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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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줘마(桌玛)ㅡ 外2首
2014년 03월 06일 15시 00분  조회:2071  추천:7  작성자: 허창렬
ㅡ줘마(桌玛)
 
말잔등에 피여난
아름답고 미운 꽃ㅡ
초원의 바람은 검은색 고무줄이다
당겼다가 살짝 놓으면 까르르
손벽치며 박수치는
젊디 젊은 파랭이꽃ㅡ
 
소유차(酥油茶)의 인정에서는 생소한
불길이 활활 타오른다
여덟개의 태양을 하나로 반죽하여
털썩 흰 잔등을 화로불우에 올려놓고
빙그레 손발이 곱게
부르튼 수줍은 줘마ㅡ
 
혹부리까지 새까만
배가 덜썩 큰 주전자로
말없이 나에게 더운 물을 부어주는
초원의 꽃 이승의 꽃
이슬속의 까아만 이슬
꿈속의 꿈이여
 
 
에밀도( 额娘图) 2
 
봄가을이 따로 없다
여름과 겨울이 창과 방패를 들고
난투극을 벌인다
이마가 찢겨져 피가 철철 흐른다
의자왕의 허리띠는 박물관에 전시돼 있고
락화암 삼천 궁녀 시체를
참새가 똑똑 쪼아먹는다
에밀레ㅡ에밀레ㅡ
제야의 종소리가
산이며ㅡ 벌이며ㅡ
삼천리 강산을
맨발 맨손 맨몸으로
뚝뚝 뛰여 다닌다…
 
 
에밀도( 额娘图) 3
 
거미의 손에서
엄마의 숨결을 읽는다
아들은 하늘이 내여준 선물
딸은 싱그러운 국화꽃
땀방울이 무성하게 숲속에
줄 지어 서있다
 
눈곱을 뗀
새벽이 강을 건넌다
갓 잡아올린 붕어의 창(肠)을
가재와 사이좋게 나눠먹는다
개구리보다 언제나
더욱 슬프게 우는
바위ㅡ
 
엄마의 손은
새로 짜놓은 거미줄이다
배고픈 자식들을 등에 업고
오늘도 동구밖에서
누가 오나 하루종일 눈빠지게
하염없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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