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gli 블로그홈 | 로그인
강려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블로그

나의카테고리 : 이선 시해설

[스크랩] 가온문학 이선 평론- 이낙봉 2016년 여름호
2018년 12월 28일 20시 39분  조회:1771  추천:0  작성자: 강려
시답잖은/시답지 않은 – 묘비명 
 
 
이낙봉
 
 
1. 우리 지역과 관계있는 낱말들에 ○표 해 봅시다. 여기에 없는 다른 낱말들을 더 적어 넣어도 됩니다.
따뜻한 시끄러운 조용한 아름다운 지루한
안전한 더운 재미있는 지저분한 작은
무뚝뚝한 위험한 추운 높은 평화로운
어두운 활기찬 오염된 다정한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 4학년 2학기, 두산동아(주), 94쪽에서 인용
 
2. 나와 관계있는 낱말들에 ×표 해 봅시다. 여기에 없는 다른 낱말들을 더 적어 넣어도 됩니다
 
외로운, 심심한, 즐기는, 노래하는, 사랑하는, 짜증나는, 찌질한, 불안한, 슬픈, 한심한, 흐릿한, 우는, 떨리는, 짜릿한, 메마른, 우울한, 취한, 비틀거리는, 두려운, 울부짖는, 몽롱한, 초조한, 빠는, 핥는, 조급한, 미친, 침침한, 휘청거리는, 꿈틀거리는, 어두운, 비릿한, 바람인, 바위인, …………걸,
 
3. Epitaph , 8분 38초 동안 숨 막히는, 그럼에도 사는,
 
, , , 걸,
 
 
 
 
 
 
 
 
 
학습지 구조와 형식의 하이퍼시
 
 
이 선
 
 
 
 
1. 서론
 
이낙봉은 작고한 오남구 시인이 주장한 디지털시론의 ‘탈관념’론 시를 창작하며 그와 뜻을 같이 한 시인이다. 현대의 하이퍼시 기초를 닦는데 한 역할을 하였다. ‘시답잖은/ 시답지 않은’ 시리즈도 하이퍼시의 여러 구성요소를 함의하고 있다. 따라서 본 장에서는 이낙봉의 시를 하이퍼시의 구조적인 측면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위의 시는 연을 1. 2, 3의 장의 구조로 병렬적이며, 개별적, 독립적인 하이퍼시 구조로 구성하였다. 학습지 구조와 형식의 새로운 구성방법은 지금까지 본 일반 단어로만 된 시들과 차별화된다.
각 연들이 나타내고 있는 하이퍼시의 구조와 기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본 장에서 필자는 편의상 1연, 2연, 3연으로 구분한 점 양해 바란다.
 
 
2. 1연- 학습지 구조와 형식의 하이퍼시 기법
 
1연은 학습지 구조와 형식을 가진 도표를 영입한 새로운 하이퍼시 형태의 시다.
1연에서 ‘우리 지역과 관계있는 낱말들에 ○표 해 봅시다.’ 부분을 주목하여 보자. 0표한 부분은 독자의 의식구조를 대표한다.
또한 ‘여기에 없는 다른 낱말들을 더 적어 넣어도 됩니다.’ 부분도 주목하여 보자.
하이퍼시의 제한적이거나 한정적이지 않은 부분에 해당된다. 시의 구조가 독자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따라서 이 시는 시인의 감정이나 시적화자의 감정을 배제하고 철저히 독자중심이다.
 
반대어로 구성된 제시어는 사회화된 인간의 안전과 행복지수를 점검하게 한다. ‘따뜻한- 추운, 시끄러운- 조용한, 아름다운-지저분한, 지루한- 활기찬, 안전한- 위험한, 더운- 추운, 작은- 큰, 평화로운- 어두운, 안전한- 오염된, 다정한- 무뚝뚝한’ 등 ‘지역’과 ‘사회’라는 집단구조에 대한 의식구조를 반영하고 있다. 현대인의 문명사회를 향한 안전과 행복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주제의식을 배제한 도표를 통하여 가장 강한 주제의식을 전문처럼 주장하고 있다. 역설과 아이러니 기법을 교묘히 숨기고 있다.

