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詩쓰기에서 2중구조를 잘 틀어쥐라...
2016년 01월 10일 03시 33분  조회:4324  추천:0  작성자: 죽림
 

☞ 시를 쉽게 잘 쓰려면 2중 구조에 대해 먼저 눈을 뜹시다.

 

이중구조란 글자 그대로 두 가지 그림을 거느리는 구조를 말합니다. 예를 들자면 현실의 나와 의식 속의 나, 현재의 나와 과거ㆍ미래ㆍ 또는 추억 속의 나, 현실의 나와 거울 속의 나, 현실의 나와 그림 속의 나....등 이런 관계를 말합니다. 이런 관계의 시를 가장 선명하게 제일 먼저 제시한 시인이 바로 <이상> 시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상 시인은 주로 거울을 매개체로 해서 현실의 나와 의식 속의 나를 잘 조응했었습니다. 사실 이중구조 이치만 잘 이해하고 소화한 사람이면 이런 유형의 시가 쓰기도 쉽고 참 재미있다는 걸 금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남들은 난해하고 쓰기 어렵다고 하는데...

 

그 로직은 의외로 쉽지 않나 생각합니다. 현실의 나와 거울 속의 나와 대화를 계속 나누면서 온갖 장난과 행동을 다 해보는 겁니다. "현실의 나와 거울 속의 나"로 예를 들면 < 내가 눈빛을 시퍼렇게 뽑으니까/ 거울 속의 녀석도 눈빛을 시퍼렇게 뽑는다./ 내가 쫓아가니까 그 녀석은 도망간다. 화장실로 숨는다/ 내가 다시 돌아서니깐 녀석은 다시 기어 나온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와 행동을 이 둘에만 초점을 맞추어 전개해 나가면 시적 공간이 나와 거울 속의 나로 한정되기 때문에 그 이미지가 아주 선명하게 되고 이야기도 풀어나가기가 한결 쉽게 됩니다. 제 시집 '정동진역'에 실려 있는 <도둑놈을 잡자>라는 시도 참고로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상상의 시작도 이런 데에서부터 시작하고, 고정관념을 벗어나 사고의 자유로움을 쉽게 느낄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데에부터 시작하지 않나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마인드를 갖고 이상, 김기림, 김수영, 오규원 등 이런 시인들의 시를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시가 참 재미있다는 걸 금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위에서 예를 든 이중구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소재의 이중구조라는 것이 있는데 이걸 한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즉 어떤 오브제를 갖다놓고 그 소재와 나와의 관계 둘로 보고 시를 써 나가는 것입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때 시를 끌어내는 방식이 세 가지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 첫째는 내가 아예 그 소재가 되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고, 둘째는 거꾸로 그 소재가 나로 되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고, 셋째로는 그 소재와 내가 서로 마주보고서 떨어져 앉아 대화를 나누며 생각하는 방법입니다.

 

<깡통>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예를 한번 들어볼까요? 그 첫 번째 방법은 이렇습니다.< 나는 엉덩이에 찌그러진 상호를 붙였지만/ 발로 차면 크게 소리를 지른다/ 밟으면 시커먼 침을 뱉을 수도 있고/ 잘 돌봐주면 난 그대 책상을 꾸미는 꽃병이 될 수도....>이런 식으로 내가 깡통이 되어 깡통의 속성을 가지고 계속 생각하고 행동한 다음에 제목을 <깡통>으로 붙이는 경우입니다. 이때 유의할 점은 본문 내용에 절대 '깡통'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안 됩니다. '깡통'이란 말이 들어가면 깡통이란 단어를 보는 순간 내가 깡통이라는 환상이 갑자기 확 깨져버립니다. 이것만 잘 소화해도 현상문예 예선을 거뜬히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시가 감각적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거꾸로 깡통이 내가 되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 이 깡통은 목소리가 크고/ 속에 든 것은 아무 것도 없고/ 하루 종일 거리에서 빈둥거리며 놀고/그리하여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깡통/ 가끔 앞집 아저씨의 발에 채여/ 아프다고 소리치는 깡통.....> 이렇게 깡통이 내가 되어 생각하고 행동한 다음에 제목을 <김영남>으로 붙이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또 반대로 '나의' 라는 말이나 '나'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절대 안 됩니다. 마찬가지로 이런 단어를 보는 순간 환상이 확 깨져버립니다.

