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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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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20)
2019년 07월 06일 14시 21분  조회:760  추천:0  작성자: 강려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20)
 
 
두번째 노래(6)
 
(6) 튀일리 공원의 벤치에 앉아 있는 이 어린애, 그는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그의 대담한 눈길을 허공 저멀리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을 쏘아보고 있다. 여덟 살 이상은 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건만, 아이는 보통 그래야 할 것처럼 놀고 있지 않다. 아무튼 혼자 있기보다는 어떤 친구와 웃고 있거나 산택을 해야 마땅할 것이나, 그것은 그의 성격이 아니다.
튀일리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이 어린애, 그는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한 남자가, 숨긴 의도에 부추김을 받아, 수상한 발걸음으로 다가와, 바로 그 벤치에, 아이의 옆에 앉는다. 그는 누구인가? 당신에게 그것을 말할 필요가 없다. 당신은 그의 음흉한 대화를 듣고 그를 알아볼 테니까 그의 말을 들어보자. 그들은 방해하지 말자:
- 얘야,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지?
- 하늘 나라를 생각했어요.
- 네가 하늘나라를 생각할 필요는 없다 땅을 생각하는 것으로도 벌써 충분하다. 사는데 지쳤니, 이제 갓 태어난 네가?
- 아니요. 하지만 누구나 땅보다 하늘나라를 더 좋아해요.
- 그런가, 나는 아니야. 하늘나라도 땅처럼 신에 의해 만들어졌으니, 거기서도 이 세상에서와 마찬가지로 고통을 만날 것이라고 생각해야지. 네가 죽은 후, 너의 선행에 따라 네가 보상을 받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땅에서 누가 네게 불의를 저지른다면(너는 나중에 실제로 그런 경혐을 할 것이다). 다음 생에도 그런 일을 겪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으니까 말이야. 네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은, 신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네가 네 자신에게 정의로운 대갚음을 해주는 일이야. 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까. 네 친구들 가운데 어느 녀석이 너를 해코지하면, 너도 그녀석을 죽이고 싶지 않겠니?
- 하지만 그건 금지된 일일 텐데요.
- 네가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금지된 건 아니야. 잡히지 않는 것이 다만 문제일 뿐이디. 법률이 베푸는 정의는 아무 가치가 없다. 중요한 것은 해코지 당한 사람의 볍률해석이다. 네가 네 친구들 중의 한 녀석을 미워하는데, 그 녀석이 시도 때도 없이 네 눈앞에 떠오른다고 생각하면 불행한 일이 아니겠어?
- 그거야 그렇지요.
- 결국 네 친구들 중 한 녀석이 너를 평생 불행하게 하겠구나. 네 증오가 단지 수동적일 뿐인 것을 알고, 그 녀석이 계속해서 너를 업신여기면서, 아무런 벌도 받지 않고 네게 악을 저지를 테니까 그 상황을 끝낼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다. 자기 원수를 없애버리는 것이다. 내가 이런 말까지 하려는 것은, 지금의 이 사회가 어떤 바탕 위에 세워져 있는지를 네게 알려주기 위해서다. 저마다 저 자신에게 정의로운 대갚음을 해주어야 한다. 바보가 아니라면, 제 동류들을 누르고 승리를 쟁취하는 자는 가장 교활하고 가장 강한 자이다. 너는 어느 날인가 네 동류들을 지배하고 싶지 않니?
- 네 그래요.
