 푸욱 잠근다 분명 내것이면서도 내것만이 아닌 마음의 부담을 이리저리 시내물에 휑군다 마음의 찌든 때를 깨끗이 씻고 또 씻는다 주름살 하나없이 구김살 하나없이   마음이 거울처럼 반짝반짝 빛이 날때 나는 다시 부끄럽지않은 마음으로 부처님 경전을 골똑 가슴에 담는다 이 세상 천갈래 만갈래 길도 마음에 담으면 오직 한갈래뿐임을 결국 마음으로 느낀다  선(禅)은 선(善)이다   어설프게 남의 한계를 시험하지도 말라 그리고   어설프게 남의 인내에 도전하지도 말라 즐거운 디아스포라를 꿈꾸는   너의 그 값싼 인생과 너의 그 값싼 저작권에서는 문명속의 문맹이 지금한창 발버둥치고 있다   피타고라스 마이거스뮤러 아인슈탄   이 세상 허다한 명인들은 공존의 그늘을 알고 해살같은 웃음으로 가볍게 우리들에게 해박을 선물해주었고   모자라는 부분은 언제나 묵묵부답 인생숙제로 어깨우의 가벼운 먼지 톡톡 털어가며 자세 또한 항상 묵직하였다   따뜻한 욕실에 앉아 방귀를 뀌고도 즐거운 그 방대한 시리즈보다야 살아가는 지혜로 남의 인생을 베껴쓰는 그 고상함보다야 차라리 하루종일 말없는 저 산이 더욱 가깝고 친숙한 법   선(禅)은 선(善)이다 선은 자연의 부름이다 자연의 부름을 받으면 마침내 깨달음이 온다   깨달음은 해탈의 첫발자국이다 허울을 다 벗고 마침내 자신을 뒤돌아보노라면 어느새 도약의 새길을 열쇠로 열어가고있다   2013년6월5일 다시 성자산에 올라 ㅡ을지문덕장군의 싸움터를 찾아서ㅡ           1   력사는 이 성을 무슨 성이라 불러야 합니까? 우리는 그때 그 가렬처절 용감무쌍했던 싸움을 또 무슨 대첩이라 불러야 합니까? 살수대첩은 청천강입니까? 아니면 저 푸른 료하수 건너 영주땅 어느 근처입니까?   산은 말이 없다 산은 말하려 하지 않는다 산은 오늘도 아무런 말이 없다 천만년 묵묵히 침묵해온 산아 억천만년 묵묵히 삶을 고스란히 쌓아 온 산아 산아            2   너는 정녕 보았으리 먼 옛날 태고적 돌멩이 들고 몽둥이 들고 허기영차 허기영차 알따이산맥을 넘었을 우리 겨레를 너는 정녕 기억하고 있으리 그젯날 정의의 싸움에 용감했던 고구려 용사들의 그 비장한 최후를ㅡ   산은 너무나도 많은것을 가슴에 껴안았다 산은 너무나도 아름찬것을 가슴에 품었구나 골짜기가 너무 깊어 슬픈 산이여 늑대가 우글거려 근심이 많던 산이여 산이 돋보이는 까닭은 험난하기때문 산이 우러러보이는 까닭은 우리들 지척에 우뚝 섰기때문…           3   산은 그냥 그저 산이 아니다 그네들의 아픔은 우리네 아픔 그네들의 미련은 우리네 미련 산이 움직였는가 바람아 묻지마라 산은 오늘도 의연히 한 자리에 우뚝 서있다 산은 산답게 너무 고즈넉하다…          2012년9월5일       **성자산은 료녕성 서풍현경내에 있음, 현지에 따르면 이곳이 을지문덕장군의 주요 싸움터임, 산기슭엔 아직도 허물어진 성터자리와 매돌, 고구려군졸들이 마셨을 우물이 그대로 남아있음**
63    [시]바람2(허창렬) 외 1 수 댓글:  조회:1918  추천:4  2014-04-13
[시]바람2(허창렬) 외 수   바람이 물을 먹고 눈을 슴벅거린다 나는 나를 버리고 월계화 한송이 꺾어들고 너의 석쉼한 목청으로 나의 봄노래를 열심히 부른다 미안해서 어쩌지? 너무 너무 미안해서 어떡하지? 리유없이 사랑이 죄인줄을 오늘에야 비로소 깨달아간다   이제는 너를 잊어도 되겠니? 너를 사랑하면 할수록 아픔, 아픔뿐인걸 하늘이 노랗고 땅이 까맣게 가슴에 내려 앉아도 다시 태여날수 있다면 너만 다시 사랑할수 있게끔 바람은 ㅡ 벌처럼 날아와 나비처럼 내곁에 문뜩 멈춰선다   갈때가 되면 어김없이 너를 다시 부를테니 너무 슬퍼하지도 마 가슴을 열고 하얗게 웃자 항상 이 날이 마지막 그 날이듯이 아름답게 살다가 이제는 아름답게 죽어 가자 자다가 풀 뜯어먹는 벌레들의 울음소리가 아니라면 가슴에서 까맣게 손 흔드는 어머님의 저 목 메인 부름소리   이제 다시 사랑해도 되겠니? 자취없이 또다시 더 멀리 떠나도 되겠니? 