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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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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이미지
2019년 01월 14일 16시 41분  조회:1234  추천:0  작성자: 강려
1. 詩의 이미지 
 
 
이미지(Image)는 원래 영화에서 나온 말로 映像․心象․寫像 등의 여러 가지 말로써 표현된다. 
시의 언어는 음악성과 회화성을 갖고 있는데 회화성을 이미지라고 한다. 영국의 시인 루이스(Lewis, Cecil Day)도 이미지를 가리켜 ꡒ시어에 의한 회화적 표상ꡓ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시적 이미지는 문맥 속에 인간의 정서를 저류로 가진 어느 정도 은유적인 언어를 사용한 다소의 감각적인 회화이다. 라고 정의하고 있다. 종래의 시가 창조가 아닌 재현이었음에 비하여 현대시는 창조이지 재현은 아니다. 그러므로 시에서 강조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성이요, 독창성이었다. 따라서 시는 객관적 대상을 이미지에 의하여 재현하는 것, 흉내내는것, 복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국화꽃 한 송이를 사람이 눈으로 보았으면, 마음속에 그 꽃의 이미지, 즉 象이 寫像된다. 
시적 이미지들은 존재하는 대상을 전달하기 위한 수식적 형식이었다. 현대시의 이미지는 서로 모순되거나 이질적 정서 또는 관념들의 텐션에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가령 엘리어트가 ꡒ4월은 잔인한 달ꡓ이라고 표현했을 경우 우리는 언뜻 여기서 ꡐ탄생과 죽음ꡑ, ꡐ정열과 이성ꡑ 등의 서로 대립된 관념과 정서들의 텐션을 보게 된다. 그리하여 실체 그 자체가 아니라, 실체의 모방으로 나타난다. 이미지를 말의 흐림(Word Picture)이라 했을 때, 그 의미는 대상을 재현하되 색채와 선에 의해서가 아니라, 말에 의해서라는 것이다. 철학자들의 ꡐ정신ꡑ은 곧 ꡐ언어ꡑ라는 생각은 바로 언어가 실재를 형성한다는 말이 된다. 언어에 의한 이미지의 실체화에는 비유적 방법과 상징적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예를 들자면 엘리어트의 ꡒ나는 내 생애를 커피 스푼으로 되질하였네ꡓ라는「프루프록의 연가」의 일절은 생의 일상적 반복을 뜻하는 내용으로서 그 자신이 말하는 ꡐ객관적 상관물ꡑ에 의한 시적 이미지 형식인 것이다. 
이미지를 감각, 혹은 지각적 체험을 지적으로 재생하는 인식수단으로 보는 웰렉과 웨린(Wellek & Warren)은 이미지의 유형을 다음과 같이 나누고 있다. 
시각적 이미지․청각적 이미지․미각적 이미지․후각적 이미지․근육감각적 이미지․색채적 이미지․역동적 이미지․공감각적 이미지 등으로 구분했다. 이 밖에도 프라이(Frye, Northmp)는 예시적 이미지와 악마적 이미지 그리고 유추적 이미지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한편 이미지는 육체적 지각을 통하여 산출되는 경우와 육체적 지각을 통하지 않고 산출되는 경우로 나누어 고찰될 수 있다. 
이것을 바꿔 말하면 전자는 지각과 관계되고 후자는 상상력이나 환상과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각과 관계가 되든 상상력이나 환상과 관계되든 간에 이미지는 모두 정신 속에 기록되는 감각적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미지라는 말과 이미져리라는 말이 쓰이는데 이는 개념의 혼란을 야기한다. 이미지는 去時的으로도 사용되고 未時的으로도 쓰인다. 이미져리(Imagery)란 말은 언어에 의해 정신 속에 생산되는 이미지들을 말한다. 이미지와 이미져리라는 말이 함께 사용되나 이미져리는 개별적 이미지들의 집합이라는 측면에서 이미지보다 훨씬 개념적으로 분명 해진다. 
 
여기서는 일반성 있게 편의상 이미지라는 용어를 통일해서 쓰기로 한다. 이미지에는 대체로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는 경우가 있다. ①정신적 이미지 ②비유적 이미지 ③상징적 이미지 등이다. 
정신적 이미지는 시를 대할 때, 오로지 독자의 정신에 야기되는 감각적 경험만을 강조한다. 표현에 있어서도 축어적 방법이나 비유적 방법인가를 분별하지 않으며 때로는 축어적으로, 때로는 비유적으로 그리고 더러는 두 가지 개념이 동시에 사용된다. 
정신적 이미지를 많은 심리학자들은 몇 가지 유형으로 다시 분류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앞에서 말한 웰렉과 웨렌(Wellek & Warren)의 유형과 거의 비슷하다. 곧 ①시각적 ②청각적 ③후각적 ④미각적 ⑤촉각적 ⑥기관적 ⑦근육감각적 이미지 등이다. 
그 예시를 들면 다음과 같다. 
 
① 시각적 이미지의 경우 
 
향료를 뿌린 듯 곱다란 노을 위에 
전신주 하나하나 기울어지고 
먼 고가선 위에 밤이 켜진다. 
 
구름은 보라빛 색지 위에 
마구 칠한 한 다발 장미 
 
목장의 깃발도 능금나무도 
불면 꺼질듯이 외로운 들길 
- 김광균 「뎃상에서」 에서- 
 
여기서 시각적 이미지를 볼 수 있다. 향료를 뿌린 것처럼 고운 노을/과 같은 시각적 이미지는 물론/구름=장미/와 같은 은유며. 보라빛 색지 위에/마구 칠한 /것과 같은 시각적 심상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ꡐ목장ꡑ의 ꡐ깃발ꡑ, ꡐ능금나무ꡑ와 같은 실재하는 사물의 시각을 통하여 ꡐ들길ꡑ 의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② 청각적 이미지의 경우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서 곱게 풍화 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보며 
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세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 게다. 
 
가자 가자 
쫓기 우는 사람처럼 가자 
배골 물래 
아름다움 또 다른 고향에 가자. 
- 윤동주 「또 다른 고향전문」 전문 - 
 
이 시에서 소리처럼 부는 바람/ 눈물짓는 것/ 백골이 우는 것/ 내가 우는 것/과 그리고 어둠을 짖는 개처럼 이 시는 나와 혼 백골의/ 울음소리/와 개의/ 어둠을 짖는 소리/의 청각적 심상에 의하여 정조 되어있다. 청각적 이미지 즉 울음소리와 개 짖는 소리로 전체가 상징적 분위기를 이루고 있다. 이 밖에도 자연의 소리를 묘사하거나 의성․의음 등으로 나타내는 방법도 있다.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 - ㄹ 닐니리 
 
- 한하운 「보리피리」에서 - 
 
이 시에서는 소리의 상징으로 리듬을 살려 음악성을 높이고 있다. 
 
③ 후각적 이미지의 경우 
 
내 가슴속에 가늘한 내음 
애끈히 떠도는 내음 
저녁 해 고요히 지는 제 
머 ㄴ 山 허리에 슬리는 보랏빛 
 
오 그 수심 뜬 보랏빛 
내가 잃은 마음의 그림자 
한 이틀 정열에 뚝뚝 떨어진 모란의 
깃든 향취가 이 가슴 놓고 갔을 줄이야 
- 김영랑 「가늘한 내음」에서 - 
 
여기서 가늘한 내음/과 떠도는 내음/은 깃든 향취와 동질적인 것으로 모란의 내음을 후각적 이미지로 형성하고 있다. 
 
