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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신구문화사(10)
2019년 03월 10일 15시 53분  조회:1178  추천:0  작성자: 강려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신구문화사(10)
 
 
 
미국편 / 공동번역: 이태주 성찬경 민재식 김수영 (1965)  
 
로버트 로웰(Rovert Lowell)   
 
숲에서 
 
라일락의 가열(加熱)이 목장위에 무거웠다,
숲에는 드높이, 대사원(大寺院)의 뾰죽한, 새김눈
   을 붙인 궁릉(穹稜)이 보이었다
골격(骨格)이 몸체를 가로막는 것은 없다 -
모든 것이 그들의 것, 그리고 그들의 손가락 속
   에 든 나글나글한 밀랍(蜜蠟)이었다.
 
그와 같은 꿈, - 그대는 잠자지 않는다,
그대는 다만 잠을 갈망하고 있는 그대를
   꿈꾸고 있을 뿐이다,
어떤 다른 곳에서 어떤 사람이 잠을 갈망
   하고 있는 것을 -
두 개의 검은 태양이 그의 속눈썹을 태운
   다.
 
일광(日光)이 흘러나와서, 무지갯빛의 집게벌레
   의 밀물에 썰다.
잠자리의 운모(雲母)가 그의 뺨 위를 핑 하고
   날다.
숲은 지나치게 세심한 번쩍임으로 충만되
   어 있다 -
시계제작자(時計製作者)의 핀세트 밑에 있는 지침반(指針盤).
 
그는 바로 수자(數字)가 똑딱거리기까지 잔 것
   같았다,
짙은 호박색 천공(天空) 속에,
그들은 치밀하게 시험(試驗)을 한 시계들을 일
   으켜 세우고,
바꾸어 끼우고, 가열(加熱) 때문에 그것들은 소프
   라노 가수의 머리카락에 맞추어 조절시
   켰다.
 
그들은 그것들을 이곳저곳에 바꾸어 놓고
   서, 차륜(車輪)을 베어 내었다.
낮이 푸른 시계면(時計面) 위로 기울어졌다,
그들은 그늘을 쫓아 버리고, 진공(眞空)을  뚫었
   다 -
이들은 수직(垂直)으로 굴착(掘鑿)한 돛대이었다.
 
고대(古代)의 행복이 그것들을 넘어서 스쳐가고
   있는 듯이 보인다,
잠이 숲을 질식(窒息)시키는 듯하다,
시계의 뚝딱거리는 소리 위에 만가(挽歌)는 없
   고 -
이 두개의 지침(指針)이 할 수 있는 전부가 기
   껏 잠인 것같이 생각된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에 화답하여)
 
(김수영 번역) 
 
참새 언덕
 
물이 물병에서 흘러나오는 것처럼, 그대
   의 고무 젖꼭지에 붙은 나의 입.
항시(恒時)는 아니다. 여름의 샘터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다.
오래 가지 않는, 우리들이 밟아 올리는 발
   의 먼지와, 카지노의 한밤중의
전망석(展望席)의 색소니청색(靑色) 속에서 울려나오는
   이어지는 앙콜 소리.
 
파도가 별들에게 악수를 하지 않게 될 때,
나는 연대(年代)에 대한 것을 들었다 - 그의
   비만한 지저귐을!
만약에 그들이 이야기한다면, 그대는 그
   것을 의심한다. 목장에는 얼굴이 없고,
연못에는 심장(心臟)이 없고, 소나무 사이에는
   신(神)이 없다.
 
그대의 영혼을 광란(狂亂)케 하라. 오늘로 하
   여금 그대의 입에서 거품을 뿜게 하라.
지금은 세계의 정오(正午)이다. 그대는 그것에
   대한 눈을 가지고 있는가?
보라, 개념(槪念)이 표백(漂白)된 휴한지(休閑地)에서 거품을
   흘린다,
전나무 솔방울, 딱다구리, 구름, 솔잎,
   서기(暑氣).
 
여기에서 도시의 손수레길이 그친다.
좀 더 멀리 가면, 그대는 솔나무 껍질을
   벗기는 데 견디지 않으면 아니 된다. 손
   수레의 굴대가 떨어져 나와 있다.
좀 더 멀리 가면, 일요일이다. 나뭇가지
   들은 피크닉의 모닥불 때문에 비틀려
   늘어져 있다.
그대의 젖바침 속에서 술레잡기하는 일.
 