넓은 뜰 맑은 하늘 그리고 아무도 없는 날 바람이 가는 길은 발밑에 길이 아예 없다…   2014년4월12일 [시]둥지(허창렬) 지랄-지랄-  지랄 지랄하던 바람이 드디여 걸음을 딱 멈춘다 촐싹촐싹 까불던 비가 드디여 울음을 뚝 그친다   잃어버린 생각을 말끔히 둥지 털어 불을 때고 둥지털어 집을 짓고 둥지 털어 입술에 바르고 둥지 털어 혀 꼬브라진 소리 다시 줴치고   언제부턴가 까마아득히 기억에조차 머리 없는 둥지, 언제부턴가 가슴이 텅 비여 생각에조차 어미 없는 둥지,   둥지 털어 길 건너고 둥지 털어 바다 지나고 둥지 털어 짧아진 목구멍 다시 틀어 막고 둥지…둥지…둥지… 제발-제발- 제발 제발했던 바람이 다시금 입속에서 억수로 저주로 터지고 방울방울 찬 이슬이 똘랑똘랑 락수물로 발끝에 똑똑 떨어지고…
62    [시]참 낯 뜨겁다(허창렬) 외 1수 댓글:  조회:2358  추천:12  2014-04-12
[시]참 낯 뜨겁다(허창렬) 외 수   모든것이 그렇게 내속에 있고 모든것이 그렇게 내밖에 있다 내가 아는 한 시간은 정자 세월은 란자 삶의 이야기는 이렇게 매일 매일 새롭게 잉태되고 있다   모든것이 래일이면 허울처럼 벗겨질 한낱 때자욱임을 번연히 알면서도 깨우치고 보면 더없이 가소로운 어리석은 짓들이였음을 번연히 알면서도   번개치면 번개인척 바람불면 바람인척 우뢰울면 우뢰인척 비내리면 비ㅡ인척 여름이면 여름인척 가을이면 가을인척 척하며 사는 인생 이제는 너무 지겹다 무덤앞을 지날때면 숭고한 순례자인척 공자님을 마주서면 지고한 유교신자인척 부처님을 마주서면 또 무척이나 깨달은 법수행자인척ㅡ   보살이며 삼장십삼부는 새까맣게 모른체 날마다 보도중생에 보광을 이쑤시개 삼아 배부른 노래 쉽게 나발부는 자ㅡ 이제 그대 고양이앞에 서면 고양이 되고 미친개앞에 서면 또 미친개 되여 사람마저 물려 들지 않을가?   척하며 사는 세상 이젠 정말 너무 낯 뜨 겁 다…                2013년5월14일 꿈   별 볼일없는 이들이 이젠 정말 아무런 별 볼일없는 이들이 시공을 뚫고 원룸에 둥그렇게 마주앉아 이집트문명이며 황하문명이며 잉카제국력사를 소일삼아 하루하루 긴 시간을 또 제멋대로 경영하고 있다   가끔 은하의 풀밭에 망아지떼 풀어 놀게 하고 분명한 질서속에 질서 하나 없다 세미나며 심포지엄이며 이데올리기 새로운 정착이 사무치게 그리운 안타까운 시간들이 바르르 살을 떨며 아픔에 긴 하품에 그냥 끄떡끄떡 졸고 있다   이제 꿈속에서 깨여나면 작은 우주의 진면목이며 인류의 기원같은것을 알아봐야지ㅡ 아무리 두눈을 씻고 세상을 들여다 봐도 내 눈길이 닿는곳에는 사람의 그림자 하나 보이질않고 누군가 살다남긴 산이며 강이며 바람같은것이 전설이 되여 또 한 시대를 동그라미 정방형ㅡ 장방형ㅡ 제멋대로 조립하고있다   천년의 옷깃 만년의 인연ㅡ 우리 지금 이렇게 사는게 꿈인가 생시인가? 생소하고 익숙한 시간들이 현실에서 과거로 조용히 흘러가고 있다             1013년10월12일
61    [시]솟을 뫼 굿자리에 얼룩이 지고(허창렬)외 1수 댓글:  조회:2248  추천:4  2014-04-11
솟을 뫼 굿자리에 얼룩이 지고   가슴에 주먹이 달렸다 가슴에 발이 달렸다 가슴에 눈이 달렸다 가슴에 코가 달렸다 가슴에 고드름이 꽁꽁 얼어붙어 있다 가슴에 조심스레 회초리를 추켜든다   제야의 모래밭에 이름석자 반듯하게 써놓고서 흰구름이 가ㅡ나ㅡ다ㅡ라ㅡ마ㅡ바ㅡ사… 랑랑한 목소리로 우리 글을 줄줄 내리 외우고 숨결이 파아란 뜰밖의 봉선화, 맨드라미를 마주서서 머리 허연 웬 로인이 페교의 모퉁이에서 저 혼자 두런두런 ㅡ얘야 래생에 다시 태여나더라도 꼭 뼈마디 굵직한 그런 놈이 되거라ㅡ   한마리 꽃사슴이 된 나는 신음의 벌판에서 허덕이다가 가난하게 손발이 부르튼 과거의 긴 턴넬을 껑충 뛰쳐나와 입술이 까맣게 숲을 이룬 어떤 산우에 불쑥 올라선다 시간이 배꼽잡고 뱅뱅 상모를 돌린다 할아버지 무덤에서 터벅터벅 걸어나와 장고채 슬쩍 잡으시고 덩실덩실 탈춤을 추시던 아버님이  다시 굵직하게 부적을 쓰신다   급히 오다 풀잎에 손을 벤 하현달이 퇴마루에 걸터앉아  꾸역꾸역 눈굽을 찍어대고 부처님 닮은 나의 시체 날마다 즐비하게 