 
 
3. 2연- 제한적이거나 한정적이지 않음, 독자참여
 
2연은 세 개의 중요한 하이퍼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첫째, ‘나와 관계있는 낱말들에 ×표 해 봅시다.’ 부분을 주목하여 보자. 1연은 긍정어로 ’0표‘를 하라고 하였는데, 2연은 부정어로 ’x표‘를 하라고 한다. 1연과 구분하는 기교적 표현이다. 또한 ’나‘라는 개인의 행복지수가 낮다는 부정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긍정어 3개에 부정어 30개다. 긍정어는 ‘즐기는, 노래하는, 사랑하는’ 단 3개 단어인 반면에 부정어는 ‘외로운, 심심한, 짜증나는, 찌질한, 불안한, 슬픈, 한심한, 흐릿한, 우는, 떨리는, 짜릿한, 메마른, 우울한, 취한, 비틀거리는, 두려운, 울부짖는, 몽롱한, 초조한, 빠는, 핥는, 조급한, 미친, 침침한, 휘청거리는, 꿈틀거리는, 어두운, 비릿한, 바람인, 바위인’ 등 30개다. 현대인의 소외와 회피, 불안하고 우울한 심리상태를 반영하고 있다.
둘째, ‘여기에 없는 다른 낱말들을 더 적어 넣어도 됩니다’ 부분을 주목하여 보자. 제한적이거나 한정적이지 않은 하이퍼시의 구성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1연과 같은 구조로 독자에게 참여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셋째, ‘…………걸, ’ 부분을 주목하여 보자. 이 부분은 ‘이상 시인’의 시와 소설에서처럼 나른한 권태가 느껴진다. ‘심심함, 나른함, 시시함, 시답잖은, 게으른’ 감정들이 주는 회피적 심리가 잘 드러나고 있다. 현대인의 무관심과 소외의 심리가 잘 드러난다. ‘......걸’이 주는 메시지는 따라서 여러 방향으로 해석된다. 하이퍼시의 ‘제한적이거나 한정적이지 않은’ 기법이다.
 
4. 3연- 개별적, 독립적, 자립적, 병렬구조의 하이퍼시
 
2연은 첫째, ‘Epitaph , 8분 38초 동안 숨 막히는,’ 부분을 주목하여 보자.
‘Epitaph 음악세계는 하이퍼시의 구조와 같은 심리상태를 지니고 있다. 열정과 광기의 음악으로 ’헤비메탈,고전, 낭만파, 팝송 등‘ 다양한 음악 갈래를 병렬적 구조로 조합한 음악이며 열정과 소외, 우울과 집착 등 여러 복합적 현대인의 ’숨막히는‘ 불안한 정신구조를 잘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분열과 소외 중에서도 열정과 광기의 예술세계가 주는 희열과 집중은 관객을 열광시켰다. 하이퍼시도 병렬적 구조로 각 연들은 개별적이며 독립적이다. 사물시의 특징인 객관화된 문장은 과학적이다. 미술의 초현실주의 작품과 비슷하다.
둘째, ‘그럼에도 사는, ’ 부분을 주목하여 보자.
Epitaph 음악은 개인의 소통부재, 인터넷과 미디어와 소통하며 사는 소외된 현대인의 정신분열과 우울을 잘 대표하는 음악이다.
하이퍼시도 모든 연들은 독립적이며 자립적이다. 행과 단어도 서로 충돌하며 자립적이다. 병렬적이고 대등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살’고 있는 개인의 우울한 모습이 현대적이다.
셋째, ‘ , , , 걸,’ 부분을 주목하여 보자.
한정적이지 않은 하이퍼시적인 문장이다. ‘, , , 걸’은 현대적 문장이다. 짐짓 아닌 척하는 시적 기교다. 이런 표현은 전체와 부분을 모두 부정할 수도 긍정할 수도 있다. 시니컬하며, 방관적이며, 회피적 문장이다. 한정적이거나 제한적이지 않은 하이퍼시의 구조를 단 한 단어인 ‘, , , 걸’이라는 낱말은 니힐리즘의 대표어다.
 