<세상은 언제나 이와 같은 것>이다 라고
   숲은 말한다,
대낮의 강렬한 빛과 성령강림계절(聖靈降臨季節)과 산보(散步)
   를 뒤섞으면서,
모든 것이 체카베리장의자(長椅子)와 함께 계획되
   고, 개간지(開墾地)의 영감(靈感)을 받고 있다.
얼룩진 구름이 시골 아낙네의 집옷 모양으
   로 우리들의 머리 위에 늘어져 있다.
                                           (모리스 파스테르나크에 화답하여)
 
(김수영 번역) 
 
 
술꾼
 
사나이는 심심소일을 하고 있다 - 그밖
   에 아무 일도 할 게 없는 것이다.
다섯 병째 비운 위스키병을 정신없이
   개울 속에
내동댕이쳐 봐도, 병마개의 밑둥까지 핥
   아서는
시멘트 방죽 위에다 팽개쳐 보아도 아무
   뾰족한 수가 없다.
 
몽툭한 해장 전의 담배 꽁초들이
침대 옆의 탁자 위의 정곡(正鵠)을 태우고 있고,
욕조 안의 염기(塩基) 셀싸수(水)로 된
샴페인의 커다란 플라스틱 컵이 하나.
 
수십리 깊이의 대양(大洋), 헐떡거리는 결백(潔白)
속으로 가라앉는 그의 육체나, 고래의 온
   정(溫情) 있는
지방(脂肪)에서도 아무 뾰족한 수가 없다.
가시 돋친 낚시바늘이 푹푹 쑤시는 듯이
   아프고, 낚시줄은 바짝 당겨져 있다.
 
그가 연인(憐人)들을 찾으려 할 때, 그들의 이
   름은 들창 위에서 뿌옇게 흐려지고,
그의 광란한 눈에는 다만 유리로 된 하늘
   밖에는 안 보인다.
그의 절망은 함석 물통 안의
몸푸(크기)와 물의 함석빛을 하고 있다.
 
마치 물이 죽은 금속(金屬)에 밀착하고 있듯이
이때껏 그녀(절망)는 그에게 밀착하고 있
   었다.
 
그는 달력 위에 잉크로 표를 해 놓은 그
   녀(절망)의 약속을 바라다본다.
고발장 목록.
까맣게 손때 묻은 전화번호책 속의 번호
   들.
수많은 크고작은 화살표들.
 
그녀(절망)의 부재는 증기처럼 쉿쉿거리
   는 소리를 내고,
도관(導管, 파이프)는 노래를 부른다---
부식된 금속이지만 어찌 되었던 작용은
   하고 있다.
그는 철(鐵)로 된 폐장(肺腸)으로 코를 골면서.
 
에덴동산의 완전하고 어마어마한 속임
   수로부터
해방을 탄원하는 이브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하지만 뱀의 매력 있게 갈라진
쉿쉿거리는 노래소리는 아예 들려오지 않
   는다.
 
쥐덫 속의 치즈는 오그라지고,
우유는 옥수수 깍지 낀 사발 속에서 응
   어리져 가고,
동전 몇푼과 쓰던 은색 면도날이
자동차 열쇠 옆에서 반짝거리기고 있다.
 
그는 심심소일을 하고 있는 것인가? 바
   깥 도로에는,
주차장의 교통위반을 점검하려고
두 명의 기마경찰이 4월의 봄비 속으로
   나타난다 -
그들의 방수복은 노란 것이 개나리꽃 같
   다.
 
(김수영 번역) 
 
 
에왈드스씨()와 거미
 
건초가 광 속으로 삐걱거리면서 오는
늦은 8월의 곰팡이가 슬은 날에
나무에서 나무로 헤엄 치면서,
공중을 헤치고 행진하는 거미를 보았다.
   그러나 바람이 서쪽으로 부는
곳에서는, 혹투성이의 11월이 거미를 하
   늘의 유령이 있는 쪽으로 날라가게 하
   는 곳에서는, 그들은 다만 그들의 안일
   만을 목적으로 하고
갑자기 동쪽으로 새벽과 바다를 향해서
   버둥거리면서 죽는다.
 
우리들은 위대한 신(神)의 손아귀 속에서 무
   엇이 될 것인가?
그대의 피 속에서 후두둑후두둑 소리를
   내는 불과
   부실(不實)에 대비해서 전투진영 속에
   가시밭과 가시덤불을 아무리 세워 놓아
   도
   소용이 없었다, 억센 가시는
자라면서 길이 들어 화염(火焰)을 방지하기에는
아무 역할도 못하게 되기 때문에, 그대의
   상처는 그대의 치유(治癒)를
넘어선 병(病)에 대항해서 그대가 싸우는 지
   게 되어 있는 승부(勝負)를 보고 말한다.
손(手)은 어떻게 강하게 될 것인가? 심
   장(心臟)은 어떻게 견디어 낼 것인가?
 
