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gli 블로그홈 | 로그인
강려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블로그

나의카테고리 : 이선 시해설

새벽강 / 강정화
2018년 12월 24일 18시 35분  조회:796  추천:0  작성자: 강려
새벽강
 
 
 강정화
 
 
 
 어둠에 단잠 못 이룬 밤
 
 벅찬 삶의 무게에 짓눌려
 
 눕지 않은 그림자로 가부좌 틀고
 
 아득한 외로움에 면벽하다
 
 앉은자리 저편으로 두런 두런
 
 훌쩍거리는 물의 혼령 만났네
 
 
 
 길 찾는 머나먼 행군으로
 
 잠들지 못한 물들의 속앓이
 
 낮게 몸 낮추어도 기죽지 않고
 
 입다문 침묵으로 속내 나누면
 
 느리지만 서두르는 법 모른 채
 
 
 
 분노에도 일어서지 않는 낮은 자세
 
 아무도 보지 않는 어둠속에서도 돌고 돌아
 
 꺾이어 상처 나도 혼자 이겨내며
 
 여명의 새날 기다리며
 
 차디찬 이슬로 이마 훤히 씻은
 
 의연하게 흘러온 장한 물결 맞이할 때
 
 서둘러 달려나가
 
 장한 모습 버선발로 맞이하리라.
 
 
 
<이선의 시 읽기>
 
 
 
 강정화의 「새벽강」은 시인이 시와 접신하는 과정을 거짓없이 보여준다. 1연은 <불면- 벅찬 삶의 무게- 외로움과의 면벽- 시의 혼령과의 만남>이라는 시가 자연 발아하여 터지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2연 3-5행에서는 시인의 기질을 본다. ‘낮게 몸 낮추어도 기죽지 않고/ 입다문 침묵으로 속내 나누면/ 느리지만 서두르는 법 모른 채’ 지치지 않고 시에 탐닉하는 시인의 모습을 본다.
 
  3연은 1-6연을 주목하여 보자. ‘분노에도 일어서지 않는 낮은 자세/ 아무도 보지 않는 어둠속에서도 돌고 돌아/ 꺾이어 상처 나도 혼자 이겨내며/ 여명의 새날 기다리며/ 차디찬 이슬로 이마 훤히 씻은/ 의연하게 흘러온 장한 물결’ 부분에서는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 시인이 겪는 심리상태와 시작과정의 어려움이 절절하다.
 
 
 
  시인의 나라는 불면의 밤을 지나, 외로움의 새벽강을 건너, 홀로 도착하는 그리움의 숲이다. 어두운 밤바람이 스산하게 분다.
 
숲에서 여우가 금방 튀어나올 것 같은 밤. 별빛 한 줌 나뭇가지에 걸려 그림자 얼비춘다.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에 잠을 못 이루는 밤에, 시가 첨벙첨벙 강물을 건너온다. 비로소 시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밥보다 외로움이 맛있어야 시인이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1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14 이선 시해설 모음 2021-10-28 0 1122
113 [스크랩] 윤유점 정기만 평론/ 한국문학신문 이인선의 힐링 문학산책 7 2019-12-19 0 1263
112 한국문학신문- 이인선의 힐링 문학산책/ 뜸들일 때의 밥 냄새처럼- 김선진 2019-12-19 0 1537
111 [스크랩] 가영심 시 평론/ 백리향 차향으로 빚은, 정서해소와 심리치료의 시- 이인선 / 한국문학신문 이인선의 힐링문학 산책 4 2019-12-19 0 1464
110 [스크랩] 김인숙 시 평론/ 이선/ 한국문학신문 이인선의 힐링문학 산책 3 2019-12-19 0 1352
109 한국문학신문 연재- 이인선의 힐링 문학산책 2호/ 이인선 평론가 2019-12-19 0 1215
108 평론 연재: 이인선의 힐링 문학산책 1 인연설 / 문덕수 2019-12-19 0 1197
107 발랄한 상상력으로 그린, 미려한 이미지의 형상화와 재해석 / 이선(시인, 한국문학비평가협회 사무처장) 2019-02-01 0 1474
106 나의 하이퍼시 쓰기 / 이선 2019-02-01 0 1807
105 [스크랩] 박남희- 이제는/ 2015년 가온문학 여름호 발표/ 이선 평론 2018-12-28 0 1685
104 [스크랩] 가온문학 이선 평론- 이낙봉 2016년 여름호 2018-12-28 0 1762
103 [스크랩] 잃어버린 시인을 찾아서- 박항식 시인편/ 이선 / 가온문학 2016년 겨울호연재 2018-12-28 0 1694
102 2017년 가온문학 여름호/ 정성수- 사기꾼 이야기/ 평론 이선 2018-12-28 0 1635
101 <가온문학 평론 특집- 세자르 바예호의 시 세계 / 이선 2018-12-26 0 1738
100 날샘일기- 김정현/ 가온문학 봄호 2016년/ 이선 명시 읽기 2018-12-26 0 1688
99 민용태- 서울에 시집온 봉숭아/ 2016년 가을호/ 가온문학- 명시 읽기/ 이선 평론 2018-12-26 0 1683
98 강기옥- 담쟁이 1/ 가온문학- 명시 읽기/ 이선 평론/ 2015년 가을호 2018-12-26 0 1705
97 이선 평론/ 가온문학- 명시 읽기/ 이기철- 불행에게 이런 말을 2018-12-26 0 1706
96 이선 평론/ 심상운- 칠 놀이 또는 페인트통/ 2015년 가온문학 겨울호 <명시 읽기> 2018-12-26 0 1704
95 6 ․ 25 33 전봉건 2018-12-26 0 1524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