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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동시문학의 세계
2017년 08월 10일 21시 17분  조회:1896  추천:0  작성자: 강려
海外 兒童文學/프랑스 
프랑스 동시문학의 세계 

―어린이 동심견문록, 童心, 어른의 Micro-Cosmos
『색깔들couleurs―시로 엮는 어린 시절enfnace en poésie』(청소년 갈리마르 출판사 Gallimard Jeuness, 에르베 뛸래Hervé Tullet 그림, 강금희 옮김)
姜金希(총신대 강사)

제1부 11명 프랑스 대시인들의 童詩
 
색깔들Couleurs / 모리스 카렘Maurice CAREME
 
-난 말이야, 보라색을 좋아해,
7월달 색이거든.
 
월귤이 흰족제비에게 말한다.
-난 말이야, 주황색을 더 좋아해,
게다가 난 절대 변하지 않아
오렌지가 자랑스럽게 대답한다.
 
-난 빨강색이야, 딸기가 말한다.
 
-난 말이야, 노랑색이야, 참외가 말한다.
 
사과는 몹시 으스대며,
-빨간색 아니면 노란색
난 경우에 따라 달라.
 
연못은 파란색으로 옷 입고
벚꽃 나무는 하얀 꽃으로 옷 입고
초록 잎은 나무 가지들을 즐겁게 하고
금은 불에게 마술을 건다.
 
그리고 목넘이 마을에
폭풍우가 지나가 급작스런
우박에 놀라지만
예쁜 꽃 드레스를 입고
무지개 목도리를 하고
총천연색으로 웃고 있다
 
―시집 『레네뜨사과Pomme de reinette』에서
 
지나가는 시간Le temps qui passé / 앙드레 이베르노Andree HYVERNAUD
 
회색 월요일
수국의 분홍색 화요일
파란색 수요일 : 너 다시 올 거지?
주중 다른 날들은?
 
나무 아래서 티티새와
놀이하는 초록색 목요일
 
치즈에서부터 생크림에 이르는
하얀색 금요일
 
그리고 당근의 빨간색 토요일
일요일 그는
두 팔 사이 줄기 위에 태양을
붙들고 있을 것이다
 
―시집 『투명성Transparences』에서
 
아이들을 위한, 그리고 세련된 사람을 위한
Pour les enfants et pour les raffinés / 막스 쟈콥Max JACOB
 
난 네 생일에 개암색 모자를 줄게.
네 손에 들고 다닐
사틴(반드러운 천)으로 만든 작은 가방이랑
손잡이에 술이 달린 하얀 비단 양산이랑
금빛 자락 달린 옷이랑
주황색 구두랑 
 
그런데
목걸이 보석들은 일요일에만 해야 해!
티우! 근사할거야!
 
―시집 『성-마토렐Saint-Matorel』
 
이 수수께끼 좀 풀어볼래Devine un peu la devinette / 끌로드 루와Claude ROY
 
쥐색인 수십만 잿빛 고양이들
다리 끝은 하얗다.
가만히 뻗고 있는 발톱을 감춘 벨벳 다리들
온통 잿빛 하늘에서 수십만 잿빛 고양이들
밤에 감추어진 수십만 잿빛 고양이들
천천히 눈이 내리고 있다
 
―시집 『변덕스런 아이의 소설Nouvelles Enfantasques*』
 
*‘아이’라는 단어 ‘enfant’과 ‘변덕스러운’ 이란 형용사 ‘fantasque’의 합성어
파랑과 하양Bleu et Blanc / 모리스 카렘Maurice CAREME
 
하얀 물방울무늬 위의
파란 작은 고양이
하난 물방울무늬 위의
하얀 커다란 쥐
그들의 귀여운 꼬리들은
조금 다르다
 
그렇다 하지만  파란 고양이 코는
너무 너무 하얗다
하얀 쥐의 코는
너무 너무 파랗다.
그들의 뺨과 눈은
조금 다르다
 
그렇다 하지만 파란 고양이 눈썹은
아주 아주 하얗고
하얀 쥐의 눈썹은
아주 아주 파랗다
 
하양과 파랑의
이 조금 차이로
아주 적은 이 차이 때문에
그 둘은 전쟁을
계속할 것이다
 
―시집 『귀뚜라미 초롱La cage aux grillons』
 
지구는 파랗다 오렌지처럼La terre est bleue cpmme une orange / 폴 엘루아르Paul ELUARD
 
지구는 파랗다 오렌지처럼
이건 결코 잘못 아니다 단어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단어들은 더 이상 당신에게 노래거리를 주지 않는다.
미친 사람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통하는 입맞춤으로
지구는 약속의 입
모든 비밀들 모든 미소들
 
그리고 발가벗고 믿게 하는
면죄부의 어떤 옷
말벌들이 초록색 꽃을 피우고
새벽은 목둘레에
窓 목걸이를 걸어주고
날개들은 잎을 덮고
너는 모든 태양의 기쁨을 지녔다.
지구 위에 온 태양을
너의 아름다움의 길들 위에
 