지극히 작은 사물, 지극히 작은 벌레,
또는 모래시계의 문양이 장식된 거미가,
   호랑이를 죽일 수 있다고들 한다.
   사자(死者)가 그의 석경을 들고 네 개의 바람
   에게
      그의 권위의 냄새와 섬광(閃光)을
단언할 수 있겠는가? 만약에 사람이 거
   미를 붙잡고 있듯이,
그대를 지옥의 함정에 잡아 놓고 있는 신(神)
   이
그대의 영혼을 파괴하고 좌절시켜서
쫓아낸다면 좋다. 윈사습지(濕地) 위에서
 
조그마한 소년이었을 때, 나는거미가 사
   나운 불의
창자 속으로 내던져져서 죽는 것을 보
   았다.
   거기에는 이미 몸부림은 없고, 다리를
   딛고
   일어나서 날으려는 욕망도 없다 -
   그들은 다리를 쫙 펴고는
죽는다. 이것이 죄인의 최후의 피난처다,
그렇다, 온 몸이 불투성이가 되어, 아파
   하는 그놈이
벽돌 위에서 짹 하고 울 때, 열(熱) 위에서
   전력(全力)을 다 하는 힘도
전폐(全廢)된 의지를 북돋아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누가 그 영혼의 침하(沈下)를 측정할 수
   있겠는가?
조시아 호레이여, 바람의 풀무가 그대
   의 민감한 내장을
   석탄불 위에다 부채질하는 벽돌가마에다
   그대 자신이 내던져졌다고 상상하여
     보라!
1분이 지났다고 해서 10, 10조분(兆分). 그러
   나 불꽃은
무한이며 영원하다. 이것이 죽음이다,
죽어 가지고 그것을 아는 것. 이것이 검
   은 창(窓) 죽음이다.
 
(김수영 번역) 
 
 
무지개가 끝나는 곳
 
하늘이 푸르지는 않고, 결코 희게, 내려
   앉는 것을
보았다. 겨울이 석판(石板) 의의 도깨비불에다
   두개골을 입히고,
기아(飢餓)에 여윈 뼈와 가죽만이 사냥개가
박새와 땅까치를 잡아 뜯는 보스톤으로.
가시나무는 그의 희생자를 기다리고
오늘밤에는 벌레가
아라래트의 발까지 고목(枯木)을 파 먹을
것이다. 낫가리군, 시간과 죽음,
투구를 쓴 메뚜기는, 호흡의 나무 위를
   움직이고 있다,
야생의 망은자(忘恩者)인 올리브 나무와 그 뿌리는
 
시들어졌고, 호초그릇, 빈정대는 무지개
   가,
찰스강(江)을 건너가게 하는 곳으로 겨울은
   움직이고
그의 시들은 대지의 리(哩)의 척도(尺度)
나는 그 척도 속에서 나의 도시를 보았
   고, 재단(裁斷)의
저울접시는 오르락 내리락. 죽은
이파리의 퇴적(堆積)은 대기를 까맣게 태우고 -
또한 나는 계시의 이 도표 위의
붉은 화살표다. 모든 비둘기는 몸이 팔리
   었다.
교회당의 날카롭게 솟아오른 수리는
마왕기(魔王期), 무지개의 묘비명에 붙은 그의 손
   잡이를 옮긴다.
보스톤에서는 뱀이 추위에 휘파람을 분다.
희생자는 제단의 계단 위로 올라가서 노
   래를 부른다.
   하는
사자(獅子)와 새끼양과 금수(禽獸)를 위한 호산나.
나는 나의 결혼피로연(結婚披露宴)의 정기를 마신다.>
높은 제단에는 황금과
아름다운 천. 나는 무릎을 꿇고 날개는
   나의 빰을 친다.
예수의 비둘기는 지금 그대에게 유랑(流浪)이라
   는,
지혜 이외에 무엇을 줄 수 있겠는가? 일
   어서서, 살아 가라,
비둘기는 올리브 나무가지를 먹으라고 가
   지고 왔다.
 
