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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감동시킨 오늘의 시 100편 <13> /심 상 운
2019년 07월 12일 21시 17분  조회:984  추천:0  작성자: 강려

김석규의 시- 「오래된 우물」  「배를 깎으며」

 

앵두나무 그늘이 희미한 등불로 걸려 있다.

세월을 등지고 앉아 하얗게 늙어만 가는

연기 매캐한 부엌 쪽에서 타는 기침소리

기억의 먼 두레박줄을 타고 내려가면

아직도 이가 시려오는 새파란 물맛

어두컴컴한 바닥에 꽂혀 있는 은비녀로

새벽마다 별이 후둑이는 정화수 사발

조금은 서러운 후예들이 타관을 떠돌며

지치고 더위 먹을 때마다 생각하는지

한나절 내내 낮날이 하염없이 앉았다 간다.

----------------- 「오래된 우물」 전문

 

은빛 과도에도 향기가 번진다.

한 겹 젖은 문을 밀면 맨살의 과육

진한 과즙의 수심 아래로 유영하는

지나간 봄밤의 출렁이는 달빛 유역

흐드러지게 핀 꽃그늘 속으로

마을 큰애기들 떼지어 들어가고

그 뒤를 총각들이 우우 몰려가고

밤새도록 하얗게 들락거렸으니

한낮의 잉잉대던 꿀벌의 날개소리여

하루가 다르게 배는 불러오고

남풍 불어 치렁치렁 늘어진 머리 빗는

벽사창 환히 비쳐지는 구중심처

땡볕을 나서면 한 점도 흐트러짐 없이

더러는 태풍으로 모질게 부대낀 자리

단맛을 채우기 위해 수신제가하였던

이제는 둥그런 보름달로 높이 떠

사각거리는 향기 삼경을 다 채우고 남는다.

  ------------------ 「배를 깎으며」전문

 

지나간 한 시대(1930,40년대)의 한국적 생활정서를 개성적인 화폭에 담은 박수근 화백의 그림이 요즘 가장 높은 호가呼價를 누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를 업은 아이의 모습, 길거리에 광주리를 놓고 앉아 있는 아낙의 모습 등 아주 단순한 대상의 그 서민적인 것들이 우리들 집단의 기억 속 맨 밑바닥에 잠재되어 있는 그리움의 정서를 일깨우기 때문은 아닐까 하고, 나는 김석규 시인의 시편을 읽으면서 그의 시편들 속에 들어 있는 이야기가 주는 매력의 근원을 더듬으며 나름대로 짚어보았다. 김석규의 시편에 담겨 있는 시적 대상과 정서는 박수근 화백의 그림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지나간 시절의 정서를 되살려주는 것과 어떤 주장이나 관념을 내세우지 않고 하나의 완성된 이미지로 보여주는 것 등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김석규의 시 속에 담겨 있는 향토언어와 색채는 시인의 개성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독자들을 아늑하게 감싸 안는 힘을 발휘한다. 그 향토색 이미지의 언어들은 박수근의 그림처럼 당시 사람들이 안고 뒹굴었던 슬픔과 기쁨을 은은하게 드러낸다. 그 정서의 그림자는 오랜 세월이 흘러도 DNA처럼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나는 「오래된 우물」에서 오래된 고향집 우물 속 새파란 물맛으로 남아 있는 시인의 의식意識의 원형을 만난다. 이 새파란 물맛은 어머니 마음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앵두나무 그늘, 희미한 등불, 기침소리, 은비녀, 정화수, 낮달” 등은 흰 옷 입고 이 땅에 살다 가신 우리들 할머니나 어머니의 그림자와 잘 조화를 이루어 한 폭의 그림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독자들을 아련한 기억의 나라로 끌어들인다. 잊어버린 듯하지만 마음의 밑바닥에서 물무늬처럼 떠오르는 고향의식. 이것은 이미지의 형상은 조금씩 다르더라도 누구나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있는 영원한 것이기에 공감의 폭이 깊어진다.「배를 깎으며」도 청각과 시각을 통한 회화적인 표현이 시의 주조主調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배 하나가 익을 때까지의 과정이 진한 이미지의 영상으로 떠오르면서 감미로운 맛을 풍긴다. <지나간 봄밤의 출렁이는 달빛 유역/흐드러지게 핀 꽃 그늘 속으로/마을 큰애기들 떼지어 들어가고/그 뒤를 총각들이 우우 몰려가고/밤새도록 하얗게 들락거렸으니/한낮의 잉잉대던 꿀벌의 날개소리여>라고 봄밤에 하얗게 핀 배꽃 아래서 마을 큰애기(처녀)들과 총각들이 벌이는 사랑놀이와 그로 말미암아 배<>가 불러오는 배<>의 이야기가 시의 질량을 풍성하게 부풀리면서 재미를 준다. 그리고 싱싱한 생명감을 느끼게 한다. 이 생명감은 생명의 기쁨이 뿜어내는 봄밤의 무르익은 향기다. 그 속에는 자연의 오묘奧妙한 관계가 들어 있다. 그러나 이 시에는 그것을 나타내려는 시인의 의식이나 의도가 잘 감춰져 있어서 시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시어의 쓰임에서도"벽사창, 구중심처, 수신제가, 삼경"등 고전적인 언어들이 풍기는 맛도 음미할만하다. 나는 김석규 시인의 항토색이 짙은 회화적인 이미지에 늘 시선이 끌리곤 하였다. 그리고 1970년대 이후 지속되어 온 그의 연 가름이 없는 줄 시 형태의 시형詩形에 이제는 친근한 느낌마저 갖는다. 그의 시형詩形이 그의 개성(캐릭터)으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더 주목하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을 중시하고 그 사실 속에서 압축된 정서를 발견하고 드러내는 그의 시기법의 건강함이다. 그의 초기시「파장」이나「황톳길」「산동네 사람들」에서 발견되는 사실성과 서민의 애환과 저항의식의 건강함은 아직도 그의 시에 저류를 형성하고 있다.「오래된 우물」과 「배를 깎으며」에서도 사실적인 영상미가 시를 생생하게 살려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 김석규(金晳圭) : 1976 <현대문학>에 「봄언덕」「초동」「삼천포 기행」이 천료되어 등단. 시집: 「파수병」「늪에다 던지는 토속」「풀잎」「닭은 언제 우는가」「백성의 흰옷」등 다수