차곡차곡 쌓여간다 할머니의 긴 손사래에서는 지진이 벌떡벌떡 일어서고 솟을 뫼 굿자리가 때자국에 얼룩지고 서러운 흰옷이 차츰 각혈로 피빛이 더욱 랑자하다… (솟을 뫼 굿자리에 때자국이 얼룩이 지고   가슴에 발이 달렸다 가슴에 주먹이 달렸다 가슴에 눈이 달렸다 가슴에 코가 달렸다 가슴에 꽁꽁 고드름이 얼어붙어 있다 가슴에 조심스레 회초리를 든다   하루종일 이렇게 마음이 울적하고 생각이 착잡한 날이면 나는 무덤같은 나의 집에서 나와 무덤같은 나의 산우에 올라서서 무덤같은 나의 하늘아래 무덤같은 나의 해살 한쪼각을 두손에 받아쥐고 무덤같은 나의 퉁소소리에 박자 맞춰 무덤같은 나의 노래를 열심히 부른다   시간이 배꼽을 잡고 뱅뱅 상모를  돌린다 지나간 세월이 껄껄껄 너털웃음 지으며 흔쾌히 잃어버린 모든것을 너그럽게 용서하려 한다 할아버지 터벅터벅 무덤에서 걸어나와 장고채를 잡으신다 아버님이 덩실덩실 탈춤을 추시고 우리 말 우리글로 어머님이 곱게곱게 부적을 다시 쓰신다   급히 오다 풀잎에 손을 벤 쪼각달이 퇴마루에 걸터앉아 눈굽을 꾹꾹 찍고 깃털같은 손가락을 쫘악 펼쳐 새벽이 둥기당기 가야금을 뜯는다 흰구름이 가ㅡ나ㅡ다ㅡ라ㅡ마ㅡ바ㅡ사… 랑랑한 목소리로 한글을 줄줄 내리 외우고 페교의 한 모퉁이에 맨드라미ㅡ 봉선화를 마주서서 머리 허연 웬 로인이 두런두런 슬픈 이야기  혼자 나눈다 ㅡ얘야 래생에 다시 태여나더라도 꼭 탈춤을 추고 퉁소 불줄 아는 사람이 되거라ㅡ     가슴에서 지진이 팔뚝을 내휘두른다 가슴에 쓰나미가 떼거리로 다시 몰려든다 가슴에서 총칼이 없는 육박전이 더욱 더 치렬해져 간다 가슴에 어느사이 구렁이 한마리 똬리를 틀고 점잖게 앉아있고 가슴에서 부처님 닮은 나의 시체가 날마다 즐비하게 쌓여져 간다 솟울 뫼 굿자리가 때자국에 얼룩지고 서러운 내 흰옷이 각혈로 차츰 피빛이 더욱 랑자하다…) [시]물(허창렬)   우리 모두 수레가 되여 삐꺽이는 패러다임에 지친 몸이라도 잠시 내 흔들며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며 어서 여기를 떠나자  바늘로 창호지 귀구멍 살짝 뚫고 까맣게 하늘에 흔들어보던 자책의 흰 기발 자의의 풀밭에서 다시금 머리들고 슬며시 돌아눕는 민들레 짓밟히고 짓밟혀 이제 당장 끊어질 가녀린 허리가 아니라면 더 이상의 고통과 신음에 삐걱대지 말고 물이 더 큰 물을 만나듯이 커뮤니케이션에 우리 모두 숨 죽이고 조용히 여기를 떠나자. 몇십년동안 스스로 쌓아온것, 몇십년동안 스스로 지켜온것, 몇십년동안 스스로 가꾸어온것, 이제는 서슴없이 모두 버리고- 더 높은 곳에서 더 낮은 곳을 찾아 새처럼 세상을 날아서 가자 캄캄한 밤, 반디불과 부엉이의 울음속에서 둥그런 바퀴 달고 덜컹덜컹 산길을 따라서 물은 곬을 따라 출렁이는 물일 때일수록 스스로 미운줄도 고운줄도 모른다…
60    [시] 아버지 (허창렬)외 4 수 댓글:  조회:2313  추천:9  2014-04-07
[시] 아버지  (허창렬) 아버지는 쩍하시면 아버지 아버지의 이야기를 항상 눈물로 하셨습니다 어머님은 쩍하시면 어머니 어머님의 이야기를 뜨거운 가슴으로 하셨습니다   얼마나 그립고 가슴이 쓰라렸으면 말끝에 피여나던 정성의 하얀 성에 꽃   나는 이제 자식들앞에서 아버님 어머님 이야기를 더는 하지 않으렵니다 목이 메여 더는 할수조차 없습니다   파도에 못을 박고 새벽속에 걸어둔 거울 한장 씩씩한 내 자식의 늠름한 모습에서 눈물로 읽어보는 아버지의 흐뭇한 그 미소 ㅡ   2014년4월6일   [시]어머니(허창렬)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어머님이 없는 이 세상 나는 이제 고아입니다   꽃잎 먹고 배부른 저 살찐 메뚜기처럼 한 가을 풍요로운 들녁 퐁퐁 뛰여다녀도   락엽이 우수수 손짓하는 부름속에서 어머님의 젖냄새 찾아 다시 헤맵니다   오십이 다 되여가도록 아직 철 없는 이 아이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황사에 목구멍이 칼칼한 이런 이런 날이면 ㅡ   어머님이 정성으로 끓여주시던 그 닭곰탕이 너무 너무 그립습니다 오늘도 뼈빠지게 눈굽이 하얀 우리 어머니ㅡ     2014년4월5일 [시]바다(허창렬)      차 한잔 어떠세요 아니면ㅡ 카푸노치?   