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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영국편 /신구문화사(20)
2019년 03월 29일 18시 09분  조회:470  추천:0  작성자: 강려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영국편 /신구문화사(20)
 
 
영국편
 
 
E.J. 스코벨(E.J. Scovell)
 
 
까만 세계 
 
 
추녀 머리 나무가지 밑으로 여덟 마리의
 
   백조가 나와
 
수송(水松)나무 뿌리 근처 흑녹색(黑綠色) 물 속으로 들
 
   어간다.
 
한 줄기 광선처럼 저희의 방으로 가는 계
 
   단, 호수(湖水)로 내려.
 
 
부드러운 연회색(灰色) 깃에 싸인 어린 백조들은
 
그 깃이 바람에 불렸거나 광선을 받아서
 
   희미한 동색(銅色) *훈연(燻煙)으로 되어,   *훈연(燻煙): 연기로 익힘, 또는 그 연기. 
 
어버이들을 따라 얌전히 내린다, 아직도
 
   몸은 4분의 3의 성장(成長).
 
 
대리석처럼 몸이 빛으로 구성된 늙은 백
 
   조들은 솟아올라서
 
어둠 속에 빛을 헤친다. 그러나 어린것들
 
   은 수송나무 그늘의 짝.
 
손같은 암록색(暗綠色) 지막(肢膜)으로 된 발로써 그것
 
   들은 물을 가르고,
 
 
*원환(圓環)과 수정같은 물방을 사이를 돈다,  *원환(圓環): 둥근 고리
 
그것들이 일으킨 그 물방울보다도 보이지
 
   않게. 그뿐 아니라,
 
격자(格子) 진 뿌리를 곱고 화려하게 목에 감는
 
   다.
 
 
몇 무리의 떼가 되어 서로서로 뒤를 따라 *둔
 
   주곡(遁走曲)으로   *둔주곡:푸가 
 
저희들이 주고 받는 말을 계속적인 음악
 
   으로 화한다. 그리고
 
고개를 길게 빼고서, 날쌘 사냥개같은 표정
 
   으로, 끼리끼리 지나가거나,
 
 
또는 보다 천천히 서로 속력을 맞춘다,
 
   그리고 소리없는, 접은 날개가
 
서로 닿을 때, 깃을 늦추고, 밤같은 수면
 
   에 띄운다,
 
까만 세계처럼 흰 별들이 둥실 떠 있는 물
 
   위에서.
 
 
(이창배 번역) 
 
 
 
국화(菊花) 그림자
 
 
꽃들이 기울어 벽(壁)위에 그림자를 드리울
 
   때,
 
그림자 꽃이 그 꽃들보다 한층 더 찬란(燦爛)하
 
   다,
 
자체(自體)보다 한층 깊은 색조(色調)와 한층 뚜렷한
 
   원형(圓型)으로      *원형(圓型): 둥근 거푸집
 
그 꽃이 갖는 천연(天然)의 밝음에 대신한다.
 
(즉 그것은 태양의 광휘나 황홀경에 있는
 
 성자(聖者)처럼
 
 거의 눈에 보이지 않게, 찬연히 융해(融解)한다.) *융해(融解): 녹아 풀어짐 
 
 
그러나 그 그림자 세계의 공간은 확장(擴張)하
 
   여,
 
거기 생물들은 물러가고 거리(距離)가 그 모습
 
   들을 취한다.
 
멀리 *상격(相隔)하는 꽃 그림자는   *상격(相隔):서로 떨어져 있음
 
유상(乳狀) *성운(星雲)처럼 몽롱해진다. 그리하여,  *성운(星雲): 구름 모양으로 퍼져 보이는 천체
 
유령(幽靈)이 램프불과 벽 사이에서 솟아오르는
 
   것처럼
 
그 그림자는 성(聖)스럽고 눈에 보이지 않는
 
   다.
 
불빛 속에 동일한 희고 노랗고 붉은 꺼질
 
   듯한 천연의 국화들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여기 이 그림자 속에, 색조(色調)는 그
 
   대로여서,
 
짙은 곳은 짙고, 챙백한 안색(顔色)에는
 
멀리 떨어진 제 고장이 깃들었으며,
 
꽃송이들은 섬세하게 그 윤곽을 새기거나
 
   큰 송이 속에 묻히거나 한다.
 
 
(이창배 번역)  
 
 
 
고기 잡는 소년
 
 
나는 춥고 외롭다,
 
나무 뿌리 위에 꼼짝 않고 앉아 있노라니.
 
고기들이 내 그물로 온다. 나는 태양을
 
   멸시했다,
 
길 위에 들리는 목소리들을, 그랬더니 그
 
   들은 사라져 버렸다.
 
내 두 눈은 차가운 웅덩이 속에 잠긴다,
 
찬 깔린 나뭇잎 밑으로. 내 생각은 은빛
 
   으로 젖는다.    * 찬 : 배(船)의 함경도 방언(?)
 
반나절의 소득, 가시고기 열 마리를 얻었
 
   다,
 
그릇에 넉넉히. 나는 열 마리를 더 잡을
 
   것이다.
 
 
(이창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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