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gli 블로그홈 | 로그인
강려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블로그

나의카테고리 :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11)
2019년 02월 27일 15시 40분  조회:866  추천:0  작성자: 강려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11)  
 
 
첫번째 노래(11)
 
 
  (11) 한 가족이 탁자 위에 놓여 있는 램프를 둘러싼다.
  - 아들아, 그 의자 위에 있는 가위를 내게 다오.
  - 가위가 없는데요, 어머니.
  - 그럼 다른 방에 가서 찾아보렴. 여보, 우리를 다시 태어나게 
해주고, 우리 노후의 버팀목이 되어줄,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기
도하던 그 시절이 기억나나요?
  - 기억나지, 하느님이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셨지. 우리는 이
땅 위에서 우리 몫으로 떨어진 운명을 놓고 불평할 것이 없소 날
마다 우리는 섭리를 찬양하며 그 은혜를 기리지요. 우리 에두아르
는 제 어머니의 매력을 고스란히 물려받았소.
  - 그리고 제 아버지의 남자다운 자질도.
  -  여기 가위 있어요, 어머니. 제가 마침내 찾아냈어요.
  그는 제가 하던 일을 계속한다--- 그런데, 누군가가 출입문에
나타나서, 제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을, 잠시 동안, 살펴본다.
  - 이게 뭘 하자는 장면이야! 이들만큼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
이 널려 있지. 어떤 식으로 사유를 하기에 이들은 삶을 사랑하는
것인가? 말도로르여, 이 평온한 가정에서 멀리 떨어져라. 너의 자
리는 여기가 아니다.
  그는 물러섰다!
  - 이게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인간의 온갖 능력들이 내
마음속에서 전투를 벌이는 것만 같아요. 마음이 불안하고, 왠지
모르게, 공기가 무겁군요.
  - 여보, 나도 당신과 똑같은 느낌이오. 우리한테 무슨 불행이 
닥치지 않을까 마음이 떨리오. 신을 믿읍시다. 마지막 희망은 그
분께 있소.
  - 어머니, 저는 숨쉬기가 힘들고 머리가 아파요.
  - 너도 그러니, 아들아! 식초로 네 이마와 관자놀이를 적셔
주마
  - 아니요, 어머니---
  보시라, 그는 맥이 빠져,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다. 
  - 무언가 제 몸속에서 뒤집히고 있는데, 설명할 수가 없어요.
이제는 가장 작은 물건까지 거슬려요.
  - 왜 그렇게 창백하냐! 무슨 불길한 사건이 우리 셋 모두들 절
망의 호수에 빠뜨리지 않고는 이 저녁이 끝나지 않을 것 같구나!
  나는 멀리서 가장 처절한 고통의 길어지는 비명소리를 듣는다.
  - 아들아!
  - 아! 어머니!---무서워요!
  - 아프면 어서 말을 해라.
  - 어머니, 아프지는 않아요--- 사실대로 말할 수 없어요.
  아버지는 놀라움에서 깨어나지 않는다.
  - 저게 바로 별이 없는 밤의 정적 속에서, 가끔 들려오는 그 비
명이로구나. 우리가 저 비명을 듣기는 하지만, 그런데도, 그 소리
를 지르는 자가 여기 가까이 있는 것은 아니란다. 저 비명은,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바람에 실려다녀서, 삼십 리 밖에서도 들을
수 있기 때문이지. 이 현상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들었지만, 나 자
신이 그 진실성을 판단할 기회는 한 번도 없었다. 여보, 당시는 내
앞에서 불행이란 말을 입에 담곤 했지요. 그보다 더 실제적인 불
행이 시간의 긴 나선 속에 존재했다면, 그것은 지금 제 동류들의
잠을 어지럽히고 있는 저자의 불행이오----
  나는 멀리서 가장 처절한 고통의 길어지는 비명소리를 듣는다.