딱 한번뿐인 인생 멋지게 살고픈데 생각대로 잘 안되네요   이제 내가 고백하면 로미오와 쥴리에의 사랑이 이루어지는건가요?   보르네오, 그리고 갑오징어ㅡ 누렇게 령혼을 드러낸 우리들 갯벌의 아침   [시]바다(허창렬)   맛있는 소리 소라의 껍질 뚫고 종을 굴리는 잔디 물새의 날이 선 목청 시퍼렇게 녹쓴 새벽의 철갑모 꾸욱 눌러 쓰고 방파제에서 엔진이 토설하는 숙녀의 아름다운 아침문을 열듯 말듯 곤혹의 낚시 한입에 덥썩 물고 발밑에서 이리 저리 몸부림치는 바다     [시]바다(黄海) (허창렬)   천군만마의 쌀을 씻고 부옇게 눈을 뜨는 바다   오천년의 력사에 꽁꽁 발목이 묶인 성이 난 황하의 아우성소리   난봉꾼의 사정없는 주먹과 발길질에 창(肠)을 잃고 우왕좌왕 령혼을 찾아 헤매는 돌고레떼   언제나 소중한 우리네 얼굴보다도 입술이 더욱 붉은 발해만(渤海湾)   간조(间潮)때면 어김없이 게그물 찾아들고 해물서리에 나서는 싱거운 사람들
59    절대로 자신을 높게 평가하지 말자 댓글:  조회:2165  추천:3  2014-04-04
절대로 자신을 높게 평가하지 말자      어느 날 저녁, 그녀는 비행장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게 되였다. 탑승시간까지 아직 몇시간째 더 남아있는지라 그녀는 샐러리맨 녀성들을 타깃으로 나온 책 한권과 프랑스과자 한봉지를 사들고 럭셔리하게 잘 꾸며진 레코드숍에서 제일 조용한 곳을 찾아앉아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돌연 그녀는 옆자리에 앉은 한 청년이 아무런 꺼리낌도 없이 두 사람 사이에 놓여있는 자신의 과자를 먹고 있는것을 발견하게 되였다. 어처구니없는 시비에 말려들기 싫어 그녀는 아예 못본척하였다. 마음이 불쾌해진 그녀는 한편으로는 과자를 먹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안경속의 여광을 통하여 옆자리에 앉은 그 청년을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하였다. 놀랍게도 옆자리에 앉은 그 청년역시 가끔 흘러내린 안경을 코등으로 추슬려 올려가면서  그녀와 똑같은 그런 표정이였다. 몹시 성이 난 그녀는 속으로 고 욕설을 퍼부어댔다     그녀가 과자 하나를 집어들때마다 청년도 똑같이 하나씩 집어든다. 마지막 하나 남은 과자를 손에 들고 청년은 잠간 어색하게 씩 웃더니 절반을 툭 끊어 그녀에게 전해주었다. 탑승을 알리는  소리가 스피카에서 울려 퍼지자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않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비행기에 오른후 좌석을 찾아 앉기바쁘게 그녀는 다시 책을 찾아들기 시작하였다. 순간 그녀의 두눈이 휘둥그레졌다. 분명 상점에서 샀던 그 프랑스과자가 고스란히 자신의 가방안에 개봉도 안된채 그대로 들어있었던것이였다. 순간 그녀는 너무나도 황당하고 또한 면구스럽고, 괴로움에 눈물을 주르르 흘리고야 말았다. 절대 남을 함부로 평가하지를 말라. 간혹 당신은 남의 이름을 알고 있을지언정 결국 그의 이야기까지는 아직 모르고 있을 수도 있으며 또한 그가 무엇을 하였는지는 알고 있을지언정 그의 경력은 절대로 더욱 알수조차 없기때문이다.   북경 모모 술집에서 소위 재벌2세와 관료2세 사이에 있은 리얼리티라고 한다. 꽃처럼 예쁜 아가씨들앞에서 희떠웁게 재벌2세가 고 으시대자 관료2세가 비웃으며 그 말이 끝나기도 바쁘게 마침 홀안에 울려퍼지는 가수는 팽려원(彭丽媛), 순간 좌중은 쥐 죽은듯이 까막나라ㅡ 더 재미나는 이야기 하나만 더 보자. 