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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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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불가능 / 이준오 번역(8)
2019년 02월 25일 15시 13분  조회:1132  추천:0  작성자: 강려
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
 
불가능1) / 이준오 번역(8)
 
 
  아 - 나의 소년시절의 - 저 생활, 일년 내내 거기를 헤메고 다녔고, 초자연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절식(節食)을 하고 거지 중의 상거지보다도 더 이욕(利慾)에 초연하였고, 고향도 없고 친구도 없는 것을 자랑으로 삼고 있었다. 생각하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을까. - 그리고 나는 이제야 겨우 그것을 깨달았다! - 내가 저 사나이들을 경멸한 것은, 옳은 일이었다. 우리의 여자들의 정결과 건강에 기생하여 단 한 번의 애무의 기회라도 놓치지 않으려 하고 있었던 저 사나이들을 경멸한 것은, 하기야 오늘에 와서는 여자들이 우리와 죽이 딱 맞는다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지만.
  - 나는, 나의 모든 경멸에 있어서 옳았었다. 왜냐하면 나는 이처럼 도망치고 있으니까!
  나는 도망친다!
  내 그 설명을 하리라.
  어제도, 나는 이런 한숨을 쉬었다. "제기랄! 이 지상에도 이만큼 고약한 놈들이 수두룩하면 됐지! 나도 벌써 꽤 오랜 동안 놈들의 동아리였다! 나는 모든 놈들을 다 알고 있다. 우리들은 언제나 인식이 그러고도 서로 미워한다. 애덕(愛德)이란 것을 우리들이 알 까닭이 없다. 하지만 우리들은 예절은 바르다. 우리들과 세상과의 사귐 역시 아주 잘되어 있다." 이것은 놀라운 일인가? 세상인가! 장사꾼이랑, 우직한 친구들이야!
  - 우리는 아무것도 명예를 더럽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 하지만 선택된 자들은, 이떤 모양으로 우리를 맞이할 것인지? 한때 세상에는 엉뚱하고 기분이 좋은 그런 상대방이란 것이 있다. 이런 자들은 가짜 선량(選良)들이야. 그 까닭은 우리들이 이런 상대와 가까워지려 하는 것은, 뻔뻔스럽게 뱃장을 부리거나 아니면 굽실거려야만 되기 때문이다. 선택된 놈이란 이런 친구들 뿐이야. 그러니까 상냥한 놈들은 아니냐!
  꾀죄죄한 이성이 내게로 돌아와서 - 그것은 순식간에 사라져 없어지지만 - 나의 이 갖가지 불쾌는 자기들이 서구(西歐)에 있다는 것을, 일찌감치 생각에 넣어두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거기에 깨달음이 가는 것이다. 서구(西歐)의 늪지여! 이것은 그 빛이 바랬다던가, 그 형식이 쇠퇴하였다던가, 그 운동이 착란하였다던가, 그런 따위를 내가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좋다! 지금 내 정신은 동양의 종언 이래로, 인간 정신이 입어 온 모든 참혹한 발전을, 결연히 한몸이 받아들이려고 소망하고 있다.-- 내 정신이 그처럼 소망하고 있다!
  ---꾀죄죄한 내 이성은 이것으로 끝장이다! - 정신의 권위를 떨치고 있어서, 그것이 나에게 서구(西歐)에 있기를 소망한다. 내가 전에 소망한 것과 같은 결과를 부치기 위해선, 그 정신을 침묵케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나는 순교자의 영광을, 예술의 광휘를, 발명가의 교만을 약탈자의 열정을 악마녀석에게 주어버렸다.2) 나는 동양으로 저 원초적이면서 영원한 예지로 돌아갔다. - 지금은 그런 일도 조잡한 안일의 꿈과 같이 생각된다.
  그런데 나는 근대(近代)의 갖가지 고뇌(苦惱)를 피하는 기쁨 같은 것은 거의 생각도 못했다. 나는 코란의 절충적인 예지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 그러나 저 과학의 선언 아래로 그리스도교가, 인간이, '스스로를 희롱' 하며, 뻔한 것을 자기에게 증명해 보이고, 그것들 증명을 되풀이하고 즐거움으로 부풀어, 아마도 이렇게밖에 살 방도가 없다고 하는 그 자체야말로 참다운 형벌(刑罰)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조밀하게 꾸며진 어리석은 고문이다. 나의 정신적인 방황의 원천이다. 자연(自然)인들 이래 가지고는 아마 지루하겠지! 푸뤼돔 씨는 그리스도와 함께 태어났다.3) 
  그런 연유도, 우리들이 가득찬 안개를 가꾸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우리들은 수분(水分)이 많은 야채와 함께 열병을 먹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곤드레 만드레다! 담배다! 무지다! 믿음이다! - 이 모든 것은 원시의 나라, 동양의 예지와 사상으로부터는 상당히 먼 것이 아닌가! 이와 같은 독물(毒物)이 발명되어 있고, 무엇이 근대 세계(近代 世界)냐?
  '교회' 사람들은 말하리라. 아, 알고 있습니다. 헌데 당신이 말씀하시려는 것은, 에덴의 동산4)입니다. 동양 민족의 역사 속에는, 당신에게 어울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고. - 그것은 정말이다. 내가 꿈꾸던 것이야말로 에덴동산이었다! 도대체 내 꿈에 있어서, 저 고대의 여러 민족의 순결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철학자는 말하겠지 "세계에는 연령 따위는 없습니다. 단지 그저 인류가 이동할 뿐입니다. 현재 당신은 서구(西歐)에 계십니다. 그런데 당신은 당신에게 필요한 동양이 아무리 오랜 것일지라도 자기 자신 동양 속에 자유로이 사시는 것입니다. - 또 즐겁게 거기에 사시는 것입니다. 당신은 패배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라고 젠장 철학자 제군, 당신네들도 역시 훌륭한 서구(西歐)입니다.
  나의 정신이여, 정신차려라. 거칠은 구제수단 따위는 없단 말이야. 단단히 스스로를 단련하라! - 아! 과학은 우리들에게 만족할 수 있을만큼 급속히 진보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자기 정신이 잠자고 있음에 마음 쏠린다.
  만약, 지금의 이 순간부터, 나의 정신이 끊임없이 또렷하게 눈뜨고 있어 준다고 하면, 우리들은 마침내 진리에 도달할지도 모른다. 진리는 아마도 눈물 젖은 천사들로서, 우리들을 감싸줄 것이다!5)-- 만약 내 정신이 이 순간까지 잠 깨어 있어 준다면, 나는 기억에도 없는 먼 옛 시대에, 무참히 유독성의 본능에 굴복할 까닭도 없었겠지! -- 만약 내 정신이 끊임없이 똑바로 잠 깨어 있어 주었다면. 나는 예지의 한복판을 노저어 건너가고 있겠지!
  오호, 순결이여! 순결이여!
  나에게 순결의 환상을 부여해 준 것은, 바로 이와 같은 깨달음의 순간이다! 정신을 통해서, 인간은 신을 향해서 가는 것이다!
  몸을 찢기우는 불운(不運)이여!
 