④ 미각적 이미지의 경우 
 
소년이었던 나는 
담배에 입맛을 붙여 
숨어 피우던 그 쌉쏘름한 담배 맛을 
시방도 아예 잊을 길이 없다. 
- 신석정 「오는 팔월에도」에서 - 
 
이 시에 ꡐ쌉쏘름한ꡑ과 같은 관형어가 미각적 이미지로 나타났는데, 대개의 경우 달디단, 쓰디쓴, 시디신 둥과 같이 표현되고 있다. 
 
⑤ 촉각적 이미지의 경우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아른거린다. 
열없이 붙어 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타닥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 나가고 밀려와 부딪치고 
물 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흘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아아, 늬는 산새처럼 날아갔구나 
- 정지용 「유리창」에서- 
 
이 시에서 촉각적 이미지를 볼 수 있는데 그것은 熱, 令 등의 감각을 표상한다. 더 좀 자세한 분석적 해설을 정한모에게서 들어보기로 한다. 
 
유리창이라는 시각․청각․촉각적 연상의 복합적 이미지를 가진 소재를 시적 오브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선 이 시는 성공적이다. 
유리창에/ 차고라는 촉감과 슬픈 것이라는 시적 정서와/ 어른거린다/는 시각이 화합하여/ 시 전체의 분위기를 형성하며, 여기에 다시/입김을 흐리운다/는 촉감적인 모호한 슬픔의 심상을 결합하고 아울러 생명의 발돋움처럼/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라는 사건의 역동적 이미지를 부가하여 시의 전체적 結構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지우고 보고/새까만 밤이 밀려오고/와 같은 시각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조형하고 다시/물먹은 별이라는 다감각적 이미지의 시어가/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라는 多重的 감각으로/ 인각되어 시의 영역을 확대 심화하고 있다. 아울러/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다/는 상황과 사건 그리고 대상을/ 외로운 황홀한 심사/라는 多感的 정서와 결합시켜 객관적 상관물에 의한 시의 총체적 정서효과를 완결하고 있는 것이다. 
 
⑥ 기관적 이미지의 경우 
 
한밤에 불 꺼진 재와 같이 
나의 정열이 두 눈을 감고 잠잠할 
나는 조선의 한없는 맥박을 짚어 보노라. 
나는 임의 모세관, 그의 맥박이로다. 
 
이윽고 새벽이 되어, 휜한 동녘 하늘 밑에서 
나의 희망과 용기가 두 팔을 뽐낼 때면 
나는 조선의 소생된 긴 한숨을 듣노라 
나는 임의 기관이요, 그의 숨결이로다. 
- 梁柱東 「조선의 脈搏」에서 - 
 
석유 먹은 듯… 석유 먹은 듯… 가쁜 숨결이야 
- 徐廷柱 「花蛇」에서 - 
 
이 두시에서 보는 바 ꡐ맥박ꡑ, ꡐ모세관ꡑ, ꡐ기관ꡑ 그리고 ꡐ가쁜 숨결ꡑ 같은 것이 기관적 이미지다. 기관적 이미지는 대체로 고통, 맥박, 호흡, 소화 등의 감각을 표상 한다. 따라서 흐느끼는, 할딱이는, 답답한, 숨이 차는 따위의 관형어에 조응한다. 
 
⑦ 근육감각적 이미지의 경우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 조차 흘리고 싶다. 
- 김종길 「성탄제」 에서 - 
 
이 시에서 ꡐ쥐어ꡑ 나 ꡐ발목이 시도록ꡑ과 같은 근육감각적 이미지를 느낀다. 근육 감각적 이미지는 근육의 긴장과 움직임을 표상 한다. 
이러한 이미지의 유형들이 詩 해석에 다음과 같은 도움을 준다고 이승훈은 말하고 있다. 
-이기반
 
 
 
 
첫째로 기호의 보편성을 강화한다. 모든 시인들은 상이한 유형의 감각적 능력을 지니며, 따라서 우리는 그들의 상이한 감각적 능력을 체험함으로써 우리들의 기호의 편협성을 극복할 수 있다. 둘째로 시인의 상상력을 이해하는 하나의 색인이 된다. 이를테면 김광균은 시각적 이미지를, 김영랑은 청각적 이미지를 지향한다는 점은 두 시인이 성취한 상상력의 세계를 기술함에 있어 하나의 중요한 열쇠가 된다. 셋째로 교육적으로 유용하다. 교사나 비평가는 시의 이러한 양상을 강조함으로써 보다 훌륭한 독서 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 
 
라고 했는데 또 한편으로는 문학 논의에 있어서는 이미지에 있어서 몇 가지 약점을 지적하고 있기도 하다. 그 첫째는 이미지 창조력이 시인들마다 다르듯이 독자 혹은 비평가의 이미지 창조가 다르다. 그러므로 시에 대한 상대주의적 해석이 나타난다. 둘째는 시의 감상에 있어 정신적 이미지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실제로 시에서 맛볼 수 있는 즐거움과 시가 구현하는 의미에서 멀어진다. 셋째는 이미지의 감각적 특질만 강조함으로써 시의 문맥 속에 놓이는 그 이미지의 기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게 된다는 것 등이다. 
스켈튼(Skelton Robin)이 지적한 바대로 시의 이미지에 있어서 세 가지 기능은 상징, 은유, 직유이다. 이 세 가지가 상호 종합적인 양식으로 기능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비유적 이미지는 비유적 양식으로서의 이미지들을 말하는데 대체로 두 가지 견해가 있다. 첫째는 전통적 수사학자들의 견해와 둘째는 이것을 극복하는 신비평가들의 견해가 그것이다. 수사학자들의 견해는 문면과 문리, 혹은 매체와 취의를 기준으로 하여 제유법, 환유법, 직유법, 은유법, 의인법, 만화법, 상징법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모든 비유법 이론의 핵심은 문명과 문리의 관계, 혹은 매재(媒材)와 취의(取意)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제유법이나 환유법은 문면과 문리 관계가 種과 類, 원인과 결과 같은 일종의 접촉성에 기초를 두며 그 외의 것은 ꡐ비상사성 속의 상사성ꡑ에 기초를 두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서로 다른 즉 상이한 두 사물을을 병치함으로써 과학적 인식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세계의 진리를 시가 통찰할 수 있다는 인식론적 의의가 신비평가들에 의해 진술되기도 했다. 여기서 예시를 들어 설명해 보기로 하자. 
 
① 두 사물이 모두 이미지인 경우 
 
구름은 
보라빛 색지 위에 
마구 칠한 한 다발 장미 
 
ꡐ구름ꡑ을 ꡐ장미ꡑ로 은유한 시각적 심상은 두 사물이 모두 이미지로 나타나 있으며 원관념과 보조관념이 확연하게 나타나 있다. 
 
② 두 사물이 감정들이거나 관념들인 경우 
 
사랑하는 나의 하느님 당신은 
늙은 悲哀다 
푸줏간에 걸린 커다란 살점이다 
시인 릴케가 만난 
슬라브 여자의 마음속에 갈앉은 
놋쇠 항아리다 
- 김춘수 「나의 하느님」에서 - 
 
이 시에서 시인의 강렬한 의식을 통한 관념의 세계를 볼 수 있다. 
 
③ 취의는 이미지요 매재는 감정이나 관념인 경우 
 
空間을 
조용히 흔드는 
종소리 
너 향기로운 
果實이여! 
- 조지훈 「梵鐘」에서 - 
 
이 시에서는 ꡐ종소리ꡑ가 매재로서 관념적이라면 ꡐ과실ꡑ은 취의로서의 이미지로 나타난다. 
 