―시집 『사랑 詩L’amour la poésie』
 
검은 땅 위의 푸른 밤/nuit bleue sur terre noire / 모리스 퐁뵈르Maurice FOMBEURE
 
검은 땅 위의 푸른 밤
푸른 땅 위의 검은 밤
모든 말(馬)들이 마시러 간다
내 기억의 물속으로
 
―시집 『작은 고양이에게』
 
바다La mer / 폴 포르Paul FORT
 
바다가 빛난다
조개처럼
그것을 잡고 싶다
바다는 초록색이다
바다는 회색이다
쪽빛의 바다
은빛과 레이스의 바다다
 
편애 없이Sans manie / 뮈리엘 베르스티쉘Muriel VERSTICHEL
 
내가 말을 걸고 있는 것은 하얀색에게다
최상의 하얀색에게
순결무구의 신비의 하얀색에게
새벽의 눈의 하얀색에게
하얀색에게
 
내가 말을 걸고 있는 것은 검은색에게다
불타고 있는 내 친구 피부의 검은색에게
수천 년 묵은 석탄의 검은색에게
검은색에게
그 가운데서
검정색과 하얀색 사이에서
춤추고 있다
색깔들이 춤추고 있다
 
―시집 『미발표Inédit』
 
바다La mer / 알렝 보스케Alain Bosquet
 
바다는 파란 물고기를 쓰고
회색 물고기를 지운다
바다는 불붙은 순양함을 쓰고
잘못 쓴 순양함을 지운다
 
시인들보다 더 시인
음악가들 보다 더 음악가인
바다는 나의 통역자이다
 
옛 바다
미래의 바다는
꽃잎의 대리모
모피의 대리모인
바다는 내 마음 깊숙한 곳에 속에 자릴 잡는다
 
바다는 초록빛 태양을 쓰고
연보라 빛 태양을 지운다
바다는 황급히 도망가는 수 천 마리의 상어 위로
반쯤 입 벌린 태양을 쓴다
 
―시집 『시,하나Poèmes, un』
 
노래Chanson / 마리 노엘Marie NOEL
 
히드가 무성한 땅을 가면서
-붉은 덤불, 하얀 덤불-
바람 가운데서 자라는
마지막 꽃을 꺾기 위해
붉은 덤불, 노란 덤불, 멀리서 덤불모양으로 자라는 덤불
참으아리 곁을 지나면서
-붉은 목 울새가 그 안에 있다-
 
나는 아이들을 숲으로 데려가는
유모를 만났었다
붉은 덤불, 노란 덤불, 멀리서 덤불모양으로 자라는 덤불
보다 예쁜 세 아이들은 뒤에 가고
보다 명랑한 세 아이들은 앞에 가고
그러나 맨 꼴찌 꼬마 여자에는
신발을 끌며 걸어가고 있다
 
붉은 덤불, 노란 덤불, 멀리서 덤불모양으로 자라는 덤불
토기풀밭을 지나면서
-걔 오빠들은 들 저 멀리 있는데-
그녀는 고개를 약간 숙인다.
 
그녀는 울면서 발걸음을 멈춘다
붉은 덤불, 노란 덤불, 멀리서 덤불모양으로 자라는 덤불
<이리 오렴 나의 작은 장미,
내 사랑아 나에게로 오렴
큰 도시를 건너 
다른 사람들을 우리 따라잡자꾸나
붉은 덤불, 노란 덤불, 멀리서 덤불모양으로 자라는 덤불> 
 
<바람에 꽃 한 송이를 쥐고 있는
네 손을 내게 내밀렴
내게 너의 부드러운 얼굴을 돌리렴
그리고 뛰고 있는 네 예쁜 심장을
묽은 덤불, 노란 덤불, 멀리서 덤불모양으로 자라는 덤불>
<떨고 있는 네 심장을 내게 주렴
그 안에 들어 있는 슬픔이랑
우리 함께 그걸 품자꾸나
 
펄럭대는 내 커다란 망토 속에
붉은 덤불, 노란 덤불, 멀리서 덤불모양으로 자라는 덤불>
<그리고 난 네 고통을 잠재울 거야
노래하면서 숲을 따라가면서
오늘의 네 고통마저도
그리고 다른 때의 고통도
붉은 덤불, 노란 덤불, 멀리서 덤불모양으로 자라는 덤불>
 
<봄이면 세상에서 나오는
가장 생기 있는 것 가장 미친 것
그리고 들판을 죽이기 위해 가을에 오는 것들
붉은 덤불, 노란 덤불, 멀리서 덤불모양으로 자라는 덤불>
 
―시집 『가을의 노래와 시편Chants et psaumes d’automne』
 
내일은 일요일이다C’est demain dimanche / 필립 쑤포Philippe SOUPAULT
 
미소 짓는 법을 배우라고
날씨가 잿빛으로 흐릴 때라도 말야
 
왜 울어야 하는데 오늘
태양이 빛나고 있어
 
내일은 친구들의 생일
개구리들과 새들
버섯들과 달팽이들
곤충들도 잊지 말자
파리들과 무당벌레들도
그리고 조금 있으면 정오다
난 무지개를 기다릴 테야
보 남 파 초 노 주 빨
빨 주 노 초 파 남 보
그리고 우린 돌차기-깨금집기 놀이를 할 거야
 