  - 하늘의 뜻이 다르지 않아, 저자의 탄생이 그를 품에서 몰아
낸 그의 고향에 재앙이 되지 말아야 하련만, 그는 이 고장 저 고장
으로 떠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미움을 받는다오. 어떤 사람들은
그가 어린 시절부터, 일종의 본원적 광기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하
지요. 또 어떤 사람들은 그가 극단적이고 본능적인 잔인성을 지니
고 있어서, 자신도 그걸 부끄러워하고, 그의 부모가 그 때문에 고
통을 못 이기고 죽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믿지요. 그의 젊은 시절
에 그에게 별명이 하나 붙어 치욕의 낙인이 찍혔고, 그 바람에 그
가 나머지 생애를 절망에 빠져 지낸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 그의 상처 입은 위엄이 거기에서 인간들의 사악함, 초년기에
나타나 갈수록 불어나는 그 사악함의 명백한 증거를 보았기 때문
이라는 것이지요. 그 별명이 바로 흡혈귀였다오!----
  나는 멀리서 가장 처절한 고통의 길어지는 비명소리를 듣는다.
  - 그들은 이런 말도 하더군요, 낮에도 밤에도, 중단도, 휴식도
없이, 끔찍한 악몽이 그의 입과 귀로 피가 흘러나오게 하고, 또 유
령들이 그의 침대 맡에 앉아, 자기들도 어쩔 수 없이 미지의 어떤
힘에 떠밀려서, 때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때로는 전투의 포효와
도 같은 목소리로, 우주가 소멸하지 않는 한 소멸하지 않을, 언제
까지나 끈질기고, 언제까지나 추악할 그 별명을, 누그러뜨릴 수
없이 완강하게, 그의 얼굴에 던진다는 거요. 몇몇 사람들은 사랑
이 그를 홀려 그런 상태로 끌고 갔다거나, 그 비명이 그의 불가해
한 과거의 어둠 속에 묻힌 어떤 범죄에 대한 회한을 증언하는 것
이라고 단언하기까지 하더군요.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측량
할 길 없는 오만이 그를 괴롭히고, 옛날 사탄처럼 말이오. 그가 신
과 대적하려는 것 같다고 생각하지요----
  나는 멀리서 가장 처절한 고통의 깊어지는 비명소리를 듣는다.
  - 아들아, 이것은 예외적인 속내 이야기다. 네 나이에 이런 이
야기를 들어야 하는 것이 안됐다만, 그 사람을 결코 본받지 말기
바란다.
  - 말해라, 오, 나의 에두아르야, 그 사람을 결코 본받지 않겠다
고 대답해라.
  - 오, 어머니, 제게 빛을 주신, 사랑하는 어머니, 아이의 경건한
약속이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저는 결코 그 사람을 본받지
않겠다고 어머니께 약속합니다.
  - 훌륭하다, 아들아. 무슨 일이든지 자기 어머니에게 복종해야
한다.
  더이상 그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 여보, 당신 일을 끝냈소?
  - 이 셔츠를 몇 바늘 더 꿰매야 해요. 밤이 많이 늦어지기는 했
지만.
  - 나도 역시 읽기 시작한 장을 끝내지 못했소. 램프의 마지막
불빛을 이용합시다. 기름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서 하는 말이오.
우리 각자 자기 일을 마칩시다.
  아이가 외쳤다
  - 하느님이 우리를 살려주신다면!
  - 빛나는 천사야, 내게로 오너라. 너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초
원에서 산책할 것이고, 전혀 노동하지 않을 것이다. 나의 장려한
궁전은 은 벽과, 황금 기둥과 다이아몬드 문들로 지어졌다. 너는
네가 자고 싶을 대, 천상의 음악소리를 들으며, 기도도 하지 않고,
잠자리에 눕게 되리라. 아침에, 태양이 그 반짝이는 햇살을 펼쳐
보이고, 명랑한 종달새가 저 허공으로 까마득하게 제 노랫소리를
실어갈 때에도, 지겹지만 않다면, 너는 여전히 침대에 누어 있을
수 있으리라. 너는 가장 값진 앙탄자 위를 걸을 것이고, 가장 내
음이 좋은 꽃들의 향기로운 정수로 이루어진 대기에 줄곧 감싸여
있을 것이다.