 

정연덕 시인의 시-「황토黃土8-황지黃池의 가을」「청풍고물상淸風古物商

 

막장의 우리 모습

눈여겨 보았는가.

흰 이빨로 허허 웃는

검은 삶을 보았는가.

 

바람처럼 지나가는

우리의 세월

우린 벙어리가 아닌데

왜 말이 없는가.

 

석탄처럼 굳어진

우리들의 걸음걸이에 채여

휘청거리는 

또 하나의

하늘을 보았는가.

 

말라가는 눈물도 얼고

젖은 이마에도 성에가 끼이는

산읍山邑 황지黃池의 가을은 춥고

우린 빙점氷點에 섰는가.

 --「황토黃土길8-황지黃池의 가을」전문

 

제천군 청풍면 사무소

산허리를 따라 내리면

전기다리미 가슴 뚫린 새마을 스피커

공사판 노동자의 곡괭이 날 삽날들이

고단한 소임을 다하고

흙먼지를 뒤집어쓴다.

 

입 깨진 병들도

혼자 울던 쭈그렁 깡통들도

산골짜기 고물상에

고단한 육신을 맡기고

저마다 깊은 잠에 빠진다.

 

길 건너 능강집 미스장張이 부르는

동백아가씨와 그 빨알간 입술과

고물상 주인 박씨가 부르는

철늦은 유정천리有情千里 노랫소리가

우리의 가슴에

한 잎 두 잎 낙엽으로 쌓인다.

 

담장 밑에 피어난

들국화 몇 송이 하늘을 우러르며

흙먼지로 분칠을 한다.

-------「청풍고물상淸風古物商」전문

 