④ 취의는 감정이나 관념이며 매재는 이미지인 경우 
 
잣나무와 잣나무 
사이로 보이는 깊은 산협에 
단풍이 
타는 듯 붉은 단풍이 고웁고 
- 장만영 「만추」에서 - 
 
ꡐ단풍ꡑ이 매재요 ꡐ고웁고ꡑ는 취의이다. 여기서 매재는 이미지이지만 취의는 감정이요 관념으로 나타난다. 
사물과 사물이 서로 만남에 있어서는 형이상학적 명제로 수용된다. 과학적 진술이나 산문의 진술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인식의 양식, 이해의 양식으로 비유적 이미지가 드러나며, 이때 논의의 핵은 은유가 된다. 
신비평가들은 인간이 본질적으로 지니는 동일화에의 욕망 때문에 비유어가 존재한다고 본다. 현대는 과학의 시대이기 때문에 통합된 감수성의 세계가 시이며 통합된 감수성은 과학의 세계가 노출하는 비인간적이고 추상적인 측면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된다. 훌륭한 시는 시적 상상력을 수단으로 체험의 전체성을 노린다. 체념의 전체성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는 능력이 은유적 인식능력이다. 시적 이미지는 시의 주제와 조화되어야 하며 아울러 신선하면서도 독창적이며 감각적 체험을 재생시킬 수 있고 비유법이나 기타 상징법 등과 역동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 
상징적 이미지는 논의의 기본 가정이 반복과 회귀이다. 대체로 반복과 회귀의 양상은 이미지들로 나타나지만, 때로는 이미지가 아닌 낱말들의 유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현대시가 노래하는 시로부터 탈피하여 읽고 생각하는 시로 매력의 초점이 移行된 것은 현대시가 이미지 중심으로 전환했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이미지스트인 에즈라 파운드(Ezra Pound)가 말했듯이 이미지는 융용 상태에 있는 관념의 소용돌이 또는 덩어리이며 따라서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또한 이미지란 지적․정적 복합체(Complex)를 일순간에 제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적․정적 복합체이며 융용 상태에 있는 에너지를 지닌 소용돌이 같은 것이 이미지라는 것이다. 우리는 지와 정의 표현을 언어를 통해서 하게 된다. 그런데 언어로써는 완전히 풀이하기 어려운 마음의 상태를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이미지의 효과이기도 하다. 
그 방법의 하나인 상징적 이미지는 은유처럼 서로 다른 사이의 비슷한 성질 위에 성립되는 것이 아니다. 가령 태극기가 우리 나라를 상징하고, 십자가가 기독교를 상징하듯이 형식에 있어서는 은유와 비슷한 데가 있다. 그러나 은유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태극기가 우리 나라와 유사한 점은 없으면서도 그것이 우리 나라를 상징하는 것은 국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십자가가 기독교가 되는 것은 그리스도가 그 위에 못 박혔다고 해서 그렇게 상징된 것이다. 어떤 하나의 사실이 반복과 회귀에 의해서 이미지로 성립되기도 하지만 상징은 엄격하게 말해서 이미지는 아니다. 이미지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고 본다. 
시에 있어서 상징은 전통적이거나 개인적으로 미리 정해진 것과 그리고 시의 문맥 중에서 비로소 정해지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ꡐ비둘기ꡑ가 ꡐ평화ꡑ를 ꡐ무궁화ꡑ가 ꡐ우리 나라ꡑ를 상징하는 것은 전자의 경우요, ꡐ하늘ꡑ이 ꡐ자기만의 높은 이상의 세계ꡑ, ꡐ어느 시에서의 문맥상으로ꡑ라면 이는 후자에 속한다. 그런데 전자도 후자도 다 함께 나타내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 예시로 윤동주의 시 「십자가」에서 그 첫 연만을 들어본다. 
 
쫓아오는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십자가는 전통적으로 상징화되어 있지만, 이 시에서는 문맥에 의해서 의미가 특수화되어 있다. ꡒ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ꡓ에서 시인 자신이 도달하기 어려움을 느끼면서도 동경하여 마지않는 종교적 또는 도덕적 생활의 목표를 상징하고 있다. 
이미지는 현대시의 대명사라고 부를 만큼 시에 있어서 강조되어 왔다. 따라서 그 기능도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앞에서 정신현상으로서의 이미지, 언어현상으로서의 이미지, 상징현상으로서의 이미지에 대하여 언급했지만, 그러한 이미지들이 시에서 어떠한 기능을 가질 것인가? 이것이 논의의 초점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이미지가 시를 형성하는 다른 요소들과 잘 조화되고 종합되는 가운데 시의 성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미지는 시의 율격, 음율, 리듬, 문체, 문법의 체계, 시점, 압축방식과 확대 방식, 선택과 생략의 방법, 인물, 행동, 사상의 양상들과 적절히 통합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스켈톤(Skelton Robin)이 말한 이미지의 세 가지 기능은 상징․은유․직유라고 했다. 이것도 역시 호존 하는 것이며 시의 형성은 이미 삼자를 포괄하여야하며 삼자의 관계로 하여 시의 이해는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지의 기능은 
 
첫째로 이미져리는 詩속의 화자가 말하고 있는 제재(Subject)를 지시한다. 화자가 詩 속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 이미져리이며, 그것은 화자의 앞에 현전하 거나, 뒤에서 회상된다. 전경과 후경으로 나타나는 일체의 인간, 대상, 장소, 행동 사건들이 모두 제재가 된다. 둘째로 제재는 그러나 축어적 이미져리에서 비 유적 혹은 상징적 이미져리로 전환된다. 따라서 화자의 진술을 통하여 주어진 제재가 다른 제재와 대조됨으로써 이미져리는 제재이면서, 동시에 상징이 되기 도 한다. 셋째로 이미지들은 시속에서 하나의 유추가 된다. 곧 축어적 제재에서 벗어나 순전히 비유적 양식으로서의 기능을 나타낸다. 
 
여기서 시 한 편을 놓고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가끔 편지를 받는다 
발끝에 걸리는 일년의 마지막 낙엽 
또는 살아 남은 겨울의 나비다 
 
어둠을 뚫는 징검다리 
그러나 어느새 돌 뿌리는 패어 
삭은니처럼 흔들린다 
 
가끔 편지를 쓴다 
그대 흐린 눈의 원근을 밝히거나, 
아니면 구멍 뚫린 암호다 
 
그대 창 앞에 
방긋이 피어날 꽃봉오리 
아니면 떨어질 기러기의 날개다 
 
이것은 문덕수의 시 「편지」의 전문이다. 여기서 ꡐ편지ꡑ를 사실적 기술이나 객관적 서술, 그리고 묘사적 방법으로 표현하고 있지 않다. 시인의 내면적 체험의 세계를 주관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첫째로 이 시의 화자는 시인 자신으로서 그가 말하는 ꡐ편지ꡑ는 ꡒ마지막 낙엽, 겨울의 나비, 징검다리, 구멍 뚫린 암호, 꽃봉오리, 기러기의 날개ꡓ 등으로 표현되고 있다. 
둘째로는 화자가 편지를 통해 체험한 양면성이다. 편지를 받는 경우와 편지를 쓰는 경우다. 여기서 시인의 내면적 이중성이 나타나는데 그 하나는 은유적인 국면이요 또 다른 하나는 상징적인 기법에서의 전환이다. 
셋째는 이 시는 비유적 상징적 방법에 의하여 이미지가 유추로 나타나 있음을 본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이미지의 기능은 첫째로 화자의 말하는 내용을 보다 선명하게 깨닫게 한다. 둘째로 화자의 반응은 화자의 정서와 연결되며 시의 독특한 정조를 자아나게 한다. 셋째로 화자의 의식을 환기시켜 화자의 정신 활동을 자극하여 그 활동을 외면화한다. 넷째로 독자에게 시적 상황을 암시하며 이미지를 통해 다양한 시적 요소에 대한 독자의 반응을 유발케 한다. 다섯째로 독자의 기대를 인도하고 환기하는 방법으로서의 기능을 나나내기도 한다. 
특히 현대시에 있어서는 심상이 그 자체로서 배경을 배제해 버리고 독립하여 한편의 시 속에서 제 구실을 하는 때가 많다. 따라서 시의 독자들은 이미지를 통하여 시인의 사상이나 정서를 읽어낼 수 있다. 이처럼 현대시에서 이미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할 것이다
 