동북지구 모모 부성급령도의 딸이 북경에서 연구생시험에 합격, 기사와 비서진을 거느리고 호호당당하게 상경한 그 령도는 수도경제무역대학 연구생 도사인 정홍교수를 초대, 기어이 정홍교수의 남편까지 그 자리에 합석할것을 요구, 라는 정홍교수의 해석에 그 령도는 격분하여 라고 질책, 핍박에 못이겨 정홍교수가 마지못해 자신의 남편이 라고 대답하자 그 령도는 너무 황공하여 쥐구멍을 찾아헤맸다고 한다. 무지렁이 백성에 비하면 하늘과도 같이 높은 그들에게도 산우에 산이 있고 하늘우에 또 하늘이 있거늘 하물며 한낱 글쟁이에 불과한 우리, 쩍하면 남을 무턱대고 긁어내리고 흠집 내기에 안달이 난 사람들, 혹시 지금 우리는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이제라도 우리들 자신을 정확히 알아갔으면 하는 그런 소박한 바램을 간절히 가져본다 东北地区某副省级领导之女考研究生,此领导携带秘书司机等一行人去北京请女儿报考的导师——首都经贸大学程虹教授出来吃饭,非让程虹把老公也带出来。 程教授说她老公工作很忙,不方便出来。 此领导气愤的说:你老公再忙有我忙吗?我堂堂副省长大老远从东北过来,请他出来吃顿饭是给他面子。 迫于无奈,程虹教授只好说“我老公叫李克强”。……
58    [시]뼈없는 도자기 (허창렬)(외1수) 댓글:  조회:2175  추천:5  2014-04-02
뼈없는 도자기 량반집 소장품도 아닌 뼈 없고 살도 없는 투박한 질그릇 하나 칼끝에 이마가 긁혀 생생히 돋아난 참대꽃 상처 자신을 아침노을에 다시 굽는다 네 몸을 스쳐간 황소는 이젠 몇마리였더냐      농부의 주린배 달래주던 보리밥은 또한 얼마 뼈도 살도 없기에 땅에 묻혀 살아온 지난 300년 진실을 말하는 력사의 산 증거ㅡ 개와 사람, 그리고 흑백의 론리   시간을 랑비한 죄 젊음을 흥청망청 허송세월한 죄 손발이 통통 부르튼 어머님이 돌돌 말고 또 말아 얇고 길쭉하게 똑똑 짜른 칼국수마저 먹다가 도람통에 쏟아버린 죄   따스한 봄날 해볕을 심드렁하게 외면한 죄      물을 물쓰듯이 그냥 바깥으로 흘려본낸 죄 미운 사람 고운 사람 골라가며 실실 웃어준 죄 나는 죄인- 나도 이제는 개처럼 살고싶다   자고싶으면 자고 먹고싶으면 먹고 하고싶으면 또 하고 개는 나를 부려워 하고 나는 개가 더욱 부렵고   내가 사는 나의 이 세상은 살판인지 죽을판인지 이제는 눈코 뜰사이조차 없어 가슴에 딱딱하게 와 맺히는 컹 ㅡ컹 ㅡ 이웃집 개 짖는 소리…
57    [시]사랑 1(허창렬)(외1수) 댓글:  조회:2404  추천:8  2014-03-30
사랑 1(외1수)  콩ㅡ콩 절주 있게 뛰ㅡ고 또 뛰다가 쿵ㅡ쿵 박력 있게 뛰ㅡ고 또 뛰다가 쿵ㅡ쾅 활력 차게 뛰ㅡ고 또 뛰다가 가끔 내 좁은 가슴속에서 두서없이 널뛰기하는 붉은 심장마저 부끄러운 그런 날이 있다 눈먼 세월을 미친듯이 덩 달아서 쫓고 또 쫓다가 어느사이 가을의 문턱을 넘어서서 조심스레 이른 새벽 푸른 종소리에 턱걸이하는 내 심장   하나의 심장에는 하나의 강물이 출렁거린다 하나의 심장에는 하나의 감동이 끓어번진다 하나의 심장에는 하나의 행복이 넘쳐흐른다 하나의 심장에는 하나의 거울이 반짝거린다 아직 마음이 알콩달 황홀다는것은 아직 우리들의 열정이 새파랗게 살아서 숨 쉬고 있기때문이다 아직 우리들의 열정이 새파랗게 살아서 숨쉬고 있다는것은 아직 우리들의 마음이 젊고 싱싱하기때문이다 아직 우리들의 마음이 젊고 싱싱하다는것은 아직 우리들의 마음이 바다보다 더 넓고 깊다는 것이다 아직 우리들의 마음이 바다보다 더 넓고 깊다는것은 아직 우리들의 하늘이 파아랗기때문이다 사랑은 이제 더는 기다림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지 예고도 없이 문득 다시 찾아 오는것이리라…      사랑 2   사랑은 일찍 계산부터 끝마치고나서 레스토랑의 쏘파에 단둘이 마주앉아 그렇게 찔금찔금 마시고 마시다가 스탠드바에 다시금 소중히 맡길수 있는 양주가 아니라 언제 어디에서나 구속도 없이  정을 주고 정을 받으며 기쁠때에도 한ㅡ잔 슬플때에도 한ㅡ잔 외로울때에도 한잔 그리울때 또 한잔 그렇게 무랍없이 허물없이 너도 나도 이 세상 시름 다 잊고 꿀꺽 삼킬수 있는 칼칼한 알칼리성 소주다 술 한잔에 시 한수ㅡ 술 한잔에 사랑 하나 ㅡ   사랑은 그렇게 멀리 있는것도 아나라 익숙하고 가까운 우리들 지척에 있는것 우리네 멋과 우리네 정서와 우리네 전통과 우리네 추구와 가장 진실하고 가장 절실하고 가장 황홀하고 가장 슬프고 가장 가슴이 아플때에야 비로소 더욱 이쁘다 사랑은 타령이 아니라 민요다 사랑은 민요가 아니라 랩이다 사랑은 랩이 아니라 류행가이다 사랑은 네박자가 아니라 오직 두박자 쿵ㅡ쾅ㅡ오늘도 심장이 두서없이 널뛰기 하고있다…
