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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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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이선 시해설

나와 나 / 김남조
2018년 12월 25일 15시 15분  조회:835  추천:0  작성자: 강려
나와 나
 
 
 
       
김남조  
 
 
 
 
  범선을 타고
  내가 저만치 사라진 후
  부두에 서서
  수평선을 바라보는
  내가 또 있다
  더 이상한 건
  떠나간 나와 남아 있는 나를
  흐린 필름을 통해
  무슨 세균검사처럼 점검하는
  세 번째의 나
  이를 진단할 의사
  혹은 판결할 법관은
  어느 방향에서
  언제 도착할는지
 
 
 
<이선의 시 읽기>
 
 
 
시는 시인의 감정에서 출발한다. 시가 메시지를 갖는 이유다. 물론 미술이나 음악도 창작자의 감정이 feel을 받고, 아이디어를 찾을 것이다. 시인은 삼 일 동안 거울을 들여다보는 자라고 한다. 거울은‘객관화’를 의미한다. 자신을 객관화하여 관찰한다는 뜻이다.
거울 이미지는 시에서 객관화 영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시창작 과정에서 <사물시>는 시인의 감정을 절제하고 사물의 관점에서 출발한다. 사실에 기초하여 시가 더욱 객관화된다. 위의 시는 사물시의 관점과 같이 객관화되어 있다.
 
 
위의 시는‘라깡 이론’에서 ‘자아의 타자화’로 명명할 수 있다. 1-3연은 감정을 배제하고 제삼자의 입장에서‘나’를 분석한다. 자아를 시적거리가 먼 시점에서 객관적으로 관찰한다.
 
 
1연을 살펴보자. 1-2행‘범선을 타고/ 내가 저만치 사라진 후’부분에 라깡이론을 대입하면, 자아를 객관화하여 감정을 배제하고 멀리보고자 한다. 그러나 이 부분은 다른 표현기법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먼 과거의 시점에서 현재까지 살아온 사실적인‘나’를 감각적 표현기법 미의식을 주었다. 2가지 요소가 모두 있다. 3-5행‘부두에 서서/ 수평선을 바라보는/ 내가 또 있다’부분을 살펴보자. 라깡의 자아의 타자화를 가장 잘 나타낸 표현이다. ‘부두’라는 한 공간과 시점에서 2가지 사건이 실행된다. 중첩 이미지다. 피카소의 그림처럼. 두 얼굴의 나를 또 다른 내가 관찰한다. 사물인‘나’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있는 또 다른 타자인‘나’다.
 
 
2연은 라깡 이론과 프로이드 정신분석 비평 방법을 대입하여 보자. ‘그때 거기’라는 시점은 프로이드 정신분석 비평의 핵심 포인트다. 프로이드는 시를 사회부적응자인 시인이, 그 부적응을 작품으로 승화시켜 발표하고, 독자가 공감하여 감동하게 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하였다.
3행‘흐린 필름을 통해’부분은 오래 전 잊어버린 상처의 기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는 상처로부터 시작한다. 시는 상처에서 피는 꽃이기 때문이다.
4-5행 ‘무슨 세균검사처럼 점검하는/ 세 번째의 나’는 라깡의 자아의 타자화 이론과 프로이드 이론이 중첩된다. 프로이드 이론은 과거를 현재의 시점으로 불러와서 그때의 사건과 사실을 재정리한다. 각각의 상처와 기억에 이름표를 붙여야 시인은 직성이 풀린다. 그 이유는 먼 과거시점에서 일어난 큰 사건은 어린나이에 감당하기에는 버거웠다. 힘 있는 어른이 되어 뇌 깊숙이 숨겨왔던 상처를 꺼내 현재에 재현한다. 다시 예리하게 슬픔의 이유와 근원을 분석하고 이해하고 싶어한다. 시는 시가치유의 과정이다.
 
 
3연은 시창작 과정에 비유한다면 비평과 평론이다. 1-4행‘이를 진단할 의사/ 혹은 판결할 법관은/ 어느 방향에서/ 언제 도착할는지 ’부분을 살펴보자. 시인의 무의식은 자신의 감정을 분석평가해 줄 타자를 기다린다. 또 다른 타자의 객관적인 인정이 필요하다. 작가는 과거의 먼 사건을 현재의 시점에서 공감해 주기를 원한다. 그 공감은 독자와 비평가의 몫이다. 혹 직접 상처를 입힌 당사자인 형제나 어머니의 사과가 보다 빠른 감정치료제일지 모르는데 시가 너무 우회하는 건 아닐까?
 
 
김남조의 시를 라깡이론과 프로이드 심리비평 방법을 적용하여 분석하여 보았다. 그러나 거울은 사실이 아니다.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은 실상을 허상으로 반사하여‘보여주기’한다. 작가는 무의식으로 시를 쓰고 자신을 반영한다. 비평가는 창작된 작품에서, 작가의 무의식과 심리를 캐치하고 이름을 명명한다. 시는 선택받고 비평과 분석을 거쳐야 시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비평이 활성화되어 새로운 문예사조가 탄생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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