시의 진정한 아름다음이 언어의 수사修辭에만 있지 않다는 것은 상식이다. 언어의 분칠이 더덕더덕 묻어나는 시들은 허망하다. 그렇다고 시가 언어의 수사에서 너무 멀어지면 언어예술로서의 존재가치가 상실된다. 그래서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의 갈등은 영원한 숙제로 시인들의 짐이 되고 있으며, 그 짐이 오히려 시의 무한한 매력을 낳는 모체가 되고 있다. 정연덕 시인의 시편들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그의 시가 안고 있는 순수성이 언어의 기교를 뛰어 넘고 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언어의 자질구레한 기교를 뛰어넘어서 사실(진실)이라는 대지에 뿌리를 박고 있는 그의 시는 이 땅의 서민들의 애환과 눈물을 맨 몸뚱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것이 그의 시를 세우고 있는 든든한 기둥이다.「황토黃土8-황지黃池의 가을」은 강원도 태백산 깊은 골짜기 황지 탄광에서 석탄가루에 시커먼 검둥이가 되어 탄광의 막장에서 <흰 이빨로 허허 웃는> 광부들의 모습을 생생한 모습 그대로 보여주면서 그들의 마음을 시로 열어주고 있다. 그것은 그의 시적 진실이 어디에 있는가를 보여준다. 막장의 광부들은 이 땅의 변두리에서도 가장 소외된 사람들이다. 그 소외된 사람들에게 따스한 시의 눈길을 주는 것은 열린 마음이 아니면 쉽지 않다. 그리고 시인과 대상이 한 몸이 되지 않으면 감동의 파장을 일으킬 수 없다. 그래서 이 시의 첫 연 <막장의 우리 모습/눈여겨 보았는가./흰 이빨로 허허 웃는/검은 삶을 보았는가.>가 더욱 가슴에 닿는다. 우리는 흔히 사진을 통해서 한 시대의 현장과 사물과 인물들을 사실적인 기록으로 남긴다.「청풍고물상淸風古物商」은 시인의 눈이 카메라의 렌즈가 되어서 1970년대의 풍경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사물들의 표정을 통해서 서민들의 고단한 삶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1970년대의 흑백사진을 보는 착각에 빠지게 하는 이 시는 뛰어난 사실성과 기록성을 보여주는 시로 평가된다. 첫 연의 <제천군 청풍면 사무소/산허리를 따라 내리면/전기다리미 가슴 뚫린 새마을 스피커/공사판 노동자의 곡괭이 날 삽날들이/고단한 소임을 다하고/흙먼지를 뒤집어쓴다.>에는 시인의 어떤 관념도 정서도 주장도 들어가 있지 않다. 단지 눈에 보이는 사실을 그대로 나열하였을 뿐이다. 이 무심한 듯한 사실의 나열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 하고 있는지, 굳이 사물시의 이론을 붙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전달된다. 그래서 둘째 연<입 깨진 병들도/혼자 울던 쭈그렁 깡통들도/산골짜기 고물상에/고단한 육신을 맡기고/저마다 깊은 잠에 빠진다.>라는 구절이 서민들의 삶의 한 장면을 생생하게 드러내면서 우리들 인생의 마지막 모습까지도 암시하고 있는 것 같아서 시의 깊이가 무한하게 느껴진다. 이런 정적인 이미지의 흐름이 셋째 연에서는 <길 건너 능강집 미스장이 부르는/동백아가씨와 그 빨알간 입술과/고물상 주인 박씨가 부르는/철늦은 유정천리有情千里 노랫소리가/우리의 가슴에/한 잎 두 잎 낙엽으로 쌓인다.>라고 동적 이미지로 전환되면서 시의 사실적인 생명감이 활기를 띠고 있다. 나는 정연덕 시인의 시편들을 거듭 음미하면서 시대의 거센 흐름 속에서 우리들의 시가 살아남는 법을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어떤 주장이나 관념의 허망함을 되새겨 보았다.

 

* 정연덕(鄭然德): 1977 <시문학>에 「3월의 부유富裕 」가 천료되어 등단. 시집: 「달래강」「박달재」「망종일기」「흐르는 산」 「풀꽃들의 변주」(시선집)

 

안혜경 시인의 시- 「밤의 정원에서 들려오는」「등나무의 노래도」

 

네가 가버린 후

혼자 남아 밤과 마주한다

너를 맞이하는 것은

따스한 불빛

밤의 정원에서는

결코 네가 들을 수 없는

고통에 찬 소리들이 들려온다

어둠 속에서 손을 내려뜨리고 있는

나무들의 몸에서

새벽이 되도록 피가 흐르고

그제야 정원은 조용해진다

결코 네가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내내 아무도 지나가지 않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

바람조차 나무들의 손을 잡으러 오지 않고

상처에 붕대를 감아주지 않는다

--------「밤의 정원에서 들려오는」전문

 

봄볕이 눈부시게 부서지고 있다

뚫고 나갈 수 없는 울타리

틈새로 희미하게 불어오던 바람도

결국 울타리 앞에서 끝난다

 

가로막혀 있는 길 앞에서

그림자조차 방금 멈추었다

벽이 수런거린다

누구인가 얘기를 한다

 