(김수영 번역)
 
 
 
 
 
숲에서 
 
라일락의 가열(加熱)이 목장위에 무거웠다,
숲에는 드높이, 대사원(大寺院)의 뾰죽한, 새김눈
   을 붙인 궁릉(穹稜)이 보이었다
골격(骨格)이 몸체를 가로막는 것은 없다 -
모든 것이 그들의 것, 그리고 그들의 손가락 속
   에 든 나글나글한 밀랍(蜜蠟)이었다.
 
그와 같은 꿈, - 그대는 잠자지 않는다,
그대는 다만 잠을 갈망하고 있는 그대를
   꿈꾸고 있을 뿐이다,
어떤 다른 곳에서 어떤 사람이 잠을 갈망
   하고 있는 것을 -
두 개의 검은 태양이 그의 속눈썹을 태운
   다.
 
일광(日光)이 흘러나와서, 무지갯빛의 집게벌레
   의 밀물에 썰다.
잠자리의 운모(雲母)가 그의 뺨 위를 핑 하고
   날다.
숲은 지나치게 세심한 번쩍임으로 충만되
   어 있다 -
시계제작자(時計製作者)의 핀세트 밑에 있는 지침반(指針盤).
 
그는 바로 수자(數字)가 똑딱거리기까지 잔 것
   같았다,
짙은 호박색 천공(天空) 속에,
그들은 치밀하게 시험(試驗)을 한 시계들을 일
   으켜 세우고,
바꾸어 끼우고, 가열(加熱) 때문에 그것들은 소프
   라노 가수의 머리카락에 맞추어 조절시
   켰다.
 
그들은 그것들을 이곳저곳에 바꾸어 놓고
   서, 차륜(車輪)을 베어 내었다.
낮이 푸른 시계면(時計面) 위로 기울어졌다,
그들은 그늘을 쫓아 버리고, 진공(眞空)을  뚫었
   다 -
이들은 수직(垂直)으로 굴착(掘鑿)한 돛대이었다.
 
고대(古代)의 행복이 그것들을 넘어서 스쳐가고
   있는 듯이 보인다,
잠이 숲을 질식(窒息)시키는 듯하다,
시계의 뚝딱거리는 소리 위에 만가(挽歌)는 없
   고 -
이 두개의 지침(指針)이 할 수 있는 전부가 기
   껏 잠인 것같이 생각된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에 화답하여)
 
(김수영 번역) 
 
참새 언덕
 
물이 물병에서 흘러나오는 것처럼, 그대
   의 고무 젖꼭지에 붙은 나의 입.
항시(恒時)는 아니다. 여름의 샘터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다.
오래 가지 않는, 우리들이 밟아 올리는 발
   의 먼지와, 카지노의 한밤중의
전망석(展望席)의 색소니청색(靑色) 속에서 울려나오는
   이어지는 앙콜 소리.
 
파도가 별들에게 악수를 하지 않게 될 때,
나는 연대(年代)에 대한 것을 들었다 - 그의
   비만한 지저귐을!
만약에 그들이 이야기한다면, 그대는 그
   것을 의심한다. 목장에는 얼굴이 없고,
연못에는 심장(心臟)이 없고, 소나무 사이에는
   신(神)이 없다.
 
그대의 영혼을 광란(狂亂)케 하라. 오늘로 하
   여금 그대의 입에서 거품을 뿜게 하라.
지금은 세계의 정오(正午)이다. 그대는 그것에
   대한 눈을 가지고 있는가?
보라, 개념(槪念)이 표백(漂白)된 휴한지(休閑地)에서 거품을
   흘린다,
전나무 솔방울, 딱다구리, 구름, 솔잎,
   서기(暑氣).
 
여기에서 도시의 손수레길이 그친다.
좀 더 멀리 가면, 그대는 솔나무 껍질을
   벗기는 데 견디지 않으면 아니 된다. 손
   수레의 굴대가 떨어져 나와 있다.
좀 더 멀리 가면, 일요일이다. 나뭇가지
   들은 피크닉의 모닥불 때문에 비틀려
   늘어져 있다.
그대의 젖바침 속에서 술레잡기하는 일.
 