2. 詩의 象徵 
 
 
상징이라는 말의 Symbol 은 본래 희랍어의 symballein이라는 말에서 온 것이다 Symballein은 동사로서 ꡐ짜맞추다ꡑ를 뜻하며, 명사형으로서의 Symbolon으로 ꡐ표시ꡑ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문학의 경우에 있어서는 상징이란 용어의 설명은 단순하지 않다. 상징은 감각적 대상으로서의 보조관념이 본래의 고유의미 외에 비 본래의 의미를 표현하는 일종의 수사법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비유적 방법과는 성질을 달리하는 상징은 유추적으로 가시의 세계, 즉 물질 세계가 연상작용에 의하여 불가시의 세계, 즉 정신 세계와 일치하게 되는 표현의 양식을 말하는 것이다. 연상이란 두 사물이 상징적으로 연결되고 종합되는 정신활동이다. 이런 점에서 문학에서 말하는 상징이란 심상과 관념의 결합이며 관념은 심상이 암시적으로 환기하는 것이다. 
 
그런데 흔히 상징은 비유법과 유사한 것으로 논의되어 오기도 했다. 비유란 관례적인 언어의 사용에서 벗어나 특수한 의미나 효과를 위하여 언어가 인용되는 것을 뜻한다. 브룩스(Brooks. C)와 워렌(Warre. R)은 은유와 상징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상징은 원관념이 생략된 은유법이다. ꡒ소녀들은 장미 동산에 있는 여왕장미ꡓ 라고 하면 은유지만, 시인이 단순히 그가 취급하는 사랑의 성질을 암시하기 위하여 장미를 지시한다면 그것은 상징이 된다. 예를 들면 ꡒ저 소녀는 장미꽃이다ꡓ 라고 하면 장미의 특질은 소녀에게 전화된다. 그러나 다른 어떤 것을 대신하는 것으로 대상이나 사건을 생각할 때, 우리는 상징이란 용어를 쓰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징은 의미를 지적하는 기호이다. 
 
그러니까 상징은 비유적인 기교가 아니라 自制的 독립적 존재인 것이다. 비유는 어디까지나 비교의 양식으로 다른 지시 대상에 의해 매개화 되었을 때 일어나기 때문에 독립적 현실성이 없다. 이에 비하여 상징은 독립적 현실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은유가 하나의 체험의 묘사방법이라고 한다면, 상징은 의의 있는 체험의 심화방법이라고 말할 것이다. 
 
가령 ꡒ고향은 아늑한 보금자리ꡓ라고 하면 은유가 되지만 ꡐ고향ꡑ을 빼고 그냥 ꡐ보금자리ꡑ라고만 표현하여 ꡐ고향ꡑ을 대신하면 이것은 상징이 되는 것이다. 
상징에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하나는 인습(관습)적 상징이며, 다른 하나는 개성(창조)적 상징이다. 
인습적 상징이란 태극기가 우리 나라를 그리고 십자가가 기독교를 표상 하는 것과 같은 것이며 개인적 상징이란 시인이 창조적 의미를 부여한 상징을 말한다. 시에서의 상징이란 후자의 것에 비중을 두고 있다. 
 
어느 먼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 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 
서글픈 옛 자취인 양 횐 눈이 나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에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먼 곳의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 이리 가뿌게 설레이느뇨 
한 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차디찬 의상을 하고 
횐 눈은 나려 나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 김광균 「雪夜」전문 - 
 
이 시에서 눈(설)을 ꡒ그리운 소식ꡓ, ꡒ서글픈 옛 자취ꡓ, ꡒ잃어진 추억의 조각ꡓ 등으로 상징하고 있는데 이것은 개성(창조)적 상징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어느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드리지요 
- 趙炳華 「의자」에서 - 
 
의자는 우리 인간이 앉는 도구로 쓰이나, 어떤 자리 즉 지위라는 인습(관습)적 상징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단순한 지위라는 의미를 넘어서서 또 하나의 다른 의미 즉 세대교체라는 개성(창조)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ꡒ아침을 몰고 오는 분ꡓ이라고 하는 문맥 의미의 특수한 관계와도 연결이 되는 까닭이다. 
 
이 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 柳致環 「깃발」에서 - 
 
세상에는 여러 가지의 많은 깃발이 있다. 어떤 종류의 깃발이건 그 깃발에는 공통성이 있다. 각자가 지향하는 이상 혹은 이념의 표상으로서 그것들은 높이 나부끼게 된다. 그러므로 깃발은 이상을 상징하고 있는 것으로 대표된다. 
상징주의 시인들의 암시의 미학은 시인의 내적 우주가 상징적으로 파헤쳐지기 시작한 데서 비롯된 방법이며, 이러한 것은 보오들레에르(Baudelare. C)의 ꡐ교감ꡑ에 집중적으로 담겨져 있다. 
 
자연이란 신전이며 
산나무 두리기둥은 
신비로운 소리로 
때로 주절주절 말씀한다. 
사람은 상징의 숲을 비껴 가고 
숲은 낯익은 눈초리로 그를 살핀다. 
 
아득한 먼 데서 합치는 긴 메아리처럼 
어둡고 깊은 속에서 
하나가 되는 메아리처럼 
밤처럼 대낮처럼 가 없는 통일에서 
향과 색과 소리는 
서로 부르며 대답한다. 
 
향기도 저마다 
어린이 살결처럼 싱싱한 것 
ꡐ오보에ꡑ 소리처럼 부드러운 것 
풀에 덮인 들처럼 푸르른 것 
또한 썩고 호사롭고 기승스러운 것에 
만상이 피워져서 나타나는 
용연향, 사향, 안식향 혹은 祭香처럼 
정신과 감각의 황흘을 노래한다. 
- 보들레르의 「만상의 조응」전문 - 
 
이처럼 상징의 방법은 물질 세계의 상징의 숲을 지나서 비로소 인간의 내면 세계와 접하게 됨을 말해 주는 듯한 상징주의 시인의 시를 보았다. ꡐ자연 이라는 신전ꡑ과 ꡐ숲ꡑ은 상징이다. 그런데 무엇을 상징하고 있는지 본의는 분명치 않으며 암시되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여기서 상징적 수법을 통해서 본의에 접근할 수밖에 없다. 송욱도「만상의 조응」이 물질 세계와 영혼의 세계가 마치 소리와 메아리처럼 서로 짝을 지어 부르고 대답한다는 생각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시에서 자연과 숲은 물질 세계인 동시에 영혼의 신비로운 세계라고 할 수 있다. 
현대시의 구성원리이자 그 방법인 상징은 은유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비슷한 양식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엄밀하게 판별할 때 은유는 언어적 기교임에 대하여 상징은 언어적 연락만이 아닌 이중성을 지니게 된다. 그리하여 인간의 사유가 물질세계의 대상들과 갖는 상호반응을 그 조건으로 하여 형성되어진다. 
-이기반
 
 
 
3. 詩의 類推 
 
 
類推라는 것은 하나의 대상이 다른 또 하나의 대상과 많은 표징에 관해서도 유사하리라는 것을 추정해 내는 추리를 말한다. 바꿔 말하면 기지의 언어와 미지의 언어가 함께 나눠 가지고 있는 공통성을 말하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유사는 다음과 같다. 
 
