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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이래저래 해도 뭐니뭐니 해도 그래도 학교 갈때가 제일이야...
2018년 06월 30일 23시 08분  조회:2085  추천:0  작성자: 죽림

<학교에 관한 시 모음> 

+ 무릎 학교 

내가 처음 다닌 학교는 
칠판도 없고 
숙제도 없고 
벌도 없는 
조그만 학교였다. 

비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쳐도 
걱정이 없는 
늘 포근한 학교였다. 

나는 
내가 살아가면서 
마음 깊이 새겨 두어야 할 
귀한 것들을 
이 조그만 학교에서 배웠다. 

무릎 학교 
내가 처음 다닌 학교는 
어머니의 무릎 
오직 사랑만이 있는 
무릎 학교였다. 
(하청호·시인, 1943-) 


+ 수업 

일요일 저녁 
텅 빈 운동장 구석에 
한 아이가 
쪼그리고 앉아 있다 

그렇지, 
비어 있음이 늘 
가장 많은 걸 가르치지 
(김진경·시인, 1953-) 


+ 산 위에서 보면 

산 위에서 보면 
학교가 나뭇가지에 달렸어요 

새장처럼 얽어 놓은 창문에 
참새 같은 아이들이 
쏙쏙 
얼굴을 내밀지요 

장난감 같은 교문으로 
재조잘 재조잘 
떠밀며 날아 나오지요 
(김종상·아동문학가, 경북 안동 출생) 


+ 우리 학교 옆에 있는 할아버지 학교 

1교시 국어시간 
창 밖을 내다보면 
삽으로 물꼬를 트고 
2교시 수학시간에 내다보면 
삽으로 논둑을 다듬고 
쉬는 시간에 맞춰 
소주 한 잔에 멸치 안주 드시는 할아버지 

우리 학교는 
매일매일 준비물이 바뀌는데 
할아버지네 학교는 
준비물도 간단하다 
삽 한 자루에 소주 한 병이면 
그날 공부 끝이다. 
(박혜선·아동문학가, 1962-) 


+ 까치네 학교 

아무도 넘겨다보지 않는 돌담 지나 
아무도 건너지 않는 징검다리 건너 
하얀 이름표 달고 
까치가 학교에 갑니다. 

늦어도 기합 주는 선생님 없고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들 없는 
학교에 갑니다. 
바람 버스를 타고 씨이잉- 

미루나무가 
수위 아저씨처럼 서 있는 학교 
그런데 아이들은 다 어디 갔을까 
반기던 그 아이들은 모두 어디 갔을까 
깨진 창문으로 나뭇잎 소리만 들락거리고 
책상들이 조용조용 앉아 있는 
햇빛만 지키고 있는 학교 
까치 혼자서 다니는 학교 

푸드득- 달리기를 해 보고 
농구 골대에 앉아 까악까악 심판도 보지만 
아이들이 없는 운동장은 
토옹 재미가 없다. 
(김자연·아동문학가, 전북 김제 출생) 


+ 비결이 뭘까요? 

햇빛 선생님 

햇빛 학교엔 
책도 
숙제도 
시험도 없네요. 

고함 한 번 치지 않는데 
회초리 한 번 들지 않는데 

온갖 꽃 
나무 
어린 싹들 
순하디 순하게 
자라네요 

때 되면 열매 맺어 
서로 나누며 
제 몫을 하네요 

비결이 뭐예요? 
(현경미·아동문학가) 


+ 수업 마지막 끝종이 울리면 

수업 마지막 끝종이 울리면 
나는 책들을 차곡차곡 가방에 넣는다. 

오늘 외운 시 한 편 
오늘 배운 노래 한 곡 
오늘 배운 풀꽃 이름으로 
불룩한 책가방. 

교실 창 밖을 보면 
벚나무에 새 한 마리가 앉아있다. 

기다리렴. 
버찌처럼 조그만 새야, 
오늘 배운 노래 가르쳐줄게. 

기다리렴, 
들길의 풀꽃들아, 
오늘 배운 너희들 이름 알려줄게. 
(이준관·아동문학가, 1949-) 


+ 이제 고작 열흘 

내일도 
학교 와야 해요? 

모레도 
학교 와야 되나요? 

옷자락 붙잡고 
재잘재잘 
1학년 저 철부지들을 

무슨 수로 
이해시키나요 

10년도 넘게 
다녀야 할 학교를 

너희들은 
이제 고작 
열흘이라고. 
(공재동·시인, 1949-) 


+ 청소 시간이 되면 

수업이 끝나고 
우당탕탕 청소 시간이 되면 

책상은 
무슨 잘못을 했나 
의자를 들고 
벌을 서지 

아니지 
벌을 서는 게 아니지 

수업 시간 내내 
엉덩이를 받쳐 주느라 
힘든 의자를 

책상이 
또 하나의 의자가 되어 
잠시 
앉혀 주는 거지 
(김용삼·극작가, 1966-) 


+ 학교와 집 사이 

학교와 집 사이는 
후다닥 걸어서 가면 
단 오분 거리 
하지만 나는 
다섯 시간이나 걸린다 

수학은 영재수학 
국어는 독서논술 
영어는 웰컴 투 영어나라 
컴퓨터 워드 3급 
태권도 품세 심사 

학교와 집 사이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김은영·아동문학가, 1964-) 


+ 선생님 

선생님! 
그 한 마디가 좋아서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선생님! 
그 한 마디가 좋아서 
가진 것 다 주어도 
아깝지가 않습니다. 

선생님! 
그 한 마디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습니다. 

선생님! 
그 한 마디가 좋아서 
평생을 
평생을 묻습니다. 
(황팔수·아동문학가, 경북 의성 출생) 


+ 찐드기 쌤 쫀드기 쌤 

아이들은 
내 이름을 갖고 논다. 