  - 이제 몸과 마음을 쉬게 할 시간이오. 가족의 어머니인 당신,
그 실팍한 발목을 딛고 일어서시오. 당신의 굳어진 손가락이 이제
그 과도한 노동의 바늘을 내려놓아야 마땅하오. 극단은 하등 좋을
것이 없소.
  - 오! 너희 삶은 얼마나 달콤할 것인가! 내 너에게 마술 반지
를 하나 줄터이니, 네가 그 반지의 루비를 돌리면 너는 선녀 이야
기 속의 왕자들처럼 보이지 않게 되리라.
  - 당신의 일상 용구들을 안전한 장롱 안에 다시 넣어두도록
하오. 그동안 나는 내 물건들을 정돈하리다.
  - 네가 루비를 원래의 위치로 다시 돌려놓으면, 너는 자연이
너를 빚어준 그 모습으로 다시 나타날  것이다. 오, 소년 마법사여.
이는, 너를 사랑하고 너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나의 열망이기
때문이다.
  - 네가 누구이든, 사라져라, 내 어깨를 잡지 말라.
  - 아들아, 너는 어린 시절의 꿈에 잠기어, 잠들지 마라. 우리가
함께하는 기도가 시작되지 않았고, 네 옷은 아직 의자 위에 정성
스럽게 놓여 있지 않구나---- 무릎을 꿇자! 우주의 영원한 창조
주여, 당신은 가장 사소한 일에까지 당신의 무궁무진한 선의를 보
여주십니다.
  - 너는 수천 마리 붉은, 푸른, 은빛 나는 작은 물고기들이 미끄
러지는 맑은 시내가 그래 싫다는 말이냐? 너는 그물이 가득찰 때
까지, 하도 아름다워서 물고기들이 저절로 끌려들어올 그 그물로
물고기들을 잡을 것이다. 수면에서, 너는 대리석보다 더 반들반들
한, 빛나는 조약돌들을 볼 것이다.
  - 어머니, 이 발톱들을 보세요. 저는 그를 경계하고 있지만, 제
의식은 평온합니다. 추호도 자책할 일이 없으니까요.
  - 당신은 우리가 당신의 위대함에 대한 감정에 압도되어, 당신
의 발치에 엎드려 있는 것을 보고 계십니다. 만약 어떤 오만한 생
각이 우리의 상상 속에 끼어든다면, 우리는 즉시 그 생각을 경멸
의 침에 섞어 뱉어내어 그것을 용서받을 수  없는 희생제물로 삼
아 당신께 바칠 겁니다.
  - 너는 거기서 소녀들과 목욕을 할 것이고, 소녀들은 두 팔로
너를 끌어안을 것이다. 한 번 목욕을 하고 나오기만 하면, 소녀들
은 너에게 장미와 카네이션으로 화관을 엮어줄 것이다. 소녀들은
나비의 투명한 날개를 지녔을 것이며, 굽이치는 긴 머리칼이 그
사랑스러운 이마를 감싸고 나부낄 것이다.
  - 너의 궁전이 수정보다 더 아름답다 할지라도, 나는 너를 따라
가려고 이 집을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네 목소리가 들릴까 두려
워 네가 그렇게도 조용하게 속삭이는 것으로 보아, 나는 네가 사
기꾼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제 부모를 버리는 것은 못된
행동이다. 배은망덕한 아들이 될 사람은 내가 아니다. 네가 말한
소녀들에 관해서라면, 그녀들은 내 어머니의 눈만큼 아름답지 않
다.
  - 우리의 모든 생명은 당신의 영광을 노래하는 찬송가 속에서 
소진하였습니다. 이날 까지 우리는 그러했으며, 이 땅을 떠나라는
당신의 명령을 받는 순간까지, 그러할 것입니다.
