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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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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신구문화사(3)
2019년 02월 26일 20시 39분  조회:1187  추천:0  작성자: 강려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신구문화사(3)
 
 
미국편 / 공동번역: 이태주 성찬경 민재식 김수영 (1965년) 
 
 
 
카알 - 샤피르(Karl Shapiro)
 
 
다리(脚)
 
 
요도포름 사이 여명(黎明)의 참 속에서
 
<나는 무얼 잃었나?> 그는 우선 묻는다.
 
그리고 어중간한 거리를 들여다본다.
 
그곳엔 아픔, 간호사의 유령이 어렴풋이
 
   움직인다. 그리고 날(日)도 움직인다.
 
눈을 어지럽히는 존재로 그의 두 눈을 누
 
   르면서, 이젠 또 귀를. 그것들은
 
그를 고무 손으로 다룬다. 그는 일어나
 
   고자 한다.
 
 
어느 날엔가 코 언저리에 꽃을 이웃하고
 
   서
 
그는 생각할 것이다. 언제 내가 그것을
 
   보게 될까?
 
그러면 아픔이 어중간한 거리에
 
   서 대답할 것이다.
 
<무얼 말인가?> 그러면 그는 그것이 간
 
   곳이 없음을 안다.
 
 
오. 어디로! 그리곤 몸부림치며 울기 시
 
   작할 것이다.
 
지겨운 소리내는 바퀴 밑에 갈갈이 찢긴
 
   강아지를 위해서 울부짖는
 
아이처럼 울기를 시작할 것이다.
 
 
후일(後日)에 그의 손가락들은, 마치 일부러 하
 
   는 듯이
 
밑둥을 더듬기 시작한다. 안락하고,
 
양말처럼 감쳐 넣은 모양을 그는 아로새
 
   긴다.
 
이것은 우스꽝스러운 기분이 든다. 이것은
 
멋진 외과수술을 받은 다리를, 다리를 저
 
   는 위엄을,
 
바퀴의자의 무의미를 경멸(輕蔑)할 수가 있다.
 
   이제 그는 벽을 보고 미소한다.
 
절단이 다름아닌 획득이 된다.
 
 
왜냐하면 다리는 그가 있는 언저리를 방
 
   황하고 있기 때문이다. (몽땅 잃은  것
 
   은 아니다.)
 
그리고 그는 반듯이 다리에 대한 의무를
 
   지니고 있다.
 
그는 다리를 해친 자이고, 다리는 그의
 
   고아(孤兒)이다.
 
그는 다리의 마음을 가다듬어 주지 않으
 
   면 안되며,
 
잃어버린 부분을 위해서 빌지 않으면, 안
 
   식(案息)을 위해 빌지 않으면,
 
사람의 형상으로 받들어, 다리의 안녕을
 
   위해 믿고 믿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래야 잠시 후에 다리는 고요히 죽어 갈
 
   것이다.
 
 
도시 육체란, 주(主)님이시여, 무엇입니까? 우리
 
   를 자라게 하는
 
힘을 사랑하려는 표시가 아니라면, 또  당
 
   신의 손바닥에서 감각 없는
 
흙덩이같은 것은 돌려보내려 하는 표시가
 
   아니라면 또 무엇입니까?
 
걸음걸을 살 속에선 반듯이 아름다울,
 
우리의 이해의 실체를 개고 또 개어 주소
 
   서.
 
그러면 당신께서는 저를 노여움으로 손
 
   에 잡아,
 
상어한테 던지셔도 죽지를 않을 것이오니. 
 
(성찬경 번역) 
 
 
 
시인(詩人)
 
  정신이 시를 요구하는 일이 있다
 
                      -폴 발레리이 노트북에서
 
 
왼쪽 다리를 내던지고, 머리를 오른쪽으로
 
   치켜들고.
 
그리고 아름다운 두 눈, 이 걸어 내려오
 
   는 자가 누구인가?
 
날카로운 눈초리로 유리창을 응시하곤
 
그것이 자기가 아니라고 - 마치 시인이
 
반쯤 잊어버린 싯구에 별안간 부딪쳐, 엉
 
   성하게 그 페이지를 붙들고,
 
침착한 마음으로 제 구절이 아니라고 여
 
   기듯
 
     자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가 누
 
      구인가?
 
 
그런데 너는 언제 존재할 것인가? - 아,
 
   그건 바로 나이다.
 
터무니없이 야위고, 몸이 구부러지고, 파
 
   이처럼 말쑥하고,
 
오물처럼 무식하고, 원숭이처럼 에로틱하
 
   고,
 
사춘기처럼 꿈이 많은 - 게다가 머리카
 
   락은 지저분하다!
 
방안으로 캥거루처럼 그는 뛰어든다.
 
제일 비싼 렵견(獵犬)1)처럼 귀를 쫑긋 세우며
 
녹색 봉봉2)을 씹으며 절을 할 때
 
   그의 턱은 모든 질문을 받는다.
 
