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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 실버스타인 작품들
2017년 06월 22일 17시 03분  조회:2167  추천:0  작성자: 강려
쉘 실버스타인 작품들
 
실버스타인 (1932~1999)은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으며,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시인, 음악가로 폭넓은 예술 활동을 했다. 그의 작품에는 시적인 문장과 함께 풍부한 해학과 번뜩이는 기지가 녹아 있다. 뿐만 아니라 직접 그린 아름다운 그림들은 글의 재미와 감동을 한껏 더해 준다. 1964년에 출판된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그 대표적인 작품으로 많은 어린이들과 어른들에게 가장 감명 깊은 책으로 손꼽힌다. 작품으로는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 《떨어진 한쪽, 큰 동그라미를 만나》, 《총을 거꾸로 쏜 사자, 라프카디오》,《다락방에 불빛을》, 《길이 끝나는 곳》들이 있다.
 
 
여덟 개의 풍선 / 쉘 실버스타인
 
 
아무도 사 가지 않은 여덟 개의 풍선이
어느날 오후 모두모두 풀려 났다네.
줄 달린 여덟 개의 풍선이 날고 있네.
제멋대로 마음껏 할 수 있게 된.
하나는 날아서 해에 닿았지.-펑
하나는 고속도로 위에서 놀고 싶었지.-펑
하나는 선인장 더미 속에서 한숨 잤지.-펑
하나는 장난꾸러기 아이와 놀았지.-펑
하나는 숯불 고기를 맛보려고 하다가.-펑
하나는 고슴도치와 사랑에 빠졌지.-펑
하나는 악어 입을 가까이서 들여다 보았지.-펑
하나는 김이 빠질 때까지 앉아만 있었지.-쉬익
아무도 사 가지 않은 풍선 여덟 개.
모두모두 풀려서 멀리멀리 날아 갔다네.
마음대로 떠돌고 마음대로 날다가
마음대로 펑펑 터지며.
======================================================
 
/ 쉘 실버스타인
 
 
우리가 만나 "안녕"하면,
인사함이요.
기분이 어떠냐고 물으면,
고려함이요.
우리가 잠시 머물러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
대화함이요.
우리가 서로서로 이해하면,
통함이요.
우리가 따지고 외치고 삿대질하면,
말다툼함이요.
나중에 풀어져서 서로 미안하다고 하면,
화해함이요.
우리가 서로 도우면,
협조함인데,
이 모든 함이 다 보태져서
훌륭함을 이룬다.
 
(내가 이걸 근사한 시라고 우기면,
그것은 과장함일까?)
 
====================================================
 
원반의 모험  / 쉘 실버스타인
 
 
이리저리
날기에 지겨워서,
하고 싶은 다른 일들도
생각나서
다음번에 던져졌을 때
공중에서 빙 돌아서
멀리멀리 날아가
새로운 일거리들을 찾았다.
안경이 되고자 했으나
그걸 통해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고,
비행 접시가 되려고 했지만,
모두들 그를 알아채버렸다.
반찬 접시가 되려고 했으나,
금이 가서 버려졌고,
빈대떡이 되고자 했으나,
던져지고 구워지고 뜯겨졌다.
자동차 바퀴 모자가 되려고 했지만,
차들은 모두 너무 빨리 달렸고,
음반이 되고자 했으나,
어지럼증에 견딜 수 없었고,
동전이 되려고도 했으나,
너무 커서 쓰기에 불편했다.
그래서 다시 집으로 굴러와
원반으로 되돌아 온 게 기쁘고 즐거웠다.
 
========================================================
 
두려움  / 쉘 실버스타인
 
 
물에 빠져 죽을까 봐 무서워진
무섬이는
헤엄쳐 본 적도 없고,
배를 타 본 적도 없고,
목욕한 적도 없고,
개울을 건너 본 적도 없었다.
문을 꼭 걸어 잠그고,
창문에도 못질을 한 채,
밤이고 낮이고 앉아만 있었다.
물결이 밀어 닥칠까
두려움에 떨며,
너무나 많이 울어서,
눈물은 방안을 가득 채우고
드디어 그는 빠져 죽었다.
 
=====================================================
 
겉이냐, 속이냐? / 쉘 실버스타인
 
 
노마는 오만원짜리 겉옷은 샀으나
속옷 살 돈이 없었다.
노마가 지껄이길 "겉 모습이 정말 그럴듯하면,
속에 무얼 입었는지 알게 뭐야."
 
삼돌이는 수만원짜리 속옷을 샀으나,
겉옷은 너덜너덜, 솔기마저 터졌다.
삼돌이가 중얼대며, "속에 무얼 입었는지,
나만 알면 됐지. 남이 무슨 상관이야."
 
누리는 피리와 색연필 한 상자,
빵과 고기와 잘 익은 배를 한 개 샀다.
겉옷이나 속옷에 관해서는
생각해 본 적도, 신경 써 본 적도 없었다.
 
 
<다락방에 불빛을> 쉘 실버스타인 시집에서 
 
딱따구리 ㅡ쉘 실버스타인


이제까지 봤던 일 가운데
가장 슬펐던 일은
딱따구리가
만든 나무를 쪼고 있던 일이야.

딱따구리는 힘 없이 내뱉었어.

"아,모든 것이 옛날 같지가 않아".

***
 
도둑아 게 섰거라 /  쉘 실버스타인
 
순경 아저씨, 순경 아저씨,
제발 도와주세요.
누가 내 무릎을 훔쳐 갔어요.
쫓아갈래도
발이 떨어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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