1) 이 시 속에는 환상의 감옥을 벗어났지만 그러나 방황하는 랭보의 자화상이 그려져 있다.
소년시절의 출범은 현존 사회에서의 탈출이었다는 것, 기독교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것이
라는 것, 서구 사회를 부정하고 원시의 나라 동양으로 향하려 했다는 것, 이런 것을 그리다
가 결국 일체는 불가능하며 있는 그대로의 세계에 순종하는 수 밖에 없었다고 회상하고 있
다.
 
2) 이 대목은 서구 문명에 대한 랭보의 증오를 표현하고 있다. 기독교, 서구 예술, 과학의 진
보 및 산업의 발달, 동양인의 정신적 평정을 틈타 포악을 자행하고 있는 서양인의 식민지 정
책, 이 네가지를 들고 있는 것이다.
 
3) 앙리 모니에(1806~1877)가 창조한 작중 인물로 존재하는 우열한 부르조와의 전형.
 
4) 랭보가 찾아 헤매는 것이야말로 바로 이 '잃어버린 낙원'이었다. 자크 리비엘은 그야말로 
원초의 죄없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였다고 설명한다.
 
5) 여기의 표현에는 희구(希求)를 찾아내려고 하는 논지가 있다. 그러나 이 시가 부뤼셀의 사
건 후에 씌여졌음을 생각하면 그런 해석에는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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