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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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고향집 (외 1 수)
2014년 06월 04일 16시 50분  조회:2874  추천:10  작성자: 허창렬
[]고향집(허창렬) 1
 

저승사자가 싱글벙글
하루종일
웃는다!

마주서서 시퍼렇게 낫을 갈다
덥썩
문고리 잡는 바람

섬찟하게 손을 베고 불쑥
마당에
들어서는 달빛

내가 무슨 죄를 그리도 많이 지었길래
기어이
당신을 따라 가야만 합니까
 
우왁스레 백양나무 우듬지   부여잡고
한사코 다시금
일어서려고 안깐 힘 쓰는 오두막집 한채
 
그속에  깔려 질펀히
몸부림치는
까아만 추억 한장ㅡ


뭇별도 서러워 똘랑똘랑
바자굽에
이슬로 떨어지고…


빌딩
 

남근이 서있다
요란스레 서있다
쑥스러운듯이 잠간
손채양으로 살짝 얼굴을 가리우고
팔자에도 없는 행복에 내내 감격하며
그렇게 하루종일 
어정쩡히 서있다
이제 한낮의 우람찬 땡볕이 줄 지어 몰려들면
어김없이 창문마다 후줄근히 내걸릴
삶의 요란할 흔적들,
지진이며 해일의 먼 문안에 오르가즘으로
부들부들 몸을 떨며
싯누런 녹물 눈물로 뚝뚝 흘리며
못 박힌듯이 한자리에 어두커니 서있다
아침이면 밀물같이 몰려들었다가
저녁이면 썰물같이 빠져나가는 인파
엘리베이터 초만원 경보소리는
날이 갈수록 웬일인지
후렴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2014년5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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