<세상은 언제나 이와 같은 것>이다 라고
   숲은 말한다,
대낮의 강렬한 빛과 성령강림계절(聖靈降臨季節)과 산보(散步)
   를 뒤섞으면서,
모든 것이 체카베리장의자(長椅子)와 함께 계획되
   고, 개간지(開墾地)의 영감(靈感)을 받고 있다.
얼룩진 구름이 시골 아낙네의 집옷 모양으
   로 우리들의 머리 위에 늘어져 있다.
                                           (모리스 파스테르나크에 화답하여)
 
(김수영 번역) 
 
 
술꾼
 
사나이는 심심소일을 하고 있다 - 그밖
   에 아무 일도 할 게 없는 것이다.
다섯 병째 비운 위스키병을 정신없이
   개울 속에
내동댕이쳐 봐도, 병마개의 밑둥까지 핥
   아서는
시멘트 방죽 위에다 팽개쳐 보아도 아무
   뾰족한 수가 없다.
 
몽툭한 해장 전의 담배 꽁초들이
침대 옆의 탁자 위의 정곡(正鵠)을 태우고 있고,
욕조 안의 염기(塩基) 셀싸수(水)로 된
샴페인의 커다란 플라스틱 컵이 하나.
 
수십리 깊이의 대양(大洋), 헐떡거리는 결백(潔白)
속으로 가라앉는 그의 육체나, 고래의 온
   정(溫情) 있는
지방(脂肪)에서도 아무 뾰족한 수가 없다.
가시 돋친 낚시바늘이 푹푹 쑤시는 듯이
   아프고, 낚시줄은 바짝 당겨져 있다.
 
그가 연인(憐人)들을 찾으려 할 때, 그들의 이
   름은 들창 위에서 뿌옇게 흐려지고,
그의 광란한 눈에는 다만 유리로 된 하늘
   밖에는 안 보인다.
그의 절망은 함석 물통 안의
몸푸(크기)와 물의 함석빛을 하고 있다.
 
마치 물이 죽은 금속(金屬)에 밀착하고 있듯이
이때껏 그녀(절망)는 그에게 밀착하고 있
   었다.
 
그는 달력 위에 잉크로 표를 해 놓은 그
   녀(절망)의 약속을 바라다본다.
고발장 목록.
까맣게 손때 묻은 전화번호책 속의 번호
   들.
수많은 크고작은 화살표들.
 
그녀(절망)의 부재는 증기처럼 쉿쉿거리
   는 소리를 내고,
도관(導管, 파이프)는 노래를 부른다---
부식된 금속이지만 어찌 되었던 작용은
   하고 있다.
그는 철(鐵)로 된 폐장(肺腸)으로 코를 골면서.
 
에덴동산의 완전하고 어마어마한 속임
   수로부터
해방을 탄원하는 이브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하지만 뱀의 매력 있게 갈라진
쉿쉿거리는 노래소리는 아예 들려오지 않
   는다.
 
쥐덫 속의 치즈는 오그라지고,
우유는 옥수수 깍지 낀 사발 속에서 응
   어리져 가고,
동전 몇푼과 쓰던 은색 면도날이
자동차 열쇠 옆에서 반짝거리기고 있다.
 
그는 심심소일을 하고 있는 것인가? 바
   깥 도로에는,
주차장의 교통위반을 점검하려고
두 명의 기마경찰이 4월의 봄비 속으로
   나타난다 -
그들의 방수복은 노란 것이 개나리꽃 같
   다.
 
(김수영 번역) 
 
 
에왈드스씨()와 거미
 
건초가 광 속으로 삐걱거리면서 오는
늦은 8월의 곰팡이가 슬은 날에
나무에서 나무로 헤엄 치면서,
공중을 헤치고 행진하는 거미를 보았다.
   그러나 바람이 서쪽으로 부는
곳에서는, 혹투성이의 11월이 거미를 하
   늘의 유령이 있는 쪽으로 날라가게 하
   는 곳에서는, 그들은 다만 그들의 안일
   만을 목적으로 하고
갑자기 동쪽으로 새벽과 바다를 향해서
   버둥거리면서 죽는다.
 
우리들은 위대한 신(神)의 손아귀 속에서 무
   엇이 될 것인가?
그대의 피 속에서 후두둑후두둑 소리를
   내는 불과
   부실(不實)에 대비해서 전투진영 속에
   가시밭과 가시덤불을 아무리 세워 놓아
   도
   소용이 없었다, 억센 가시는
자라면서 길이 들어 화염(火焰)을 방지하기에는
아무 역할도 못하게 되기 때문에, 그대의
   상처는 그대의 치유(治癒)를
넘어선 병(病)에 대항해서 그대가 싸우는 지
   게 되어 있는 승부(勝負)를 보고 말한다.
손(手)은 어떻게 강하게 될 것인가? 심
   장(心臟)은 어떻게 견디어 낼 것인가?
 