―시집 『Julie의 새 화환La nouvelle Guirande de Julie』
 
 
2부. 해설 : 빛의 나라 색깔나라-색깔이야기
색은 혼자서 존재하지 않으며 빛이라는 존재와 함께 어울려야 한다. 색은 빛의 강도와 방향, 원근 등에 의해 확연하게 변신하는데 하지만 ‘색즉시공 공즉시공(色卽是空 空卽是色)’이란 말처럼 태초에 형체(色)도 없어 형상은 일시적인 모습일 뿐 실체는 없고 모든 사물의 참모습은 공일뿐 실체가 아니라는 데 사실인가? 게다가 실제로는 세상에 색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과학적으로 자연에는 색이라는 관념조차도 없다. 색은 인간의 뇌가 사물을 특정한 공식으로 인지하면서 나타나는 결과 중의 하나다. 우리가 오렌지라고 부르는 과일의 색도 인간의 되가 만들어내는 오렌지라는 사물에 대한 인식 방법일 뿐 실제의 과일 오렌지는 색을 가지고 있지 않다. 색맹(色盲)은 빨강과 초록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데 그것은 뇌가 그 색들에 대한 정보를 다르게 인식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가 보는 색과 남이 보는 색도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결국 색은 인간의 뇌가 만들어낸다. 인간의 뇌는 정말 신기하고 놀라운 마술사”가 아닐 수 없다고 화가 김이산은 『똑!똑!똑! 그림책/현암사』에서 정의하고 있다.
태초에 땅이 혼돈하며 공허하고 흑암이 깊음 위에 있을 때 ‘빛이 있으라!’는 창조주 하나님의 말 한마디로 흑백 세계에서 드러난 칼라 세계는 카오스에서 코스모스로 옮겨감을 의미하지만 아이가 캄캄한 엄마 뱃속에서 10개월간 들어 있다가 거의 병실이지만 혹 방안 전구 불빛 아래 태어날 때 아이에겐 빛은 폭력에 가까운 카오스가 아닐까? 아이가 우는 첫 呱呱聲은 바로 어둠에 익숙해져 있다 갑작스런 빛에 노출되었을 때 확실한 건 잘 모르지만 일종의 두려움 때문이라고 해도 틀렸다 할 수 없을 것 같다. 흔히 영화관에서 밖으로 나왔을 때 환한 날빛에 맛보는 가벼운 현기증과 함께 일시적이지만 앞 못 보는 시각장애를 일으키는 것처럼……. 그 후 색맹이 아니면 누구나 반짝반짝 빛의 나라 알록달록 색의 나라에 살게 되면서 우리 오감 중 시각은 자연 주위의 모든 빛깔과 색깔에 적응하면서 자연스럽게 조화로운 색채를 배우게 된다. 자연은 가장 지혜롭게 색을 가르쳐 주는 좋은 선생이며 우리 정서에도 균형과 안정감을 준다. 그리하여 무슨 색인지를 물을 때 프랑스어론 ‘De quelle couleur est-il?’, 영어처럼 ‘What color is it? 이것은 무슨 색깔 인가?’로 묻는 것이 아니고 ‘de’라는 전치사가 필요한 것은 바로 그 색의 속성을 묻기 때문이다. 자연의 색에서 색을 구별했기에 이런 질문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하늘색, 금색, 살색, 쥐색, 오렌지색 가지색 등등.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색은 無色을 빼고 온갖 색이 존재한다. 본색을 드러내지 않아도 원색에서 死色(사색)에 이르기까지 없는 색이 없다. 먼저 모든 빛깔을 재현할 수 있는 기본 적인 세 색깔로 물감의 三原色으론 빨강-노랑-파랑이 있고 빛의 삼원색으론 빨강-초록-파랑이 있다. 그 외 모색/사색/박색/정색/채색/주색/특색/희색 등등 색자(色字)가 들어간 상용 합성어들은 형형색색만큼이나 많다. 신현득은 「한 색깔만 없어도」안 된다고 한다.  
크레용 스무 색깔에서 파랑 색 하나만 없어도 안돼/하늘 색깔을 칠할 수 없거든/무지개를 그려도 파랑, 한 색깔이 모자라지/노랑 색깔 하나만 빠져도 안돼/개나리 노랑 꽃도, 귀연 병아리도 못 그리지/우리 여럿 중에서 한 사람만 빠져도 골목 축구 뛰는 데서 편이 기울 듯.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白衣民族이라 무명실로 짠 무명베로 옷을 만들어 입었는데 1886년 6월 31일자 한성주보 22호에 일본 상인들의 광고 이후 염색법을 배운 후에는 달라졌다고 마정미는 『광고로 읽는 한국 사회문화사』에서 백의민족의 종말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염색약 제조법 광고에는 ‘감색 비색 기타 각색 염액 제조 급 염양법 전수광고’라는 제목으로 ‘일본 오사카에 있는 산기승차랑 이라는 사람이 염색법을 깊이 연구하여 가르쳐주고자 하는데 이를 배우면 생계를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보라색 꽃 색 등 여러 가지 색 제조법을 배우려면 지화 2원을 보내야 하고 붉은 비단 색, 매화 색, 복숭아 색 등의 여러 가지 색을 배울 사람은 1원 50전을 보내면 그 자세한 제조법을 기록해서 보낼 줄 것이다. 만일 염색법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보낸 금액을 도로 환불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개항과 더불어 백의민족의 흰옷을 물들이려는 염료들이 밀려들어온 후 1905년 10월 경무사 신태휴는 독특한 법령을 발포했다는데 흰옷 대신 검정색 등 짙은 색 옷을 입으라는 것이었다. 그리해 흰옷을 입은 사람의 등에다 ‘흑’ 혹은 ‘묵’ 자를 써서 짙은 색으로 물들이지 않으면 입고 다닐 수 없게 했다는데 위생을 위해서 신문명 시세에 따라야 한다는 요지였다지만 일본의 염료산업이 한국에 진출하는 계기가 된 것은 틀림없다. 그 후 ‘흰옷은 더욱 희게’ 라는 슬로건으로 ‘청백분’ 이라는 표백제도 관심을 끌었다는데 명절이 돌아오면 형형색색 색동옷 때때옷을 입다가 평상복으로 돌아가는 한국 사람들의 생활습관을 동시에 이용한 일본사람들의 교활한 상술에 한국은 차츰차츰 알게 모르게 무색세상이 아닌 유색세상으로 바뀌어 간다. 
