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屎屎的 詩
2015년 05월 16일 22시 49분  조회:4311  추천:0  작성자: 죽림

 시시한 시

 

 「시를 읽어도 세월은 가고, 시를 읽지 않아도 세월은 간다. 그러나 시를 읽으며 세월을 보낸 사람에 비해 시를 읽지 않고 세월을 보낸 사람은 불행하다. 시 읽기가 새롭고 다양한 세계에 대한 하나의 경험이라면, 시를 읽지 않은 사람의 경험은 얕아서 찰방거리고 추억은 남루할 테니까 말이다.」(시인 안도현의 말이다)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시인 안도현은 또 다른 책에서 「이 세상에 시 읽는 기쁨만큼 행복한 일은 별로 없다. 그 복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의 생은 참으로 한심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때로 시를 읽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은 꿈을 꾼다.」라고까지 말한다. 시인이라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그는 분명히 제정신이 아닌 말을 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시인이니까 할 수 있는 말이라고 단정해 버린다.

 

  이런 글 올리는 나도 제정신이 아니다. 제정신이 아닌 글을 골라서 여기에 올리는 사람 역시 틀림없이 제정신이 아닐 거라고 단정할 것이다.

  시는 참으로 시시하다. 시시하니까 관심을 두지 않는다. 관심을 두지 않으니까 안 보고 안 읽는다. 시궁창에 버려진 쉰 밥덩어리만도 못하게 대하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 난해한 현대시라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지만. 잠시 시간 내어 보면, 먹게 될 떡을 올려놓아 주었는데 이게 웬 떡 하면서 맛있게 먹을 채비를 해야 하는 건데 딴청을 하고 있으니…

 

  음악도 되풀이해서 듣는 가운데, 그 음악의 맛을 차차 알게 되고 그 맛에 길들여지듯이, 시도 역시 찬찬히 그리고 곰곰이 (소리 내어) 되풀이해서 읽는 가운데, 그 시를 제대로 음미할 줄 아는 능력이 생긴다. 휘딱 읽어치우고 “뭐, 시가 이래.” 혹은 “뭐 세상에 이런 시가 다 있어.” 한다면 시와는 전혀 인연을 맺지 못하게 되고 시와는 평생 겉돌게 된다.

 

  품격 높은 정서(?)를 위해 애송시 시리즈까지 만들어 올렸더만 그림과 유머를 보는 재미에 빠졌는가 시가 시시하게 취급을 당한다. 그림(?)과 유머를 너무 좋아하덜 마라. 詩도 좀 읽고 음미하시라. 시를 읽으면 치매 없이 10년은 거뜬히 더 장수한다고 하더라. 그림을 즐기는 친구들이여, 그림이 그토록 좋은가. 내가 지겨울 정도로 많은 그림이 있는 곳을 가르쳐줄까. 별의별 형태와 작태를 보여주는 그림이 수천수만 장이 모여 있는 기똥찬 사이트들이다. 그런데 거기다 코 박고 즐기다 보면 헛심만 빠진다. 시 읽고 스스로 깊어지는 삶을 살기가 싫으면 어쩔 수 없다만, 조화 있는 삶을 위해 시도 읽고 그림도 보고, 유머도 보고 그래야지, 주로 그림 보는 재미로 살다간 제명도 다 살지 못하면 어쩔 거냐. 모든 건 습관들이기 나름인데… 그렇다고 이왕 시작한 시리즈를 접고 다른 장사(?)를 시작할 수도 없고…. 이 마당에 나도 사뭇 시시한 시와 머뭇거리고 있는 중이다...

 
나 혼자만의 시 쓰기 비법

 

 

 

 "시인은 고독을 슬퍼하면서 즐기는 견고한 바위 같고 바다 같고 별 같고 달 같고 호수 같은 존재이다. 시인은 그 고독을 어떻게 이겨내는가를 스스로 관찰한다. 이때 시는 자신과의 대화이다. 사랑을 떠나보낸 다음의 아픈 견딤일 수도 있고, 참을성 있는 기다림일 수도 있다.“ (p.283)

 

<나 혼자만의 시 쓰기 비법>(푸르메. 2014) 50여 년을 시인이자 소설가로 글을 써온 작가 한승원의 시 쓰기에 관한 책이다.

 

책의 1부에서는 자신이 시를 쓰면서 겪었던 경험과 함께 시인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소개한다. 2부에서는 선의 전통이 배어있는 시와 이야기를 들려주고, 3부에서는 어떻게 시를 쓸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4부에서는 시를 꾸미는 수사법의 종류에 대해 알려준다.

 

저자는 좋은 시를 쓰기 위한 첫 번째 비법으로 시인으로서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스님들이 도를 닦듯이 수양을 해야 한다는 것. 즉 시인답게 마음을 비우고 살고, 어린아이 처럼 우주의 여러 현상과 그 내면의 뜻을 발견하고 놀라워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시인의 마음이 갖추어진다면 이미 반 이상은 시인이 되어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시인의 마음을 가진 사람은 그 마음으로 살아가는 모양새를 읊으면 곧 시가 되는 것이므로.” (p.8)

 

그와 더불어 사랑은 자신의 영원한 화두라며, 좋은 시를 쓰려면 진실로 짝사랑을 하라고 말한다.

 

“사랑은 영원한 화두이다. 사랑을 표현한 시 속에서, 그 사랑의 대상은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예술 세계의 도달점이기도 하다.(중략) 확언하건대, 모든 사랑의 시는 진실로 사랑하는 대상이 없으면 써지지 않는다. 사랑이 없으면 시도 없는 것이다.” (p.28~p.29)

 

또한 어떤 시가 좋은 시인가를 판별하여 읽고, 그것을 암송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시인이 되려는 사람이 일차적으로 가져야 할 필수적인 덕목이라며, 시를 치장하는 수사법을 공부하는 것은 그 다음의 일이라고 한다.

 

끝으로 '시 쓰기의 실제’에서 들려주는 몇 가지 비법 중 하나인 ‘파도만 보지 말고 물을 볼 줄 알아야 한다.’에 소개된 내용이다.

 

“바다에 가도 파도만 보고 물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파도만 본다는 것은 현상적으로만 본다는 것이고, 물을 본다는 것은 본질, 실체(원래의 참모습)를 본다는 것이다. 보되 현상 아닌 본질을 볼 줄 알아야 한다. 듣되, 현상 아닌 본질을 들어야 한다. 냄새를 맡되, 현상 아닌 본질을 냄새 맡아야 한다." (p.255)

 

이와 함께 그는 ‘한 주제를 가지고 연작시를 써 버릇하라‘, ’시인은 여러 계층의 눈높이를 가져야 한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를 쓴다’, ‘시인은 꿈속에서도 시를 쓴다’고 말한다.

 

책은 다양한 주제를 짤막짤막한 글로 담아내고 있어 술술 읽힌다. 혹 시 쓰기에 대한 대단한 비법을 기대했던 독자들이라면 다소 실망을 할 수도 있다. 결국 시 쓰기든, 소설이나 에세이 쓰기든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비법서를 읽기보다 본인이 직접 써보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란 걸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될 테니까. 그 보다는 우리 시대의 어른이 들려주는 다양한 이야기와 삶의 지혜를 듣는다는 생각으로 읽는 것도 좋겠다. <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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