 
고무만큼의 기억력 밖엔 없다. 생각의
 
무거운 진흙 속에 허리까지 묻혀 서서 꾸
 
   물꾸물
 
스스로 젖어 있음을 생각한다. 그가 밖
 
   으로 나가고저 할 때에는,
 
그는 생선처럼 온전하고, 깨끗한 데다
 
은빛 나는 구절을 바람 속에 떠올리곤 스
 
   스로 놀란다.
 
그 구절들은 못돼먹게 꼬부라진, 씩 웃는
 
   그의 웃음에 뛰어올라 매달린다.
 
하지만 윗옷 깃에 붙은 이름표처럼
 
   그를 의식적 바보라고 부른다.
 
 
그리곤 어린애처럼 그는 제 생애를 모두
 
   기억하곤,
 
그것을 사실대로 차례차례, 마치 소년이
 
잘 씌여진 책에 우표딱지를, 값과 전설과
 
   프로필을 확인하며 붙이는 것처럼
 
쌓아올리는데, 그 이상의 값어치가 있는
 
   것이 못된다. 그리곤 도둑처럼
 
유리로 덮이고 죄과(罪科)로 숨겨진 그의 두 눈
 
   이,
 
그의 비밀을 한 괴짝의 연장처럼 가지고
 
   놀곤
 
        텅빈 문에서 기다린다.
 
 
그의 됨됨을 앎으로써 그는 남자들의 경
 
   멸(輕蔑)을 받고
 
스스로도 경멸한다. 그러나 그는 여성들
 
   을 위해 존재한다.
 
인형이 소녀들 대하듯, 완전한 아내가 남
 
   자를 대하듯,
 
그는 여성을 대한다. 그리고 그 자신에
 
   대해선 물건이,
 
모든 시대가, 양성통용물(兩性通用물)이, 흥정없이 그
 
   처럼 대한다.
 
소녀나 아내들에겐 언제나 활기 있고 숙
 
   명적이고,
 
남자나 학자들에겐 언제나 사장된 희랍어
 
   이다.
 
        그리곤 언제나 오독(誤讀)된다.
 
유랑(流浪)을 향해서 치욕을 향해서 그는 스스
 
   로를 유혹한다.
 
혀를 팔에 감고 <이브>처럼 생각한다.
 
사과를 깨물음으로써 가장 현명해지리라
 
   고.
 
<나는 느끼는 고로 내가 있다>, 그는 그
 
   의 길을 감각한다.
 
말(語)들 자체가 점자(點字)처럼 그의 편을 들
 
   곤
 
그의 양피지의 귀를 빵 뜷곤 구멍글씨
 
   낸다.
 
모든 언어가 중국말처럼 그의 귀에 떨어
 
   진다.
 
        소리 없는 노래의 이미지인가.
 
 
이 사람은 겁쟁이 중에 겁쟁이로서 꿈속
 
   에서
 
아픔의 형태가 커오르는 것을 본다. 밤중
 
   에 깨서
 
소리들을 곁눈질하곤 미풍(微風)에 말더듬는다.
 
목숨을 그처럼 아끼지 않는 사람이 없다.
 
   왜냐하면 젊은이가
 
우연한 일로 연인이 벌거벗고 무슨
 
자연스러운 추행을 하는 것을 목도하게 되
 
   는 때처럼
 
그는 혐오하며 불붙는 손으로 돌아선다.
 
 
      그 광경에 그슬리고 배반당해서.
 
 
그는 미(美)를 흥정하는 실무가(實務家)이다.
 
예술과 사상의 장사를 한다. 그는 유태인
 
   처럼
 
빈민굴이나 미움받는 방언(方言)에서 일어나
 
쓰라림의 탑(塔)처럼 솟을 것이다. 언제나 낯
 
   이 설어
 
사람들이 그를 몰아낸다. 그리곤 또 그를
 
   찾아 다닌다.
 
딴 종족에서 온 대사(大使)처럼 음악이 넘치는
 
   식탁에
 
좌석이 차례온다. 그는 꽃을 먹을 것이고
 
꿀을 씹고 담즙(膽汁)을 뱉을 것이다. 그들은
 
   모두 미소하며
 
         그를 사랑하고 가엾어할 것이다.
 
 
그의 죽음은 익사(溺死)로 해서 올 것이다.
 
청징(淸澄)한 천상의 대기의 마지막 거품이
 
침대에 무사히 누워 있는 그의 목구멍에
 
   떠돌고,
 
조그만 영겁(永劫)의 선수장식(船首裝飾)이 공포에 싸이는
 
   그때가 되면
 
암흑의 파도를 앞에 두고, 그가 지낸 갈
 
   대의 나날에 소리치며 매달릴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의 무덤은 풀의 요혈(凹穴) 속에
 
입장하여 매몰될 것이다.
 
   그러면 아무도 그의 이름을 말하지
 
     않으리니.
 
(성찬경 번역)
 
1) 엽견의 북한말 사냥개
 
2) 봉봉: 프랑스어 bonbon 과즙이나 브랜디, 위스키 따위를 넣어 만든 사탕.
 