하기야 우리나라에서 미스코리아를 뽑을 때 미인의 기준이 몸의 형태도 형태지만 색깔로 기준을 삼았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즉 三色이 기준인데 黑色으론 눈동자와 머리털과 눈썹이 검고 白色으론 치아와 손과 피부가 하얗고 紅色으론 입술과 뺨과 손톱이 붉어야 미인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성형으로 몸이나 얼굴 형태는 바뀔지 몰라도 색으로 드러나는 건강상태는 숨길 수 없기 때문이리라. 윤극영의 「설」에서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드리고/우리언니 저고리 노랑 저고리, 우리 동생 저고리 색동저고리/아버지와 어머니 호사내시고’ 그리해 ‘나는 나는 설날이 참말 좋아요’라는 동요는 바로 이 사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흑백영화, TV에서 1981년 4월 1일을 기해 총천연색 영화, 텔레비전 컬러화는 화려한 영상세계를 열어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미적 감각을 한층 발전시켰다. 이미 미국에서는 1951년 CBS가 처음으로 컬러화면을 내보냈지만 그만큼 늦었어도 우리나라에선 컬러영상의 색 재현에서 질감의 문제를 극복하고 그 다음 단계로 표현의 차별화를 추구한 이래로 2000년 이후 디지털TV 시대에 이른 요즘 흑백사진 D.&P.가게가 폐점에 이르게 되고 영화에서도 흑백화면은 과거 기억용 화면으로 밖에는 삽입되지 않을 정도로 유색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 ‘부모님들이 보는 신문은 드라마와 사고들로 온통 흑백이지만 내가 보는 잡지는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동시들로 아주 명랑하고 유치찬란 아니 오색찬란하다’는 ‘신문과 잡지’. 게다가 목장에서 오래 갇혀 사는 동물마저도 총천연색 자연을 보고 싶어 할 정도로.
아름다운 초록색이 끝없이 펼쳐진 목장에서 암소마저도 목장 너머로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날마다 초록 풀만을 먹고 눈에 보이는 것은 온통 초록색이어서 싫증난 데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견딜 수 없는, 미셀 피크말의 글, 에릭 바뛰의 그림 책인 『물총새와 색깔나들이』(원제: 색깔 낚시꾼Pecheur de Couleurs), 여명미디어, 2000)의 주인공 당딘느가 친구 물총새 마르탱에게 예쁜 다른 색의 나라를 가보고 싶다고 부탁하게 된다. 물총새와 함께 떠난 첫 여행은 검정색의 밤의 나라였고 둥근 달을 바라보면서 하얀 나라를 꿈꾸고 그 다음 나라는 목화송이보다 더 부드럽게 하얀 눈이 내리고 있는 나라였고 그 다음엔 청록빛깔, 짙은 남빛, 보랏빛을 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나라, 그 수평선 위를 지나고 있는 배를 보고 다시 꿈을 꾼다. 그 후 노란 모래사막을 지났고 모래 언덕위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의 나라로 간다. 거기서 처음으로 보는 무지개 나라에 도착한다. 마르탱 물총새가 당딘느 암소를 열기구에 태워 노랑 파랑 빨강 까망 초록 그리고 하양 온갖 꽃으로 울긋불긋한 바둑판을 이루고 있는 무지개 나라 꽃밭을 보여주었다. 모처럼 물총새 덕분에 너무 근사하고 멋진 색깔나들이를 했지만 암소는 비로소 깨닫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깔은 역시 초록이고 초록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인데 그건 바로 내가 먹고 살고 있는 목장의 초록 풀 때문이라고 물총새에게 고백하게 된다. 그리고 물총새 날개에 색깔나라를 여행하면서 보았던 아름다운 색깔들이 다 들어 있어 문득 또 어디론가 여행을 가고 싶을 땐 다시는 건초 풀을 담아 애써 여행 가방을 꾸리지 않고도 물총새에게 와달라는 문자만 날리면 된다는 것도.