56    법고현에 들려 댓글:  조회:1992  추천:4  2014-03-29
법고현에 들려 ㅡ와룡산기슭에서ㅡ   200년 뼈와 살의 력사가 하얀 도자기 향기로 다시 무르익는 곳 재호《财湖》의 달은 수심이 깊고 와룡산기슭의 갈숲은 눈물로 컸구나   여기서 천군만마 이끌고 검푸른 료하 건너 료동성으로 진격해갔을 야률아보기ㅡ 그때 서슬푸른 장검은 어디에 두고 어느 하늘아래 어느 언덕 어느곳에 무주고혼이 되였는가   왕릉은 파헤쳐져 더없이 흉물스럽고 이름마저 없는 고분마다 한숨이 절로 나는데 탑은 쌓아 무엇하며 후세에 전하지도 못할 승전고는 왜 울렸느냐?   보라ㅡ저기 삼천리강산의 아직 싱싱한 아침을 보라ㅡ저기 강감찬장군의 그 찬란한 미소를 씨족잃은 력사 소천후의 가슴 찢어지는 통곡이련가 찬비속에 개나리 바람에 깊숙히 고개를 숙이는데   문득 떠오르는 서산대사 시 한구절 ㅡ천만도성은 개미굴같고 영웅이라 자처하는 자 해파리같구나ㅡ                2012년9월9일
55    [시] 무제(허창렬) 댓글:  조회:1948  추천:5  2014-03-28
무제    손ㅡ이 발바닥이다 얼굴이 발바닥이다   품행이 발바닥 같고 언행이 더욱 발바닥이다   발바닥같은 인생을 그 무슨 기치인양 높이 쳐들고   도사(导师)인지 도사(道士)인지도 모를 이상한 인간들이 이상한 주문을 숭얼숭얼 외우며   날마다 밤마다 초불시위를 한다   처음에는 강아지가 그 뒤를 졸졸 뒤 따른다 다음에는 고양이 촐싹촐싹 그 뒤 따른다   다음에는 류행에 게으른 황소가 체한 세월을 되새김질하며 하품을 하고   맨끝에서 하느님이 하도 어이가 없어 혼자 껄껄껄 웃으신다   공자 가라사대ㅡ      무제 2   넝마 줏던 아침이 말씀이 잦은 어느 점심나절 입에서 침 튕기는줄도 모르는 그윽한 칭찬의 그 엄청난 무게에 눌리워 반나절 혼자 끙끙 속을 앓다가 마침내 메아리가 줄쳐오는 어느 에메랄드 저녁 이상하리만치 인기척 하나 없는 부활의 산기슭에서 가슴을 부여잡고 천천히 각혈을 시작한다   어느새 텅 비여버린 환상의 새 무덤속에는 누군가 노래 부르듯이 자꾸 내 이름을 부르는 목탁소리에 무쇠채찍에 칭칭 감기는 한오리의 긴 휘파람소리- 살점들이 뚝뚝 뜯기여 나간다 위대한 탄생과 위대한 죽음ㅡ 이제 나는 죽기 위해 더욱 악착같이 인간답게 살아야 하리   제목도 표절도 없이 인생은 날에 날마다 물에 물을 탄것처럼 슴슴한것만 같아도 밤이면 무수한 별들이 또다시 누군가의 눈이 되여 깜빡거린다 등잔불밑은 아직 어둡다     이런 날은 아무리 골라 보아도 내 삶의 무게는 아무런 제목조차 없다  
54    [시]나팔꽃(허창렬) 댓글:  조회:2364  추천:12  2014-03-26
  [시]나팔꽃(허창렬) 무거운 짐 머리에 이고 당신은 오늘도 먼길을 떠납니다 락엽이 우수수 발목 잠글때 나는 어두커니 바자굽에 기대 섭니다 눈이 시리옵니다 등에 젖은 소금을 톡톡 뿌려봅니다 손발이 가려워 저절로 소름이 쫘악 끼칩니다 우리들에게 남은 행복이란 언제나 이렇게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놓이는 단념의 련서 한장 그렇게 고뿔에 신열이 쌓여가듯이 자꾸만 커져만 가는 생명의 우수 람루한 내 삶의 초라한 한구석을 비오듯이 주저하며 당신은 오늘도 한마리의 벌레 울음소리로 나를 또 울립니다 나에게 있어 당신은 끝없이 밀려오는 저 먹장구름입니다. 그러나 당신과 함께 받들여야 할 또 하루 하루의 하늘  이제는 찢어진 흰 셔츠를 깁기엔 바늘마저 없습니다  돌아오세요 고향으로  철이의 울음이 눈물로 녹아있습니다
