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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 나쁜 혈통(血統) / 이준오 번역(2)
2019년 02월 25일 14시 40분  조회:1412  추천:0  작성자: 강려
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 
 
나쁜 혈통(血統)1) / 이준오 번역(2)
 
 
 내 골족(族)의 조상으로부터 나는 푸르고 흰 눈과 좁은 두개골과 
싸움에 서투른 것을 물려 받았다. 나는 내 옷이 그들의 것처럼 야
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단지 나는 내 머리털에 버터를 바르지2)
않는다. 
  골족(族)은3) 그 당대의 가장 바보스럽게 풀을 베는 자들이었고,
짐승의 가죽을 벗기는 자들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또한 우상숭배와 신(神)에 대한 사랑을 얻었다.
오 모든 악덕, 화, 음란함 - 멋있도다, 음란함이여 - 특히 거짓과
나태를 얻었다.
  나는 모든 직업을 무서워한다.4) 선생과 노동자는 모두 비열한 농
부들이다. 펜을 쥔 손은 쟁기를 쥔 손이나 마찬가지다. - 손, 손을
위한 세기 - 난 결코 내 손을 갖지 않으리라. "후에는 비굴함이 지
나치게 심해진다. 거지의 정직성은 나를 화나게 한다. 죄인들은 환
관(宦官)처럼 혐오스럽다. 나, 나는 완전하다. 하지만 그건 아무래
도 좋다.
  하지만! 누가 내 혀를 이렇듯 불충하게 만들어 지금까지 내 나래
를 이끌어 보호해 오게 하였는가? 살기 위해서 내 몸을 움직이지도
않은 채, 두꺼비보다도 더 게으른 채, 나는 도처에서 살았다. 내가 
모르는 구라파의 가족이란 없다.5) 
  - 나는 인권 선언에6) 모든 걸 빚지고 있는 가족들의 소리를 내 가
축 소리처럼 듣는다. - 나는 양가(良家) 집의 아들도 다 알고 있다.
 
              @
 
  프랑스 역사에 그 어떤 흔적을 남겼으면!7) 
  하지만 아니지, 아무것도 아니지.
  내가 언제나 열등 민족에 속해 있었다는 것은 나에게
명백한 사실이다. 나는 반항을 이해할 수 없다. 종족은 이전에는 약
탈하기 위해서만 일어섰다. 자신들이 죽이지 못한 짐승을 대하는 늑
대처럼.
  나는 교회의 맏딸8)인 프랑스의 역사를 기억한다. 평민인 나도 성지
(聖地)를 여행할 수 있었더라면, 내 머리 속에 *수아브 지방의 평원에
뚫린 길들, 비잔티움의 조망, *솔림므9)의 성벽이 들어 있다. 마리아
숭배, 십자가에 못박힌 자에 대한 연민이 내 내부의 수많은 불경스러
운 마법 속에서 깨어난다. - 문둥이로서 나는 태양이 쏟아지고 있는
벽발치, 깨진 병과 쐐기풀 위에 앉아 있다. - 후에, 독일의 밤 아래 기
병(騎兵)처럼10) 야영할 수 있으면,
  오! 다시 한번, 나는 붉은 임간지(林間地)에 있는 노파들과 아이들과
마녀들의 소란이 춤춘다.11) 
  이 땅과 기독교 정신 이전보다 더 오랜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 과거 속에서 나는 계속해서 나 자신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혼자다. 가족도 없다. 도대체 나는 어느 나라 말을 하였던가, 그
리스도의 충고 속에선 나를 보지 못한다. 그리스도의 대변자들인 귀족
들의 가르침 속에서도,
  지난 세기에12) 나는 무엇이었던가? 나는 오늘에야 내 자신을 되찾는
다. 유랑민도 없고, 잘 알 수 없는 전쟁도 없다. 열등 민족이 모든 걸 보
상했다. 흔히 말하듯, 인민을, 이성을, 국가와 과학을13)
  오! 과학이여! 사람들은 모든 것을 되찾았다. 영(靈)을 위해 그리고 육
(肉)을 위해 - 임종 때 받는 성량(聖糧) - 사람들은 의술과 철학을 갖고
있다 - 늙은 여편네들의 약과 잘 정리된 민요(民謠)들을 갖고 있다. 왕자
(王子)들의 심심파적과 그들이 금한 놀이를! 지리(地理), 우주학, 역학(力
學), 화학(化學)!14) ----
  과학, 새로운 고귀함! 진보, 세계는 나아간다! 왜 세계는 돌아오지 않을
까?15) 
  이것은 수(數)의 비전이다. 우리들은 성신(聖神)에게 나아가고 있다. 내
가 말하는 것, 이건 확실하다. 이건 신화(神話)이다. 나는 이해한다. 방언
들로밖에는 설명 못하므로 나는 침묵하고 싶다.16)  
 