여기에 번역한 11명의 프랑스 대시인들의 어린이를 위한 아니 어른들의 어린시절 마이크로-코스모스인 동심으로 각인된 색깔에 관한 동시들은 바로 우리로 하여금 색깔에 대해 깊이 너비로 통찰 할 수 있게 한다. 여기 처음으로 옮겨 본 열 한 명의 프랑스 동시들은 독자의 명도-채색-보색 감각능력에 따라 글로 그린 색채론에 감응하는 반응이 어떠한지를 실험할 수 있도록 소개하는 걸로 그치고 따로 개인적인 해설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다만 색 모음집을 기회로 프랑스 어린이를 위해 주변 환경에서 관찰하면 보고 느끼면서 색깔에 관해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그림과 더불어 글로 시도한 꼬린느 알보Corinne Albaut의 『무지개 동시집Comptines Arc-En-Ciel』(악트 쉬드 주니어Actes Sud Junior출판사 1999)을 가지고 비교 분석하기로 한다
 ‘사계절의 색깔, 무지개처럼 명랑하고 목화 솜처럼 가벼운 동시들, 변덕쟁이 변색의 귀재카멜레온의 모자이크 동시들, 아주 미묘한 구석이 많은 수채화이거나 악동의 연필로 크로키한 동시들을 맛보기 위한 것이다.’는 취지의 이 동시집은 도미니크 티보Dominique Thibault의 파스텔 톤 그림으로 색깔의 나라로 초대된 독자와 총천연색 색깔 나들이를 해보자.
프랑스는 국기가 삼색기ldrapeau tricolore로 파랑-하양-빨강인데 이 삼색은 각각 자유-평등-박애라는 국가의 3대 정신을 상징하고 있다. 폴란드 영화감독 키에슬로프스키는 이 삼색-파랑bleu/하양blanc/빨강rouge으로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관용이라는 톨레랑스tolerance가 프랑스에서 만연하는 데는 십인십색이기에 ‘취향이나 색깔은 문제 삼지 말아야 한다Des gouts et des couleurs on ne discute pas’는 속담에 기여한 건 아닐까? 예술의 나라 건축의 나라 프랑스에선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의 옷이나 갖고 노는 장난감이나 사용하는 물건에 원색을 잘 사용하지 않는데다 색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방법으로 으뜸인 많은 그림책과 색에 관한 동시를 통해 동시에 자연학습체험으로 아이들은 절로 색을 인지하게 된다.
 네델란드 작가 리오니의 글/그림책 『파랑이와 노랑이』(물구나무, 2003)에선 개인과 개인 개인과 공동체에 대한 관계를 주제로 다루면서 어린아이의 독립된 자아의식을 보여준다. 손자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집안에 있던 《라이프》지의 종이를 찢어서 즉흥적으로 구성 시각적으로 명확하면서도 유머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종이들은 의인화되어 인간 세계와 비슷한 공간에서 살아 움직인다. 사람을 상징하는 종이는 색다른 종잇조각과의 접촉으로 가족 친구 놀이 하교 등과의 핵심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개성 있는 회화적 표현 방식과 한 장한 장 페이지마다 돌아가며 연결되는 의미는 굉장한 동질성으로 부드럽게 이어진다. 이야기의 완벽한 흐름은 새롭게 일어나는 사건을 전체적이며 단계적으로 완전하게 표현한다. 그림의 바탕색은 공간을 설정하여 색종이 조각을 포용하며 색종이 조각과 강한 색의 대비를 이루면서 각기 다른 색종이의 개별성을 잘 부각 시킨다. 텅 빈 하얀 배경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것을 자유롭게 상상하도록 만든다. 교실을 상징적으로 규정하는 검은 사각형에는 학생이 교실 책상에 얌전히 앉아 있듯이 여러 색의 종잇조각을 정렬해 놓았다. 무거운 느낌의 검정색은 어린이가 느끼는 지루함과 얌전히 앉아 있어야 하는 딱딱한 부동자세 등 학교에서 느끼게 되는 억압을 잘 나타낸다. 파랑이가 친구 노랑이를 정신없이 찾는다. 온통 검정색으로 덮인 배경을 통해 당황한 파랑이의 심리를 너무나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그 다음 장면은 갑자기 노랑이를 발견해서 기쁜 파랑이의 마음을 선명한 빨강색 바탕으로 표현한다. 색들은 무척 단순한 원색이고 간결하지만 색의 상호관계와 형태를 조화롭고 상징적으로 시각적으로 산뜻하고 아름다운 느낌을 준다. 어린이는 그림을 보면서 색과 형태를 통하여 사유하는 모험을 하면 시각의 조화를 배우게 된다.
먼저 활을 쏘는 과녁은 바깥 원주로부터 하양-까망-파랑-빨강-노랑으로 오방색인데 이 과녁 색으로 이미 고정되어 사용되는 합성어가 꽤 많이 사용되고 있다 : 
하얀 거짓말, 흰구름, 백지, 백발, 백포도주, 백자/블랙 유머, 블랙 커피, 검은 고양이, 흑빵/파랑새, 청룡, 청마, 청기와, 푸른 수염, 청자/홍해, 적포도주, 적혈구, 붉은 군대, 홍삼/황인종, 누런 이빨, 황해, 황열, 노른자위처럼 여러 색은 그 단어를 구체적으로 상징 정의하는데 필수이다. 그리하여 코카 나뭇잎과 콜라 열매라는 이름으로 처음엔 소화제로 판매된 코카콜라가 음료수로 판매를 시도한 것은 사장 로버트 우드러프인데 <마시자 코카콜라>, <오직 그것뿐>, <즐거움을 더해주는 코카콜라>, <난 느껴요 苦口苦來>, 콜라가 세계의 대체음료로 장악하기까지는 초록과 빨강색의 힘이 작용한 셈이다. 콜라 병의 녹색은 ‘조지아 그린’이라 불리기도 하고 ‘코카콜라의 빨강’이라 불리는 색상도 상표로 등록되어 있을 정도이다. 