53    [시] 세 사람의 세계(허창렬) 외 2 수 댓글:  조회:2606  추천:9  2014-03-25
 [시] 세 사람의 세계(허창렬)  외 2 수   설거지에 젖은 손 대충 앞치마에 쓰ㅡ윽ㅡ 문지르고나서 녀자는 성스러운 신도가 경전을 읽듯이 빨깍거리는 지페 한무데기를 앞에 놓고 한장 또 한장씩 번져가며 너무 행복해 보였다 커다랗고 고운 두눈에서는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이 아우성치며 저도몰래 여기저기로 뚝뚝 뛰여다니고 있다   남자는 꺼무룩히 베란다에 홀로 서서 벌써 몇가치째 애꿎은 담배만 풀썩풀썩 태우고 있다 떫고 매캐한 연기속에서는 헤밍웨이 마크트원 디켄즈의 눈부신 환영들이 잠간씩 나타나 두 손을 너풀거리다가 바람속에 허무하게 티끌처럼 사라져버린다   널직한 쏘파에 한마리 개구리 되여 폴짝 뛰여 오른 아이는 티비마저 켜놓은채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게임에 다시 푹 빠져 든다 개그맨들의 령수증마저 없는 속이 텅 빈 웃음들이 잠시 집안을 꽉 메운다   하늘에는 빨갛고 노랗고 하얀 구름이 서로  손에 손을 잡고 원이 되여 빙빙 잘도 어울려 돌아가다가 어느새 어둠속에 슬쩍 모습을 감춰 버린다…  [시]혈(血) 2(허창렬)   목마른 버섯이 재채기한다 연거퍼 창문쪽을 마주앉아 콧물을 훌쩍거린다 파노라미쳐가는 감기 몸살인것이 분명하다 대학로에서 소문을 듣고 총대바지 입은 바람이 쏜살같이 달려온다 적청황록남자, 현기증이 난데없이 야료를 부린다 열두개의 심방에서 마른 우물이 더욱 깊은 뿌리를 내린다 자의의 터밭에 싱싱한 상추와 풋풋한 고추를 심어놓고 타의의 십자길엔 대문을 세워 싯누런 대못을 쾅쾅 박아놓는다 디켄즈의 시계줄엔 오늘도 시간이 따로 표시되여 있질 않다 보지도 말것, 듣지도 말것, 이상한 흥분에 고개도 끄떡이지 말것- 나는 나의 무덤을 더욱 깊숙히 판다 하우종일 무덤속에 반듯이 누워 하늘의 뭇별들을 가슴으로 다시 세여본다 발가락까지 세여봐야 결국 몇가지 되지도 않는 삶의 리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코 막고 답답한 일의 련속일뿐 나는 자유로에서 테헤란로쪽으로 다시 터벅터벅 하이에나와도 같이 걸어간다 해빛이 무참하게 나의 발톱에 뚝뚝 쏟아진다 순간 피가 우뚝우뚝 일어서고 있다 밟으면 딱딱한 유리처럼 파삭파삭 깨여진다 파스켈로 손끝에 들려있는 빨간 저녁노을 한송이ㅡ       2014년3월24일     [시]혈(血) 3(허창렬)   이 세상에 절대의 강자가 없듯이 절대의 승자도 없다 순종의 밥그릇은 이미 깨여진 그림 한쪼각 누워서 황제가 황제를 알현하기다 또 누가 알랴 거꾸로 흐르는 은하수의 맑은 피에 몰듐이며 나트륨이 헤염칠지 안개는 이제 존재의 의미면 그냥 족하다 좋고 그름도 우리들의 곁을 떠나버리면 언제나 저절로 라태해지는 일ㅡ 맑스는 푸른 피 예수는 하얀 피 언제 부처님만이 빨간 피로 이 세상을 노래 불렀던가? 그 김치에 그 깎두기ㅡ 그냥 허름한 삿갓을 쓴 이면 나는 이제 너무 족하다 혈(血)이 혈(血)을 만나 마침내 혈(穴)을 이룬 강물 드림에 드럼 타고 출렁이는 작은 몸뚱이들 그렇게 등곬에서 부서지는 또 하나의 커다란 아쉬움 하나 맘씨 곱고 너무 착하신 이모 이제부터 나를 부를양이면 교포도 동포도 아닌 돌멩이라고만 불러주오 그것도 싫증이나면 썪돌에 다시 칼을 갈듯 마침내 중국조선족이라 불러주세요 황진이와 서경덕 어혈진 가슴에서 그래도 사품치며 흐르는 빨간 피ㅡ
52    [시]혈(血)(허창렬) 외 3 수 댓글:  조회:2266  추천:7  2014-03-24