@
 
  이교도의 피가 되살아난다! 성령(聖靈)이 가까이 있다. 내 넋에 고귀함과
자유를 주어, 예수는 왜 나를 돕지 못하나? 오오라! 복음서는 지나갔다! 복
음서! 복음서! 
  나는 무엇인가를 게걸스럽게 탐의하듯 신을 기다리고 있다.17) 나는 영원
히 열등 민족의 태생이다.
  나는 * 아르모리크 해변가에18) 있다. 마을들이여 저녁이면 점화를 하라. 내
날이 이루어졌다. 나는 구라파를 떠났다. 바닷 공기가 내 폐를 불태우리라, 
낯선 풍토(風土)가 나를 귀찮게 굴 것이다. 수영, 풀매기, 사냥, 특히 담배피
우기, 끓는 금속같이 센 술을 마시기 - 불을 돌며 내 친애하는 선조들이 행
한 것처럼.
  나는 되돌아올 것이다. 강철 같은 사지와 검은 피부, 성난 눈으로, 내 가면
(假面)을 보고 사람들은 나를 강한 민족으로 판단하리라. 나는 금을 가질 것
이다. 나는 게으르고 격렬할 것이리라. 여인들은 더운 나라에서 되돌아온 잔
인한 병 약자를 보살핀다. 나는 정치 사건에 뛰어들겠다. 구원받겠다. 이에 
나는 저주받았다. 나는 조국이 무섭다. 가장 좋은 것은, 몹시 취해 모래밭에
서 자는 것이다.
 
@
 
  사람들은 출발하지 않는다 - 내 악덕을 짊어진 이곳의 길을 다시 가자. 철들
부렵부터 내 곁에 고통의 뿌리를 내린 악덕, 하늘에 올라가 나를 때리고, 나를
뒤엎고, 나를 끌고 가는 악덕.19)
  마지막 순진함과 마지막 수줍음, 그건 이미 말했다. 세상에 내 혐오감과 내 반
역을 가지고 가지 않는 것.
  가자! 행진, 무거운 짐, 사막, 권태와 분노.
  누구에게 나를 찬양해 줄까? 어떤 짐승을 경배해야만 하는가? 어떤 성스런 영
상을 공격하는가? 어떤 혈기로 걸어가야 하는가?
  오히려 정의를 보호해야 할 것20) -힘든 생활과 단순한 우둔함 - 메마른 주먹
으로 관 뚜껑을 들고, 앉고 숨을 끊는다. 그렇게 되면 늙음도 없고 위험도 없다.
공포는 프랑스적인 게 아니다.
  - 오! 나는 완전히 버림받아 어떤 신적인 영상에게도 완전하려는 내 열망을 버
린다. 
  오 내 극기(克己)여, 오 내 굉장한 자애여! 하지만 이곳에서!
  심오한 주여, 저는 얼마나 바보입니까!
 
@
 
  아직 어렸을 때, 나는 감옥문이 언제나 그에게는 닫혀 있는 고집 센 어려운 도형
수를21) 찬양하였다. 나는 그가 머물러 성화되었을 주막과 곳간을 찾아다녔다. 찬
양하였다. 나는 그의 마음으로, 푸른 하늘과 들판의 멋진 작업을22)을 바라다 보았
다. 나는 도시에서 그의 운명을 냄새 맡았다. 그는 성자보다도 힘이 세고, 여행자보
다도 훌륭한 양식(良識)을23) 갖고 있었다. - 그러나, 그, 그만이 그의 영광과 그의
이상의 증인일 뿐이었다!
  거리 위에서, 겨울 밤에, 숙소도, 옷도, 빵도 없는데, 어떤 목소리가 내 얼어붙은 가
슴을 압박하였다. "약함 혹은 강함이여, 네가 거기 있구나, 그건 강함이다. 너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도 모르고 아무 데나 들어가고 무슨 말에든 대답한다. 네가
시체였다면 이제는 널 죽일 수 없을까"
  아침에 내 눈초리는 너무 멍청하고 얼굴은 너무 빈사 상태여서 내가 만난 사람들은
아마도 날 알아 보지 못했으리라.
  도시에서는 진창이 갑자기 빨갛고 꺼멓게24) 보였다. 램프가 이웃방을 돌아다닐 때
의 거울처럼, 숲속의 보석처럼! 좋은 기회다라고 나는 외쳤다. 나는 하늘에서 불꽃과
연기의 바다를 보았다.25) 왼편 오른편에서 10억 개의 뇌성처럼 불타는 모든 풍요함.
  그러나 주연과 여자 동반은 내게 금지되었다. 남자 친구도, 나는 화가 난 군중 앞에
서, 사형 집행하는 기병(騎兵) 앞에 있는 나를 보았다. 그들이 이해할 수 없었을 불행
때문에 울면서 그리고 용서하면서26) - 쟌느 다르크처럼 - "신부(神父), 교수(敎授),
선생(先生)들이여, 당신들은 나를 재판에 넘기는 잘못을 범했다. 나는 이런 사람들에
속하지 않았다.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었다. 나는 고문을 받으며 노래하는 종족이다. 
나는 법을 이해하지 못한다. 나에게는 도덕적 감각이 없다. 나는 난폭자이다. 당신들
은 잘못했다---"
 
