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gli 블로그홈 | 로그인
강려
<< 3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블로그

나의카테고리 : 중외문학향기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영국편 /신구문화사(13)
2019년 03월 16일 17시 32분  조회:1714  추천:0  작성자: 강려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영국편 /신구문화사(13)
 

데이빗 개스코인(David Gascoyne)
 
겨울의 정원
 
계절의 분노와 격한 선풍(旋風)*과 얼음이
사라졌다. 묵묵한 정원사가 재를 뿌려놓
   은
길도 말끔히 치워졌다.                *선풍: 회오리바람
 
하늘의 냉혹한 궤도도
폭풍우도 마멸하여 버렸다.
그러자 이 정원에는 이제 투쟁이 없다.
겨울의 칼날은 땅에 매장되고,
바람이 몰아쳐 새도 없는 나무가지를
울부짖음은 순수한 음악.
꽃은 다시 소생하지 않고. 연못의
파아란 응시(凝視)는 눈이 멀었다.
 
축축히 젖은 잔디를 가로지르며
아침의 방황을 하는 낯선 사람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
그의 눈은 눈물에 젖어 시들했고, 그의
   가슴 속에선
잔인한 태양이 그 속에 감추어진 날을 소
   진시킨다.
 
(황운헌 번역) 
 
이 사람을 보라
 
부란(腐爛)*한 살점, 빛이 바랬고, 껍질이 벗기
   어져,                                                      *부란: 썩어문드러짐.
파리가 파먹고, 태양에 끄슬러 붙은
자 무서운 얼굴은 누구일까?
형관(荊冠)*이 머리에 박히고 창(槍)이 옆을 찔렀고,   *형관: 가시면류관
붉게 엷은 막(膜)이 깔린 이 공허한 눈은 누
   구일까?
이 사람을 보라. 그는 인류의 아들.
 
비겁과 이기심을 만들어 내고
용서 못할 적을 벗으로 삼게 하고
주(主)의 상처가 말하는 쓰라린 진실을 숨기
   게 하는
전설과 젊잖은 <베일>을 찢어발겨 망각(忘却)에
   묻어 두자.
이제 더 위대한 치욕을 위장할 수 없는
   것.
주(主)는 세계의 종말까지 격(激)한 고통을 겪는
   다.
 
우리도 그때까지 잠들어서는 안된다!
지금 主는 십자가 위에 매달려 있고
우리는 죄(罪)에 묻혀 우러러본다,
主의 완만(緩慢)한 고통과 함께 같은 시대를 살
   아온 무감각한 사람들.
여기 主가 뿌린 피로 공포 속에 만들어진
   언덕이 있다.
 
그가 아직도 매어달려 고통을 겪을 때
보라. <로마>군대의 대장은 승마화와
검은 <셔츠>와 <뱃지>와 뾰족한 모자를 걸
   치고
서로 손을 치켜들어 인사를 나눈다.
그들의 눈은 냉혹하고 입술은 미소를 잃
   었다.
그러나 이들 主의 형제는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고 있다.
 
主의 한 옆에는 또 하나의 시체가 매달려
   있는데
그것은 노동자거나 직공
또는 <린치>를 당한 유대인이 아니면
흑인이거나 갈색인
또는 쿨리(중국노동자), <에티오피아>인(人), 애
   란인(愛蘭人)*,                                                  *애란인: 아일랜드인
서반아인(西班牙人)*이 아니면 독일의 민주주의자들.  *서반아인: 스페인인
 
주의 늘어진 머리 뒤에선 하늘이
불의 분류(奔流)*처럼 번쩍거린다.      *분류: 세차게 흐름
신념과 재산을 지켜준다는
십자군과 <그리스도>의 전사들이
主의 이름으로 범한
2천년의 학살로 붉게 물들어.
 
主의 못박힌 손 아래 벌판에는
죄에 젖은 오점처럼 씻을 수 없는 어두움
   이 배어나오고
장례식처럼 음산한 공기가 떠돌아
유사(流沙)에 묻혀
땅 사태에 찢기어
폭격받고 버림받은 도시들이 서 있다.
 
<예루살렘>을 위하여 눈물흘린 主는
지금 그의 예언이 시계의 커다란 도시들
   에
번지어가는 것을 본다.
죄에 물들어 낭패해진 이성(理性)도 막을 수 없
   다.
주가 예언한 것처럼 모든것이 파괴되어
   가는 것을.
그리고 主는 이 <드라마>가 종식할 때까
   지 지켜보아야 한다.
 
때로 일컬어졌지만 主는 그의 발 밑
암흑의 왕국에 알려지지 않았다.
그곳에선 모든것이 주의 말을 모멸(侮蔑)하고
모든 사람이 공통의 죄를 짊어졌고
눈가림으로 운명을 따라가고
공포와 식욕의 주권자(主權者).
 
역사의 전환점이
반드시 온다. 자만하고 고만(高慢)한 자
그리고 착취(搾取) 또는 목숨을 빼앗는 자는 거
   부(拒否)될 것이다 -
혁명과 시(詩)의 그리스도
당신의 정신의 피로 만들어진
부활과 생명.
 
궤변(詭辯)에 열중한
검은 옷의 승려와 고결한 사람은
전복(顚覆)된 진실에 부딛쳐 침묵을 지키게 되
   고,
혁명과 시(詩)의 그리스도,
거부되고 비난을 받던 자가
신(神)의 행위자가 된다.
 
은제(銀製)의 현시대(顯示臺)에서가 아니라
인간의 고통의 수목(樹木)으로부터
불모의 비참이 복상(服償)된다.
혁명과 시(詩)의 그리스도,
밤을 통하는 인간의 긴 여정은
공허하게 지나치지 않으리.
 