빨강이 왜 눈에 잘 띄는가 하면 색채심리학적으로 스펙트럼의 적색 쪽의 색깔들은 눈의 망막 조금 뒤에서 초점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적색은 보고 있는 동안 눈 쪽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지고 청색은 눈의 망막 조금 앞에서 초점이 만들어져 멀어져 가는 듯이 나타난다. 적색은 정력과 흥분의 색이고 전세계 국기의 45%에 적색이 사용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겨울에도 산타가 코크를 마시는 광고 덕분에 청량음료 콜라는 계절을 모르는 갈증처럼 불황을 모르는 전천후 아니 철부지 음료가 되고 만 것은 그만큼 색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이처럼 이 세상은 온통 색이 지배하고 있다 : ‘반들반들 빛나는 토마토, 강렬한 초록색 상치, 하얗고 둥그런 버섯, 반으로 쪼개어 노른자에 마요네즈를 얹은 삶은 달걀, 검붉은 석류석 색의 무, 금빛 낟알의 옥수수, 양념의 구름과 파슬리의 살랑거림’이란 꼬린느의 「복합 샐러드」처럼 그리고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잿빛 연못 위로 무지개가 미소 짓는다 총천연색으로/하늘이 울고 있다 큰 소리를 내며 무지개가 전보다 심하게 소리 내 웃는다 수채화처럼 명랑하게’라는 「즐거운 무지개」만큼이나 김용택의 섬진강 아이도 오줌으로 「무지개다리」를 놓을 만큼 ‘아주 많이 마려웠던 오줌을 참고 해가 쨍쨍 비칠 때 쪽 싸면 작은 줄기는 밑으로 떨어져 보라색과 파남색을 만들고 굵은 오줌을 네 가지 색을 만들어 무지개 다리를 만들었다.’
 눈에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까지도 색 투성이다. 일찍이 시인 랭보는 심지어 5가지 모음(아-에-이-오-우)을 색으로 표현하지 않았던가! ‘아’에 해당하는 모음 ‘A’는 검정, ‘에’에 해당하는 모음 ‘E’는 하양, ‘이’에 해당하는 모음 ‘I’는 빨강, ‘우’에 해당하는 모음 ‘U’는 초록, ‘오’에 해당하는 모음 ‘O’는 파랑이라 했다 A는 새벽이 등장하는 어둠의 세계 동쪽하늘을 의미하고 E는 아지랑이, 안개 즉 흰 새벽빛을 치환한 것이다. I는 적색 새벽빛의 주홍빛 피 분노를 상징 U는 녹색의 바다 부지런히 밀려드는 물결의 해면 그리고 O는 오메가, 새벽의 절정을 알리는 나팔의 팡파레인데 나팔은 놋쇠의 황금색과 함께 그 앞면의 형태 O의 끝 오메가로 빛의 색깔과 소리의 조화correspondance를 이룬다. 보들레르가 ‘향기, 색깔, 소리들은 서로 반응한다.’고 말한 것처럼……. 랭보 이후 많은 장래가 촉망된 프랑스 어린이poete en herbe들은 자기만의 독특한  모음-색깔론을 피력하여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고 있다. 미리암이란 친구는 ‘I’ 는 풀잎의 초록이라 했다. I를 많이 그리면IIIIIIIII 혹은 iiiiiiiii처럼 풀처럼 보인다나 어쩐다나?
늘 푸르게 보이는 하늘만 해도 아침과 저녁 때 비가 올 때 와 눈이 내릴 때 달과 별이 빛나는 밤과 구름 낀 밤하늘 색이 다르다 : ‘아침 해가 떠오를 땐 빨간 하늘/소나기 비가 올 땐 검은 하늘/펄펄 눈 내릴 땐 하얀 하늘/해님 달님 없어질 땐 어두운 하늘/날마다 변해가는 요술 하늘’의 김신철의 「요술 하늘」과 ‘풀벌레 얘기하며 혼자 피는 하얀 들꽃처럼/내 마음 언제나 하얀색 될래요/별님과 얘기하며 몰래 피는 파란 산꽃처럼 내 마음 언제나 파란 색 될래요’의 김완기의「내 마음」처럼.
그리고 색의 착시현상으로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윤석중의 「꽃밭」을 들수 있다. ‘아기가 꽃밭에서/넘어졌습니다/정강이에 정강이에/새빨간 피/아기는 으아 울었습니다/한참 울다 자세 보니/그건 그건 피가 아니고/새빨간 새빨간 꽃잎이었습니다.’
그리고 광속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자연마저도 거의 다 바뀌어 가고 있어 누군가가 염려한 것처럼 자연스러운 것은 ‘자연’이란 단어밖에 남지 않을 거라지만 아직 색은 우리가 살고 있는 주위에서 자연스레 접할 수 있다. 권태응의 「감자꽃」의 ‘자주꽃 핀 건/자주 감자/파 보나 마나/자주 감자//하얀 꽃 핀 건/하얀 감자/파 보나 마나/하얀 감자’는 꼬린느 알보의 「아주 하얀」의 ‘하얗다 눈송이처럼 양처럼 목화처럼/하얗다 무처럼 우유잔처럼 은방울꽃처럼/하얗다 하얀 빵을 뜯어 먹는 네 치아처럼’과 비교해보면 권태응은 눈에 보이는 꽃과 보이지 않는 (불어로는 감자를 ‘땅의 사과pomme de terrre’라 일컬음) 땅 속에 감추고 있는 주먹, 감자 색이 일치함을 보여 주고 꼬린느 알보는 은유를 사용하여 하얀색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모기윤의 「눈꽃새」의 ‘하얀 눈 하얀 눈 어째서 하얀가 마음이 맑으니 하얗지. 빨강 꽃 빨강 꽃 어째서 빨간가 마음이 예쁘니 빨갛지. 파랑새 파랑새 어째서 파란가 파란 콩 먹으니 파랗지’, 그리고 어효선의 「파란 마음 하얀 마음」의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여름엔 여름엔 파랄 거에요 산도들도 나무도 파란 잎으로 파랗게 파랗게 덮인 속에서 파아란 하늘 보고 자라니까요/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겨울엔 겨울엔 하얄거예요 산도들도 지붕도 하얀 눈으로 하얗게 하얗게 덮인 속에서 깨끗한 마음으로 자라니까요’처럼 우리의 정신에게까지 색의 연금술은 그 영향을 미친다.