무엇보다 위대한 일은 은유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힘이다. 그것만은 다른 사람에게서 배울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은 또한 창조적인 천재의 표징인 것이다 우수한 비유는 유사안식(an eye far resemblance)을 검출할 것을 의미한다. 
 
라고 했을 때에 유사안식이란 바로 유추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자유로운 비유 즉 우수한 은유는 유추의 발견에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바이다. metaphor라는 어원 그 자체가 이동(motion-phora)과 변화(Changometa)의 뜻을 갖고 있는 것처럼 미지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하여 그것과 유사한 기지의 언어를 이동 변화시키는 것이므로 유추는 비유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인 것이다. 동시에 유추는 시인의 상상력에 기인한다. 상상력이란 베이컨(Bacon Francis)이 말하였듯이 ꡒ자연이 결합시켜 놓은 것을 분리하고 자연이 분리해 놓은 것을 결합시키는 인간의 힘이다.ꡓ 라고 했듯이 상상은 평범과 습관의 타성을 초월하는 새로운 발견과 창조의 능력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확실히 발명․발견․창조는 상상(비전도 그것의 일종이다)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시에서 상상력이란 기존자연에 대립하는 또 하나의 자연 창조가 가능한 것이며, 상상력의 작용에 의해서 미지의 언어와 기지의 언어 사이에 유추가 형성되며 그것으로 인하여 토운(tone)은 풍요로워지고 미지의 언어가 기지의 언어보다 훨씬 더 풍성해 지게 마련이다. 
 
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어 뿜으며 
새로 두 시의 완행열차가 들을 달린다. 
- 金光均 「秋日抒情」에서 - 
 
이 시에 나타난 유추관계에서 먼저 ꡐ길ꡑ과 ꡐ넥타이ꡑ를 놓고 생각하기로 하자. ꡐ길ꡑ 은 미지의 언어이며 ꡐ넥타이ꡑ는 기지의 언어이다. 이것을 리처드(Richards. I.A)의 용어로 말한다면 관념과 매체로 설명된다. 
ꡐ길ꡑ과 ꡐ넥타이ꡑ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인데도 시인 김광균은 딴 사람이 미쳐 생각지 못했던 공통점을 발견하여 비유를 창조해 낸 것이다. 꼬불꼬불한 산길과 구겨진 넥타이와는 동질적인 일면이 있다. 이것으로 하여 ꡐ길ꡑ이 과연 어떻게 생긴 길인가를 쉽게 알 수 있다. 
또 서정주의 시 「국화 옆에서」에 나오는 ꡒ내 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ꡓ 이 구절에서 ꡐ국화ꡑ와 ꡐ누님ꡑ 사이를 유추의 관계로 연결시켜 놓고 있다. 
유사에는 관념(tenor)과 媒體 그리고 비유 등의 작용이 서로 뒤섞여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추사는 A는 B이다. A는 B와 같다. 또는 A와 X의 관계는 B와 Y의 관계와 같다. 이와 같은 식으로 명료하게 또는 함축적으로 기술된다. 이런 관계를 예의 파악한 김춘수도 그의 시론에서 유추를 직유와 은유의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상사관계를 성립시킴에 있어서는 외형적인 상태나 특질도 있겠으나, 시에 있어서의 경우라면 보다 내재적이며 정서적이며 가치적인 유사성의 추구가 있어야 할 것이므로 유사도 역시 내재적 정서적 가치적인 것에의 성취에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기반
 
 
4. 詩의 修辭 
 
(1) 直 喩 
 
직유는 라틴어 Similis에서 온 말로서 ꡐ명유ꡑ라고 말하기도 한다. 두 가지 사물 또는 의미를 보조형용사인 (~와 같이, ~처럼, ~듯이, ~같은, ~만큼, ~인냥, ~마냥) 등의 연결어로 종합하여 표현하는 수사법의 하나이다. 연결어가 없는 은유보다는 분명하고 직접적이어서 그만큼 비유의 밀도는 약하나 어떤 상태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릴 때에 쓰인다. 즉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 A에 다른 대상 B를 끌어다 직접 연결 시켜 빗대는 방법이다. 이 때 A는 원관념이며 B는 보조관념이다.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朴木月 「나그네」에서 - 
 
흰 누더기 만국기처럼 펄럭이는 곳 
- 김용호 「청계천변」에서 - 
 
새악시 볼에 떠오르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 김영랑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에서 - 
 
직유의 방법을 구분하자면, 단지 사상을 선명하게 기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술적 직유와 事象이 주는 인상을 강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강의적 직유로 대변된다. 기술적 직유는 단일직유와 확충직유로 세분된다. 단일직유는 ꡒ그는 여우 같다ꡓ, ꡒ장대같은 비ꡓ와 같이 단어와 단어가 보조형용을 매개로 하여 비교됨으로써 어떤 상태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리고 있는 그러한 경우를 두고 일컬을 것이다. 
여기서 예시를 들어 살펴보기로 하자.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하다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달이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나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 나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들 마을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들이라도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혼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 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셈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네 영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띄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명이 잡혔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 이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전문 - 
 
이 시에서 ꡒ가르마 같은 논길ꡓ, ꡒ아가씨 같이 ……웃네ꡓ, ꡒ삼단 같은 머리털ꡓ, ꡒ젖가슴과 같은 흙ꡓ 등 모두 ꡐ같은ꡑ과 ꡐ같이ꡑ의 연결어를 매개로 하여 단일직유로 간결한 비유를 보였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 徐廷柱 「국화 옆에서」에서 - 
 
이 시에서 ꡐ내 누님ꡑ 그 이전의 부분이 길게 확장된 보조관념이다. 그러므로 단일직유처럼 단어와 단어가 보조형용을 매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단어와 문 또는 문장과 문장이 서로 비유됨으로써 어떤 事象을 보다 구체화하는 것이다. 
 
비가 옵니다 
밤은 고요히 깃을 벌리고 
비는 뜰 위에 속삭입니다 
몰래 지껄이는 병아리같이 
 
이즈러진 달이 실낱 같고 
별에서도 봄이 흐를 듯이 
따뜻한 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이 어둔 밤을 비가 옵니다. 
 
비가 옵니다 
다정한 손님같이 비가 옵니다 
창을 열고 맞으려 하여도 
보이지 않게 속삭이며 비가 옵니다. 
 
비가 옵니다 
뜰 위에 창밖에 지붕에 
남 모를 기쁜 소식을 
나의 가슴에 전하는 비가 옵니다. 
- 朱耀翰 「빗소리」전문 - 
 
이 시에서 첫 연의 끝 행은 본디 도치법으로 구성이 되었거니와 ꡒ몰래 지껄이는 병아리ꡓ는 ꡐ같이ꡑ를 매개로 하여 문장과 문장이 연결되었다. 그리하여 ꡒ몰래 지껄이는 병아리 같이ꡓ, ꡒ비는 뜰 위에 속삭입니다ꡓ와 같은 정감의 표현을 구체적으로 하고 있다. 
삼 연 이 행의 ꡒ다정한 손님같이 비가 옵니다ꡓ는 ꡐ손님ꡑ 이라는 단어가 ꡐ같이ꡑ를 매개로 하여 ꡒ비가 옵니다ꡓ 라는 문장과 연결을 시키고 있다. 
강의적 직유는 두 가지의 사상을 기술적으로 비유하는 것이 아니라 뜻을 강조하기 위해서 쓰이는 것이다. 그 예를 들면 ꡒ유태인처럼 인색한ꡓ, ꡒ순이처럼 예쁜ꡓ 등과 같은 것으로 속담직유라고도 한다.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 卞榮魯 「論介」전문 - 
 
이 시는 ꡐ보다도ꡑ라는 매개로 ꡐ분노ꡑ를 ꡐ종교ꡑ보다 강조하고 ꡐ정열ꡑ을 ꡐ사랑ꡑ보다 강조했으며, 또한 ꡐ바다ꡑ를 ꡐ강낭콩 꽃ꡑ보다 푸르게, ꡐ마음ꡑ을 ꡐ양귀비꽃ꡑ보다 붉게 강조하여 시인이 표상 하고자 하는 논개의 애국적 정열을 고양하고 있다. 
 