봄볕은 물밑보다 더 고요하여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바람의 한가운데 서서

길을 찾지 못하고

 

주위는 너무 익숙하다

어떤 추억도 생겨나질 않는다

등나무의 노래도 듣지 못한다

 

그림자와 나

그리고 봄볕의 한가운데

너무 환한 빛 속에서

길은 날아가버린다

-----「등나무의 노래도」전문

 

환상幻想은 현대시의 중요한 표현기법 중의 하나다. 현실의 욕구가 아무리 강해도 시의 현실은 어디까지나 시적 공간으로 변모된 현실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환상 속에는 현실에 대한 풍자나 비판의 공간도 들어가지만, 공리적인 가치판단에서 벗어난 환상 속에는 시인의 심령적心靈的인 무한한 어떤 힘이 작용하여 생명의 본질을 드러낸다. 우리가 한 편의 시를 축축한 물기가 도는 생명체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 인정해야 하는 까닭이 바로 이러한 시의 환상적 특성에서 연유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언어 속에서 어두운 환상의 덩어리를 부둥켜안고 살아온 안혜경 시인의 단독자적인 고독한 시의 여행은 20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의 시편들 속에 들어 있는 절망, 고독, 불안, 공포 등의 심리적 요소들이 그의 시에서 빚어내는 어둡고 칙칙하고 음울한 환상의 세계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개인적인 정서에 속하는 것이지만, 문명의 그늘 속에 숨어 있는 현대인들의 공통적인 마음의 상처로 확대될 수 있는 정서이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환상의 세계는 그가 현실인식과 대응에서 자기만의 세계와 기법을 확고히 구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떤 공리적인 가치나 관념 등 외적요소에 조금도 물들지 않은 순수한 시인의 내면의식과 답답할 정도로 한 곳에 집중되어 있는 독특한 정서와 감성이 빚어내는 언어의 세계는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특유한 개성의 세계다. 따라서 자신의 마음속 세계 속에서 웅크리고 앉아서 짧고 함축된 형식의 언어로 자기의 이야기에만 열중하고 있는 그의 시편들은 독자에 대한 배려나 무엇을 설득하려는 의도가 전혀 보이지 않는 순수한 독백언어일 수밖에 없다.「밤의 정원에서 들려오는」에서도 <어둠 속에서 손을 내려뜨리고 있는/나무들의 몸에서/새벽이 되도록 피가 흐르고/그제야 정원은 조용해진다> <바람조차 나무들의 손을 잡으러 오지 않고/상처에 붕대를 감아주지 않는다>라는 구절에서 그의 독특한 환상이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 시에서 피를 흘리는 나무와 어둠과 정원과 바람은 자연현상이 아닌 시인의 심리적 내면을 은유隱喩하는 표현이다. 그는 자신이 겪고 있는 이별의 아픔과 슬픔을 이렇게 환상적인 이미지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오래 동안 숨겨져 있던 자기내면의 빛을 향해 의식의 채널을 강하게 돌리고 있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어둠만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어둠과 빛 즉 환멸과 희망이 공존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드러낸다. 그 빛의 의식이「등나무의 노래」에서 드디어 <그림자와 나/그리고 봄볕의 한가운데/너무 환한 빛 속에서/길은 날아가버린다>라고 폭발적인 선언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이 시의 끝 연에서 가로막혔던 길이 빛 속에서 날아가버리는 장면은 안혜경 시인의 시에서 중요한 의미를 암시한다. 그것은 어쩌면 죽음과 삶의 경계를 허물어버리고 자유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정신적인 순간을 그려낸 것으로도 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안혜경 시인의 정신을 억누르고 있던 절망적인 그림자들과 어두운 자의식自意識의 무거운 굴레가 빛 속에서 사라져버린 길과 같이 되었다는 것은 그의 시세계의 큰 변화를 의미하고 새로운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나는 그의 초기시<망제가亡弟歌>에서 시작되어 20여년 간 지속되고 있는 그의 음산한 시세계는 박재릉의 한국 샤머니즘 시의 밤과 비교될 수 있는 한국 현대시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하면서 가끔 그의 어두운 환상이 주는 마력魔力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 안혜경(安惠景) : 1982 <시문학>에 「망제가」로 추료 등단함. 시집: 「강물과 섞여 꿈꿀 수 있다면」「춘천 가는 길」「숲의 얼굴」「밤의 푸르름」「바다 위의 의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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