 
5. 결론
 
이낙봉 시의 특징은 제한적이거나 한정적이지 않은 하이퍼시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1연, 2연, 3연에서 보여주는 각각의 독립된 하이퍼시는 무의미 문장과 무의미 단어들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시답잖은/ 시답지 않은’ 제목부터 주장적이지 않고, 제한적이지 않으며, 착한 문장이다. 겸손한 문장이다.
주제를 주장하지 않지만, 그 내용은 날카롭게 현대문명과 현대인의 소외와 불안, 갈등을 첨예하게 논문처럼 주장하고 있다-행간 뒤에, 문장과 단어, 도표 뒤에 숨겨 두고 있다.
시인의 역량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소외와 단절, 회피의 고독한 시대에도 하이퍼 시인들은 그 작품으로 문예사조를 바꾸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외국어로 번역되어도 손상받지 않는 것도 하이퍼시의 특징이다. 객관화된 문장으로, 질 높은 하이퍼시 작품을 생산하여 여러 외국어로 번역되기를 기대한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1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14 이선 시해설 모음 2021-10-28 0 1137
113 [스크랩] 윤유점 정기만 평론/ 한국문학신문 이인선의 힐링 문학산책 7 2019-12-19 0 1283
112 한국문학신문- 이인선의 힐링 문학산책/ 뜸들일 때의 밥 냄새처럼- 김선진 2019-12-19 0 1557
111 [스크랩] 가영심 시 평론/ 백리향 차향으로 빚은, 정서해소와 심리치료의 시- 이인선 / 한국문학신문 이인선의 힐링문학 산책 4 2019-12-19 0 1488
110 [스크랩] 김인숙 시 평론/ 이선/ 한국문학신문 이인선의 힐링문학 산책 3 2019-12-19 0 1370
109 한국문학신문 연재- 이인선의 힐링 문학산책 2호/ 이인선 평론가 2019-12-19 0 1244
108 평론 연재: 이인선의 힐링 문학산책 1 인연설 / 문덕수 2019-12-19 0 1227
107 발랄한 상상력으로 그린, 미려한 이미지의 형상화와 재해석 / 이선(시인, 한국문학비평가협회 사무처장) 2019-02-01 0 1486
106 나의 하이퍼시 쓰기 / 이선 2019-02-01 0 1818
105 [스크랩] 박남희- 이제는/ 2015년 가온문학 여름호 발표/ 이선 평론 2018-12-28 0 1701
104 [스크랩] 가온문학 이선 평론- 이낙봉 2016년 여름호 2018-12-28 0 1771
103 [스크랩] 잃어버린 시인을 찾아서- 박항식 시인편/ 이선 / 가온문학 2016년 겨울호연재 2018-12-28 0 1704
102 2017년 가온문학 여름호/ 정성수- 사기꾼 이야기/ 평론 이선 2018-12-28 0 1655
101 <가온문학 평론 특집- 세자르 바예호의 시 세계 / 이선 2018-12-26 0 1753
100 날샘일기- 김정현/ 가온문학 봄호 2016년/ 이선 명시 읽기 2018-12-26 0 1705
99 민용태- 서울에 시집온 봉숭아/ 2016년 가을호/ 가온문학- 명시 읽기/ 이선 평론 2018-12-26 0 1705
98 강기옥- 담쟁이 1/ 가온문학- 명시 읽기/ 이선 평론/ 2015년 가을호 2018-12-26 0 1720
97 이선 평론/ 가온문학- 명시 읽기/ 이기철- 불행에게 이런 말을 2018-12-26 0 1721
96 이선 평론/ 심상운- 칠 놀이 또는 페인트통/ 2015년 가온문학 겨울호 <명시 읽기> 2018-12-26 0 1718
95 6 ․ 25 33 전봉건 2018-12-26 0 1539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