(2) 隱 喩 
 
은유(Metaphor)는 transferring의 뜻으로 그리스어 metapherein에서 온 말이다. 직유가 (A=B) 의 관계라면 은유는 (A는 B다) 라는 관계를 갖는다. 따라서 (A는 B와 같다) 라는 직유의 형식이 아니라A를 B로 대치시키는 것으로 본의와 유의를 결합시키는 비유법의 하나이다. 말뜻 그대로 은유는 ꡐ숨겨진 비유ꡑ로 원관념은 뒤에 숨고 보조관념이 표면에 나타나게 되므로 명유에 대립되는 암유라고도 한다. 
은유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최초로 전이의 개념으로 파악한 이래 많은 개념의 굴절을 나타내면서 가장 중요한 문학적 요소로 수용되는 용어이다. 허버트 리이드(Read Herbert)에 의하면 직유와 은유의 차이점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직유와 은유의 차이는 단지 문체상의 정련도에 있다. 비교가 직접 두 개의 사물로 이루어지는 직유는 문학표현의 초기 단계에 속하는 것인데, 사물의 일치를 나타내기 위한 교묘한 조탁이며, 이따금 그 자체를 위해서 추구되는 것이다. 그러나 은유는 등가물을 민활하게 조명해내는 것이다. 두 개의 심상, 하나의 관념과 하나의 심상은 대등하게 서기도 하고 반대로 서기도 하는데, 서로 부딪치는가 하면 재미있게 조화하여 돌연한 조명으로 독자를 놀라게 하는 것이다. 
 
리이드는 은유를 ꡐ조명적인 것ꡑ과 ꡐ장식적인 것ꡑ으로 나누고 있다. 시에서는 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은유는 도입되는 보조관념이 ①주어가 되는 경우 ②목적어가 되는 경우 ③술어가 되는 경우 ④관형어가 되는 경우로 나타나 있음을 볼 수 있다.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횐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 문을 닫아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 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어 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요 
잠깐 그대의 품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 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리오다 
- 金東鳴 「내 마음」전문 - 
 
이 시에서 ꡒ내 마음은 호수요ꡓ, ꡒ내 마음은 촛불이요ꡓ, ꡒ내 마음은 나그네요ꡓ, ꡒ내 마음은 낙엽이요ꡓ 등은 모두 은유가 주관념인 ꡐ마음ꡑ 이 본의가 되고 ꡐ호수ꡑ, ꡐ촛불ꡐ, ꡐ나그네ꡑ, ꡐ낙엽ꡑ 등이 보조관념으로 유의가 된다. 
이 경우에 있어서 ꡐ마음ꡑ과 ꡐ호수ꡑ는 유이성의 범위가 넓어 래디칼(rhetorical)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러므로 지적 능력을 발동하여 은유를 깊이 분석할 필요가 없이 정서로서 그대로 받아들여진다. 
휠라이트(Wheelwright Phillip)에 따르면 ꡒ치환은유(epiphor)와 병치은유(diaphor)가 있다.ꡓ 앞의 김동환의 시는 치환은유의 예가 된다. 치환은유란 취의와 매재 상호간에 어떤 유사성을 토대로 하여 그 의미를 전환시키는 것이다. 
또 한 편의 예시를 들어보자. 
 
사랑하는 나의 하느님, 당신은 
늙은 비애다 
푸줏간에 걸린 커다란 살점이다. 
시인 릴케가 만난 
슬라브 여자의 마음 속에 갈앉은 
놋쇠 항아리다. 
- 김춘수 「나의 하느님」에서 - 
 
이 시에서 ꡐ하느님ꡑ이나 ꡐ비애ꡑ라는 일상적 의미가 다른 의미, 즉 이 시의 문맥에 따라 포착될 수 있는 시적 의미로 치환된다. ꡒ하느님은 비애ꡓ, ꡒ하느님은 살점ꡓ, ꡒ하느님은 놋쇠항아리ꡓ 등에서는 혼합은유를 생각할 수 있다. 단일은유는 형식을 매재와 취의의 관계에서 볼 때 1 :1의 공식이 나타나지만 혼합은유의 관계는 多 :1의 공식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앞에서 보인 김춘수의 「나의 하느님」은 혼합은유의 형식에다 치환은유의 방법을 쓰고 있다. 
한편 병치은유는 문자 그대로 병치의 방법을 취하는 것인데 휠라이트에 의하면 이것은 의미론적 전이가 신선한 방법으로 어떤 체험 ꡐ실질적이거나 상상적인ꡑ의 특수성을 통과함으로써 오직 병치에 의해서만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한 모퉁이는 달빛 드는 낡은 구조의 
대리석, 그 마당 (사원) 한구석 
잎사귀 한 잎 두 잎 내려앉았다. 
- 김종삼 「주름간 대리석」에서 - 
 
이 시는 병치은유의 좋은 예가 된다. ꡒ달빛 드는 낡은 구조의 대리석ꡓ과 ꡒ잎사귀가 한 잎 두 잎 내려앉는 마당 한구석ꡓ의 관계가 병치되어 있다. 얼핏 보기에는 은유라기보다는 이미지로 보아 넘길 수 있다. 그러나 매우 이질적인 두 요소 즉 ꡐ대리석ꡑ과 ꡐ잎사귀ꡑ의 병치로 말미암아 기존의 의미를 새로운 의미로 전환시키기 때문이다. 
시에는 치환은유와 병치은유의 결합 양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치환은유의 역할은 의미를 암시함에 있고, 병치은유의 역할은 존재를 창조함에 있는 것이다. 은유는 ꡒ등가의 신속한 조명ꡓ이라고 하버트 리이드는 말했지만 20세기의 시 예술이 대체로 일시적인 은유의 원리, 자기 동일성 증명에 집착하고 있다. 특히 일반적인 은유의 형식보다 예기치 않은, 혹은 난폭한 은유의 형식으로 현대시는 삶의 동일성을 증명하고 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보아도 시의 본질적 구조는 은유가 그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참된 은유는 치환은유와 병치은유를 동시에 요구하는 비유의 방법이기도 하다. 
 
(3) 擬 喩 
 
의유란 의인․의성․의태를 통괄하는 개념이다. 
의인법은 인간 이외의 사물이나 추상개념에 인격적 요소를 부여하여 표현하는 수법이다. 그리스말의 prosopopocia가 어원인 것으로 (Person+Fication)의 곁합어로서 (to make persons) 즉 ꡐ사람을 만들다ꡑ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비인격적인 용어를 인격적인 용어로 전용하는 것을 말한다. 
비록 폭 넓고 중요한 것이긴 하지만, 의인화는 단순히 은유의 한 변형이다. 보통의 은유가 대상과 대상 사이의 융합인데 비해서 이 의인화는 대상과 인간의 융합이다. 이러한 종류의 융합은 특별히 원시적인 상상력이 특성이었다. 의인법은 대상을 주체화하여 인간의 차원으로 대치하지만 때로는 인간의 주관이 대상의 존재론적 관여를 기도하기 위하여 미학에서 말하는 감정이입의 방법을 쓰기도 한다. 
 