 결정적으로 박경종의 「초록 바다」의 ‘초록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 초록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 파란 하늘빛 물이 들지요 어여쁜 초록빛 손이 되지요 초록빛 여울물에 두 발을 담그면 물결이 살랑 어루만져요 우리 순이 손처럼 간지럼 줘요’는 색과 혼연일체 가능함을 일깨워 준다. 그리고 ‘파랑도 아니고 초록도 아닌 투명한 유리잔은 절망한다. 빛이 자기를 통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안에 우유를 부으면 금새 하얗게 된다. 놀랍다’는 「무색 유리잔」은 겉모습을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속담으로 ‘옷은 중을 만들지 않는다L’habit ne fait pas le moine‘속담과는 반대로 유리잔은 내용물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신이 가능함도…….
하지만 색이 섞여 또 다른 색이 되는 경우 꼬린느는 ‘노랑이 빨강과 춤을 춘다 서로 몸을 흔들며 움직인다 오렌지색에게로 돌아간다. 거참 이상하다!/파랑이 노랑과 수영한다. 론 강에서 그들은 온통 초록이 된다. 이게 무슨 일이람!/빨강이 파랑을 바라본다. 두 눈을 똑바로 그들은 보라가 된다. 그것 참 지독히 따분한 일이군!’이라며 「뉘앙스」에서 색상이 다른 두 빛깔이 합하여 다른 빛깔로 변하는 것을 보여준다.
검정에 하양을 섞으면 회색이 되는데 꼬린느는 검정과 회색」에서 ‘나는 검정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회색을 좋아한다. 나는 저녁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밤을 좋아한다.’고 색깔과 현실을 동일시할 줄 안다. 그리고 「생쥐와 코끼리」에선 한 놈은 너무 작고 다른 놈은 너무 크고, 한 놈은 긴 코 다른 놈은 주둥일 가지고 있고, 한 놈은 큰소리로 울부짖고 다른 놈은 작은 소리로 찍찍대고, 생김새도 달라 차이가 많지만 잘 생각해보면 이 두 놈은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색깔이 회색으로 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정과 하양이 함께 있으나 섞이지 않는 걸로 피아노 건반이 있다. 피아노는 하얀 건반 52개, 검은 건반 36개, 전부 88개의 건반을 갖고 있다. ‘도-레-미-파-솔 하얀 건반은 재미있게 웃지만 반음 올림표, 샤프#기호와 반음 내림표, 플랫♭기호인 검은 건반은 상복을 입고 솔-파-미-레-도 슬픔에 잠긴다.’는 검정과 하양, 그리고 「신호등의 빨간 불과 초록 불」에선 색깔의 상징에 사람들이 따르는 것을 보여 준다. ‘빨간 꼬맹이다 :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보행자들 기다려요 우리/초록 꼬맹이다 : 이번엔 정반대다. 보행자들, 건너요 우리!’
그리고 총천연색의 아름다움을 배우게 하는 동시로 「공작새」와 「극락조」그리고 「불꽃놀이」가 있다. ‘이것 봐, 공작새, 우린 널 기다리고 있어! 네 꼬리의 깃털 속에 초록-파랑 커다란 눈동자가 보석처럼 빛나는 것을! 제발 부탁인데 꼬리를 부채처럼 한번만 펴 우리에게 보여줘.’라는 「공작새」, 그리고 파라다이스의 새 ‘여기서 아주 먼 나라에 극락조가 살고 있다. 산불처럼 붉은 불 깃털이 파란 하늘에 타오르고 있다.’는 「극락조」또한 ‘색종이 조각 비처럼 조명탄 불꽃이 밤하늘을 번쩍이는 금속조각으로 콕콕 쪼아대면서 우릴 매혹시킨다. 두 눈엔 별들로 가득한 관중들은 박수갈채를 보낸다. 꽃불놀이 만세!’라는 「불꽃놀이」, 하지만 이 ‘불꽃놀이’로 태어난 시인이 있으니 그가 바로 쟈크 프레베르Jacques Préert이다. ‘엄마 뱃속 羊水속에서 내가 태어난 것은 겨울 2월 어느 밤이었다. 여러 달 전 봄이 한창일 때 엄마 아빠 사이 불꽃놀이가 있었는데 그건 생명의 태양이었다. 그리해 그 안 에 들어 간 내 몸 속에 그들은 피를 부어주었다. 그건 지하 술 창고의 것이 아닌 생명의 샘 포도주였다. 그리해 나도 언젠가 그들처럼 떠나가리라.’는 「축제」에선 불꽃놀이는 밤하늘을 잠깐 동안 찬란하게 아름답게 수놓고 이내 추락 사라지는 허망한 것이 아닌 생명의 꽃으로 환원된다. ‘밤이면 빛나고 반짝이는 저 빛의 정점은 무엇인가? 빛나는 이 작은 곤충은 바로 반딧불이’라는 「반딧불이」는 제 혼자서 조용히 소리 없이 요란스런 폭죽소리를 내지 않고 불꽃놀이를 한다. 캄캄한 밤에 불 밝힌 창호지문에 그림자로 드러나는 수놓은 여인의 침묵을 밤의 정적에 더해준다. 