같이 놀아 줄 때는 
맛있는 쫀드기 과자처럼 좋다며 
쫀득쫀득 쫀드기 쌤이라 하고 

이제 공부하자고 하면 
징그러운 진드기 벌레처럼 싫다며 
찐득찐득 찐드기 쌤이라고 한다. 

교장 선생님이나 
후배 선생님 앞에서는 
내 체면도 좀 생각해 주면 좋으련만 
쫀드기 쌤, 찐드기 쌤 제 기분대로 부른다. 

이름을 바꾸지 않으면 
쫀드기나 찐드기로 살아야 하는데 
쫀드기는 참을 수 있지만 
찐드기는 정말 싫다. 
(최종득·아동문학가) 


+ 서울로 간 철이 

멀리 서울로 전학을 갔다. 
꽃밭에 
잔디밭에 
같이 물 주던 철이가 

마음속에 얼굴만 
사진처럼 찍어 놓고 
교실 구석구석 
목소리만 남겨 놓고 

보지 말자 
보지 말자 
다짐만 했지 
몰래 돌아다본 철이 자리 

보이는구나 
보이는구나 
환하게 웃는 얼굴 
가지런히 빛나는 하얀 이가 

국화꽃 향기는 교실에 
가득한데 

수없이 떠오르는 
철이 
철이의 얼굴. 
(이동식·아동문학가) 


+ 졸업식장에서 

엄마가 존다 

엊저녁 늦도록 마늘 깐 
엄마가 
존다 

누나 상 받는데 
엄마만 못 본다 

4천원 벌려고 
마늘 더 까다가 
제대로 잠 못 잔 
엄마 

다른 엄마들 박수소리에 
놀라 눈떴다가 
끄으덕 
끄으덕 

다시 존다. 
(유미희·아동문학가) 


+ 시골 국민학교를 추억함 

내 가슴엔 아직도 사루비아의 달콤함이 살고 
여선생님 하얀 치아의 눈부심과 새 수련장 
빠알간 색연필로 쓴 참 잘했어요가 산다 
  
히말라야시다 오동나무 가지 사이로 
놀러 온 햇볕도 다람쥐도 찌르레기도 
어린 풍금 소리에 맞춰 
가슴에 달린 손수건처럼 마음을 펄럭이던 
그래 생명의 모든 국민학교가 거기 있었지 
  
아직도 내 입 안에 사는 
철수와 영희, 아련하게 바둑이를 부르며 
둥글게 둥글게 
그 착한 영혼의 이름들로 충만한 운동장 
아, 다시 가고 싶어라 

환한 금빛 
모래알의 은하수 
(유하·시인이며 영화감독, 1963-) 


+ 잊을 수 없는 촌지 

일찍이 부모님 두 분 다 잃고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자라난 우리 반 이경혜 
저만큼 밝고 착하게 키우기 얼마나 힘드셨을까 
꼬부라진 허리 몇 번이나 곧추 펴시며 
스승의 날, 학교에 찾아오신 
일흔 살의 호호백발 할머니 
"철 모르는 어린 것들 가르치시느라 
얼마나 힘들 것이요, 선상님" 
가실 때 허리춤에서 꺼내 주신 
꼬깃꼬깃 접혀진 
할머님 체온 따뜻했던 천 원짜리 한 장 
안 받겠다고 몇 번 사양했다가 
되레 흠씬 야단맞고 도로 받은 짜장면 값 
꼭꼭 간직했다가 할머님 말씀대로 
경혜랑 맛난 짜장면 사 먹었네 
내가 받은 가장 작은 촌지 
그러나 가장 잊을 수 없는 큰 촌지 
(양정자·시인, 1944-) 


+ 학교에서 배운 것 

인생의 일할을 
나는 학교에서 배웠지 
아마 그랬을 거야 
매 맞고 침묵하는 법과 
시기와 질투를 키우는 법 
그리고 타인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는 법과 
경멸하는 자를 
짐짓 존경하는 법 
그 중에서도 내가 살아가는 데 
가장 도움을 준 것은 
그런 많은 법들 앞에 내 상상력을 
최대한 굴복시키는 법 
(유하·시인이며 영화감독, 1963-) 


+ 바다가 보이는 교실 4 

너희들은 달려가야 한다 
한 마리 뻣센 물고기가 되어 
작은 시냇물을 만나고 큰 강물을 만나고 
마침내 푸른 바다를 만나고 만나 
힘차게 달려가야 한다 
짧은 초겨울 해는 이미 지고 
운동장 가득 길게 누운 어둠 
누군가가 죽음의 냄새로 
우리 시대의 이름을 부르는 것 같다 
열세 살,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반짝 살아오는 너희들을 죽이며 
형광등 불빛 아래 
흰 분필가루를 날리고 서 있는 
이 나라의 보충수업 10년 
우리 스스로 죽음의 냄새를 풍기고 있다 
하루 일곱 시간 여덟 시간 지치고 지친 
후진국 교사인 내 수업보다 더 안쓰러운 
우리 아이들아 
한마디 거부도 없이 침묵하는 우리 아이들아 
너희들 겨드랑이에 지느러미를 달아주고 싶다 
저마다 금빛 은빛으로 빛나는 
해방과 자유의 지느러미를 달아주고 싶다 
나도 너희들과 더불어 해방하고 싶다 
유리창 밖 저 컴컴한 죽음과 같은 
우리 시대의 어둔 바다와 해협을 지나 
언제나 맑은 햇살과 바람이 자유로운 그곳으로 
함께 알몸으로 뒹구는 그곳으로 
(정일근·시인, 1958-) 

* 엮은이: 정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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