은빛 잠옷을 길게 끌어 
온 마을을 희게 덮으려 
나의 신부가 이 아침에 왔습니다. 
- 노천명 「첫눈」에서 - 
 
외등들이 입초하는 
싸늘한 바람 속을 
내게 허락된 하나의 귀로 
- 정한모 「Limit time」에서 - 
 
이 두 시에서 노천명의 시는 정적인 데 비하여 정한모의 시는 지적인 데가 있어 시대성 같은 것이 결부되어 보인다. 
 
늙은 산의 고요히 명상하는 얼굴이 멀어가지 않고 
머언 숲에서는 밤이 끌고 오는 그 검은 치맛자락이 
발길에 스치는 발자국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 신석성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니다」에서 - 
 
산은 사람과 친하고 싶어서 
기슭을 끌고 마을에 들어오다가도 
사람 사는 꼴이 어수선하면 
달팽이처럼 대가리를 들고 슬슬 기어서 
도로 험한 봉우리를 올라간다. 
- 김광섭 「산」에서 - 
 
이 두 시가 모두 ꡐ산ꡑ을 의인화하여 인격과 생명을 부여하고 산의 내면에 시인의 지혜와 통찰을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인의 정신적 저류에 깔린 종교적 자연관까지도 엿볼 수 있다. 
김동명의 「파초」는 의인법의 표본적인 시이다. 은유법만큼이나 현대시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는 의인법은 ①불완전의인화 ②완전의인화 ③추상개념의 의인법 둥이 있다. 
불완전의인법은 의인화 작용이 철저하지 못한 것으로 그 인격성은 단지 연상에 의해 시사될 정도로 이미지가 전체로서 선명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가령 ꡒ책상다리ꡓ, ꡒ산허리ꡓ, ꡒ뺨부비며 열려있는 꽃봉오리ꡓ 서정주의 「밀어」둥은 의인화되어 있으나 그 이미지는 여전히 책상, 산 꽃봉오리이며 단지 물리적인 인간 속성이 부여되어 있을 뿐이다. 
완전의인법은 대상의 인격이 전체적으로 선명하게 나타나 있으며, 특히 신화적 배경을 갖고 표현된 (해․달․별․바람) 등의 의인화가 그것이다. 예를 들면 ꡒ산이 날 에워싸고 씨나 뿌리고 살아라 한다ꡓ 박목월의「산이 날 에워싸고」같은 시이다. 
추상개념의 의인법은 (진리․사랑․희망․이상) 등이 의인화된 것으로 예를 들면 ꡒ희망의 손짓ꡓ, ꡒ민주주의 미소ꡓ, ꡒ역사의 눈ꡓ, ꡒ회상의 계곡ꡓ 등이다. 
의성법은 사물의 소리, 움직임, 모양, 의미 등을 음성으로 묘사하는 수사법의 하나다. 언어학에서는 의성, 수사학에서는 성유로 구별해서 쓰이기도 한다. 
성음을 묘사하는 것은 음성상징으로서 그 만큼 어떤 사물의 표현에 실감을 주려는 의도에서 쓰인다. 
 
삐이 호이, 비이 호이, 홀로 우는 새의 소리…, 머언 산에서 뻐구욱, 뻐구욱, 울며오는 뻐국소리…, 또, 물소리…, 돌을 씻고 돌틈으로 돌돌돌 쪼로로록 흘러오는 물소리…. 
- 박두진 「햇볕살 따실때에」에서 - 
 
이처럼 자연의 교감에 민감한 박두진의 표현에서 의성법이 많이 나타난다. 
 
물에 젖은 꿈이 
북청 물장수를 부르면 
그는 삐꺽삐꺽 소리를 치며 
오 자취도 없이 다시 사라진다. 
- 김동환 「북청 물장수」에서 - 
 
충암절벽상에 폭포수는 콸콸 수정렴(水晶簾) 드리운 듯 이골 물이 주루루룩 저골 물이 솰솰…저 건너 병풍석으로 으르렁 콸콸 흐르는 물결이 은옥같이 흩어지니… 
- 「유산가」에서 - 
툭 툭 털고 손 놓고 돌아서는 자리 
- 조병화 「시간」에서 - 
 
부 - 엉 부 - 엉 
양식 없다 부 - 엉 
걱정 마라 부 - 엉 
낼 모래가 장이다 
부 - 엉 부 - 엉 
걱정 마라 부 - 엉 
- 구전민요 「부 - 엉」에서 -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고대가요와 민요 같은 데서 의성법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으며 현대시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는 수사법이다. 
다음에는 의태법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의태법은 사람의 말이나 동작, 사물의 상태 등을 그대로 모방해서 표현하는 수사법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의태어로 된 의태법은 음성상징의 하나이기도 하다. 음성상징은 그 언어의 음성과 사물의 소리 또는 실물의 모양과의 종합관계의 정도에 따라서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즉 단순한 의성어, 단순한 의태어, 묘사의 대상이 되는 동작을 흉내내기 위하여 입술, 혀, 이 등을 움직이는데 덧붙이는 암시적 음이 있는 경우, 음은 비슷하지 않으나 암시적인 것이 그것이다. 
 
① 찍찍찍, 쭈우쭈우, 찌이찌이, 삐이 호이, 비이 호이, 삐이삐이배, 뱃종 뱃종(이상 새의 울음소리), 철석철석, 돌돌돌, 쪼로록 (물소리) 
② 소곤소곤, 쑤근쑤근, 쑥덕쑥덕, 휘청휘청, 활활, (불꽃이 활활 타오른다),너울너울, (불꽃이 너울너울 거린다), 덥석덥석, 벌떡 
③ 오싹, 반짝반짝, 빤짝빤짝, 우뚝, 원산은 첩첩, 태산은 주춤하야 기암은, 층층, 장송은 낙낙 
 
이러한 구분은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므로 매우 힘들다. ①은 사물의 소리를 직접적으로 흉내내고 있으므로 알기 쉽다. 그러나, ②와 ③은 구분하기 힘이 든다. ②는 언어의 음성과 사물의 소리나 동작과 직접적인 관련이 적고, 발음할 때 우리의 입술과 혀와 이를 움직여서 나는 소리를 암시적으로 나타내고 있으며, ③은 사물의 소리나 상태와 같지 않고, 단지 그것을 암시하는 음으로 사물의 상태나 소리와 관련되어 있다. 
 
해는 오르네. 
둥실 둥실 둥실 둥실‥‥ 
어어 내 젊은 가슴에도 붉은 해 떠 오르네. 
둥실 둥실 둥실 둥실‥‥ 
 
바다는 춤추네. 
추울렁 출렁 추울렁 출렁 
어어 내 젊은 가슴에도 바다는 춤추네 
추울렁 출렁 추렁 출렁 
- 金海剛 「출범의 노래」에서 - 
 
이처럼 음성상징이 사물의 형태를 역동성 있게 표현함으로써 실감을 줌은 물론, 생명이 있는 언어가 독자에게 주는 인상은 평면적이나 단순하지가 않고 보다 입체적임을 볼 수 있다. 
 
