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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학관에서ㅡ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어릴 적 시가 뭔지도 모를 때, 큰아버지가 쓴 원고를 넘겨보곤 했어요. 하지만 커서는 이렇게 소중한 것을 집에 둔다는 게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윤동주(1917~45) 시인의 가족들이 14일 고인의 육필 원고와 유품 일체를 모교 연세대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시인의 조카 윤인석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10여 년 전 선친과 가족들이 기증을 결심했었는데 (연세대에)보존 시설이 갖춰지지 못해 미뤄지다 이제야 그 뜻을 실천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증 원고는 자전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나의 습작기의 시 아닌 시>와 산문 묶음 등 총 7가지. 여기엔 '서시', '별 헤는 밤', '자화상' 등 주옥 같은 작품을 포함해 129편의 시가 담겨 있다. 시인이 직접 퇴고한 기록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시인의 첫 시집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책 첫 장엔 '정병욱 형 앞에 윤동주 증'이라는 글이 적혀있는데, 40년 시인이 자신의 시 19편을 골라 직접 필사해 만든 3권 중 유일하게 남은 것이다. 윤 교수는 "돌아가신 정병욱 전 서울대 교수가 학도병에 끌려가면서 모친에게 자신이 혹시 죽게 되면 세상에 알려달라고 고향집에 맡겼고, 모친께서 마루 밑에 숨겨 보관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기증품에는 40~50년대 처음 우리말로 발행된 윤동주 시집, 연희전문 졸업앨범, 시인이 친필로 서명한 소장도서 42권, 연대 행사 유인물, 건국훈장 등도 포함돼 있다.
윤 교수는 유품 중 '참회록' 원고가 가장 애착이 간다고 했다. 어린 시절 액자에 담겨 그림처럼 집 벽에 걸려 있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시인이 갱지 낱장에 쓴 이 원고는 여러 번 고쳐 쓴 흔적이 역력한데, 여백에는 시인의 단상을 담은 짧은 글들이 흉터처럼 흩어져 있다. 윤 교수는 "참회록은 파평 윤씨가 히라누마로 성을 바꾸기로 한 뒤 큰아버지가 쓴 시"라며 "시인이 얼마나 고민하고 괴로워하면서 이 시를 썼을지 짐작조차 안 된다"고 말했다.
연세대 측은 윤동주 시인이 38~41년 재학 당시 머물렀던 기숙사(현재는 일반 사무실)에 '윤동주 기념관'(가칭)을 만들 계획(2012년 8월)이다. 기증품은 보존 작업이 끝나는 내년 초 일반에 공개한다. 연세대 관계자는 "일제의 침탈에서 민족적 자존을 지키려 했던 피식민지인들의 피나는 저항 노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자료"라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윤동주 시인의 유족들이 윤 시인의 유품 일체를 연세대에 영구기증키로 했다고 학교측이 14일(2012년 8월) 밝혔다.
*연희전문(연세대학교의 전신) 졸업당시 모습(1941년)
*1941년 11월 20일에 쓴 친필 원고지(윤인석 씨 소장)
서시(序詩)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정음사, 1948> |
윤동주 유품
생가 톱 윤동주 모교가방
생가 대패 동시집<새명동> 만들었던 등사기
윤동주 생가 우물목판 윤동주 시인이 앉던 모교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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