- 그렇다면, 가장 강하고 교활한 자가 되어라. 네가 가장 강한 자가 되기에는 아직 어리다. 하지만, 오늘부터 너는 책략을 사용할 수 있다. 천재들의 가장 아름다운 도구지, 양치기 다윗이 돌팔매질 끈으로 돌 하나를 던져 거인 골리앗의 이마를 맞추었을 때, 훌륭하다고 해야 할 것은 다윗이, 제 적을 오직 책략으로 무찔렀기에 망정이지, 반대로 그들이 완력으로 맞붙었더라면 거인이 그를 파리처럼 짓이겨버렸으리라는 걸 알아차리는 게 아니겠느냐? 너도 마찬가지다. 네가 네 의지를 펼쳐 다스리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데, 맞싸움으로는 결코 그들을 이길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술책으로는 너 혼자서도 모든 사람과 대항하여 싸울 수 있다. 너는 부와 아름다운 궁전과 명예를 얻고 싶지? 아니면 네가 나한테 이런 고상한 포부들을 늘어놓으면서 나를 속인 것이냐?
- 아니예요, 아니예요, 속이지 않았어요. 그러나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다른 방법으로 얻고 싶어요.
- 그렇다면 아무것도 얻지 못할 텐데. 착하고 우직한 방법은 어디에도 이르지 못한다. 그보다 더 강한 지렛대와 더 영리한 술책에 일을 맡겨야 한다. 네가 너의 미덕으로 이름을 떨치고 목적을 달성하기도 전에, 백 명의 다른 사람들이 네 등에 올라탈 시간을 벌어 너보다 먼제 출세가도의 목적지에 이를 테니. 너의 좁은 소견으로 차지할 자리는 더이상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 더 크게, 현재 이 시간의 지평선을 두루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승리가 가져올 무한한 영광에 대해 들어본 적이 한번도 없느냐? 그러나, 승리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승리를 만들어내어 정복자의 발아래 가져다 놓으려면, 피를, 많은 피를 쏟아야 한다. 살육이 꽈바르게 벌어진 평원에서, 네 눈앞에 흩어진 시체들과 찢겨진 팔다리들이 없이는 전쟁이 없을 것이며, 전쟁이 없이는 승리가 없을 것이다. 너도 알다시피 유명해지고 싶다면, 육체를 대포의 먹이로 바친 피의 강물에 우아하게 몸을 담가야 한다.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이름을 떨치려면, 첫번째 할 일은 돈을 갖는 것이다. 그런데 너는 돈이 없으니까, 사람을 죽여서 돈을 거머쥐어야 한다. 그러나 너는 단도를 다룰 만큼 힘이 세지 않으니, 팔다리가 굵어지기를 기다리면서, 도둑이 되어라. 그리고 더 빨리 굵어지도록, 하루에 두 번, 아침에 한 시간 저녁에 한 시간 체조를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스무 살까지 기다릴 것 없이 열다섯 살에 범죄를 시험해보더라도 확실하게 성공할 것이다. 명예를 사랑하면 무슨 짓이라도 용서되며, 그래서 아마도 뒷날에는 네 동류들의 스승이 되어, 네가 처음에 그들에게 저질렀던 악행만큼의 선행을 그들에게 베풀 수도 있을 것이다!---
 
말도르는 제 어린 대화상대자의 머릿속에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알아챈다. 아이의 콧구멍이 부풀고 입술이 가볍고 하얀 거품을 내뿜는다. 말도로르는 그의 맥을 짚어본다. 맥박이 급하다. 열이 이 섬세한 육체를 사로잡은 것이다. 아이는 뒤이어질 그의 말을 두려워한다. 불행한 자, 그는 이 아이와 더 오랫동안 얘기를 나눌 수 없는 것을 유감으로 여기며, 슬그머니 사라진다. 성숙한 나이라 하더라도, 선과 악 사이에서 요동하는 제 정염을 다스리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판에, 아직도 미숙함으로 가득차 있는 한 영혼 속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그에 맞먹을 아주 많은 에너지가 그애에게 더 필요하지 않을까? 아니는 사흘 동안 침대에 누워있긴 하겠지만 별 탈 없이 끝날 것이다. 하늘의 뜻이 다르지 않아 어머니의 어루만짐이 이 민감한 꽃송이, 아름다운 한 영혼의 허약한 봉투에 평화를 담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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