(4) 알레고리 
 
알레고리(Allegory)는 諷諭 혹은 寓喩라고 풀이된다. 어원은 Speaking otherwise의 뜻으로 그리스어 allegoria 즉 allos (other)+(agora[speaking])에서 온 말이다. 원관념을 배후로 두고 보조관념으로 본래의 의미를 암시하는 알레고리는 은유적 과정의 전개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더러는 확장된 은유로 규정되기까지 한다. 나타내고자 하는 어떤 원관념 A를 다른 구체적인 보조관념인 B를 사용하여 그 유사성을 적절하게 암시하면서 원관념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 방법은 풍자․독설․냉소․야유 등의 비판적 표현에 적합하므로 예로부터 격언이나 속담 등에 잘 쓰인 비유이었다. 우화시나 풍자시 그리고 사회시 등은 이런 방법의 결과라고 하겠다. 굳이 우화와 구별을 해서 본다면 반드시 교훈성이 없어도 무방하고 동식물 외의 인물도 등장시킬 수 있다. 알레고리는 비유의 입체사진인 것이라고 할만큼 비유의 방법상 포괄적 의미를 지니는 것이므로 아이러니(irony), 파라독스(paradox), 유우머(humour) 등이 부대조건처럼 따라다니며 이로써 표현 효과를 높인다. 알레고리의 대표적인 것은 「이솝의 우화」이다. 우화는 동물이나 식물의 생활 풍습으로 구성되는데 「이솝의 우화」에는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나 「구약성서」의 「사사기」에는 식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 
알레고리로 씌어진 시조도 많이 있다. 
 
가마귀 검다고 백로야 웃지 마라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소냐 
아마도 겉 희고 속 검은 건 너 뿐인가 하노라 
 
- 길 재 - 
 
가마귀 싸우는 골에 백호야 가지 마라 
성낸 가마귀 흰빛을 새오나니 
 
청강에 잇것 씻은 몸을 더럽힐가 하노라 
 
- 정몽주 모친 - 
 
감장새 작다 하고 대붕아 웃지 마라 
구만리 장천을 너도 날고 저도 난다. 
두어라 일반비조이니 네오 지오 다르랴 
 
- 李 澤 - 
 
모두 동물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교훈시요 풍자시이다. 그러나 알레고리라 해서 반드시 동물이나 식물이 등장해야 할 필요는 없다. 「신약성서」의 「마태복음」 에 나오는 ꡐ씨 뿌리는 자ꡑ 는 즉 ꡐ목자ꡑ요, ꡐ씨ꡑ는 ꡐ천국의 복음ꡑ으로 비유되고 있다.
-이기반
 
 
 
 
5. 客觀的 相關物 
 
 
객관적 상관물은 시작의 방법으로서 표현하고자 하는 어떤 정서나 사상을 그대로 표현할 수 없으므로 그것을 표현해 주는 어떤 사물, 정황, 혹은 일련의 사건을 발견하여 표현해야 한다. 이러한 사물, 정황, 사건을 객관적 상관물이라고 한다. 
엘이어트(Eliot. T.S)가 말한 바 
 
정서를 예술의 형식으로 표현하는 유일한 방도는 ꡐ객관적 상관물ꡑ 을 발견하는 것, 말을 바꾸면 그 특정한 정서의 형식을 심는 한 묶음의 사물, 하나의 정황 일련의 사건을 발견하는 것으로 그 형식이란 감각적 경험으로 끝나야 하는 외적 사실이 주어지면 정서가 즉시 환기되는 그러한 것이다. 
 
그러면 가보세, 자네와 나와 
수술대 위에 에테르로 마취된 환자처럼 
저녁이 하늘에 퍼질 무렵, 
밤 내 잠 못 이루는 헐찍한 일박여관과 
굴 껍질을 내놓은 톱밥 깔린 식당에서 
중얼거림이 새어나는 골목, 
거의 인기척도 없는 거리를 빠져서 가보세 
음흉한 의도에서 우러나오는 
진저리나는 시비처럼 나닫는 거리는 
압도적인 문제로 자넬 인도할 걸세․ 
오 ꡐ무엇이냐?ꡑ 고 묻걸랑 말게. 
우리 가서 방문이나 하세. 
 
방안에는 오가는 아낙네들이 
미켈란젤로를 이야기하고 
 
창 유리에 둥을 문지르는 노오란 안개 
창 유리에 주둥이를 문지르는 노오란 연기 
 
이 시는 (J. 앨프릿 프루프록의 연가) (The love Song of J. Alfred Prufrock)의 첫 부분이다. 주인공의 모노로그로 되어 있는 이 시는 수술대 위에 에테르로 마취가 된 환자 같은 저녁, 미켈란젤로를 이야기하는 하잘 것 없는 응접실 아낙네들과, 노오란 안개와는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면서도 모두가 다 프루프록이라는 인물의 세계와 분위기를 잘 나타내고 있다. 
또 위의 시 가운데서 한 부분을 찾아보면 
 
나는 이미 그것들을 다 알았네, 그것들을 다 알았네 
그 저녁들, 아침들, 오후들을 다 알았네, 
나는 커피 스푼으로 나의 생을 되질해 나누었네. 
 
이 시의 삼 행인 ꡒ나는 커피 스푼으로 나의 생을 되질해 나누었다ꡓ는 자기 생을 구체화해 주고 있는 객관적인 상관물 ꡐ커피 스푼ꡑ이다. 말하자면 일종의 상징적 수법이라고 하겠다. 
 
 
6. 自動記述法 
 
 
자동기술법(Automatisme)은 초현실주의자 앙드레브르통(Breton andre)이 창시한 방법이다. 그 후 초현실주의자들은 세계와 인간을 새로이 들여다보려는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이런 점에서 그들은 독특하고도 새로운 인식론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이론은 현실은 도덕, 철학, 법률, 미학 등의 낡은 관념에 의해 왜곡되어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조작된 현실을 탈피하여 진정한 삶의 공간을 찾아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사용되지 않던 꿈의 세계를 기술하게 되고 자동연상(the automatic association)을 문학에 끌어들인 것이다. 
의식이나 의도에서 쓰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의 세계를 무의식의 상태로 대할 때 거기서 솟구치는 이미지의 분류를 그대로 기록하는 방법인 것이다. 이것을 자동기술법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아니하고 이성을 발동하여 합리성이나 논리성이 개재되면 자동연상작용에 의하여 자동적으로 전개되는 무의식의 흐름이 중단되거나, 그 이미지가 파괴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브르통이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Freud)를 응용하여 정신병 환자에게서 들으려고 한 것을 자기 자신에게서 들으려고 시도한 데서 발명케 되었다는 자동기술법은 많은 동조자를 얻어 세계적인 영향을 끼쳤다.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도 이상을 비롯한 신백수, 이시우 둥 1930년 대의 시인들에 의해서 실천되었다. 
 
싸움하는사람은즉싸움하지아니하던사람이고또싸움하는사람은싸움하지아니하는사람이었기도하니까싸움하는구경하고싶거든싸움하지아니하던가사람이싸움하는것을구경하든지싸움하지아니하지아니하는사람의싸움하는구경을하든지싸움하지아니하던사람이나싸움하지하니하는사람이싸움하지아니하는것을구경하든지하였으면그만이다. 
 
- 李箱 「詩第三號」전문 - 
 
이 시를 읽으면 브르통이 말한 ꡒ이성의 모든 속박을 배제하고 미학적 혹은 도덕적인 일체의 고려도 계산되지 않은 채 행해지는 사고의 받아쓰기ꡓ 라는 표현을 수긍케 된다. 
ꡒ싸움하는 사람 = 싸움하지 아니하던 사람ꡓ, ꡒ싸움하는 사람이 싸움하는 구경을 하고 싶거든 싸움하지 아니하던 사람이 싸움하는 것을 구경하든지ꡓ 등에서 보는 바처럼 논리에 어긋날 뿐 아니라 정상인의 사고로써는 이해조차 어렵다. 그러므로 잠식의식의 자동기술을 떠나서는 포착할 수 없는 독특한 인간정신의 내면을 조명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무의식의 세계만이 참된 삶의 공간이라고 말하는 초현실주의자들은 인간을 어떤 정신적 구속에서 풀어 자아의 인식에 도달 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가장 새로운 방법임을 자부할 것이다. 
 
초현실주의자는 파괴적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우리 나라에서도 이단시하는 경향이다. 이것은 우리 나라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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