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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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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이별 / 이준오 번역(끝)
2019년 02월 25일 15시 26분  조회:1294  추천:0  작성자: 강려
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
 
이별 / 이준오 번역(끝)  
 
 
  벌써 가을인가? - 그렇다 하더라도, 어째서 하나의 영구불변(永久不變)의 태양을 아끼는가. 설령 우리가 옮겨가는 계절의 사이 사이에서 사멸하는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져저 - 천계의 광명을 발견에 관여할 각오를 정한 이상에는.
  가을이다 자욱하게 움직이지 않는 안개 속으로 떠오르는 우리들의 배는, 비참의 항구를 향하여, 화염과 진흙이 붙은2) 하늘을 짊어진 거대한 거리를 향하여, 뱃머리를 돌린다.3) 아아! 썩은 누더기여, 비에 젖은 빵이여, 곤드레 만드레로 취한 취기여. 나를 십자가에 걸은 수많은 애욕이여! 이미 죽어서, 심판을 받게 될 무수한 영혼과 육체에 군림하는 저 식인귀(食人鬼) 여왕은, 이래가지곤 작업이 끝날 수 없겠지.4) 나에겐 여실히 보인다 진흙과 페스트에게 피부를 침식당하고 머리카락에도 겨드랑 밑에도 구더기들이 가득히 기어다니고 심장에는 더 살찐 구더기들이 파고들어 연령(年齡)도 없고 감정도 없는 낯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가로 누운, 이 내 모습이 ---. 나는 그런 꼴로 거기서 죽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섬칫 몸을 떨 것 같은 저 세상의 광경! 나는 비참을 증오한다.
  그리고 나는 겨울이 무섭다. 겨울은 위안의 계절이기 때문이다!5) 
  - 때로는, 나는 환희하는 백인종들로 뒤덮힌 끝없는 모래밭을 하늘에서 본다. 금빛의 거선(巨船)이, 내 머리 위에서, 아치의 미풍에 색색이 깃발을 내린다. 나는 모든 축제(祝祭)를 모든 승리를, 모든 드라마를 창조하였다. 나는 새로운 꽃들을, 새로운 별들을, 새로운 육체를 새로운 말을 발견하려고 시도하였다. 나는 초자연적인 능력을 몇 개 획득한 것으로 믿었다.6) 그것이, 어쨌단 말이냐! 나는 지금 나의 상상력과 나의 추억의 갖가지를 땅 속에 묻어야 한다! 예술가로서의, 이야기꾼으로서의 하나의 아름다운 영광이 운반되어가는 것이다!7) 
  이 내가 말이다! 일체의 도덕에서 면제되고, 도사(道士)라고8) 자칭한 이가 나지만, 구해야만 하는 하나의 의무와 포옹하여야 할 이 꺼칠한 현실을 짊어지고 대지로 되돌여진다!9) 농부다!
  나는 속은 것일까! 나에게 있어서 애덕(愛德)이란 죽음의 자매이겠는가?
  마지막으로 나는 지금까지 허위를 가지고 이 몸을 키워 온 일에 대하여 용서를 빌자. 그리고 자 떠나가자.
  그러나 친구의 손따위는 있지도 않다! 게다가 어디에 구제를 구하면 되겠는가?
 
@
 
  그렇고 말고, 새로운 시간이란, 적으나마, 대단히 엄격한 것이다.
  그처럼 말하는 까닭은, 나도 지금은 승리를 수중에 잡았다고도 단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갈 일도 불길 같은 숨소리도, 악취를 내뿜는 한숨도 가라앉았다. 모든 더러운 기억은 사라졌다. 나의 마지막 미련도 도망친다. - 저 거지들에 대한, 저 도둑들에 대한, 죽음의 반려에게 대한, 모든 종류의 낙오자에 선망 - 저들 지옥에나 떨어질 자들, 내가 복수를 해줄 수 있었으면 하고 생각한다!
  절대적으로 근대적이어야만 한다.10) 
  송가(頌歌) 따위는 없다. 그러나 획득한 이 걸음걸이를 보지 못할 일이다. 고통스러운 밤! 말라가는 피가, 내 얼굴 위에서 김이 난다. 그리고 내 배후에는 저 무서운 관목11) 밖에 아무것도 없다! -- 심령(心靈)의 싸움은, 인간들의 싸움과 마찬가지로 처참한 것이다. 그러나 정의의 눈에 보이는 것이 단지 신의 기쁨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직 전야(前夜)다. 생기와 현실의 애정이 흘러들어오는 모든 것을 수용하자. 그리고 새벽이 오거든, 우리들은 불타는 것 같은 인내로써 무장하고 빛이 번쩍이는 거리 안으로 들어가자12) 
  나는 친구의 손에13) 관하여 어떤 것을 얘기하고 있었는가? 하나의 훌륭한 기쁨이 있는데, 그것은 내가 옛날의 허위의 연애를 조소해주고, 저 거짓말장이 부부(夫婦)에게 창피를 주자는 것이다. - 나는 거기서 여자들의 지옥을 보았다.14) - 마침내 나에게는 하나의 영혼과 하나의 육체 속에 진리를 소유하는 일이 허용되리라.15) 
 