 
 
일요일의 고하(高廈)1) 
 
 
홀란다이즈파(派)의 그림의 얼굴처럼 날카로운
 
   초점(焦點)으로
 
밝게 칠해진 바니스의 필름을 입고
 
깊숙히 보이는 윤을 낸 손잡이 렌즈를 통
 
   해서,
 
일요일 정오 투명한 공기를 뚫고
 
거리를 내려다본다.
 
그리곤 내 눈의 카메라에
 
줄져있는 집과 줄져있는 목숨을 묘사한
 
다.
 
유리창마다 서로가 같다. 문과 문이 같다.
 
얼굴이 모두 그 얼굴이다. 똑같다.
 
무자비하게 보이는 것이라곤 모두 똑같다.
 
마치 한 목숨이 한 집에서 튀어나와서 주
 
   춤하고 서 있는 것처럼. 이를테면
 
두 개의 마주보는 거울 사이에 사로잡힌
 
단독의 형상. 전망을 넘어
 
겹겹으로 배가되는 형상.
 
고속도(高速度)로 달리며 시계(視界)의 환상사진(環狀寫眞)을 확대
 
   시키는
 
눈 속에서 고요가 퍼덕인다.
 
 
나는 건물 가생이로 기계가 미끄러져 드
 
   는 것을 본다.
 
그 기계의 훈훈한, 창(窓)이 달린 실내에서
 
명주와 광선으로, 셸랙2)처럼 칠해진
 
우리의 여성들의 딱딱한 다리가
 
급선회하며 나온다.
 
우리의 여성들은 한 여성이다. 누구나가
 
    까만 옷차림.
 
양홍색(洋紅色)으로 칠한 입과 머슬린 유리같이
 
   보드라운 볼은
 
컴컴하게 모양낸 한 남자에 온통 소속된
 
   다.
 
온종일 입구에서 입구로 그들은
 
반반하고 매끄러운 겉면을 잘라 무의미한
 
모양을 짜낸다.
 
그리곤 표면에서 그들 자신을 싸늘한 속
 
   된 눈초리로 훔쳐본다.
 
 
그런데 까마득하게 높직이 난방된 실내에
 
   서 온종일
 
난 통유리창 뒤에서 한 광경을,
 
색정도착광(色情倒錯狂)처럼 몸이 달아 한 광경을,
 
이런, 여성의 광택(光澤)을 씻어버릴 광경을 기
 
   다린다.
 
온종일 나의 시계(視界)는 값비싸게
 
늘어선 집과 늘어선 목숨을 기록한다.
 
 
그러나 아무런 것도 발생하질 않는다. 무
 
   슨 능직물(綾織物)도
 
녹아드는 그림자와 더불어 건물 가생이를 가
 
   로질러 떨어지질 않고,
 
피로(疲勞)도 비틀거리는, 눈을 잃은 여자흑인노예
 
   도,
 
또한 땀구멍에서 피흘리는 유형수(流刑囚)도 없다.
 
저 번쩍이는 폭탄이 선반에서 가벼이 굴
 
   러 떨어져서
 
모든 은빛 컵과 수정의 프리즘과
 
마술사발과 향수(香水)병을,
 
그리고 몇 억촉짜리 화장대의 전구를 박
 
   살내지도 않는다.
 
동요방지(動搖防止)장치를 정통으로 때려 맞추고
 
떨리는 첨탑(尖塔)을 발사해서 마침내
 
꽂히게 하는 일도 없다. 그의 찬란(燦爛)함에
 
   매혹되어
 
꼼짝달싹 못하는 이놈의 눈에.
 
(성찬경 번역)
 
 
1) 고하(高廈) : 높고 큰 집.
 
2) 셸랙(shellac): 니스를 만드는데 쓰이는 천연수지
 
 
 
무덤의 거리
 
 
죽음에 있어서도 그들은 번창(繁昌)한다. 욕정(慾情)
 
   이 감각없이 누워 있고
 
자존심이 쉬고 있는 주검에 있어서도
 
썩어 가곤 있지만 땅과 노동력의 소유자
 
   는
 
번창해서 높은 언덕 모양을 가꾼다.
 
 
왜냐하면, 이름이 깊숙히 새겨져 있는 비
 
   석(碑石)은 그들의 것이고
 
사원을 본뜬 무덤이 그들의 것이고,
 
쇠로 만든 아칸서스 모양이나 진부(陳腐)한 라
 
   틴문구(文句)가,
 
줄지은 황양목(黃楊木)과 모든 새들이 그들의 것
 
   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죽음에서마저도 간난뱅이들은 거
 
   리와 골목 길에
 
사이 좋게 북적거리며 모대모대 모여 있
 
   다.
 
규격을 겨우 갖춘 조각(彫刻), 값싸고 유사한
 
   석판(石板), 기계로 찍어낸 십자가를 보라.
 
 
그렇다. 죽음에 있어서까지 도시계획이
 
   없다.
 
상속받은 자는 옛날부터의 중심부에서 다
 
   스린다.
 
그들은 이전하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기
 
   묘한 천사들과
 
가난뱅이의 유해도 결코 날아가 버리려고
 
   하지 않고서,
 
녹색 풀 속에서 늘어만 간다.
 
(성찬경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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