지극히 작은 사물, 지극히 작은 벌레,
또는 모래시계의 문양이 장식된 거미가,
   호랑이를 죽일 수 있다고들 한다.
   사자(死者)가 그의 석경을 들고 네 개의 바람
   에게
      그의 권위의 냄새와 섬광(閃光)을
단언할 수 있겠는가? 만약에 사람이 거
   미를 붙잡고 있듯이,
그대를 지옥의 함정에 잡아 놓고 있는 신(神)
   이
그대의 영혼을 파괴하고 좌절시켜서
쫓아낸다면 좋다. 윈사습지(濕地) 위에서
 
조그마한 소년이었을 때, 나는거미가 사
   나운 불의
창자 속으로 내던져져서 죽는 것을 보
   았다.
   거기에는 이미 몸부림은 없고, 다리를
   딛고
   일어나서 날으려는 욕망도 없다 -
   그들은 다리를 쫙 펴고는
죽는다. 이것이 죄인의 최후의 피난처다,
그렇다, 온 몸이 불투성이가 되어, 아파
   하는 그놈이
벽돌 위에서 짹 하고 울 때, 열(熱) 위에서
   전력(全力)을 다 하는 힘도
전폐(全廢)된 의지를 북돋아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누가 그 영혼의 침하(沈下)를 측정할 수
   있겠는가?
조시아 호레이여, 바람의 풀무가 그대
   의 민감한 내장을
   석탄불 위에다 부채질하는 벽돌가마에다
   그대 자신이 내던져졌다고 상상하여
     보라!
1분이 지났다고 해서 10, 10조분(兆分). 그러
   나 불꽃은
무한이며 영원하다. 이것이 죽음이다,
죽어 가지고 그것을 아는 것. 이것이 검
   은 창(窓) 죽음이다.
 
(김수영 번역) 
 
 
무지개가 끝나는 곳
 
하늘이 푸르지는 않고, 결코 희게, 내려
   앉는 것을
보았다. 겨울이 석판(石板) 의의 도깨비불에다
   두개골을 입히고,
기아(飢餓)에 여윈 뼈와 가죽만이 사냥개가
박새와 땅까치를 잡아 뜯는 보스톤으로.
가시나무는 그의 희생자를 기다리고
오늘밤에는 벌레가
아라래트의 발까지 고목(枯木)을 파 먹을
것이다. 낫가리군, 시간과 죽음,
투구를 쓴 메뚜기는, 호흡의 나무 위를
   움직이고 있다,
야생의 망은자(忘恩者)인 올리브 나무와 그 뿌리는
 
시들어졌고, 호초그릇, 빈정대는 무지개
   가,
찰스강(江)을 건너가게 하는 곳으로 겨울은
   움직이고
그의 시들은 대지의 리(哩)의 척도(尺度)
나는 그 척도 속에서 나의 도시를 보았
   고, 재단(裁斷)의
저울접시는 오르락 내리락. 죽은
이파리의 퇴적(堆積)은 대기를 까맣게 태우고 -
또한 나는 계시의 이 도표 위의
붉은 화살표다. 모든 비둘기는 몸이 팔리
   었다.
교회당의 날카롭게 솟아오른 수리는
마왕기(魔王期), 무지개의 묘비명에 붙은 그의 손
   잡이를 옮긴다.
보스톤에서는 뱀이 추위에 휘파람을 분다.
희생자는 제단의 계단 위로 올라가서 노
   래를 부른다.
   하는
사자(獅子)와 새끼양과 금수(禽獸)를 위한 호산나.
나는 나의 결혼피로연(結婚披露宴)의 정기를 마신다.>
높은 제단에는 황금과
아름다운 천. 나는 무릎을 꿇고 날개는
   나의 빰을 친다.
예수의 비둘기는 지금 그대에게 유랑(流浪)이라
   는,
지혜 이외에 무엇을 줄 수 있겠는가? 일
   어서서, 살아 가라,
비둘기는 올리브 나무가지를 먹으라고 가
   지고 왔다.
 
(김수영 번역)
 
로버트 로웰 (Robert Trail Spence Lowell Jr.(1017.3.1~1977.9.12)
미국 시인. 그의 시는 어둡고 엄격한 윤리적 진지성과 강하고 풍부한 리듬이 뛰어나다.
시집: <하나님과 닮지 않은 땅>, <위어리경(卿)의 성> 등
수상: 퓰리처상(1946) 전미국 도서상(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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