  [시]혈(血)(허창렬) 외 3 수   드디여 혈(血)이 혈(血)을 만나 루(漏)의 강물을 이룬다 사품치는 분노, 녹있는 쇠파이프ㅡ   잠겨있는 자물쇠를 파도가 하품하며 그렇게 쳐다보고 있다 안타깝게 소리치다 못해 더욱 고독해져가는 개 주인이 없는 빈방에서 한판 더 요란스레 수다 떠는 바퀴벌레떼 빈대의 낡은 속사정만큼 궁색해진 그들의 속셈을 이제는 아무도 알수가 없다 영웅의 발자국을 너무 쉽게 노래 부른다 경이로운 팬티속에서 불끈거리는 남성의 힘 자음과 모음이 삐꺽대며 헤픈 녀자의 속살을 아프게 희롱한다   밤은 그래도 박수 칠때 조용히 떠난다   률(律)과 룰(韵),그리고 혈(血)과 혈(穴)의 루(漏)ㅡ   [시]독(허창렬)   아편은 가라 망각의 늪에서 령혼의 창문을 찾아 노크하는 빨간 풍선 소망의 단단한 반지안에 반짝이는 까만 숲 불쑥 내 어깨를 딛고 올라 서는 파도의 굵직한 체험, 목이 긴 유리잔에서 사치스러운 뱀이 긴 혀를 날름거리며 놀란 커피의 가슴을 다시 식히고 있다 달이 먼저 벌겋게 독을 쓰며 얼굴을 붉힌다 별들이 중독되여 댄스의 밤무대에서 비틀비틀거린다 참새의 옆꾸리마다 흘러나오는 신음소리 위대한 삶의 수맥을 찾아 어지러운 현기증이 어마어마한 손놀림으로 가을의 허름한 문풍지를 억새풀로 힘차게 잡아두드리고 있다 유령의 밝은 귀속에서 나의 꿈마저 사정없이 도굴한 자여 너의 이상한 환각마저 거꾸로 비추는 거대한 호수여 천사의 기진한 넋이 부르짖는 저 행군의 긴 나팔소리에 그때-야 천천히 대문을 열고 반쪽 얼굴을 내미는 에필로그 맨살의 링크마저 말끔히 잊고 컴퓨터 창을 누르면 부처님 관속에서 파란 린불을 뒤집어쓴 허다한 도깨비들이                        내 방에서 뚝뚝 뛰여 다닌다   2014년3월22일     [시]장마속의 거울 그리고 달빛속의 녀인(허창렬)       녀자는 우산속에서 다시금 거울을 꺼내든다 어둠이 그녀의 풍만한 몸을 뒤에서 꼬옥 감싸안고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아주 천천히 더욱 천천히 흐물쩍 흐물쩍 맛있게 삼켜버린다 가끔 희읍스레한 가로등불빛이 거울속의 그녀의 빨간 입술마저 임자없는 산기슭의 앵두 삼키듯이 한입에 냉큼냉큼 삼켜버린다 장마비는 눈물이 아닌 그녀의 쯥쯔레한 살냄새에 아예 환장해 못살겠다는듯이 기를 쓰고 온몸에 찰싹 달라붙는다 파도치던 머리카락이 어느새 얌전한 고양이처럼 그녀의 두볼에 착 기대여 서있고 볼품없이 자그마한 도시가 그녀의 가녀린 등에 업혀 천천히 아주 또 천천히 앞으로 미끌어져 가고 있다     철해의 바람은 녹스른 칼날이다. 비행장을 나서며 호주머니에 깊숙히 간직한 캔커피가 그래도 따뜻한 내 심장을 위로로 어루만져준다 풀 한포기조차 보이지않는 시커먼 민둥산ㅡ 나는 이제 이 세상에서 버려진 진짜 고아다 지구인이 아닌 화성인이다 누릿한 양고기냄새와 이상한 조미료 냄새를 싯누런 이발사이로 물씬물씬 풍기며 장족택시기사는 무엇이 그리도 신났는지 저 혼자 계속 알아듣지도 못할 말을  중얼중얼거린다 지그시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겨본다 불쑥 부처님의 손발이 보이다가 화면이 바뀌면서 이상한 녀인이 내 눈앞에서 빙그레 웃는다     아주 작은 려관방이다. 댕그랗게 삐걱거리는 침대우에 놓여진 털담요 하나 속이 울렁울렁거린다 그제야 그녀는 안도의 숨을 훌훌 내쉰다 2014년3월20일     2014년3월23일  [시]아버지(허창렬)   이제 마지막 남은 담배 한가치 태우지 않기로 했다 살아 생전 내 손으로 담배 한갑 사드린적 없는 아버님께 코끝이 찡한 그런 향으로 지펴 올리기로 결심을 했다   얼마나 가슴이 쓰리고 아팠으면 그 굵직한 엽초로 한생을 고스란히 그렇게 다 태우셨을가? 얼마나 손발이 시리고 또 안타까웠으면 고토리만큼한 대통 그 조그마한 온기에 온몸을 기대고 외롭게 살아오셨을까?   손벽치면 꺼이꺼이 먼지같이 일어서는 나의 긴 그림자 속까지 하얀 청명이면 비를 찾아 뿌리 내리는 날개젓는 은방울꽃 당신은 오늘도 퇴마루에서 홀로 장기를 두고 계십니까?   생각을 줏다가 줄 끊어진 퉁소소리 한가닥 아픔은 아무것도 말하려 하지 않는것이 아니다 귓가에서 침묵의 함성이 항상 종소리로 메아리치고있을뿐이다…     2014년3월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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