  그렇다 내 눈은 당신들의 불빛에 눈을 감는다.27) 나는 짐승이다. 흑인이다. 그러나
나는 구원받을 수 있다. 당신들은 가짜 흑인이다.28) 법관이여, 너는 흑인이다. 장군
이여, 너는 흑인이다. 황제여, 늙은 무뢰한이여,29) 너는 흑인이다. 너는 세금 붙지 아
니한 악마의 공장에서 나온 술을 마셨다 - 가장 멋진 것은 이 대륙을 떠나는 것이다.
여기선 이 한심한 자들에게 불모를 마련해 주려고 광기가 횡횡한다. 나는 *캄의30) 진
정한 어린이 왕국에 들어간다.
  나는 아직 자연을 아는가? 나는 지신을 아는가? 할 말 없음. 나는 사자(死者)들을 내
뱃속에 매장한다.31) 외침, 북, 춤, 춤, 춤, 춤! 백인들의 상륙하였으므로 내가 무(無)로
떨어질 시간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굶주림, 목마름, 외침, 춤, 춤, 춤, 춤
 
@
 
  백인들이 상륙한다, 대포! 세례를 받고, 옷입고, 일해야만 한다.
  나는 가슴에 은총(恩寵)으로 충격을 받았다. 오! 나는 그걸 예견하지 못했다.
  나는 나쁜 일을 하지 않았다. 하루하루는 나를 경쾌하게 할 것이고 회한도 줄어들 것
이다. 선(善)을 거의 버린 넋의 고통을 나는 갖지 않을 것이다. 그곳에서는 장례식의
양초처럼 강한 빛이 올라온다. 양가(良家)집 자제의 운명, 투명한 눈물로 뒤덮힌 오래
된 관. 아 정말로 주색잡기는 어리석은 짓이다. 썩은 것은 따로 던져놔야 한다. 하지만
시계는 순수한 고통의 시간만을 울리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불행을 잊고 천국에서 놀
수 있도록 어린애처럼 죽을 수 있을까.
  빨리! 다른 삶도 있는가? 부(富) 속에서의 잠은 불가능하다. 부는 언제나 공적(公的)
이었다. 신성한 사랑만이 과학의 열쇠를 수여한다. 나는 자연이 오직 선의의 광경이라
는 것을 안다. 공상이여, 이성이여, 오류여, 잘 있거라.
  천사들의 올바른 노래가 구호선에 올라온다. 그것은 신의 사랑이다 - 두 개의 사랑!
나는 땅의 사랑으로 죽을 수도 있고, 헌신으로 죽을 수도 있다. 나는 여러 사랑을 포기
했다. 그들의 고통이 나의 출발 때문에 증가하리라! 당신은 나를 난파자 가운데서 선택
하였다. 남아 있는 자들은 내 친구가 아닌가?
  그들도 구하라.
  나에게 이성이 생겼다. 세상은 선하다. 나는 삶을 축복하리라. 나는 내 형제들을 사랑
하겠다. 그것은 유년 시절의 약속이 아니다. 늙음과 죽음에서 벗어나려는 희망도 아니
다. 신은 나에게 힘을 주셨으니 나는 신을 찬양한다.
  권태는 이제 내 사랑이 아니다. 분노, 방랑, 광태, 나는 그것들의 모든 약동과 실패를
알고 있다. - 내 모든 짐이 벗겨진다. 미망없이 내 순결의 폭을 이해하자. 난 채찍질의 
위로를 이제 요구할 수 없다. 나는 의붓아버지 노릇의 그리스도와의 결혼 때문에32) 승
선했다고는 믿지 않는다.
  나는 내 이성의 죄수가 아니다. 나는 말했다. 신이여! 라고 나는 구원 속의 자유를 원
한다33) 어떻게 그걸 쫓을까? 사소한 취미는 나를 떠났다. 헌신도 신의 사랑도 이제는
필요없다. 나는 섬세한 사람들의 세기를 후회하지 않는다. 저마다 자기의 이성, 결멸,
사랑을 갖고 있다. 나는 양식(良識)이라는 이 천사의 계단 꼭대기에 내 자리를 잡아둔
다.
  이미 확립된, 길들여진 혹은 길들여지지 않은 행복에 대해서는 아니다 --- 난 말 할
수 없다. 나는 너무 방탕하고, 너무 약하다. 생은 일을 통해 개화한다. 해묵은 진리다.
나, 나의 삶은 묵중하지가 않다. 그것은 날아가, 행동 위에 저멀리 세상의 정다운 이 지
점을 부유한다.34)
  죽음을 사랑할 용기도 없는 노처녀가 되어 버렸구나!
  신(神)이 나에게 옛 성자처럼 하늘의, 공중의 고요를, 기도를 허락해 준다면, 이제 우
리가 필요로 하지 않는 성자들, 강한 자들! 은둔자들! 예술가들!
  계속되는 희극! 나의 순진함이 나를 울게 하리라, 삶은 모든 사람이 만드는 소극(笑劇)
이다.
 