 

세 번째 방법은 지면상 설명이 좀 길어질 것 같아 다음 기회로 미루고 첫 번째 방법에 충실한 시 한편을 소개하고 게시판 시 감상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첫 번째 방법만 잘 활용해도 눈에 확 나는 좋은 시를 금세 쓸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수박

 

윤문자

 

나는 성질이

둥글둥글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허리가 없는 나는 그래도

줄무늬 비단 옷만 골라 입는다

마음속은 언제나 뜨겁고

붉은 속살은 달콤하지만

책임져 주지 않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배꼽을 보여주지 않는다

목말라 하는 사람을 보면

가슴이 아파 견딜 수가 없다

겉모양하고는 다르게

관능적이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면

오장육부를 다 빼 주고도

살 속에 뼛속에 묻어 두었던

보석까지 내 놓는다

 

*****************************************************************************

 

게시판에 올라온 시들을 감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소빈 님의 <유리> 시는 몇 군데만 고치면 상상력이 풍부한 아주 좋은 시가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한번 지적을 받고 금세 상상력을 이렇게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님이 똑똑한 건지, 필자의 강의가 훌륭한지 모르겠습니만 여하튼 필자의 의도를 쉽게 알고 따라오는 것이 대견스럽습니다. 이소빈 님은 제가 위에서 설명한 소재의 이중구조를 잘 읽어보면 이 시를 어떻게 고쳐야 하는 지를 금세 알 수 있을 겁니다. 즉 이 시는 소재의 이중구조 첫 번째 경우이지만 "유리와 나"의 이중구조가 아니라 "유리와 그"와의 이중구조로 파악해야 이 시의 내용에 맞지 않나 싶습니다. 하여 본문 속에 나오는 <유리>라는 말을 전부 <그>로 바꾸어 보세요. 훌륭한 시가 되죠? 하여 필자가 바꾸어 고치면 다음과 같은 훌륭한 시가 탄생하겠습니다...

*****************************************************************************

유리

 

날카로운 모서리를 반짝이는 그는 살아 있다

빛나는 피부는 분명 날카로움이 응집된 광채이다

갈대처럼 휘어질 줄 모르는 성질을 가진 그는

어디를 두드려도 물방울 떨어지듯 맑은 소리를 낸다

그 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들에게 마음을 활짝 열어주고

긁혀 다쳐도 아파하지 않는다. 그는 분명

속을 꿰뚫어 보는 섬뜩하게 맑은 영혼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언제든 몸을 날려 날카롭게 변신할 수 있는

그는 틀에 갇혀 살아간다

오랜 시간 단단하게 버티고 있어야 하는 고행도 견딘다

한낮 몸통을 흔들어 대는 바람의 유혹에도

쉽게 제 몸을 부수어 자유를 갈구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돌팔매질에는 단번에 날카로움을 드러낼

그는 반짝이는 모서리를 숨긴 채 살아가고 있다

****************************************************************************

 

공기욱 님도 시를 잘 썼군요. 그러나 <한결같이/밭이랑마다>,<꾹꾹 아프지 않게>를 빼세요. <밭고랑이 파도처럼 씨앗들이 물결처럼 나에게 퍼져와요>를 <밭고랑 씨앗들도 파도처럼 나에게로 퍼져와요>로 바꾸어 보세요. 그 이유는 이소빈 님처럼 전화를 해서 들으시기 바랍니다. 이를 반영하면 다음과 같은 시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공기욱 님은 시의 방향을 이제 제대로 잡은 것 같으니 더 고심해서 시를 써 당분간 시를 올리지 말고 다른 독자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비축해 두시기 바랍니다.