(황운헌 번역) 
 
 
전시(戰時)의 꿈
 
노오란 전구(電球)의 응시 속에 무디어진
자정(子正)은 멀리 넘어섰어도
잠은 여전히 먼 시간
묵은 상념이 풀어진 이녕(泥濘,진창)으로부터
하얀 김이 서려올 것 같은빈 두개골을
   이고
진흙 속에 잠기는 조개처럼
시선(視線)은 안구(眼球)안에 묻힐 때까지 ---
시린 스위치를 찾아 손은 벽을 더듬고
신경이 끊어진 암흑은 이윽고 온 방안을
   흔든다
조용히 누우면 --- 움칠거리는 수족
움직이지 못하는 것의 아련한 아픔이 도
   져오고 시간은 한동안 쉰다 공간은 온
   통 까매진다.
 
그러나 귓속 깊이 파헤친 벨벳 폭탄의
   자리 한 가락 돌연히 자극을 일으킨 소 
   리는 있어
두 번 세 번째의 새소리
그리고 훨씬 힘찬 또한 새소리에 대답하
   는 지저귐이 일어나고 사방에서 밀려든
   소음은 약하나 가늘게 날을 세운 손톱
   으로 청각의 현(絃)을 뜯는다
순간 주의 수마일 상공에 잠을 깬 모든 새
   들은 방 밖으로 번쩍이는 모래알같이 음
   률도 없는 노래 앞뒤와 목적이 없이 눈
   먼 그 목통에 차오르는 내처 뿌
   린다.
 
따끔거리는 손으로 커텐을 열어제껴라
등화관제의 검은 포(布)을 풀러라 그리고
음산한 첫새벽 빛을 창으로 맞으라
모든 것은 아직 어제의 썩어가는 죽음 속
   에 반쯤 잠겨 있고
습기 머금은 텅빈 하늘 아래 벙어리 귀머
   거리의 입안처럼 침침히 움직일 줄 모
   른다
창 밖에 탄 잿빛 벽에 기대어 회색으로 창
   백해진 하얀 배꽃이 하나의 응시처럼 어
   른거리고 비에 젖은 저켠 지붕들이 약
   하게 반짝이는 그 너머에 외로운 군용
   전구(軍用電球)가 맥없이 걸려 있다
 
말할 수 없는 쓸쓸함이 이 새벽을 흐르지
   않는 물의 수심(水深)으로 무겁게 누른다 -
   생각이 뜨지 않은 긴 명상 -
도시 모르는 곳으로부터 길을 잘못 잡아
   든 한 오리 미풍이 대지에서 강렬한 체
   취를 자아 일으키고 수즙(樹汁)의 단맛 맨흙
   의 향기 돌냄새 자갈웅덩이의 아린 입
   김 이런 것들로 차 있을 듣지 못할 한숨
   을 불러 일으킬 때까지.
가까운 정원의 풀과 나무 생각에 잠긴
   녹색이며 움직이지 않고 납작한 푸른
   입들 멀리 떨어진 라일락의 신기루들이
   더해지는 날빛으로 밝아오다가 한층 선
   명해진다
 
서서히 진군하는 아침 앞에 이제
더러는 베개 속으로 후퇴하고
(잠결 따뜻한 입구 잘 닫히지 않는 뚜껑
   뒤에 들리는 듯 마는 듯 빈병들이 부딪치는
   흰 음향 - 우유차 바퀴 끌려가는 소리
   - 그리고 머지 않아 신문배달 소년의
   자전거가 이웃집 평화로운 계단에 어젯
   밤 전투소식을 나누어 놓고 달리는 휘
   파람소리) 마침내 잠이 든다
 
그 무렵 노르웨이의 얼굴이 없는 군대들이
   상륙하는 추운 해안에는 이른 포격이 다
   시 불을 뿜고
전쟁의 하루는 다시 모든 곳에서 막을 연
   다.
 
(황운헌 번역)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36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56 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불가능 / 이준오 번역(8) 2019-02-25 0 1107
55 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굶주림 / 이준오 번역(7) 2019-02-25 0 1218
54 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가장 높은 塔의 노래 / 이준오 번역(6) 2019-02-25 0 1038
53 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착란 2 / 이준오 번역(5) 2019-02-25 0 1297
52 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착란 1 / 이준오 번역(4) 2019-02-25 0 1431
51 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지옥의 밤 / 이준오 번역(3) 2019-02-25 0 1364
50 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 나쁜 혈통(血統) / 이준오 번역(2) 2019-02-25 0 1389
49 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 서시(序詩) / 이준오 번역(1) 2019-02-25 0 1366
48 [스크랩] 한비문학 2008년 2월호 세계 명시 감상_에즈라 파운드 2019-02-09 0 1424
47 [공유] [[[세계 명시 모음]]] 2019-02-05 0 1801
46 "세계를 매혹시킨 불멸의 시인들" 중..(샤를 보들레르 /아르튀르 랭보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 / 이승하 지음 (4) by 타샤 2019-02-04 0 1479
45 보들레르 『악의 꽃』문학과 지성사, 2003 2019-01-09 0 1648
44 (산문) 놀이 / 이낙봉 2018-12-28 0 1288
43 심보르스카 시모음 (2) 2017-09-15 1 3486
42 심보르스카 시모음 (1) 2017-09-15 0 4052
41 황무지 / T.S. 엘리엇 (황동규[한국] 번역) 2017-08-24 0 4410
40 워즈워드 시모음 2017-08-23 0 3788
39 프레베르 시모음 2017-08-20 0 2644
38 쉴러 시모음 2017-08-20 0 2310
37 에이츠 시모음 2017-08-19 0 1955
‹처음  이전 1 2 3 4 5 6 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