@
 
  충분하다! 이제 벌이다36) - 행진하라!
  오! 폐가 불탄다. 관자놀이가 울부짖는다! 밤이 이 태양을 통해 내눈에서 굴러다닌다!
가슴 --- 사자 --
  어디로 가는가? 싸움터로? 나는 약하다! 다른 사람들은 나아간다. 도구, 무기---시간! --
  발포! 나에게 발포! 나는 항복한다. 겁장이들! 나는 자살한다! 나는 말(馬)의 발치에 몸을
던진다!
  오오! ---
  나는 - 거기에 길이 들이라.
  이게 프랑스의 삶, 37) 명예의 길이리라!
 
 
1) 이 작품은 일반적으로 브릐셀 사건 전에 씌어졌을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열등 종족'이라는 개념, 기독교와 이교도 간의 싸움, 서구 문명과 서구 사회의 종교에 있어서의
흑인에 대한 평가, 소년기의 고독과 견딜 수 없는 악덕에 관한 극히 개인적인 환상 체험 등이
제시되어, 결국 랭보는 이교도인 자기는 기독교적인 죄와는 관계가 없고, 따라서 무죄(무구)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작품에는 초벌 원고가 보존되어 있다.
 
2) '머리에 버터를 바르는 습속'은 샤토브리앙의 저서 <아메리카 여행기>와 <무덤 저편의 추억>
속에도 보인다.
 
3) 첫머리의 2연 내지 3연에 보이는 골족(Gaulois)의 습성과 생활에 대한 고의적인 모욕이야말로
이 시 <나쁜 혈통>의 주제이다. 그리고 이것은 시 <착란 1>에서도 거듭 되풀이 된다. 랭보의 문학
의 한 측면인 '카인 숭배'의 하나로 보아도 무방하다.
 
4) 랭보는 노동이라거나 직업이라고나 사회적 지위 같은 것을 얻는 일을 극도로 거절하는 심성을 
가지고 있었다.
 
5) "원죄(原罪)을 면제 당한" 랭보의 '무구'를 읽어내는 것도 가능하고 "선악의 저편에 몸을 두려고
하는"  오만으로 간주하는 것도 가능하다.
 
6) '인권선언' 이란 물론 1789년 프랑스 혁명이 시작된 직후에 국민공회(國民公會)가 제정한 선언
을 말한다. 기본적 인권(인권의 자유평등, 언론 출판의 자유, 소유권의 확립), 주권제민(主權在民) 
등 근대정치 내지 시민사회의 기본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7) 앞에서의 '인권선언'에 인용된 프랑스 역사를 회고하면서 랭보는 '열등종족'이란 주제을 제시한다.
랭보는 파리코뮌에 참가하려 한 적은 없다. 여기서 중세라는 시대를 더드머 자신의 몸 속에 있는 '나
쁜 혈통'이 야만인의 피의 유전에 있다는 전제에 서서, 자기를 중세 농노나 중세 십자군의 병사로 변
생(變生)시키고 있다. 더구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자기는 '열등 종족'이었다는 귀결에 도달하는 것이
다.
 