 

****************************************************************************

 

봄비

 

누군가 호미질 하는 소리에 눈이 떠져요

톡톡톡 소리 나는, 이른 아침 밭으로 나가요

누군가 호미질 하고 있어요

밭이랑마다 깊이로 넓이로

골고루 씨앗을 뿌리고 있어요

바람에 날려가지 않게

흙으로 덮어주며 다독거리며

누군가 이렇게 부지런한 손놀림을 하고 있어요

 

내 이마 위에 맺힌 새말간 땀방울을 좀 보세요

밭고랑 씨앗들도 파도처럼 나에게로 퍼져와요

나도 누군가에게로 씨앗들을 퍼트리고 싶어요

 

*******************************************************************************

 

chr486님은 올린 글의 내용으로 보아 시를 잘 쓸 수 있는 감각과 사고의 소유자로 여겨집니다. 제대로 배우면 폭발적으로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여, 우선 기본적인 것부터 하나씩 익히시길 바랍니다. 기성 시인들의 시중 구조가 잘 짜여있고 감각적인 시를 많이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필자의 감상평1,2,3,4도 반드시 여러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김영남)

 

======================================================================

 

66. 더 깊은 눈물 속으로 / 이외수

 

 

 

 

 

           

67. 장마전선 / 이외수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123 詩作初心 - 명상과 詩 2016-02-24 0 5059
1122 [아침 詩 한수] - 오징어 2016-02-24 0 4063
1121 [아침 詩 한수] - 기러기 한줄 2016-02-23 0 4283
1120 열심히 쓰면서 질문을 계속 던져라 2016-02-21 0 4185
1119 남에 일 같지 않다... 문단, 문학 풍토 새로 만들기 2016-02-21 0 4192
1118 동주, 흑백영화의 마력... 2016-02-21 0 4239
1117 詩作初心 - 현대시의 靈性 2016-02-20 0 4141
1116 詩作初心 - 시에서의 상처, 죽음의 미학 2016-02-20 0 3910
1115 같은 詩라도 행과 연 구분에 따라 감상 차이 있다... 2016-02-20 0 4321
1114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詩의 다의성(뜻 겹침, 애매성) 2016-02-20 0 4565
1113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술 한잔 권하는 詩 2016-02-20 0 4726
1112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만드는 詩, 씌여지는 詩 2016-02-20 0 4181
1111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시의 비상 이미지 동사화 2016-02-20 0 4539
1110 무명 작고 시인 윤동주 유고시 햇빛 보다... 2016-02-19 0 4897
1109 윤동주 시집 초판본의 초판본; 세로쓰기가 가로쓰기로 2016-02-19 0 4760
1108 별이 시인 - "부끄러움의 미학" 2016-02-19 0 5835
1107 윤동주 유고시집이 나오기까지... 2016-02-19 0 5751
1106 윤동주 시인의 언덕과 序詩亭 2016-02-19 0 4645
1105 무명詩人 2016-02-18 0 4449
1104 윤동주 코드 / 김혁 2016-02-17 0 4767
1103 99년... 70년... 우리 시대의 "동주"를 그리다 2016-02-17 0 4478
1102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보자 2016-02-17 0 4341
1101 윤동주와 송몽규의 <판결문> 2016-02-16 0 4354
1100 윤동주, 이 지상에 남긴 마지막 절규... 2016-02-16 0 4310
1099 詩와 함께 윤동주 발자취 더듬어보다... 2016-02-16 0 4077
1098 풍경 한폭, 우주적 고향 그리며 보다... 2016-02-16 0 4372
1097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시의 그로테스크 2016-02-15 0 4674
1096 오늘도 밥값을 했씀둥?! 2016-02-14 0 4654
1095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色은 상징 2016-02-14 0 4497
1094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시의 함축과 암시 2016-02-14 0 3798
1093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詩적 이미지 2016-02-14 0 4260
1092 벽에 도전하는것, 그것 바로 훌륭한 詩 2016-02-14 0 4150
1091 전화가 고장난 세상, 좋을씨구~~~ 2016-02-14 0 4183
1090 詩는 읽는 즐거움을... 2016-02-13 0 5227
1089 詩에게 생명력을... 2016-02-13 0 4143
1088 詩가 원쑤?, 詩를 잘 쓰는 비결은 없다? 있다? 2016-02-13 0 4511
1087 詩의 벼랑길위에서 만난 시인들 - 박두진 2016-02-12 0 4288
1086 詩人을 추방하라???... 2016-02-11 0 3827
1085 C급 詩? B급 詩? A급 詩?... 2016-02-11 0 3825
1084 詩의 벼랑길위에서 만나는 시인들 - 신석초 2016-02-10 0 5441
‹처음  이전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