                                                                                                                    1873년 4월 8일 
 
1) 이 시는 지난날 '견자(見者)'를 자부하고 모든 사람을 위해 사는 예언자로서의 자각에 불탄 랭보가 그 같은 과거의 재능과 자존심을 버리고 앞으로는 단순한 상식으로서 고독한 채 살려고 마음먹은 작품이다. 작품의 대상이 문학 일반인지, 아니면 '견자'사상에 의한 시작인지 아니면 어떤 종류의 문학 형식인지, 종래 여러 가지고 논의되고 있으나 겨룩 독자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된다.
 
2) "하염과 진흙이 붙은 하늘"이라는 표현은 <사랑의 사막>과 <나쁜 혈통> 속에서도 유사한 것이 보인다. 랭보는 런던에서의 체험을 상기하고 있는 것같이 생각된다. 또는 새벽의 동쪽 하늘로 보는 비평가도 있다.
 
3) 이 대목의 표현은 극히 보들레르적이다.
 
4) 식인귀(食人鬼)의 여왕 Goule는 근동 지방의 고대 전설에 나오는 흡혈귀, 이것이 무엇을 상징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며, 거대한 도시, 종교, 무수한 사체(死體)를 가리킨다고 한다.
 
5) 위안 comfort는 영어. 이 역시 극히 보들레르적이라고 말해야 한다.
 
6) 여기서 표ㅕ현은 <착란 1>에 '삶을 변혁하기 위해'라고 되어 있는 대목과 대응하여 풀이해야 할 것이다.
 
7) '예술가로서'는 후기 운문시의 작자로서 '이야기꾼으로서'는 <복음서에 의한 산문>의 작자로서.
 
8) 도사는 1871년 드므니에게 쓴 <견자의 서한> 솔에서 시인의 역할에 관해 말한 개념을 참조.
 
9) '의무'란 현실 생활에서의 실패에 의해 결론지어진 심령적인 모험을 말한다. 즉 인간적 조건이다. 다른 말로 말하면 다음 행에 보이는 '애덕(愛德)'을 가리키고 있다.
 
10) 여기에 <지옥의 계절> 전편의 세속적(비종교적)이며 또한 진보적인 귀절을 볼 수 있다. 바로 다음의 '송가(頌歌) 따위는 없다'는 낡아빠진(근대적인데 대한 반대) 미신에서 행방돤 인류으 운명을 믿고 있음을 나타낸 것으로 생각된다.
 
11) '관목(灌木)'을 나타내는 문장은 구약성서의 <요나서>의 예언자 요나의 설화에 결부시키고 있으나, 무관계한 것같이 상상된다.
 
12) 스타르키에 따르면 '빛이 번쩍이는 거리'는 마슐래가 그린 미래 도시 풍경에서의 기억에 연유하는 것이라고 한다
 
13) 이 시의 전편에도 '친구의 손'이 보이고 있다. 친구의 손이란 베를렌느의 손을 암시하고 있다
 
14) 베를렌느와의 관계를 암시하고 있다.
 
15) '하나의 영혼과 하나의 육체 속에'란 랭보 그 사람의 파괴되어야 할 고독의 의지를 단언한 것이라고 말할수 있다. 
'진리'에 관해서는 <지옥의 밤>과 <콩트> <일뤼미나씨옹> 속에서 그것에 대한 탐색이 이야기되고 있다.
 
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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