봄 여름 가고 가을 겨울을 지나노라면 사계절의 다양한 색들로 다채롭게 우리는 살아갈 수 있다. ‘봄의 색깔들은 꽃들과 들판의 색들이다. 여름은 초록-파란색이다 바다 위 파도처럼. 가을의 색깔들은 바람에 바스락대며 떨고 있는 나뭇잎 색들이다. 겨울은 연못 위 얼음처럼 빛나는 하얀색이다’는 「계절의 색깔」처럼 사시사철 변하는 색을 알기 위해선 우린 기다림을 배워야 한다.  ‘새벽에 하얀 가벼운 베일이 들판, 시냇물들 길들 위로 펼쳐진다. 시골마을은 잠에서 태어난다. 색깔들을 되돌려 주려고. 나무들과 꽃들은 태양을 기다리고.’라는 「새벽에」처럼. 그런 다음 우리는 ‘난 제비 깃털로 온통 파스텔 톤으로 수채화를 그리고 싶다. 거기에 바다를 춤추게 해 가볍게 파도가 일렁이도록 파랑 색과 초록색을 칠할 것이다. 그리고 그 위다 구름들을, 내 그림책들만큼 역시 가볍고 역시 얌전한, 구름들을 살짝 올려놓을 것이다.’는 「수채화」처럼 이젠 색을 가지고 놀면서 이 세상이 색처럼 다양하게 조화롭게 때론 세탁기 통 속, 옷처럼 섞이기도 하고 때론 그냥 옆에 있어줘서 그 색이 돋보이게 해주며 ‘마가레뜨의 정원은 화가가 자기가 좋아하는 모든 색을 짜 놓은 팔레트를 닮았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가장하여 마가레뜨는 실제론 자기가 초대한 사람들에게 선물로 줄 꽃다발을 만들고 있다.’는 「마가레트의 꽃다발」처럼 서로 묶여 사는 법을 배울 일이다. 
<프랑스 시인 소개>
모리스 카렘(1899-1978) : 초등학교 교사를 지낸 후에 그는 시에만 전념했고 널리 아이들에 의해 인용되는 수많은 시작품들을 남겼다. 그는 시에 세상을 살면서 믿고 얻는 행복을 표현하고 있다.
앙드레 이베르노(1910-2005) : <투명성>이란 동시처럼 단순하고 통찰력 있는 시의 저자인 그녀는 그녀가 사랑했던 작가 죠르즈 이베르노가 죽고 난 후 그를 추억하며 그와의 변함 없는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저녁이면 오는 것Qui mene au soir』와 『죽은 물가에서Au bord des eaux  mortes』.
막스 쟈콥(1876-1994) : 근대주의 시인, 초현실주의 선구자, 아폴리네르Apollinaire와 피카소Picasso와 친구인 그는 뷔르레스크(고상하고 웅장한 주제를 비속화함으로써 희극적 효과를 자아내는 장르)하고 현학적인 그리고 의미로 가득하지만 제멋대로인 작품을 남겼다.
끌로드 루와(1915-1997) : 소설가, 수필가, 비평가, 시인, 대 여행가이면서 현대 세상에 대해 그리고 인간 자유를 억압하는 모든 것에 대해 아주 예민, 민감한 끌로드 루와는 그 중에서도 아이들을 위한 맛깔스러운 시들을 썼다.
모리스 카렘((1899-1978) : 초등학교 교사를 지낸 후에 그는 시에만 전념했고 널리 아이들에 의해 인용되는 수 많은 시작품들을 남겼다. 그는 세상에서 얻은 행복을 시에 표현하고 하고 있다.
폴 엘루아르(1895-1952) : 초현실주의 시인, 참여시인, 자유를 위해 투쟁한 엘루아르는 항상 <사람가운데 한 사람>이길 원했다. 소박하고 맑고 정열적인 그의 시는 사랑을, 찾아온 봄처럼 거듭남을, 욕망을 노래한다.
모리스 퐁뵈르((1906-1981) : 문학 교수인 그는 초현실주의자 측에서 우회한 후에 진짜 사물에 대한 취미를 되찾았다. 토지에 대한 취미랑, 언어의 순수성과 익살 그리고 말놀이에 대한 그의 사랑을 그대로 다 간직한 채…   
폴 포르(1872-1960) :  온갖 인간성과 건강한 부드러움에서 영감을 얻는 다작 시인인 그는
1896년에 프랑스 발라드『Ballades Françaises』즉 짧은 시형의 일종라는 첫 시집을 출판했다. 1912년에 시인들의 왕자로 선출. 연극에 심취한 그는 파리에 예술극장le Théâtre d’Art을 창설했는데 이것은 작품극장le Théâtre de l’Oeuvre이 되었다.
뮈리엘 베르스티쉘 : 프랑스 북부 릴르Lille에서 태어난 그녀는 글쓰기와 낭독-공연 아틀리에 진행자, 『황혼과 새벽 사이Entre le crépuscule et l’aube』와 『시의 대기실에 있는 체크무늬 표범나비Damier, dans l’antichambre du poème』는 시집 외에 열 권의 시집을 출판했다.
*알렝 보스케(1919-1998) : 그의 시에선 사람과 우주, 물질, 언어, 사람과 그 자신 사이의 새 관계를 새롭게 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작가이면서 문학 비평가인 그는 역시 수많은 소설을 출판하였다.
마리 노엘(1883-1967) : 1966년에 파리 시 문학 대상을 받은 그녀는 매일매일 일상의 단순한 언어로 신선함과 열정이 가득한 시들을 썼다. 가끔은 노래를 닮은 그런 시들 또한.
필립 쑤포(1897-1990) : 여행가, 기자, 라디오 진행자, 비평가인 그는 다다이즘 운동의 선전자 중 하나이고 후엔 앙드레 브르통Andre BRETON과 더불어 초현실주의를 창설하였다 특히 자동글쓰기(1920년『매혹적인 들Les champs magnetiques』를 통해서.
강금희 
1949년 서울 출생. 한국외국어대학 불문과 졸업. 프랑스 프로방스대학 불문학 박사 수료. 저서 『바이블팡세·불붙은 나무떨기』,번역서 『지나가는 슬픔』, 『다음 사랑』, 『영원의 계곡』외 다수. 현재 총신대 및 신학대학원에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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