8) 교회의 맏딸: 예로부터 프랑스의 호칭의 하나.
 
9) 솔림므: 예루살렘, 구약시대의 예루살렘
 
10) 16, 17세기 칼빈파 신교도를 위해 일한 독일 기병(騎兵)을 말한다.
 
11) '샤바트(Sabbat)'는 구약시대에는 주의 7일째를 신에게 바쳐 안식일을 지킨 날을 말한다. 중세의
민간 전승에서는 이교도적 요소가 많아 섞여 있어, 토요일 한밤중에 악마를 중심으로 하여 모이는 마
법사 및 자녀들의 집회를 말하며, 또 어리석은 소동이라는 뜻으로도 사용되었다. 여기서 랭보는 중세
적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12) 현대의 세계, 즉 민주주의, 이상이 지배하는 세계, 민족주의, 과학의 승리의 세계를 말함.
 
13) 미슐레가 어떻게 종족의 관념이 구민의 관념 앞에 소멸되어 버렸는가를 밝혔는가를 여기서 한 번
생각해 볼 가치는 있을 것이다. 랭보는 미슐레와 프낭이 노래한 '과학에 대한 찬가'를 그 자신도 노래하
려 했던 것이다.
 
14) 과학이 발달한 덕택으로 민중은 지난날에 왕후(王侯)에게만 독점되었던 과학과 철학과 그 밖의 즐
거움을 이제는 마침내 차지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고 말하고 있다.
 
15) 갈릴레오가 말한 "그래도 세계는 돈다"를 바탕으로 한 하나의 언어적 유희이다.
 
16) 랭보가 여기에 제시하고 있는 과학 찬양 사상의 19세기 후반의 시대 사상이기도 했다. 이 같은 과학 및
진보의 사상은 레를렌과 랭보가 자주 교제하고 있는 런던에, 망명 중인 소수의 '코뮤나르'에 의해 고취되고
있었던 것이라고 한다.
 
17) "나는 무언가를 목마르게 탐내듯 신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한 대목은 랭보의 기독교에의 회귀를 증명하
는 것으로 인용되는 경우가 많으나, 다음의 구절을 보면 그 같은 단정은 할 수 없지 않을까 싶다. 신을 기다리
고 있거나 그러기 때문에 영원히 열등 종족이라는 관념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18) '아르모리크'는 현재의 브르타뉴를 일컫는 옛 이름. 원래 가리사의 한 지방명이었다. 그리고 이 한 연은
랭보가 자신의 때를 예언한 점으로 그야말로 놀라운 것이다.
 
19) 해석자들은 '악덕'이 바로 남색이었다고 믿었다. 이 해석은 잘못된 것이다. 랭보가 어린 시절부터 이끈 
악덕은 모든 형태에 대한 무죄와 악을 향한 도시에 이끌림, 수줍음 그리고 반항에 대한 그의 투쟁인 것이다.
그것은 그가 우리에게 말했던 자신의 위선과 혐오를 설명하는 투쟁이다. 그는 그것들을 자기 몸에서 제거할
수 없으며밖으로 내놓기를 원치 않는다.
 
20) 그러나 인간의 정의를 보호해야  하며 우둔함 속에서 제거되야 한다.
 
21) '고집스럽기만 했던 도형수(徒刑囚)'는 고독하고 불행했던 랭보 자신의 소년시절을 상징하고 있으나
이것은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쟝 발쟝 등에 관한 상기(想起)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2) '꽃처럼 피어나 있는'이라는 표현은 예컨대 <일뤼미나씨옹>의 <신비주의>에서 "별들과 그 밖의 것들
이 꽃피는 부드러움이--" 등에도 보이며, 랭보가 즐겨 애용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전원을 방랑한 개
인적인 체험의 기억으로 보아도 좋을성 싶다.
 
23) 여기서 '올바른 판단력' 에 대해 어떤 평자는 '데카르트를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탁견
(卓見)이다.
 