  - 소녀들은 네 가장 미미한 신호에도 너에게 복종할 것이고 너
를 즐겁게 하는 것밖에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네
가 결코 쉬지 않는 새를 원한다면, 소녀들은 네게 그 새를 가져다
줄 것이다. 만약 네갸, 눈 깜짝할 사이에 태양까지 실어다줄 백설
의 마차를 원한다면 소녀들은 너에게 그 마차를 가져다줄 것이다. 
그 소녀들이 무엇인들 너에게 가져다주지 못할까보냐! 꼬리에 가
지가지 새들을 비단 끈으로 매달아 달 속에 감추어둔, 탑만큼이나 
큰 연이라도 소녀들은 너에게 가져다줄 것이다. 너 조심해라---
--내 충고를 들어라.
  -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 나는 구조를 청하느라고 기도를 중단
시키고 싶지는 않다. 내가 네 몸을 떨쳐버리려 할 때, 네 몸이 감쪽
같이 사라진다 해도, 내가 너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라.
  - 당신 앞에서는, 순수한 마음에서 발산하는 불꽃이 아니라면, 위
대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 후회하고 싶지 않거든, 내가 너에게 말한 것을 잘 생각해보아라.
  - 하늘에 계신 아버지시여, 막아주소서, 우리 가족을 덮칠지 모를
불행을 막아주소서
  - 악령아, 그래 물러나지 못하겠느냐?
  - 낙담에 빠진 나를 위로해주었던 이 사랑하는 아내를 지켜 주소
서---
  - 네가 나를 거부하니, 내 너를 목 매달린 자처럼 울며 이를 갈게
하리라.
  - 그리고 또 이 다정한 아들을 지켜주소서, 아이의 순결한 입술은
삶의 여명이 내미는 입맞춤에 이제 겨우 방긋이 열리고 있습니다.
  - 어머니, 그자가 내 목을 졸라요--- 아버지, 저를 구해주세요--
-- 더는 숨을 쉴 수가 없어요---- 축도를 해주세요!
  공중에서 한줄기 거대한 야유의 고함소리가 일어났다. 바야흐로 
독수리들이 문자 그대로 바람기둥에 벼락을 맞고, 혼이 빠져, 구름
꼭대기로부터 서로 뒹엉켜 굴러떨어진다.
  - 애의 심장이 이제 뛰지 않는구나--- 그리고 아내도, 자기 태내
의 결실, 내가 이제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모습이 흉하게 변해버린
그 결실과 함께 죽었구나--- 내 아내여! ---- 내 아들아!---나는
내가 남편이었고 아버지였던 머나먼 한 시절을 회상한다.
  그는, 자기 눈에 펼쳐지는 그 장면 앞에서, 자신이라도 이 부당함
을 견디지 못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옥의 정령들이 자신에게
준, 아니, 오히려 스스로 자신에게서 끌어낸 그 권능이 효과를 지닌
것이라면, 그 아이는, 밤이 다 흘러가기 전에, 더는 존재하지 않아야
했던 것이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61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61 동시에 또는 끝없이 다 말하기 / 황현산 2019-09-19 0 1705
60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끝) 2019-09-19 0 1413
59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59) 2019-09-19 0 1366
58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58) 2019-09-19 0 1328
57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57) 2019-09-19 0 1477
56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56) 2019-09-19 0 1498
55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55) 2019-09-19 0 1326
54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54) 2019-09-19 0 1297
53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53) 2019-09-19 0 1345
52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52) 2019-09-19 0 1444
51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51) 2019-09-19 0 1257
50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50) 2019-07-28 0 1628
49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49) 2019-07-28 0 1608
48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48) 2019-07-28 0 1558
47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47) 2019-07-28 0 1551
46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46) 2019-07-28 0 1526
45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45) 2019-07-28 0 1380
44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44) 2019-07-28 0 1396
43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43) 2019-07-12 0 1330
42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42) 2019-07-12 0 1395
‹처음  이전 1 2 3 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