24) 진흙은 '붉고 또 검고'라고 느끼는 색채 감각은 랭보가 친숙해져 있는 환각 속에서의 하나의 상투 수법
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므로 유별난 추상적-사상적 의미를 추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25) 이 부분의 표현을 부이야느 드 라코스트 등은 1871년 5월의 파리 코뮌때 일어난 화재의 정경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차라리 랭보에게 자주 찾아온 화염의 환각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스잔느 베르날에 따르
면, 이것들은 베를렌이 '성서의 거리'로 "화염과 진흑의 오점이 묻은 하늘의 거대한 도시" 라는 표현도 보
인다. 주24)의 '붉고 또 검고"도 포함하여 이것들은 랭보에게 집요하게 달라부튼 암유(暗喩)의 하나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26) 파리 코뮌에 가담한 일단에 도정과 관심을 보내는 신문들은 사격대에 반대하는 폭동, 즉 그들에게 총
을 겨누는 군인들에게 눈을 부릅뜨려고 노력하는 폭도들을 묘사했다.
 
27) 물리적 광선 외에 이성 및 신앙의 빛이라거나 계몽 같은 의미도 있으나, 여기서는 굳이 쉽게 옮겨 보
았다.
 
28) '거짓 니그로'란 진짜 흑인보다도 더 검고 또 엉큼한 백인을 말하고 있다. 이디오피아에서 생활하고 있
던 1890년이 되어서도 예를 들면 그 해 2월 25일자로 가족엑데 보낸 서한 속에서 '이른바 문명국의 백인
흑인들' 등과 같은 말을 쓰고 있다. 물론 여기에 한 연에 보이는 격렬한 매도(罵倒)와 독설은 서구문명에 대
해 던져진 공격의 화살이다.
 
29) 이 기묘하기 짝이 없는 표현은 스잔느 베르날에 따르면 빅토르 위고의 시집 <세기의 전설> 속의 에빌
나드누스의 시 "비천한 자들이여', 너희들에겐 너희들의 살갗을 하고 있는 근질거리는 황제를 긁어낼 손톱
은 없는가!'하는  표현에 출전을 삼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한다. 
 
30) '캄(Cham)'이란 구약성서 속의 인물인데, 대홍수에서 벗어난 노아의 차남. 전설에 따르면 그 자손이 흑
인이 되었다고 한다. 서구 사회에 있는 '협잡꾼 흑인' 곁을 떠나 랭보는 원시적이며 소박하며 위선 따위가 전
혀 없는 생활을 시작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31) 원시적인 생활로 돌아가는 것은 '나는 사자(死者)들을 뱃속에 매장했다'라고 하는 것 같은 식인육(食人肉)
의 습속'이라거나, '이젠 말이 더 필요치 않다'고 하는 것 같은 서구적 이지(理智)적 형식의 결별이 따르지 않고 
있지는 않다. 이 부분의 표현에 '북' '댄스'가 자주 나오는 것은 미개 종족의 상기에 의한 원형적 연상이다.
 
32), 33) 다같이 요한복음 제2장에 보이는 설화에서의 착상이지만, 오히려 아주 짖굳은 말로 기독교에 대해 결
정적으로 거절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혼연(婚宴)'이 이어지는데 운문의 비유는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결부를 암
시했다고도 보인다.
 
34) '행동'에 관해 <언어의 연금술> 속에서 "행동"은 생활이 아니고 그것은 힘의 낭비의 하나의 수단이며 무기력
한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랭보는 보들레르가 <성 베드로의 부인(否認)> 속에서 "이제 나는 물러가려 한다. 이 나
는 행동의 몽상의 여동생은 아니었던 이 세상에 만족을 느끼며"로 노래하고 있음을 상기했던 것이 아닐까. 사색과 
몽상이 없는 범속한 문명생활은 랭보로서는 죽음과 마찬가지였을지도 모른다.
 
35) '이제 우리가 필요로 하지 않는'이라는 표현은 성자에게도 은둔자에게도 연관이 되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
다. 기독교의 '유혹'에 후속하여 반항한 것이다.
 
36) 초고는 여기에 이어진다.
 
37) 신랄한 표현이다. 랭보가 '프랑스의' 라거나 '프랑스인의' 라는 형용사를 사용할 때는 항상 비방 내지 모멸하는
감정을 간직하고 있었다. 1871년에 드므니에게 보낸 서한 속에서 뮈세의 작품을 논평하며 "정말 프랑스적이라는
것은 이제는 극한까지 타기해야 한다는 뜻이다"라고 쓰지 않을 수 없었고, 그는그것을 정말로 싫어하고 있었다.
그리고 '명예'에 이르러서는 그는, 그런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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